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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9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9

신록의 계절 5월에 잎이 만발한 느티나무 모습

신록의 계절 5월 '가정의 달'도 어느새 소리없이 지나가고, 6월 '호국 보훈의 달'이 성큼 다가왔다.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부모 자식간의 사랑도 식어가고 존경하는 스승도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북한 김정은의 미사일 불꽃놀이는 계속되고 동북아 정세는 앞을 예측하기 힘들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해주고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아 개량을 거듭하고 있다. 남으로 오물 풍선을 보내고 장거리용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고 정찰 위성을 띄우려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무기 개발 투자로 저절로 자멸하도록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언제 개시될 지도 모르고 만약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미국은 동시 다발적인 사태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미중이 대만 해협에서 격돌한다면 북한도 남한을 침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노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이란의 반발 등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미국은 우선권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생각해보시라.

그런데 정치는 뉴스가 보기 싫을 정도로 저급한 갈등을 유발하고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려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결국은 자기를 내세우려는 속셈이다. 야당의 다발적인 법안 가결은 대통령에 의해 쟁점 법안은 대부분 거부권이 행사되고 여야 갈등은 그칠날이 없다. 침체된 경기와 고물가 등 팍팍한 삶으로 민생은 날이갈수록 살기 힘들다.

대통령은 말만 앞세우지 말고 말썽 많은 주변 문제 정리부터 과감하게 처리하는 용단이 필요해 보인다. 국가 지도자는 대내외적으로 속이 시원한 과단성을 보일 때 국민들은 그 사람을 믿고 신뢰하게 된다. 미국의 케네디가 쿠바 사태에서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었기에 그는 위대한 지도자로 역사에 남게 된 것이다.

진건 소머리 국밥집

사능 자전거 가게에서 오남 방향으로 조금 가면 도로 우측에 '우리 한우 전문점'이 있는데 소머리 국밥이 전문이다. 평일 점심 시간대에는 차들이 모여들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우선 잘 우려낸 육수가 일품으로 소머리 국밥 한그릇을 먹고 나면 다음날 아침까지 든든하다.

허름한 옛날 가옥에 주막처럼 만들어진 집으로 가끔 사능 자전거 사장과 같이 먹은 적이 있는데 내가 먹어본 소머리 국밥 중에서 가장 맛나는 집이다.

장현리 전경

요즘은 아침에는 쌀쌀하여 추울 정도다, 그러나 한낮에는 태양이 따갑게 작열하는 바람에 살갖이 따가울 정도다. 이런 더운 날에는 무리한 주행을 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많다.

평일에는 일주일에 한두번 마석을 경유 새터에서 북한강 자전거길을 가면서 제초 작업과 수목 제거 작업을 한다. 그리고 양수역으로 가서 막국수를 먹고 팔당을 거쳐 깔딱고개를 넘어 사능으로 돌아온다. 다른 날에는 멀리 가지 못하고 왕숙천 북단 진접 입구까지 가서 장현리 방향으로 되돌아오는데 그늘진 쉼터 벤치에서 한참 쉬었다가 사능으로 돌아온다. 주말에는 강촌 내룩도로 주행을 한다. 낮에는 나무 더워 본격적인 여름에는 새벽 일찍 출발하여 주행하는 편이 더위를 피하는데 좋을 듯하다.

사능 자전거 가게에 자주가는 이유는 아침에 가서 커피를 한잔하면서 사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릃 하고 가끔 간식도 사가지고 간다. 내 자전거를 정비하거나 정비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거나 찿아오는 손님과 이야기도 한다.

손님 중에는 호평동에 사는 사람도 만나는데 매우 재미있는 사람으로 낯을 가리지 않고 아무한테나 말을 걸고 수선을 떤다. 마누라, 딸, 사위, 손주 자랑도 많고 비공개 스토리도 많은 사람이다. 과거 어떤 아줌마와 반년 사귀었던 이야기며, 사능 가게에서 헬멧이 바뀌어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같이 늦게까지 술을 먹었던 이야기며 대성리 계곡에서 목욕이야기 등등 별의별 이야기를 다하는 사람이다. 또 같은 이야기를 자주 반복하며 잠시도 쉬지 않는다.

무척 말이 많은 편인데 옆에 앉아 있는 사람 어께를 툭툭치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과거 축구와 럭비를 했다고 한다. 몸은 아직 탄탄해보이고 무척 건강해보인다. 부인은 40년 동안 미장원을 했고 건물 임대료를 받는지 경제적인 여유는 있어 보이는데 본인의 씀씀이는 짠돌이다. 나의 티타늄 자전거를 보고 탐을 내더니 결국 300만원 가까운 돈을 돌여 대만산 티타늄 새자전거를 샀다. 옆에 앉아서 잠시도 쉬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귀가 따갑지만 모두 동조하며 받아주고 어깨가 아프지만 참고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니 좋아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멀리 가지 않고 한강 근처나 다리 밑이나 나무 밑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거나 만나는 사람과 주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가끔 강촌으로 가다가 북한강 갈대밭 쉼터에 있는 푸드 트럭 주인을 만나러 가서 이야기 하고 큰소리 치고 떠들다가 온다고 한다. 마누라가 매일 점심으로 떡 종류를 사주거나 보온병에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가져와서 혼자 점심으로 먹는다고 한다. 저녁을 먹자거나 술한잔 하자거나 간식을 사오거나 같이 점심먹자는 이야기를 한번도 없었다. 베품과 배려가 없는 사람이라 가까이 하기에는 좀 부담되는 사람이다.

북한강 철교 다리 밑 삼나무 전경

작년에는 이 10그루 정도되는 삼나무에 칡넝쿨과 다른 넝쿨식물이 타고 올라가 나무를 뒤덮고 있었다. 그래서 낫으로 칡능쿨과 넝쿨식물을 모두 자르고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작업을 했다. 이렇게 멋있게 생긴 삼나무가 말라 죽을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도 넝쿨을 제거하지 않았다. 제초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길 옆에 만 제초작업을 할뿐 나무를 타고 오르는 넝쿨을 정리하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주인이 아니라 종처럼 일하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지금 봄부터 싹을 피우는 칡을 자르고 넝쿨식물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칡넝쿨이 자라는 속도는 무척 빠르다. 그런데 넝쿨식물은 이제야 겨우 싹을 피우고 자라기 시작한다. 칡이 자라서 나무를 타고 오르면 그 칡을 타고 올라갈 작정인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식물이라고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모두가 가능하면 칡을 이용하고 또 삼나무를 향해 촉수를 뻗고 있고 그 방향으로 죽을 힘을 다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수목들도 인간처럼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칡능쿨이 먼저 자라고 있다. 주변에는 다른 넝쿨식물이 칡이 자라면 타고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 햇빛을 받기 위해 식물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과거 다단계 사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 떠올려진다. 내 아래 사람이 성공하면 나는 그 사람이 받는 수당을 100% 그대로 내가 수당을 받는 것처럼 남을 이용하여 능력없는 내가 돈을 번다는 이론의 감언이설에 속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진 것일까. 심지어 전재산을 투자하여 사기 당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로 간 사람도 많다.

어리석은 대중을 끌여들여 투자한 금액애 대해 처음에는 고율의 이자를 착착 입금해주면 들어오는 고율의 이자에 눈이 먼 사람들은자신의돈은 물론 인친척 돈을 모두 끌어둘여 점차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회사는 수시로 보상체계를 바꾸고 일정 금액 이상의 돈이 모이면 결국에는 문을 닫고 모두 도망가는 금융다단계를 비롯하여, 몸에 좋다는 각종 생필품, 음이온이 나온다는 돌, 정력제, 화장품, 정수기, 여성 속옷, 치약/치솔, 비타민 등등 별의별 다단계가 판을 치던 시절이 있었다. 유명 정수기 업체, 제약회사들이 대부분 다단계 사업을 벌여 치부하였다. 돈을 투자하면 고수익을 낸다는 금융다단계 사업, 각종 물류 다단계, 휴대폰 다단계 등 모두가 어리석은 대중의 피를 빨아먹고 남을 이용하여 자신의 치부를 일삼는 것처럼, 넝쿨식물이 칡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각종 넝쿨식물이 무섭개 자라고 있다, 무릎 높이까지 자라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 뒤덮고 사방에 가지를 뻗어 꽃을 피우고 만발을 하다가 가을이 되면 씨를 떨어뜨리고 줄기와 잎은 시든다. 그 씨는 사방에 흩어지고 바람에 날리고 빗물에 실려 강물을 타고 하류로 흘러가 강변에 번식하면서 사방으로 흩어진다. 강변마다 산자락마다 넝쿨식물이 무서운 속도로 번식하고 퍼저 나가고 있다. 넝쿨식물이 뒤덮은 나무는 1~2년 내에 햇빛을 받지 못하면 결국 말라 죽은다. 아름다운 우리 산하가 나무마다 말라죽어야 정신을 처릴 것인가. 그래서 국가적인 대대적인 넝쿨식물 제거 작전을 펼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무수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넝쿨식물 모습.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은 순식간이다.

고대 로마 제국은 18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길이의 로마 가도를 국가, 지자체, 개인이 분담하여 관리를 했다. 국가가 이탈리아 본토와 주요 지역내 주요 가도를 담당하고 지자체는 지역별로 담당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재력가, 원로원 의원, 유력자, 해방노예 등 성공한 개인들이 많은 로마 가도를 담당하여 유지관리를 했다.

이처럼 우리도 개선책이 필요해 보인다. 자전거 도로 관리는 지자체에서 주로 관리하고 있으나 재정이 빈약한 지자체인 경우 막대한 예산을 감당하기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난 주말 강촌 내륙길을 7차 주행했는데, 새터에서 부터 청평 - 가평 - 강촌까지 지전거 도로변에는 수목들과 잡초들이 앞을 가릴 정도로 자라 있지만 아직 제초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돈만 있다면 무엇을 망설일 것인가. 그러나 지자체가 돈이 없는 모양이다.

무서운 속도로 자라는 수목과 잡초는 1~2주만 자라면 무릎 높이까지 자란다. 5킬로미터 제초작업에 2천만 원이 소요된다고 하니 매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다. 그외 각종 시설물, 화장실 유지관리, 꽃밭 조성, 비료, 묘목, 장비 작업, 도로 표면 유지보수, 교량 관리, 나무다리 유지보수, 각종 표지판 등 관리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홍수가 나거나 눈비가 오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도로를 복구해야 하고, 잔디 관리, 잡초 제거, 인건비 등 비용이 엄청나다.

그래서 이런 자전거 도로 수목제거나 잡초제거 작업은 지자체와 병행하여 개인이 지정된 일정 구간을 맡아 낫이나 톱, 제초기 등 도구를 가지고 다니면서 제거 작업을 하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자신이 작업한 자전거 도로 구간을 작업 전후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올리면 그 규모와 양에 따라 개인별 마일리지를 쌓고 그것을 쓰레기 봉투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인에게 되돌려주는 방법으로 제도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사실은 국도관리청 산하 도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여름이면 도로 주변의 수목이 자라 각종 안전 간펀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도로변에는 쓰레기가 무수히 떨어져 있고 부셔진 안전 간판도 무수히 버려져 있다. 쉼터마다 담배 꽁초 등 쓰레기가 난무하고 녹쓸고 부셔진 시설물도 무수히 많다. 이런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제도적인 개선책이 필요해보인다.

작년에 나무를 뒤덮었던 넝쿨식물이 말라 죽은 모습. 금년에 사방에서 다시 자라고 있다. 다음달이면 이 일대는 넝쿨식물로 뒤덮혀진다.

양수리 막국수집 화단 전경

일주일에 한두번 가는 양수리 막국수집 화단에는 여러 꽃들이 잘 가꾸어져 피어 있다. 이제는 들어가면 외부 감시용 CCTV를 보고 내가 주로 시키는 비빔 막국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40대 전후의 절은 여성과 2~3명의 아주머니들이 일하고 있는데 항상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사람들이 순박해보이고 친절하다. 맛있게 막국수를 다 먹고 나오면서 주인인듯한 아줌마에게 내가 물었다.

"아주머니께서 주인이세요?"

"아, 네~~제가 주인인데요"

"저기 일하시는 젊은 분이 딸인가요, 며느리인가요?"

하고 물었다.

"조카인데요!

"아~~그러세요. 얼굴도 달덩이처럼 잘생겼고 미인이라 딸이나 며느리인줄 알았어요."

그러자 그 젊은 여성도 웃고 주인도 웃는다. 더 구체적으로 물어면 실례가 될 것 같아 더 물어보지는 않았다.

"저 블로그에 이 집 맛집으로 자랑 했어요"

"아이구, 고맙습니다!"

그리고 중미산 막국수집 이야기도 했다.

"중미산 막국수집 아세요?"

"아, 네!"

"거기는 테이불에서 작은 화면에 메뉴를 시키고 바로 결재까지 하던데."

하며 이야기 했더니, 자기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어떻게 장사하는지 궁금하여 또 물었다

"그럼 겨울에도 장사를 하나요? 메뉴는 어떻게 되요?"

"12월~1월에는 장사를 하지 않아요!"

"아~~ 그러세요. 두 달 쉬어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나보네요, ㅎ ㅎ ㅎ "

그런데 메뉴에 편육이 없는 이유가 긍금하여 또 물었다.

"그런데 편육은 왜 하지 않나요?"

'편육은 찿는 사람이 적어 하지 않아요."

"아~~ 그러세요."

"잘 먹었습니다! 조카님 수고했어요!" 인사하고 막국수 집을 나왔다. 얼굴이 상기된 조카분이 눈인사를 했다. 내 며느리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화기애애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이 무척 보기 좋았다.

꽃밭의 꽃들이 주인과 조카분의 마음처럼 애잔하게 피어 있다.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약싹빠르고 똥파리 같은 인간들이 어디 한둘인가. 사람은 넉넉하면 거만해지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봉급이 천만 원씩 된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변질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인지 모른다. 그래서 기본 시간수당을 대폭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삼패공원 보라색 들꽃

삼패공원에 보라색 들꽃이 만발했다. 보라색 물결이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고 마치 보라색 안개처럼 피어 있다. 주변에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보라색은 황순원 단편 '소나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피부에 멍이 들어도 보라색으로 변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아도 보라색으로 변하는 듯하다. 혈흔이 시간이 지나면서 보라색으로 변하고 어쩌면 죽음의 전조를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소년의 등에 보라색 꽃물이 들었다. 소녀를 업고 소나기가 내린 후 물이 불은 개울을 건너면서 들판에서 꺽어 소녀에게 준 보라색 꽃의 꽃물이 등에 베인 것이다. 소녀의 따스한 체온이 소년의 등에 전해졌을 것이다. 시골 소년은 소녀의 체온과 앙칼진 태도에 이성의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을 뒤로 한채 소녀는 소년을 영원히 떠나갔다.

어느날 저녁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소년은 소녀가 저세상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소년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을 것이다. 아무런 조건이 없는 순수한 첯사랑의 감정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다. 소년의 등에 베인 보라색 꽃물은 소녀의 죽음을 예고했는지도 모른다. 이건 나의 상상이다.

이 몸이 죽어 한줌의 재가 되어도 이런 보라색 꽃 한송이로 피어나지도 못할 것이다. 마치 이 세상은 보라색으로 변해가는 듯하다. 인간의 탐욕과 오만으로 역사를 이어왔지만 시대마다 점철된 피의 전쟁은 끝날 줄을 모른다.

SK가 어떤 그룹인가. 노대통령이 휴대폰 사업권을 주어 키워주고 자신의 딸을 시집보낸 기업이다. 90년대 그 기업은 엄청난 휴대폰 사업 수익으로 매년 수조 원씩 벌어들여 지금은 한국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통령은 물론 국민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회적 봉사와 헌신을 하고도 남을 대기업이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없다. 노대통령은 자기가 그 기업을 키워주었으니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면 잘 대접하여 자자손손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남자가 바람을 피워 벌어진 세기의 이혼 소송에서 1조 원이 넘는 재산분할로 잠정 판결이 났다. 인간의 탐욕과 자만은 바로 보라색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이 보라색 꽃밭도 곧 갈아엎어질 것이다. 잠깐 보이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여 조성한 꽃밭인데, 좀 아깝게 생각된다. 순식간에 뒤엎어진 유채꽃밭이나 양귀비 꽃밭, 들국화 꽃밭, 코스모스 꽃밭을 생각하면 비용대 효과면에서 어떤지 궁금하다.

많은 비용을 들여 조성한 꽃밭이 너무 짧은 기간만 보여주고 사라지기 때문에 아까워 보인다. 씨앗, 비료, 장비비, 인건비를 생각하면 단순히 짧은 기간 보이기 위한 꽃밭 조성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한순간에 뒤엎어진 꽃밭을 보면 아까운 생각도 들고 꽃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력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사라지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강 자전거길에 있는 물의 정원 꽃밭에는 잡초만 자라고 있고 금년에 꽃을 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