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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 11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 11

한낮의 북한강 자전거길

장마와 폭염

벌써 9월이다. 거의 한 달 동안 지속된 장마와 폭염으로 충청도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피해를 유발시키고 소리없이 사라졌다. 정부에서 피해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딥페이크(합성물 사진이나 동영상)가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특정 인물이나 유명인을 대상으로 음란물을 제작하여 퍼뜨리는 행위가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어 특별한 처벌법도 없는 상태에서 피해를 받은 당사자들이 고발 사태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성도착증이나 관음증 환자들이 우굴거리고 있다는 증거다. 여성의 몸을 벗겨봐야 뻔한데 유명인 얼굴을 합성하여 퍼뜨리면 상상의 세계는 알 수 없다. 또한 당사자는 막대한 2차, 3차 피해를 받기 때문에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시간이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육체를 그토록 보고 싶어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도 일반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식본능의 동물이기 때문인지도모른다.

장마에 뒤이은 폭염으로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이번 주부터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러나 주간에는 태양이 따가워 자전거를 타다 보면 더위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바람이 계속 몸의 더위를 식혀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염 속에서 무리한 주행은 문제를 유발하기 쉽기 때문에 주행 중에는 자주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나무 그늘을 찿아 걷는데 위험한 자전거 노선으로 걷는다. 자전거길로 가다가 충돌하는 사고는 한 번으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에 사람을 피해 가야하고 그런 위험을 감내하면서 걷는 사람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여름 휴가도 거의 마지막이다. 사능 자전거 가게 사장도 8월 초에는 휴가를 갔다 왔다. 사능 자전거 가게는 나에게는 쉼터처럼 더위에 지친 상태로 돌아오는 길에 쉬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장 마음씨가 나를 무척 닮아서 비슷한 성격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기슬자의 자존심이 있어 고집이 있다. 기술자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가운데 오류가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고 각종 자잘스런 정비 사항을 부탁하면 사장은 고민하고 생각하여 방법을 구상한다. 예를 들어 흙받이, 짐받이 등 내 지전거에 맞도록 설치하는데, 자신이 구상한 대로 정성을 다해 절단, 용접을 하여 자전거에 알맞도록 제작해주는 수고에 감사한 마음이다.

북한강 자전거길 조안면 근방

폭염에 장거리를 가지 못하고 왕숙천, 한강, 중랑천, 하남, 팔당, 북한강, 양수리 정도로 코스를 변경하여 다녔고, 강촌 내륙 도로는 폭염이 진정될 때까지는 자제하고 있다가 어제 토요일에 다시 주행을 했다.

강촌 내륙 도로 주행

새벽 첫차를 타고 춘천으로 향했다. 강촌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7시쯤 내륙 도로로 출발했다. 강촌 ~소주고개~마곡~한서로~솔미제고개~ 설악~ 37번 도로~중미산(유명산) 고개 정상~ 옥천면~남한강 자전거도로~양수리~북한강 철교~팔당~깔딱고개~왕숙천~사능~호평동으로 돌아오는데 총 120킬로미터를 주행했다.

한서로는 도로 상태가 엉망이다. 주변에는 옥수수를 삶아서 파는 주민들이 곳곳에 전을 펴고 있다. 솔미재 고개를 올라가는데 고개가 길고 가파르다. 화악산 고개 보다 더 오르기가 힘들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설악으로 내려갔다.설악에서 다시 37번 도로를 따라 중미산으로 향했다. 도로에는 지나다니는 차량들이 많아 조심하면서 달렸다.

중미산을 올라가는데 고개길이 길고 여러 개의 고개가 나타나기에 오르기가 쉽지는 않다. 앞에 두 사람의 자전거족이 달리고 있었다. 한 사람이 먼저 올라가고 한 명이 느리게 올라가고 있었다. 한참을 뒤;따라 가다가 너무 느려 추월하기로 하고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다.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웃기만 한다. 대답도 못할 정도로 힘들다는 뜻이다. "먼저 가겠습니다." 하고 추월했다.

중미산 정상에 가까워지자 젊은이 여러 팀이 힘차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나는 중미산 정상을 지나 쉬지 않고 바로 옥천 방향으로 내려갔다. 옥천 방향에서도 젊은이들이 여러 팀이 힘차게 올라가고 있다. 젊음이 좋기는 하다.

옥천면을 지나 남한강 자전거길을 달려 10시 반쯤 양수리 막국수 집에 도착했다. 비빔 막국수 곱배기를 시키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오늘도 공도를 무사히 달리게 된 것을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자전거길 정리 작업

새터에서 북한강 연수원까지 국토관리청에서 담당하는 자전거길은 거의 관리를 하지 않기때문에 7월과 8월 두 달 동안은 거의 매일 그곳을 지나다니면서 제초작업을 했다. 모기에 물리고 작은 말벌에 쏘이고 손목이 아파도 매일 계속했다. 누가 수고비를 주는 것도 아니고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하는 것은 지나온 내 인생의 과오를 반성하며 고난의 길을 가는 심정이다. 제초작입 후 달리는 북한강 자전거길은 지극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구리/암사 대교를 지나 하남으로 가는 경우에는 9시쯤 출발하여 먼저 사능 가게를 들려 안부를 묻고 양수리 막국수집으로 가면 10시 반이나 11시 경이 된다. 막국수를 먹고 북한강 자전거길로 가게되면, 북한강 철교 밑 삼나무 단지를 비롯하여 새터 방향으로 가면서 제초작업을 실시한다.

마석으로 가는 경우에는 아침에 바로 출발하여 새터에서 북한강 철교 방향으로 가면서 제초작업을 실시하면서 간다. 제초작업은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칡넝클이나 넝쿨식물이 난간으로 올라오면 자르고 쑥, 나무 가지, 아카시아 나무 등 줄기를 자전거길로 내뻗은 나무를 주로 자른다.

낫은 두 개, 조립식 장대를 지참하고 다니면서 작업 구간에 도착하면 낫을 조립식 장대에 볼트로 연결하여 작업을 한다. 자전거에는 '작업중', '감속' 팻말을 달아놓는다. 베낭과 헬멧을 벗고 수건으로 마리를 감싼다. 아침 태양은 강한 열기로 지열을 발산하게 만든다. 작업을 하다보면 온 몸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뜨거운 태양 이래서 약 100미터 구간을 작업하는데 지친다. 2~3일만 지나면 칡넝쿨과 넝쿨식물이 줄기차게 자란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은 잘라주어야 한다.

그런데 칡이나 넝쿨식물을 자르면 이름도 모르는 다른 넝쿨식물이 나타난다. 가시가 달린 넝쿨식물인데 여간 질긴게 아니다. 그외 머루/다래 나무, 등나무, 호박, 찔레꽃 등도 함께 등장한다. 칡이 강하면 다른 넝쿨식물이 주춤하다가 칡을 재거하여 힘을 펴지 못하면 다른 넝쿨식물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인간 세계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며 느끼고 있다.

지난주 어느날은 남양주시 자전거 도로 관리 미니 차량이 지나가면서도 내가 힘들게 작업하고 있는데 아무런 이야기 없이 지나간다. 주인 의식이 전혀 없는 종이다. 지나가는 자전거족 가운데 열 명에 한 사람 정도 "수고하십니다!"하고 외쳐준다. "네~ 감사합니다!" 답한다.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 아무말없이 지나간다.

남양주시 작업 복장을 입은 자전거 도로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하고 집게만 들고 그냥 허느적거리며 지나간다. 시간만 떼우는 모습이다. 이런 일자리 실태가 전정권에서 만든 일자리다. 국가 예산이 줄줄 새지만 그 누구도 감독하거나 확인하는 모습은 없다. 국토관리청은 자전거 도로 관리에 손을 놓은지 오래다.

작년 같으면 사진에 보이는 이 자전거 도로는 칡넝쿨과 넝쿨식물로 도로를 반 정도 뒤덮은 상태였다. 금년에는 두 달 동안 매일 작업한 결과 도로 상태가 어느곳 보다 양호하다.

작업하는 나를 보고 돈받고 하는 작업인줄로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따가운 태양 아래 땀을 흘리며 작업하는 나를 보고 미친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도 좋다. 나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고 있으니까 땀을 흘리며 하는 운동도 되고 마음의 즐거움도 얻는다. 어제 먹은 알콜이 땀으로 모두 배출된다.

빨리 달리기에 바쁜 사람들, 남들이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치와 멋부림, 멀리 빠르게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전거족은 아직 철이 없는 사람들이다. 라이딩은 즐거운 마음으로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달리는 게 좋을 것이다.

블로그 글쓰기

블로그를 개설하여 처음에 글을 쓰려면 정말로 막연하여 블로그 글쓰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과연 어떤 주제로, 어떤 내용으로 쓸 것인가가 걱정일 것이다. 또 막상 글을 쓰려다 보면 한굴 맞춤법, 띄어쓰기가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용어 산택, 받침 붙이기, 혼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기에는 두렵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먼저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이 있는 분야의 남의 쓴 책을 골라 복사하는 마음으로 내용을 읽으면서 북사하며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글을 쓸 소재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전문성 있는 글이라면 전문성이 있어야 되지만, 보통 사람이 일상 생활에 대한 소소한 글을 쓴다면 이렇게 해보시라.

예를 들어, 자전거 도로를 지나가다가 나처럼 작업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치자. 그래서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보고 자전거를 세우고 말을 건다. 먼저 건방진 태도가 아닌, 예를 다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음료수나 간식도 권하면서 어떤 분인데 이런 작업을 하느냐는 등 이것저것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대화하다 보면 이야기거리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이야기에다 자신의 생각을 보태어 글로 쓰면 되는 것이다. 사진도 몇 컷 찍고, 자신의 블로그에 관련 글을 올려도 되느나고 물어보고 허락을 받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떠나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물을 관심깊게 바라보고 자신이 글로 쓸 거리를 찿는 건전한 생각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전기 자전거

내 자전거는 전기자전거라 체인과 스프라켓이 빨리 마모되어 자주 획인하고 갈아주어야 한다. 또 3,000 ~ 5,000킬로미터 주행 후에는 주기적으로 모터와 연결돤 크랭크 베어링과 구동부에 구리스를 교채해주는 등 정비를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주는 것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요즘 나이든 사람들이 전기 모터를 단 자전거를 타고 무섭게 달리곤 한다. 여성들은 물론 젊은이들도 전기 모타를 달고 무섭게 달리곤 한다. 그런데 헬멧조처 쓰지 않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 넘어지면 두개골을 다치고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면 인생을 망칠 수가 있다. 그것은 이런 행락철 각종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인간들은 인생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로마 유적 파괴자

로마 가도 전경

요즘 블로그에 로마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찬란했던 문명이 왜 철저히 파괴되었고 사라졌는지, 그런 일을 저지른 그들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유적은 2천 년 이상 역사가 지속되며 고대를 지배했던 그리스.로마 제국이 만들었던 문명이었다. 수많은 신전, 개선문, 궁전, 수도교, 성벽, 교량, 포럼, 성소, 제단, 경기장, 각종 공공시설과 행정시설, 부조, 조각, 그림, 저택, 회의장, 탑 등이 파괴되고 허물어지고 해체되고 부셔지는 등 대부분이 사라져버렸다.

이런 그리스.로마 유적이 대부분 서기 4세기에 시작된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밀라노 칙령'이 공포되고 난 이후 그리스도교를 부흥시키려고 막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콘스탄티누스 황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유지를 받은 아들 콘스탄티우스가 아버지에 이어 그리스도교 부흥을 위해 애쓴 덕분에 거의 반세기 동안 로마 사회는 그리스도교가 자리메김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가정에 그리스.로마 다신교 제단이나 다신교를 믿는 사람을 적발하면 사형에 처했다. 길거라 동상이나 훙상은 머리가 잘리고 손이나 다리가 짤리는 등 모조리 파괴되었고 다신교는 철저히 탄압하고 그와 관련된 수많은 각종 다신교 관련 시설물 파괴를 허용하자 사람들은 신전을 포함하여 각종 시설물을 헐어서 건축자재로 사용했다. 그리스도 부흥은 다신교 부활을 시도했던 배교자 율리아누스 시대에 잠깐 주춤했지만 테오도시우스 황제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리스도교 부흥은 다시 절정을 이루었다.

종교는 이처럼 배타적이며 이기적이기에 모든 논리를 종교적 논리로 재단하기에 중세를 암흑시대라 하고 옛 것을 되찿자는 르네상스 시대가 일어나게 된 배경은 이런 것이 발단이 되었다.

안개낀 경춘 자전거길 굴봉산역 근방

안개낀 자전거길은 그윽하고 아름답다.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개척자 같은 심정이랄까.

자전거길 좌우로 펼쳐진 갈대밭은 이탈리아 포강 하류에서 살았던 어느 순박한 시골 여자의 삶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생각난다. 소피아 노렌이 주연 여자 배우로 나왔는데 영화 제목은 생각이 안난다.

갈대밭 속을 힌색 원피스를 입고 모자를 쓴 한 여자가 다소곳이 혼자 걸어가고 있다면 그 경치는 예술이다. 아니면 쭉빠진 몸매의 여자가 자전거 복장을 입고 뒷 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라이딩 하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그 모습도 예술이다. 지금 당장 그런 모습이 내 눈 앞에 나타난다 해도 그 아름다운 운치에 놀라겠지만 그러나 금방 사라지는 아름다움이다. 우리 인생의 아름다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생의 부귀와 권세는 이처럼 눈 앞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된다.

새로 건설된 수도권 우회도로 북한강 대교

마치 고대 로마 시대 신전 기둥 같은 모습이다. 고대인들은 대리석 돌을 깍아 신전을 세웠다지만 오늘날에는 콘크리트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인류 문명에서 콘크리트 발명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구조물 공사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강철빔 이외에는 콘크리트처럼 저렴한 대채제를 아직 구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강 대교의 장엄한 모습에 우리 공학자들의 노력에 감사하고 싶다. 긴 시간과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수도권 동북부와 경기도 양평을 잇는 순환고속도로는 사람의 몸으로 치면 혈관을 새로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포천에서 서울로 오는 43번 국도와 3번 국도는 항상 초만원이다. 몇 년 전에 철원 동송까지 가서 다시 47번 국도를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데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다. 조금도 감속없이 총알처럼 달리는 차량, 쓰레기 천지의 노견, 노견 정리 공사를 하다만 구간, 곳곳에 차량 사고로 죽은 야생 동물 사체, 이런 길을 긴장과 불안의 연속으로 목숨을 걸고 달린 적이 있었다.

무사히 진접까지 내려왔지만, 서울이 가까울수록 도로는 차량으로 만원을 이루고 정체가 가속되고 있었다. 그리서 포천~양평 구간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 개통은 이러한 서울의 교통 체증은 물론 수도권 동북부 교통 체증을 감소시켜 줄 것이다. 마치 사람의 몸 속 혈관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처럼.

 

우리집 반려견 땅콩이

우리집 반려견 땅콩이는 2016년 생으로 남매간 불륜의 씨앗이다. 눈이 잘 안보이고 잇빨이 약해 질긴 고기는 먹지 못한다.

벌써 우리집에서 나와 8년째 동거동락을 하고 있는데 아무 곳에나 대소변을 보기에 패드와 휴지 소모가 많다. 마누라가 대소변을 보면 질겁을 한다. 나와 침대에서 잠도 같이 자고 오로지 내가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 하루 종일 집에서 독수공방한다. 아직 장가도 못간 녀석이라 미안함과 불쌍함에 마음이 안쓰럽다.

가끔 산책도 하지만 짧은 시간, 산책 후 털을 깍고 발톱을 자르고 목욕을 시키면 특히 발톱을 깍는 것을 지독히 싫어하여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입마개를 하고 목욕을 시키는데 입마개를 보면 도망간다.

간식을 주고 음악을 틀어놓고 나가지만 나를 종일 기다린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기다리고 반겨주니 고마운 일이다. 언제까지 나와 같이 살런지는 알 수 없지만 정성을 다해 지내고 있다.

"땅콩아!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