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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7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7

구리 한강 시민공원 자전거길

구리 한강 시민공원 자전거길에는 유채꽃밭도 조성되어 있지만, 무엇보다도 5월의 여왕 장미꽃이 만발하여 자전거길을 수놓고 있어 계절의 절정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구리/암사 대교와 새로 건설된 거대한 현수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일주일에 한 두번 지나다니지만 요즘처럼 꽃이 만발할 때는 달리는데 바람에 향기로운 꽃향기가 은은히 꼬끝을 스며든다.

장미는 사랑을 의미한다지만 가시가 있다. 사랑에 빠지는 젊은 남여가 모두 성공적인 사랑을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거나 마음의 성처를 받게 된다. 심지어 헤어지자는 말에 여성을 흉기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에 빠진 남자는 헤어나지 못하지만 여인은 계산적이어서 남자가 능력이 없거나 다른 능력있는 남자를 보게 되면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가 보통이다. 갑작스런 이별 통보에 통상 남자는 이성을 잃기 마련이며 이미 아름다운 여인에 마음이 빼앗긴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변하여 상상하지도 못할 엄청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다.

장미꽃 수 백 수 천 송이를 여인에게 선물로 건네면 대부분 기쁨의 표정을 지을 것이다. 자신을 꽃에 비유하는 여인들은 대부분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인들이 꽃밭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주본다. 아름답지 못한 자신의 얼굴과 마음을 꽃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려는 행동이 아닐까.

장미와 함께 찔레꽃과 자주색 꽃도 피어 색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보기에 좋다. 아카시아 꽃은 지난주에 절정을 이루다가 지금은 시들어지고 있다. 찔레꽃은 자전거길 주변에 많이 자라고 있는데 장미와 마찬가지로 가시에 찔리면 통증이 심하고 잘 빠지지도 않는다.

요즘 일주일에 한두번씩 세터에서 물의 정원까지 북한강 자전거길 주변 넝쿨식물과 수목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카시아 나무와 칡, 넝쿨식물과 처진 나무 가지나 자전거길로 튀어 나오는 수목을 제거하고 있는데 지금이 적기다. 이제 막 줄기가 자라기 시작하고 뻗어나가려고 하고 있어 자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이때쯤 제거를 못했는데 더 자라면 굵기가 굵어져 자르기도 힘들다.

작업 중 지나가는 자전거족 중에는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하는 인간이 없다. 지난 주말에도 강촌 내륙길을 주행했는데 충의대교 방향으로 가다가 3명 한 팀을 만나고 술어니 고개를 내려가다가 한 명의 고독한 자전거족을 만났는데, 내가 '홧팅'을 외쳐도 반응이 없었다. 모두가 메마른 마음이고 내 자신만 알고 이웃을 배려하지 못하는 요즘 세태 때문일 것이다.

작업 중 지나가는 자전거족 대부분은 내가 남양주시에서 고용된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무관심하게 지나간다. '작업중'이라는 펫말을 작업 구간 전후에 세워 좋고 작업을 하는데, 무섭게 과속으로 달리는 젊은 자전거족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북한강 철교 아래 화장실 뒷편에는 높이가 10미터 이상 큰 삼나무가 열 그루 정도 자라고 있는데, 작년에 보니 칡넝쿨 등 넝쿨식물이 삼나무를 타고 올라가 자라고 있었다. 햇빛을 가려 잘 자란 삼나무가 죽게 생겼지만 관리하는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삼나무가 죽든 말든 도로변 잡초만 제거하면 그만이다. 주인이 아니라 종이나 머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에 낫으로 삼나무를 타고 올라간 칡넝쿨과 넝쿨식물을 모두 잘랐다. 칡넝쿨은 줄기가 마르지 않고 봄이 되면 그 줄기에서 새순이 나와 번식한다. 그래서 큰 나무 하나를 1~2년이 지나면 순식간에 덮어버린다. 다른 넝쿨식물은 칡을 타고 올라가서 칡과 같이 자라지만 겨울이 되면 모두 말라버리고 봄이 되면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새로운 싹이 자란다.

금년에는 싹이 올라오는 칡은 물론 넝쿨식물 새순이 삼나무 주변 땅에서 솟아오르기에 낫으로 대부분 제거했다. 아마 내가 나타나면 칡이나 넝쿨식물들이 모두 두려워 할 것이다. 이것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제거 작업을 해주어야 된다.

45번 도로와 병행하여 만들어져 있는 자전거길은 국도관리청 의정부 지청에서 관리한다. 팔당대교 남북 오르막길이나 대교 자전거길은 10년이 넘도록 보수한 적이 없다. 가평 경강교 쉼터도 마찬가지로 등나무가 제멋대로 자라고 쓰레기가 넘쳐나도 치우는 법이 없다. 사람들은 그런 곳에 쓰레기를 더 갖다 버린다. 지자체에서 공문으로 요청을 해도 도로 관리에만 신경을 쓰지 자전거 도로 관리에는 무관심하다. 그런데 지난주 팔당대교 자전거길을 재포장을 할 것인지 바닥을 모두 깍아냈다. 아마 누군가 민원을 제기한 모양이다. 지금 팔당대교 옆에는 신팔당대교를 건설하고 있는데 자전거 도로를 만들 것인지 모르겠다.

멀리 구리/암사 대교가 보인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은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다. 보라색 꽃도 장미꽃과 더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어울림은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혼자 독단으로 우뚝선 사람보다 더불어 같이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보기에 좋다.

가정의 달 5월도 어느듯 막바지를 향해 지나가고 있다. 사랑의 계절이지만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해본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 등등 무수한 사랑의 이미가 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베품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것을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나의 봉사가 다른 이를 기쁘게 해주고 안전하게 해준다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 사랑은 이해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것이다. 자기 희생이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저격은 조국에 대한 사랑이 아니면 절대로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없다. 수많은 독립투사나 애국지사들은 자신의 이득을 버리고 조국의 해방을 위해 일제와 싸웠고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렸다. 그러나 매국노나 친일파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조국을 버렸고 민족을 버렸다.

사랑은 소유나 집착이 아니다. 사랑은 쉽게 뜨겁고 쉽게 식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은근히 데워지고 식는 것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땀흘려 번 돈이 귀하게 여겨지지만 쉽게 번 돈은 아까운줄 모르는 것처럼, 쉽게 쟁취한 사랑은 금방 식고 버려지는 것이다.

사랑은 계산히지 않는다. 선지자 예수는 환란의 시대를 살면서 이스라엘 민족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자신의 목숨이 아까웠다면 그런 설법으로 민중을 행해 사랑을 설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을 계산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을 초래하개 된다. 계산은 손익을 따지기 때문에 베푸는 사랑이 아니다.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랑은 보람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나 자신이 더욱 풍요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헤어지자는 연인을 무참히 살해하고, 음주운전으로 지나가던 애굿은 사람을 치어 죽이고, 과속으로 달리다가 다른 차량을 받아 사람을 치어 죽이고, 재물에 눈이 멀어 조국을 배신하고 설계도면을 팔아넘기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고, 사기를 쳐서 남의 재물을 훔치는 등 이런 부류이 인간들은 조국이나 이땅, 이웃, 가족, 친자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진정한 사랑을 모르고 자신 만의 이득을 생각하는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보라색 꽃이 장미에 가려진채 곱게 피었다. 보라색은 황순원 단편 소나기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소나기가 내린 후 무지개를 바라보며 두 소년 소녀는 들판을 달려갔다. 소녀는 소년이 꺽어준 들꽃을 한아름 안고 비가 내린 후 물이 불은 개울을 건늘 때 소년의 등에 없혀 건넌다. 그런데 소년의 옷에 보라색 꽃물이 들었다. 보라색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다. 그런데 작가는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없다. 그가 보라색을 표현한 의미는 무엇인가.

피는 시간이 지나면 검붉게 변한다. 그런데 더 시간이 지나면 보라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보라색을 어떤 의미로 표현했는지는 나름대로 상상은 가지만 정확히 나도 모르겠다. 어쩌면 멍든 자국이 보라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소년의 멍든 가슴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인생이 영원하지 않듯이 아름다움도 수명이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진화와 변화를 거듭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도 진화와 변화를 거듭하지 못하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나의 고지식한 내면을 개혁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고로 진화하지 못하면 나도 시대의 낙오자가 될 것이다.

내가 죽어 이런 장미꽃 한송이라도 되어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아름답다며 칭찬해주고 바라보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죄가 많아 미물이 되어 날씨가 덥다고 자전거 도로 길바닥으로 기어나오는 지렁이처럼 비참한 죽임을 당하지 않을까. 아니면 불나방이 되어 불을 찿아 날아들다가 살충등에 타 죽는 게 아닐까.

얼마간 피어 살다가 사라지는 꽃처럼, 모진 생명 구차하게 이어갈 궁리를 하지 않고 당당하게 피어나고 열심히 삶을 살다가 사라지는 인생이면 좋겠다.

나는 차도 골프채도 테니스 라켓도 모두 버리고 오로지 자전거만 타고 있다. 요즘은 벗고개와 서후고개와 중미산 고개를 넘는 코스는 지나다니는 차량이 많아 자제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구리/암사대교 - 하남 - 팔당대교 - 북한강 철교 - 양수리 양수역을 가서 막국수를 먹고 오고, 또 하루나 이틀은 마석 - 새터로 돌아 북한강 수목제거 작업도 하고, 주말에는 강촌 내륙길을 주행한다. 지난 주말까지 여섯 차례다. 일요일에는 가볍게 근거리 주행을 하고 집에서 쉰다. 양수리 막국수집 주인 아줌마가 이제는 나를 기억하고 가면 반긴다. 나오면서 "제가 저 블로그에 막국수집 홍보했어요" 하고 말했더니 고맙다고 한다.

어느날 팔당대교 다리밑 쉼터에서 쉬다가 깔딱고개 방향으로 돌아오는데 두 젊은 남녀가 손쌀같이 나를 추월하여 지나갔다. 시속 35킬로미터 이상 속도다. 내가 뒤를 따라 붙었는데 도저히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남자는 앞서 달리고 여자는 힘겁게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내가 50미터 쯤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데 덕소 근처에서 갑자기 여자가 정지하면서 남자를 보면서 손을 흔든다. 그러자 서로 익숙한 약속이나 된 것처럼 동시에 남자가 뒤돌아보면서 손을 흔들고 간다. 여자는 덕소 근방에 사는지 연결된 통로로 빠져 나갔다. 나는 남자를 뒤따라 갔는데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앞서 달리더니 삼패공원 근처에서 사라졌다.

나는 달리면서 곰곰히 갖은 생각이 들었다. 둘은 어떤 사이인지 무척 궁금했다. 쏘쿨하게 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남매인지 연인인지 친척인지 긍금했다. 그러나 알 수는 없다. 연인끼리라면 그렇게 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둘이 헤어질 때 쿨하게 손이나 흔들면서 말이다. 아마 남매 사이거나 친척 사이일 것이다. 둘이 자전거 주행을 하고 맛난 음식을 먹고 헤어진 게 아닐까 생각된다. 나에게는 영원한 미스터리다.

나도 저런 사람처럼 자전거 주행을 같이 하고 맛난 음식을 먹고 이야기도 하고 헤어질 때는 쿨하게 헤어지는 자전거 동행자가 있다면 좋으련만......그런데 없다.

구리 한강 시민 공원에는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전디밭에 텐트를 치고 옹기종기 모여 음식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자전거도 탄다. 그래서 휴일에는 이곳을 지나다니기 무척 조심스럽다.

강변을 산책을 하던 사람이 불쑥 튀어나오고 어린이가 휘청이면서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자전거 도로에 함부로 진입하여 주행에 지장을 준다.

오늘이 5월 20일, 5월도 열흘이 겨우 남았다. 가정의 달이지만 가족들이 모여 얼굴 보기도 힘들다. 딸은 미국 시에틀에서 열심히 잘 살고 있고 아들은 직장에 열심이다. 마누라는 요즘 손주 돌보미에 시달리다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아프다는 곳이 많다. 물리치료도 받고 산책도 한다. 또 마석에 장이서는 날 장터가서 장구경하는 재미를 들였다. 들기름, 김, 빈대떡을 사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거라. 장미꽃 향기처럼 향기나는 마음씨로 멀리멀리 퍼져나가는 꽃향기가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