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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 인생, 천국을 달리다 14

두바퀴인생 2026. 7. 18. 08:22

두바퀴 인생, 천국을 달리다 14

대성리 벚꽃 단지 숲에서

어제 제헌절에 황금 연휴가 시작되면서 비가 내리지 않아 모처럼 주말 장거리 주행을 했다. 대성리를 지나 청평대교에서 설악으로 가서 입구 솔고개에서 다락제와 명달리를 지나 중미산을 넘어 양평으로 가서 남한강 자전거길을 돌아 양수리에서 콩국수를 먹고 팔당 ~ 깔딱고개 ~ 사능 ~ 호평동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거리는 약 125킬로미터 정도다.

모처럼 연휴라 설악으로 들어가는 길은 차량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었다. 주행간 긴장을 하면서 앞에 오는 차량, 뒤에 따라오는 차량, 도로 상태를 살피면서 20여 분 목숨을 걸고 달렸다. 자전거족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연휴에는 춘천가는 45번 도로는 춘천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가득하여 도로변을 달리기에 위험하고, 청평호반 길도 연휴라 차량이 가득하여 위험할 것 같아 차량이 적은 길을 고려하여 코스를 정한 것이다. 설악 입구 솔고개까지 10킬로미터 정도만 가면 나머지는 그리 복잡한 길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성리를 지나다가 벚꽃 단지 숲에서 잠시 쉬어 갔다. 수목 냄새가 가득한 숲 속 의자에 앉아 주변을 둘러본다. 조용한 숲 속은 새소리만 들리고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천국이 따로 있는가, 이곳이 나에게는 천국이다.

풋풋한 풀내음이 코끝에 스며든다. 서로 생존경쟁을 벌이는 초목들이 경쟁적으로 햇빛을 받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거대한 벗나무에 가린 그늘이지만 조금만 햇빛이 보이면 그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전국이 장마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침수, 산사태, 붕괴, 유실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한다. 농작물도 물에 잠기고 축사도 침수되어 피해가 많다고 한다. 농심이 타들어 가고 행락지 상인들은 긴 장마로 손님이 없어 침울할 것이다.

북한강물은 비가 온 뒤라 흙탕물이다. 대지의 먼지와 쓰레기 등을 가득 쓸어담고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은 말이없다. 저 물 속에는 이 땅에 묻혀 있던 수많은 인골들의 뼈와 살이 녹아 북한강 물이 되어 서해로 흘러간다. 우리의 육신도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면 저 물속에 녹아 서해 바다로 흘러 겟뻘이 되어 하층 동물의 먹이가 될 것이다.

권력이 무엇이고 재물이 무엇이냐. 뉴스를 도배하는 세상사, 몸매와 미모가 어떻고 결혼과 이혼이 무엇이고, 전쟁에서 피를 흘리고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리고 월드컵에 우승을 하고 각종 경기에 이기고 지는 것이 무엇이며,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 백설이 내리듯, 희끗희끗 늘어나는 머리와 깊어가는 주름을 보면서 지난 세월을 뒤로 하고 오늘부터라도 남은 인생을 보람차고 행복하게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장마가 계속되면서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북한강 제초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잡초들이 줄기차게 자랄 것이다. 전기자전거라 비를 맞으며 작업하기는 곤란하기에 다음 주에는 쉬는 날이 많을 듯하다.

북한강 자전거길에서 만난 부부

 

비가 온뒤 흙탕물이 된 북한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이 와중에 수상 스키를 타면서 즐기는 사람도 보인다. 춘천가는 45번 국도에는 차량들이 가득하고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오늘도 아침 일찍 마석에서 폭포수길을 달려 북한강에 도착했다.

매일 아침 일찍 작업을 하다보면 북한강 자전거길을 산책하는 내 나이 대 쯤으로 보이는 부부가 있다. 몇 번 지나가면서 "수고하십니다" 하면서 인사를 했던 사람들이다.

제초 작업을 하는데 부부가 다가오기에

"두 분 모습이 참 보기 좋숩니다"하고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남자의 목소리가 굵고 우렁찬 목 소리였기에 부인에게

"혹시 남편 분이 군출신이신가요?" 하고 물었다.

"아니에요."

"저는 남편 분 목소리가 우렁차서 천군만마를 호령할 목소리라 혹시나 군출신이신가 해서 여쭤본 겁니다."

그러자 남편이

"혹시 어디 사세요?" 하고 나에게 물었다.

"남양주 호평동 삽니다."

"아~ 그러세요."

"이 도로는 국토관리청에서 관리하는데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초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제가 운동삼아 봉사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디 신문에 내야 하겠네요."

"아닙니다. 그냥 운동삼아 봉사하는 일이라 드러내고 싶지는 않네요."

"하하 그러세요."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들은 지나갔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봉사하는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