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산다는 게 무언지...... 본문
산다는 게 무언지......

청명한 가을 하늘
추석 연휴
추석 연휴였지만 계속된 비로 자전거 주행을 못했다. 추석 전부터 불규칙한 날씨는 결국 연휴 내내 심술을 부렸다. 그래서 고향을 찿은 사람들도 비로 인해 모처럼 긴 연휴를 제대로 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길게 느꺄지던 추석 연휴도 어느듯 끝나고 말았다.
추성 연휴 동안 강한 비바람으로 익어가던 열매들이 떨어지고 낙엽들이 한꺼번에 속절없이 나무에서 떨어지며 흩어져 흙으로 돌아갔다. 이것은 인생이 어느날 갑자기 거센 풍파에 휩쓸려 나락으로 떨어지듯이 강한 바람에 수목들이 고난을 겪고 말았다.

추석날 손주들이 중공군처럼 밀려왔다. 중2,초6학년이 된 손주들은 어느새 폭풍 성장했다. 이제는 윳놀이도 팽이치기도 하지 않고 오로지 노트북이나 휴대폰으로 혼자 놀기에 바쁘다. 손주 둘이서 방 하나씩 차지하고 종일 들락거리면서 수시로 간식을 먹기 바쁘다. 마누라는 이런 손주들에게 삼시세끼를 해먹이고 때때로 간식도 먹이는 등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힘든 모양이다. 나는 통상 거실에서 자지만 마누라는 손주가 자는 안방 침대 옆 바닥에서 잔다.
자전거도 못타고 손주들과 종일 같이 집에 같이 있으려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제는 나와는 말도 섞지 않고 저들 혼자서만 놀기 바쁘니 내가 심심하고 괄시받는 것 같다.
잠시 손주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떨까를 생각해본다. 사방이 포식자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서 우리가 살아갈 길은 맹수에게도 먹히지 않는 고슴도치 같은 전략을 구사해야할 것이다. 만약 '너가 나를 건드리면 너도 죽는다'는 전략. 그레서 그것은 우리도 언젠가는 핵을 개발하여 무장을 하지 않으면 포식자들에게 먹히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지하나 바다 깊은 은밀한 곳에 핵무력을 숨겨 놓고 건드리면 그들에게도 종말이 온다는 전략일 것이다.
과학은 발달하여 인공지능이 대세로 로봇과 드론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자가용과 택시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버스와 열차가 자기부상으로 광속으로 달리게 될 것이다. 사막과 동토 지역이 온대 지방으로 바뀌고 지구 온난화가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사상과 민족, 종교간의 갈등은 계속 지속될 것이며 국가 간의 분쟁도 지속될 것이다. 드론, 로봇, 레이져, 미사일로 전쟁 양상은 바뀌고 무인 무기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대부분 인간은 인조 인간과 살면서 인간의 종족 번식은 국가에서 담당하여 인공부화로 태어날 것이고 국가가 양육하며 결혼은 사라지고 가정도 사라질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갈 손주들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성 간의 사랑도, 가족 간의 정도, 국가에 대한 애국심도, 윤리와 도덕도 사라지고 로봇과 더불어 살아가는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손주들이 불쌍하게 보일 뿐이다.
왕숙천 옷가게에서 만나는 사람들

북한강 자전거길 전경
북한강 자전거길은 내가 여름내내 작업한 덕분에 가을이 되어도 자전거길 주변은 잘 정리가 되어 있어 달리기에 좋다. 이곳을 지나가는 자전거족들이 잘 정리된 길을 달리면서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나무마다 칡과 넝쿨식물이 뒤덮고 있다. 점점 그 세력을 넓혀가는 넝쿨식물은 주변 수목을 뒤덮어 햇빛을 차단하여 모조리 말라죽게 만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많은 수목이 고사하고 잡초도 자라기 힘든 시기가 올 것이지만 정부에서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능쿨식물을 제거할 대대적인 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온 천지가 넝쿨식물로 뒤덮일 것이다.

10월이 넘어도 이제 순을 피우는 넝쿨식물, 이들은 늦은 봄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새 순이 땅에서 올라온다. 다른 수목이 다 자란 다음에 타고 올라가고 지속적으로 새순이 올라가 사방을 뒤덮는다. 이런 식물을 미리부터 제거작업을 강구하지 않으면 어ㄸ너 재앙이 달칠지 모른니 안타깝다. 칡은 뿌리부터 줄기, 잎, 열매, 꽃까지 인간에게 다양하게 도움을 주지만, 이 넝쿨식물은 전혀 쓸모가 없는 넝쿨이다. 이 쓸모없는 넝쿨식물을 미리 제거해주지 않으면 온 산천이 뒤덮인다는 점이다.

왕숙천 자전거길 옆에 '하이맨'이라는 상표의 자전거 옷을 파는 옷가게가 하나 있다. 이곳은 왕숙도시개발 예정지로 금년 이후에는 철거가 예정되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철거를 앞 둔 이곳 가게는 자전거옷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 상하의 각각 1만 원~1만 5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주인 김사장은 부인과 같이 옷 디자인을 만들고 제단하고 제작하여 장기간 이곳에서 자전거도 정비하고 옷을 팔던 사람이다. 대량으로 옷을 만들어 쿠팡에 납품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왕숙도시개발로 이곳에서 철수해야 하기에 그동안 재고를 염가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침에 사능 자전거 가게에 들리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는 같은 호평동에 사는 B씨를 만나서 자전거도 정비하고 대화하면서 잠시 쉬었다가 같이 옷가게로 가는데, B씨는 오래 전부터 자주 옷가게를 다녔으나 나는 작년부터 가게 되엇다. 그때 처음 가는 날 난 옷을 여러벌 샀다. 매번 지나다니면서 이 옷가게를 보았으나 통상 자전거옷이 비싸다고 생각하여 들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가격이 인터넷에 비해 너무나 싼 관계로 여러 벌을 산 것이다. 지난 여름 동안 내내 그 옷을 입고 잘 타고 있다.
자전거족 중에는 좀 고상해보이는 비싼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인터넷 쇼핑몰을 보면 그런 옷은 대략 20~30만 원대 이상 가격이다. 재물이 넉넉한 여유있는 사람은 모르지만 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사람이라 그런 옷을 사 입을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산 싼 옷을 주로 사 입고 있다. 그런 비싼 옷에 비해 이곳 옷은 너무나 싸기 때문에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찿아오는 곳이다.

같은 동네에 사는 B씨는 70대 초반으로 말주변이 좋고 낮을 가리지 않는다. 언변도 좋고 뻔찌도 좋아 얼굴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처음 보아도 말을 잘걸고 대화를 잘한다. 남쪽 변방 출신으로 부인을 잘만나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건물 임대료를 받으면서 지금은 자전거나 타면서 세월을 보내는 사람이다.
그는 과거 방위병 출신인데 운동을 주로 했던 사람이라 공부를 소홀히 하여 소양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다. 만나서 하는 이야기는 자신의 부인, 딸, 사위, 손주 자랑에 열심이고 아줌마 사귀며 바람피던 이야기 등 자신의 망나니 같은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도 부끄럼을 못느끼는 사람이다. 점심은 컵라면과 보은통에 뜨거운 물을 가지고 와서 혼자 주행하다가 한적한 곳에서 먹는다. 이야기 할 때 옆 사람을 손으로 툭툭 치면서 이야기 하는 버릇이 있고 절대 남에게 베풀거나 손해볼 짓을 하지 않으며 이익이 보이면 재빠른 사람이다.
옷가게 주인 부인에게 이야기 하여 옷도 여러벌 공짜로 수선하고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그 옷을 갖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구사한다. 같은 동네 살지만 한번도 나와 같이 밥을 먹은 적도 없고 술을 마신 적도 없다. 오로지 자전거 가게에서만 만나는 사람이다. 그는 나와는 주행 속도도 다르고 다니는 코스도 달라 주행 시에는 각자 주행한다.
옷가게에는 옷이 싸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찿아온다. 대부분 60~80대까지 중장년 층이 많다. 단체로 동호회 회원들이 오기도 하고 부부가 오기도 한다. 또 우리처럼 자주 오는 사람 중에는 70대 중반 홀아비, 50대 한경미화원 부부, 60대로 항상 반려견을 데리고 다니는 불당 전문 공사를 하는 사람, 50대 선반기술자, 70대로 친구가 없어 자주오는 면목동 사람 등이다.

이 옷가게에서는 자주 간식겸 점심으로 삽겹살, 순대, 오삼불고기를 사오거나 옷가게 사장이 키우던 닭을 잡아 닭백숙을 만들어 먹는데 이런 자리에 술마시러 오는 사람도 많다. 또 커피가 공짜라고 커피는 마시러 오는 사람, 자전거에 대해 잘아는 척 말 많은 눔, 옷사러 오는 아줌마 구경와서 헌팅하려는 눔, 젊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오는 60~70대 아줌마, 군대 이야기를 하면서 과장과 허세로 일관하는 인간, 정치 이야기로 언성을 높이는 눔, 자신의 경혐과 생각만 주장하는 인간 등등 별의 별 인간들이 모이는 장소다.
난 그들과 말을 섞지도 않지만 금방 그 자리를 떠난다. 인간은 더불어 살기에 남보다 자기가 잘나고 떵떵거리며 산다는 것을 자랑하고픈 것이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자랑은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려는 허세에서 비롯되기에 나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아서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자전거 가게에서 만난 여인

유튜브에서 사진을 옮겨왔다.
어느날 사능 자전거 가게에 미모의 한 여성이 자전거를 정비하러 찿아왔다. 난 의자에 앉아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우선 몸매가 무척 날씬했고 얼굴도 미인형이었다. 얼굴에 잔주름이 잔잔히 보이는 것을 보니 나이는 대략 6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였다. 그래서 난 은근히 말을 걸고 싶었지만 이 나이에 다 부질없는 짓 같아 포기했다. 그녀는 말씨도 나긋나긋하고 얼굴은 웃음끼를 띠고 잔잔한 미소가 아름답게 보였다. 이 나이에 주책없이 숫눔이라는 동물적 말초 신경이 뇌를 자극하고 있다니, 난 아직 살아있단 말인가?
잠시 정비 후, 떠나가는 그녀의 둣 모습을 보면서 혼이 빠진 듯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자전거옷은 여성의 몸매를 가장 잘드러내는 옷이다. 적당히 나온 가슴, 잘록한 허리, 아담하고 둥근 엉덩이, 어깨 뒤로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칼, 헬멧과 고글을 쓴 에쁜 얼굴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이 만든 진정한 예술품을 보는 듯하다.

혼자 바닷가 해변가나 석양이 비치는 벌판, 아침해가 솟아오르는 언덕,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꽃밭,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에서 고고히 혼자 서 있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그런데 남자가 같이 서 있다면 볼 필요가 없다.
사진의 두 여성은 내가 보기에 매우 날씬한 몸매는 아니다. 젊은 나이기에 그냥 사진을 옮겨온 것이다. 약간 비만형인데 조금만 살을 더 빼면 될 것 같다.
자전거 유튜브를 보면 몸매가 뛰어난 여성이 많다. 자신의 몸매를 앞세워 동영상을 만들고 그것을 유튜브에 올린다. 뭇남성들은 그런 몸매가 아름다운 여성의 유튜브를 즐겨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조회수도 오르고 유명세를 타면 광고비가 오른다. 그들은 이런 광고비를 벌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달리고 새로운 곳을 찿아다닌다. 남자가 따라가면서 열심히 찍고 드론도 날린다. 두 사람이 동업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타면서 여성 뒤를 따라가는 남성이 많다. 그러면 그 여성은 반드시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난 여성을 따라가다가 안전한 곳에서 가급적 빠르게 추월해 지나간다. 그러나 일부 자전거족 중에는 여성 뒤만 졻졸 따라다니는 변태남도 많다고 한다.
내가 점심을 사는 이유

나는 사능 자전거 가게 사장에게 점심을 가끔 사는데, 두 아들을 장가 보내야 하는 사장은 돈을 열심히 벌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나는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적은 연금이라도 타는 사람이니, 내가 2~3번 정도 사면 사장은 한번만 사라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번씩 점심을 같이 먹는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시켜먹거나 자전거 가게 건너편 식당에서 한우국밥, 갈비탕, 김치갈비찜, 돼지갈비를 먹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사장님이 건강해야 제가 오랫동안 자전거를 탈 수 있으니 맛있게 드시고 건강해야 합니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ㅎ ㅎ ㅎ "
"제가 90세나 넘도록 탈 예정인데 그때까지 가게 잘 유지하겠지요?"
"글쎄요~~ 저도 제 앞날을 알 수 없으나 최선을 다해야지요."
"저 자전거가 무겁잖아요. 번쩍 번쩍 들 수 있어야 하는데......"
"하 하 하 ......"

양수리 막국수
앞으로 20년이면 사장은 70대 후반, 큰 이변이 없다면 난 거의 90대가 된다. 과연 내가 그때까지 살 수 있을 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사람 팔자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니 언제 어떠한 불행이 나에게 닥쳐 갑자기 이 세상을 하직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난 자전거를 탄 지 15년이 넘는다. 그동안 자전거를 주행하면서 사고가 날 뻔한 위험한 순간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운좋게 위기를 잘 극복했으니 하느님께 감사해야 할 것이다.
사능 자전거 가게로 오는 사람 중에는 93세가 되신 분이 있는데 전기자전거를 열심히 잘 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난 그 분을 모델로 삼아 자저거를 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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