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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걸이꽃 10

두바퀴인생 2025. 5. 5. 06:07

실걸이꽃 10

실걸이꽃

실걸이꽃은 주로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꽃으로 전설에 의하면 한 어부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다 영영 돌어오지 않자 해안가에서 바다에 몸을 던져 죽고 난 다음에 그 영혼이 환생하여 해안가에 자생한 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꽃밭을 지나가면 낚시 바늘같은 가시가 옷에 걸리면 뿌리가 뽑힐지언정 가시가 부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명 옷걸이꽃이라고도 한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이 글을 읽어보세요~~

호명산 카페에서 만난 여인

어느날 내 블로그 글에 익명으로 어떤 여자의 비밀 댓글이 달렸다. 비밀 글로 '내 글을 잘 읽었다면서 여러가지로 느낀 점이 많아 직접 나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방문과 댓글에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더니 이어서 댓글이 또 달렸다.

자신은 김수미라는 사람이라면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줄테니 통화를 원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많은 의문이 들었다. 알 수 없는 사람이 통화를 원한다? 나는 처음에는 피싱이 아닌가도 생각했다.

요즘은 딥페이크로 여성 사진을 올리거나 영상 통화를 하면서 접근하여 많은 대화로 상대를 연애 감정에 빠지게 만들어 감언이설로 유혹하여 상대를 속이면서 투자를 권유하여 돈을 빼돌리거나, 중요한 서류를 받을 사람이 없어 한국에 있는 당신에게 보낼테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한다. 그래서 해외에서 자기가 보내는 택배를 받아달라고 하여 마약이나 밀수품을 보내고 만약 세관을 무사 통과하면 나중에 다른 사람이 찿아와서 수거해가거나, 만약 세관에서 들키면 자신들은 속 빠지고 수신인은 마약 운반 조직원으로 구속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남자나 여자나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람은 절대로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처음보는 사람이 나에게 아무런 이유없이 접근하는 경우는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나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댓글로 '무슨 대화를 원하시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청평에 사는 사람인데, 내 글 내용이 너무 좋아서 글을 쓰신 분이 좋은 마음씨를 가진 사람같아 이렇게 대화를 요청한다고 했다.

나는 많은 의구심이 들었다. 단순히 내 글이 좋아서란다. 이건 분명 무언가 나에게 사기를 치거나 나를 이용해먹기 위한 것일지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자라는 사실에 궁금증이 생겼다. 나를 아는 사람일까? 혹시?

다음날 알려준 휴대폰 번호로 메세지를 보냈다.

"이렇게 통화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호평동에 사는 서초동인데요. 메세지로 인사를 드립니다."

바로 메세지로 답장이 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호명산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미라는 사람입니다. 서초동님의 글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감명깊게 읽고 있습니다. 서초동님께서 자전거를 타신다니 언제 한번 호명산에 있는 저희 카페에 꼭 다녀가시면 고맙겠습니다." 라고 했다.

"아! 그래요? 카페가 호명산 어디쯤 있어요?"

"네~~에~~, 카페는 상천역에서 호명산을 올라오면 정상에서 가깝습니다. 카페 이름은 '000 카페'랍니다"

"혹시 새해 해돋이가 가능한 카페 아닙니까?"

" 예, 맞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처음으로 호명산을 올라 그쪽으로 내려가다가 본 적이 있는데 그 카페 맞죠?"

"네 맞아요"

"고향이 어디세요?"

"저는 서울이예요! 저의 어머님께서는 대구입니다"

"예? 아 그래요? 저도 대구인데......"

어머니가 대구 사람이라는 점에 나는 더욱 궁금해졌다.

"더 이상은 만나서 자세히 말씀드릴께요. 언제 한번 미리 연락주시고 꼭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다릴께요"

"아~~네, 알겠습니다"

나는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적으로 증폭되었다. 대부분의 남자는 여자가 유혹하면 거의 100%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라 나도 어쩔 수 없이 넘어갔다. 이건 분명히 마귀가 나타나서 나를 유혹하기 위한 술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대구 사람이라며 나를 만나고 싶다는 말에 궁금증은 더욱 일었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는 몇 여인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나는 조만간 호명산 그 카페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 다음 주. 나는 미리 휴대폰 메세지로 호명산 카페 그녀에게 연락을 취한 다음 시간이 가능하다는 날 오전에 호평동 집에서 출발했다.

자전거를 타고 마석~대성리를 거쳐 청평역을 지나 상천역에 이르자 옆으로 호명산 올라가는 길로 들어섰다. 지난번에 한 번 올라간 적이 있기에 쉽게 올라가는 길 입구를 찿았다. 처음 호명산을 올라가는 사람은 올라가는 길 입구 찿기가 쉽지 않아 헤매는 경우가 많다. 내가 그랬으니까.

호명산 오르막 정도는 나의 전기 자전거로 올라가면 금방이다. 한참 오르다보니 정상이 보였다. 호명산은 평소 자전거족들이 많이 찿는 곳으로 유튜브로 이름난 오리 아가씨도 다녀가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다녀가는 코스로 유튜브에도 자주 나온다.

평일이라 자전거족이나 차량은 거의 없었다. 정상에 도착하여 팔각정 근처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반대편 내리막 길을 내려갔다. 조금을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그 카페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마귀에게 유혹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했다.

난 자전거를 카페 앞에 세워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평일 오전이라 손님은 없고 40대 초반 쯤 중년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자가 주방에서 나오면서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안녕하세요! 저, 서초동입니다. 메세지 주신분 맞죠?"

"네!!! 그렇습니다. 반갑습니다. 어서오십시요"

그녀는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면서 나를 반겼다. 내가 보기에 엄청난 미인이었다. 아니, 저런 미인이 어떻게 나에게 연락을 했을까? 분명 마귀가 틀림없을거야! 나는 경계를 하면서 의문이 가득찬 눈으로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앉으세요"

그녀가 말했다.

"아~~ 네~~"

구리 한강시민공원 자전거길 옆 봄꽃

나는 카페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면서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았다. 카페에는 내가 좋아하는 '아베마리아' 음악 선율이 은은히 흘러나왔다. 처음보는 그녀는 40대 쯤으로 보였는데 미모는 매우 뛰어나면서도 수수한 옷차림에 단아한 모습이었다.

'이런 보기드문 미인이 왜 나를 만나자는 것일까? 마치 귀신에게 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란 원래 미인을 처음보는 순간 가슴이 콱 막히면서 심장이 순간적으로 멋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 저런 뛰어난 미모의 여성이 어떻게 나와 대화를 원하는지 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나를 이용해서 무슨 흉계를 꾸미는 것은 아닐까. 나는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미인을 만나서 마주하게 되면 우선 기분은 좋은 법이다.

"앉으시죠."

'네~, 네~ "

나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이렇게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았다. 그녀가 다가와서 물었다.

"서초동님, 커피 드릴까요?"

"네 커피로 주세요."

"어떤 커피로 드릴까요?"

"그냥, 좀 달달한거 아무거나요."

"호 호 호~~ 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카운터로 가서 커피를 준비했다. 미인이 웃으면서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현실에 나는 그만 무장해제가 되고 말았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 물끄럼이 창밖을 내다 보았다. 멀리 동쪽으로 산들이 안개 속에 흐릿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 사이로는 청평호가 안개 속에서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거렸다. 아담한 카페는 전망도 좋은 데다 예쁜 장식으로 가득했다. 카페 입구에는 라일락 꽃이 만발해서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왜 나를 만나자고 했을까???'

궁금증이 계속 일었다.

조금 지나자 그녀가 커피 두 잔과 약간의 과자와 케이크를 접시에 담아 들고 와서 테이블에 내려 놓으며 내 앞 자리에 단정히 마주앉았다. 평일 오전이라 카페 안에 다른 손님은 없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속에는 예쁜 하트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마자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미모가 출중했고 나는 차마 그녀를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 둘 바를 몰라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애둘러 피했다.

그러나 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먼저 공격적으로 말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카페 위치가 참 좋네요. 유지는 잘 됩니까?"하고 내가 물었다.

"네~~ 그냥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습니다. "

"아~ 그래요 요즘 손님이 많이 줄었죠?"

"네~~ 요즘 손님이 많이 줄었어요"

그러면서 나는 그녀가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난 가진 것도 없고 줄 것고 없고 빼앗길 것도 없기에 걱정은 안되지만, 그녀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든 무조건 빠질 것 같은 자신을 생각하니 미인을 보는 남자란 동물은 모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이에 그런 생각이 난다는 것은 아직 수양이 덜 된 것 같아 나 자신이 민망하고 처량해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8P5ugYP-hxw&pp=ygUm7JWE66mU66eI66as7JWEIOuwlOydtOyYrOumsCDsl7Dso7zqs6E%3D

 

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이 좋아하면 호감을 갖는 것이 보통이다. 느낌이 같고 감정이 통한다는 의미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장소에 가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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