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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6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6

한강 자전거 길

5월의 신록은 점차 짙어지고 연두색 산하가 짙은 초록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물가는 치솟고 살기는 어렵지만 행락철을 맞아 각자 즐거움을 찿아 고속도로와 국도는 주말 나들이를 가는 차량들로 초만원이다.

5월 초, 비가 내리고 흐리던 어느날 잠수교를 돌아 한강 남북 자전거 길을 달렸다. 그날은 흐린날이라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었고 선선한 바람에 불어 자전거 주행하기에는 좋은 날이었다.

한강 자전거 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자전거 길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깊은 계곡과 산하가 수려한 곳도 많지만 공도로 가는 경우가 많고 오직 자전거길로 만들어진 곳은 한강과 북한강 자전거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한강 자전거 길도 잘 만들어져 있지만 공도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연속성이 없다.

유튜브에서 자전거 여행 영상을 보면 4대강 자전거 길도 수려하지만 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은 지루하기만 하고 강과 주변 풍경이 다양하지 못하다. 국토 종주 자전거 길도 중간 중간에 자전거 길이 실종된 곳도 많고 가는 길을 찿기도 힘든 곳도 많아 보인다. 동해안 자전거 길도 해변을 따라 경치는 좋으나 자전거 길에 장애물이 많고 공도와 병행하여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 또 제초 작업, 수목 제거, 홍수 피해, 침수, 토사 유출, 노반 붕괴, 불량 노면 등 지자체의 자전거 길 관리가 소홀하여 상태가 불량한 자전거 길도 많다. 따라서 자전거 주행에 좋은 자전거 길은 한강 자전거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강변에는 무수한 빌딩들이 높이를 경쟁하듯 솟아 있다. 아파트를 비롯하여 상업용 빌딩들이 강변의 경치를 더해준다. 한강의 기적이 만들어낸 저 많은 빌딩들 주인은 매월 들어오는 임대료가 수 천 수 억이 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인 우리 나라에서 돈이 생명보다 존귀한 존재인 것은 사실이다. 부자들은 매일 골프치며 놀아도 전혀 문제가 없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길 것이다. 넓은 대저택에 최고급 외제차에 가정부를 부리며 가사를 두고 선녀같은 최고의 미모를 가진 젊은 여인을 끼고 살아길 것이다. 인간은 돈이 많으면 반드시 사치를 부리게 되어 있고 방탕해지기 쉽다. 물론 부자가 모두는 아니지만 몰래 다른 젊은 미모의 여인을 애인으로 두고 작은 회사를 물려주거나 먹고 마음껏 살 수 있도록 카페, 술집 등 경제적인 보장해주고 수시로 자신의 욕망을 즐길 것이다.

우리가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은 해방 후 선조들의 피눈물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풍요에 파묻혀 조상들의 노고를 잊고 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익은 무너지고 사익이 판을 치는 사회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매우 이기적이며 자신만의 만족을 추구한다. 모두 저 잘나서 이런 풍요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잘나가던 연예인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그런 풍요가 자신의 삶을 바구어 놓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갑자기 부자가 되면 생각이 바뀌고 행동과 태도가 바뀌는 것이다. 불륜과 음주 운전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이 어디 한둘인가.

구름 밑에 서 있는 저 건물들이 어느 한순간에 폭풍에 휘말려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북한 김정은의 미사일 불꽃놀이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손을 떼면 그들이 가진 핵무력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풍요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요즘 미국 전대통령 트럼프의 주변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만약 미국의 차후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만약 한국이 방위비 증액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주한 미군 철수를 강행하겠다는 이야기가 우려를 낳고 있다. 그래서 한국이 스스로 핵무장을 서두르지 않으면 주변국과 북한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수모를 당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우방이라면서 그동안 다국적 기업, 지적 재산권, 군 현대화 등을 이유로 많은 피를 빨아먹으면서도 일본 본토를 방위하기 위해 한국을 전초기지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전초기지 운용 개념은 유사시 주방어선의 전투 준비 시간을 벌기 위해 최전방에서 희생을 강요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 방어를 위해 미군 개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인계철선 개념으로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을 뿐, 유사시 중국의 대만 침공 사태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하여 중동이나 유럽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인 전쟁이 발발할 경우 사태가 불리할 경우에는 한반도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군이 이땅에서 떠나면 우리는 사면초가가 되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월남전에서 남월남의 멸망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우리 국민은 전혀 이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민가는 한국 사람들 의중에는 이런 한반도의 위기의식이 마음속 깊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류 영향으로 많은 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찿는다. 젊은이들이 삶을 즐기기에 한국 만큼 좋은 나라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외국의 젊은이들이 한류를 동경하며 한국을 찿는 것을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먹방이 넘쳐나고 각종 정력제, 미모를 고쳐주는 성형수술과 화장품 광고, 각종 사고의 위험성을 광고하며 부추기는 각종 보험 상품, 죽음을 앞둔 인간에게 병을 과장하며 광고하는 각종 의먁품, 사치와 과소비를 조장하는 고가품 광고, 장례업체들의 장례 광고 등 먹고 마시고 즐기고 쾌락을 추구하는 모습이 역사에서 타락한 도시의 멸망을 보는 듯하다. 따라서 문화란 국가나 민족의 멸망과 동시에 한순간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이나 미모에 빠지기 쉽다. 인간의 눈은 사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이나 미모는 눈을 즐겁게 하는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나 미모는 인간의 뇌를 정지시켜 사고를 둔화시킨다. 이성을 잃고 감성이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성을 잃으면 감성에 지우쳐 사고를 정지시키고 언행이 과격해지고 흥분 상태가 강하게 작용한다. 이는 인간을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환상에 빠지기 쉽다. 마치 마귀가 인간을 죽음으로 이르도록 이끄는 것과 비슷하다.

아리수 한강 물은 말없이 서해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던지 아무런 관심도 없다. 고구려 장수왕이 백마를 타고 백발을 휘날리며 아차산에서 호령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고구려 수만 군사가 한강변에서 백제의 한성을 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이 갈대숲이 재현하고 있는 듯하다.

한강 일대에서 고구려, 신라, 백제가 서로 패권을 다투고, 고려 왕건이 아리수를 건너 후백제를 평정하고 통일하는 모습, 그런 고려가 무신난으로 80년을 보내고 몽고 치하 100년을 보내면서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었지만 200년 만에 임진왜란으로 망국의 기로에 섰다. 하지만 이순신의 영웅적인 선전과 명의 지원으로 겨우 되살아났고, 이후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반정으로 임금이 된 인조는 암군 중에 암군이었다. 후금의 침공으로 인조의 치욕적인 삼전도 항복을 치루면서 조선은 결국 영.정조의 탕평과 개혁이 무산되면서 외척 세력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세도정치로 조선은 망국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는데,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들이 바로 흥선과 고종, 민비였다. 그들이 서로 외세를 이용한 권력다툼으로 조선은 일제에 총한방 쏘지 못하고 조선은 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한민족 5천년 역사가 흘러갔던 긴 세월 동안 아리수는 묵묵히 이런 모든 역사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수많은 눈물과 피가 흘렀고 수많은 영웅호걸과 민초들이 죽어 썩고 녹아 아리수에 섞여 서해로 흘러가 갯뻘이 되었다. 이런 조상의 영혼과 육신이 썩어 녹은 갯뻘에서 사는 꽃게와 물고기를 우리는 다시 식탁에서 만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강 자전거 길을 달리면서 이런 온갖 상념으로 가득찬 주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