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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연 3 본문
봄의 향연 3
북한강 철교 근방

북한강 철교 쉼터 근방
벚꽃이 피는 계절이라 매일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녔는데 자전거길 주변 벚꽃 경치를 사진에 담기 위해서다. 요즘은 팀 주행을 하지 않고 혼자 주행하고 있는데, 내 마음이 가는 곳으로 자유스럽게 주행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한 달 정도 팀원들과 주행을 했는데, 혼자서는 갈 수 없었던 맛집을 찿아다니며 즐거운 음식을 맛본 것은 소득이지만, 인간 관계에서 불편함이 드러나는 순간부터는 마음이 불편하여 같이 다니기가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불편함을 상대에게 이야기 할 수도 없고 그냥 안보면 되기 때문에 다시 혼자 주행하기로 했다.
사능천 뚝방 자전거길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우회로를 만들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바람에 차량이 다니는 공도를 주행해야 하기에 불편하다. 공사가 완공될 때 까지 거의 4~5년 이상은 걸릴 것인데, 차량이 다니는 이런 위험한 길을 다녀야 하기에 마음이 불편하다. 아마 자전거족 중에는 여러번 안타까운 사고도 날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 이 길을 다니기가 불편하여 다른 방향이나 다른 길로 다니는 사람이 많을 것인데, 사능 자전거 가게 손님도 줄 것으로 생각되어 마음이 안타깝다.
자전거 열풍이 식어가는 시기라 그런지 남양주시에서도 그리고 왕숙천 신도시개발 담당자도 자전거족을 위해 안전한 우회로를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보니 자전거족이나 산책하는 주민들의 편의를 무시하는 것 같다. 알랑한 권력을 행사하려는 말단 공직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자세가 이 나라의 현실을 알려주는 듯하다.

그날은 북한강 철교 근방에 외국인들이 많이 찿아왔다, 대략 50여 명 이상 사람들이 이곳을 구경온 모양이다. 복장을 보니 아마 인도네시아 사람들 같았다. 이런 벚꽃을 처음 보는지 자전거 도로를 점거하고 사진 찍기에 열심이다. 천천히 조심조심 피해 지나갔다.
왕숙천 자전거길

왕숙천에도 곳곳에 벚꽃이 만발했다. 뚝방 길에 줄지어 피어난 벚꽃은 달리는 사람에게 향긋한 봄을 선사하고 있는 듯 환하게 피어있다. 그런데 사실은 벚꽃 향기는 별로 풍기지 않는 듯하다. 향기를 내뿜는 꽃 중에서 가장 강한 향기를 내뿜는 꽃은 라일락으로 생각된다. 라일락꽃은 주변을 지나만 가도 향기가 진동하기에 너무나 향기롭다.

이곳은 퇴계원 아래 별내천과 용암천이 합쳐 내려오다가 왕숙천과 만나는 돌출부로 한적한 곳이고 경치가 좋은 곳이다. 사람들이 산책을 많이 하는 곳이며 이곳에서 운동도 하고 경치도 구경하고 가져온 음식도 같이 의자에 앉아서 먹기도 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강바람이 자주 부는 곳이기도 하다.


벚꽃 사이로 멀리 바라보이는 경치는 봄의 운치가 더욱 아련하게 바라보인다. 파란 하늘, 아파트, 교량, 하천, 풀밭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이런 모습을 그림으로 담는다면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 있어 여기에 앉아 수채화를 그리고 싶다.
어릴 적 음악과 미술에 취미가 있어 그 재능을 발휘한 적이 있었는데, 중학교 시절에 음악과 미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을 보면 재능이 있었다는 선생님의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나 가난한 농촌의 촌부 아들이 무슨 수로 고액이 필요한 예술가의 길을 갈 수 있었겠는가.


강 건너편에는 뚝방길을 따라 벚나무가 줄지어 꽃을 피우고 있다. 흰 구름이 피어오르듯 하얀 솜틀뭉치가 피어오르고 있는 듯하다. 자연은 이처럼 삭막하던 하천에 아름다움을 곳곳에 심고 있다.


사능 가는 뚝방길

사능 가는 뚝방길에도 가는 곳마다 벚꽃이 만발하고 있다. 주변은 부지 정리로 쓰레기가 난무하고 장비들이 열심히 부지를 정리하고 있다. 이 뚝방길을 막아버려서 공도로 돌아가야 했다. 공도 주행은 아마 목숨을 건 주행이 될 것이다.


남한강 자전거길

남한강 자전거길에도 벚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터널처럼 길게 줄 서 있는 벚꽃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힐링이 되고 엔돌핀을 솟게 만들어 준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봄의 향기를 만끽하며 달리는 마음 속에는 행복감이 넘쳐난다. 모든 탐욕을 멀리하고 살다보니 비록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오로지 마음은 즐거움만 넘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아름다운 봄경치를 앞으로 얼마나 더 즐길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없다. 평내동에서 사시는 분으로 왕숙천과 한강을 왕복하시면서 자전거를 열심히 타시던 93세가 넘어신 할아버지는 요즘 보이지 않는다. 어찌된 일일까?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일까 궁금하다.

남한강 자전거길 옆에는 전원주택이 즐비하다. 요즘에는 전원주택이 인기가 시들어가고 있다고 하던데,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에도 전원주택이 많다. 공기 좋고 물좋고 경치 좋은 곳이지만, 노년에 홀로 이런 외진 곳에 와서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차량이 있어야 하고 각종 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이나 마트, 병원, 약국, 행정시설 등이 멀리 있는 곳은 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벚꽃이 가득 피어 있다. 바람이 불면 눈꽃처럼 꽃잎이 휘날린다. 짧은 생을 마감하고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처럼, 춘풍에 속절없이 낙화하는 '춘풍낙화'의 모습이 아련하다. 즐거움과 만족, 희노애락을 즐기다가 속절없이 이 세상을 떠나가는 사람들 처럼 우리들도 지금 살고 있는 삶을 언젠가는 마침표를 찍어야 할 것이다.
물의 정원 자전거길

물의 정원에도 자전거길을 따라 벚나무가 줄지어 꽃을 피우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는 사람들이 떼지어 찿아오는 곳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물의 정원 꽃밭은 제대로 꽃을 가꾸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빨간 양귀비꽃을 피우던 몇 년 전 광경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북한강 자전거길

내가 여름내내 제초작업을 하는 북한강 자전거길에도 벚꽃이 만발했다. 토사가 쌓여 있던 도로도 정비를 하여 정리했고 주변 잡초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마 5월부터는 작업을 해야할 것이다.

벚나무들이 대부분 고목이 되었다. 웅장한 자태는 탄성을 자아낸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달리는 자전거족은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잡초가 길을 막고 나무 가지가 쳐지고 칠넝쿨이 주행을 방해할 정도로 수목이 엄청난 속도로 많이 자라는 도로다.
45번 도로와 병행 설치된 자전거 도로를 관리하는 국도관리청에서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에 내가 봉사활동으로 하는 제초작업이다. 수없이 많은 민원을 내곤 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어서다.

북한강 물은 푸른색을 띠고 유유하 흐른다. 강물과 어우러진 벚꽃이 애잔하게 보인다. 아름다운 봄경치는 향기가 절로 나는 듯하다. 아름다움은 잠시 내 곁을 찿아왔지만 어느새 말없이 떠나가는 법이다. 아름다움에 너무 심취하지 말고 그렇다고 아쉬워 하지도 말자. 인생의 모든 것은 바람처럼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난 수요일에는 양수리를 가기 위해 하남 방향으로 가는데 지난번 만났던 송여사를 만났다.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몇 마디 이야기를 했는데, 그날 우리와 같이 먹었던 잔치국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었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폐역인 능내역'까지 간다고 했다. '아, 그러시냐고'. '저는 양수리 막국수 먹으러 간다'고 했더니 그녀는 막국수집을 알고 있었다. 몇마디 더 하다가 할말이 없어 '저 먼저 갑니다' 하고 속도를 내어 달렸다.
지나가다가 몸매가 가늘어 송여사를 금방 알아보았는데, 지나가면서 '잠실 송여사 아닌가요?' 하고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 그냥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녀 주변에서는 찬바람이 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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