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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8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8

강촌 내륙 주행 코스 6차 주행

 

강촌 내륙 코스

 

5월 11일 토요일, 강촌 내륙길을 6번째 주행을 했다. 강촌역을 지나 소주고개 방향으로 올라가서 구도로 고개길을 주파하고 술어니 고개를 넘고 반석고개와 무명고개를 넘으면 북한강과 가평이 나온다. 그 중에서 술어니 고개가 가장 큰 고개길이고 수준은 화악산이나 호명산 고개와 비슷하다. 소주고개 구도로가 중간 크기인데 벗고개나 서후고개 수준이다. 그러나 반석고개와 무명고개는 오르막 길이가 작은 고개길이다.

차량도 적고 사람도 적은 이 길을 주말마다 주행하다보니 이제는 가는 길이 눈에 익어 힘든 줄을 모르고 주행하게 되었다. 갈 때마다 의암 기념관 주차장에서 쉰다. 가정리 일대 주변 논은 모내기를 마친 곳이 대부분이고 밭에는 각종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농부들이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이 모두 떠난 농촌, 아기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에는 적막감마져 도는 듯하다. 초등학교는 대부분 폐교가 되었고 캠핑장이나 전시실, 문화 시설로 탈바꿈하여 변신하고 있다.

 

 

 

 

 

수도권은 점차 비대해지고 블랙홀처럼 나라의 정치.경제.문화.사회의 모든 역량이 모여든다. 그에 따라 갈수록 농촌은 황폐해지고 젊은이와 아기들은 사라지고 노인들로 바뀌고 있다. 자식 잘되라고 모두가 자식을 서울로 서울로 보내고 힘들게 지은 농산물을 보내고 소팔고 논밭을 팔아 자식을 뒷바라지했건만 자식이 잘되면 대부분 부모를 멀리하려 한다.

부모를 모시기를 거부하는 자식을 부모들은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식이 행복하게만 잘 살기를 바랄 뿐이기 때문이다. 요즘 부모들은 자식에게 신세를 지거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자신의 건강 관리나 노후 보장을 위해 애를 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자식에게 올인하는 부모들의 노후는 대부분 비참하게 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잘되가던 자식이 드디어 성공하여 많은 재산을 벌고 유명인이 되어 남들의 부러움을 살 때쯤, 행복도 잠시, 자식이 불륜이다, 음주운전이다, 마약이다, 성추행이다, 갑질이다, 도박이다, 강절도다, 살인이다, 교통사고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불행을 당하게 된다면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아마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일 것이다.

인간의 성공이란 것이 돈 많이 벌고 직급이나 계급이 올라가고 유명 인사가 되는 것일게다. 인간은 이러한 성공한 인사가 되면 나쁜 본성이 드러나는데 거만해지고 방탕해지고 사악해지고 이웃을 무시하고 법과 규정을 어기고 사치에 빠지기 쉬운 법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역사를 보면 잘 나타나 있다. 영원할 것 같은 나라나 국가가 흥망성쇠 과정이나 기승전결로 망해가듯이 인간도 마찬가지로 성공과 실패의 싸이클 곡선을 타는 법이다. 내면에 감추어진 못된 버릇은 겉으로 보아서는 알 수 없다. 대부분은 성공이 어렵지만 사람이 돈과 명예를 누리는 성공이라는 고지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나쁜 본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주고개로 가는 길에 편의점이 있는 마을 개울 옆 언덕 소나무 밑에서 잠시 쉬면서 본격적인 주행 준비를 한다. 얼음과 음료수를 사고 전후방 전조등과 후미등을 깜빡이로 켜고 자전거 브레이크와 블랙박스, 스피커, 가방 결착 상태, 베낭 등도 점검한다.

옆 개울에는 백로가 한 마리 물고기를 잡다가 나를 보자 재빨리 날아간다. 이곳은 아직 오염이 덜 된 곳이라 물이 비교적 맑은 편이다. 이런 호젓한 곳에 모텔이 두 개나 있다. 강촌에서 가깝고 식사 후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이런 곳이면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가 좋은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말이라 소주고개 방향으로 올라가는 차, 내려오는 차들이 분주해 오간다. 홍천강 방향으로 가는 차량은 내륙 지역에 좋은 곳을 찿아가는 것이리라. 강촌 방향으로 가는 차량은 강촌이나 춘천이나 서울로 나가는 차량일 것이다. 모두가 즐거움을 찿아 달리는 인간들의 죽음의 행진이다.

요즘은 승용차를 개조하여 캠핑카로 만들어 타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물 맑고 경치 좋은 곳이라면 공간만 있으면 어디던지 주차하여 캠핑을 즐긴다. 그런데 그들이 캠핑하고 떠난 자리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주변을 오염시키기에 지자체나 시골에도 요즘에는 장기 캠핑을 단속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전기를 도전하고 상수도나 우물을 함부로 낭비하며 사용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가니 누가 좋다고 할 것인가.

술어니 고개 (방하리 고개)

술어니 고개 정상(방하리 방향)

그동안 술어니 고개(방하리 고개)를 넘어다니면서 정상에는 쉴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정상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이런 정상에는 공사를 할 때 쉴 공간을 좀 만들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높은고개길을 오가는 차량들이 잠시나마 엔진을 식히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을 고려하지 못하는 옹졸한 설계, 오르내리막길에도 중간중간에 공간을 두어 사고나 고장 차량이 대기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두면 어떨까.

그런데 요즘처럼 캠핑카를 끌고 다니면서 해수욕장 등 경치 좋고 즐기기 좋은 곳이라면 한 곳에 장기간 주차하는 얌채족들 때문에 그런 공간이 없는 편이 더 좋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공간을 만들어 두면 캠핑카를 끌고와서 주차해놓고 취사는 물론 더덕, 산삼 등 약초를 캐려다니는 사람들로 봄빌 것이며 산이 엄청나게 상할 것이고 각종 쓰레기를 버려 오염시킬 것이다. 이 고개길 옆 도랑에도 쓰레기를 담아 봉투째 버린 것이 인간 쓰레기들이 한둘이 아니다.

자전거 도로도 마찬가지지만 쉼터마다 각종 쓰레기가 넘쳐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요즘은 아무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된 듯하다. 아파트 복도는 물론 화단, 주차장, 산책로 등에 버린 쓰레기를 무수히 본다. 모두 나라를 사랑하지 못하는 불쌍한 인간들이 대부분이다.

술어니 고개 정상(방하리 방향)

술어니 고개 장상 부근에는 크게 자란 오동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자주색 꽃을 피워 운치를 더해준다. 오동나무는 성장 속도가 빨라 금방 자란다. 그런데 나무 가지가 약해 바람이 강하게 불면 가지가 부러지기 일쑤다.

파아란 하늘에 그름 한 점이 걸려 있다. 신록을 더해가는 산은 젊음을 구가하고 있다. 야생 동물들이 살기 좋은 이런 산에는 무수한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수목은 수목끼리 햇빛을 더 받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동물은 동물끼리 먹고 먹히는 싸움질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쟁터나 마찬가지다.

술어니 고개 정상(가평 방향)

수목은 햇빛을 더 받기 위해 가지를 뻗고 넝쿨식물은 그 나무를 타고 오르고 햇빛을 차단한다. 햇빛을 받지 못하는 식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자라지 못하거나 고사한다. 먹이사슬에 따라 야생 동물은 먹고 먹히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깊고 높고 안전한 곳에 집을 짓고 냄새와 소리 눈으로 적의 접근을 감지한다. 그래서 동물의 오감은 사람보다 뛰어나다. 그것은 진화의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하등 동물로 내려갈수록 자손번식력이 왕성하다. 그만큼 생존력이 어렵기 때문에 자손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반석 고개와 북한강변 코스

반석 고개 정상

술어니 고개를 넘어 북한강이 보이는 강변 도로를 달리다보면 작은 고개길이 나타나는데 반석 고개다. 술어니 고개길을 넘어오느라 힘이 빠진 상태라 작은 고개지만 힘이 든다.

이 고개를 넘어 계속 가다보면 또 작은 무명 고개가 나타난다. 무명 고개를 넘으면 멀리 가평 남이섬이 보이고 케이블카 타워와 번지 점프 탑이 보인다. 강에는 보트가 수상 스키를 끌며 신나게 물살을 가르며 달리고 있다.

반석 고개 정상

북한강변 도로

남이섬 전경

나는 남이섬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강촌에도 가보지 못했다. 내가 젊은 시절에는 지금도 이름나 있지만 강촌 계곡과 가평 남이섬이 서울 근교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였다. 주말이면 강촌으로 드나들기 위해 강촌 대교가 사람들로 만원이었던 기억이 난다.

남이섬은 어떤 순수한 눈꽃같은 한 영화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고,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마다 남녀 주인공이 되어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가며 주인공이 되는 몽상을 하는 장소로 유명해진 것이다.

그 영화가 일본 열도에 상륙하여 상영되자 일본 열도가 뒤집어졌다. 일본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성노예나 주종관계에 불과했던 일본 여성들이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면서 순수하고 고귀하게 사랑하는 모습에 열광한 것이다. 이것이 한류 열풍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겠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은 당시 최고의 한류 스타가 되었고 오랫 동안 그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 영화 한 편으로 일본에서는 남편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이혼이 늘어나고 심지어 가출하는 여성도 늘어났다고 한다. 또한 조센징이라고 비하하던 일본에서 한국 남성에 대한 이미지가 달려져 한국 남자들을 사귀려는 일본 여성이 상당수 생겨났다고 한다. 60~70년대 일본 경제가 부흥할 때 일본 남자들이 한국을 찿아 오는 기생 관광으로 유명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지난 주부터 자전거 모타 부근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모타를 정비하기 위해 500와트 모타를 떼어내서 정비 의뢰하고 임시로 350와트 짜리로 바꾸어 달았다.

그런데 인간은 참으로 간사하다고 생각된다. 500와트 모타로 타다가 350와트로 주행하려니 힘이 든다. 파워가 딸리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350와트로 탈 때는 그런대로 열심히 탔는데, 이제는 그 조차도 힘들어 하니 벤츠 타다가 포니 차를 타는 느낌이다.

이미 익숙해진 다리는 파워가 약한 모타를 감지하고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습관이 무섭고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다. 넓은 집에 살다가 사정이 어렵게 되어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모든 게 힘들고 짜증이 나는 것처럼,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고 더 좋은 환경을 추구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