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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4 본문
깊어가는 가을 4
북한강 자전거 도로 가을 풍경 2
북한강 새벽 풍경
북한강 강 위에 설치된 쉼터에서 동녁을 바라보니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여명의 고요함은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정적의 순간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온통 붉은 여명색으로 물든 북한강은 경이롭기만 하다.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다면 그 사람은 이런 풍경도 못보고 늦게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남에게 뒤쳐지는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누라, 아들, 딸, 사위, 손주가 모두 참여하는 가족 밴드에 사진과 동영상을 가끔 올리면 모두가 본다. 댓글을 달고 모두 멋있고 좋다고 한다. 그러나 각자 생활에 바쁘고 생각이 다른데 나의 생각만으로 모두가 좋아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밴드에서 가족이라도 함부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힘들고 나만 잘났다고 하기도 힘들다. 살아가는 환경과 수준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나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친가와 처가가 모두 참여하거나 동서간에 모두 참여하는 밴드는 주의해야 한다. 서로 비교하고 배알이 꼴리는 꼴볼견을 보이는 사람이 꼭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교양과 메너, 남을 배려하는 배려심, 상대의 생각과 환경을 고려하여 꼭 필요한 내용만 그리고 좋은 것만 이야기하고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핏줄끼리 자화자찬하고 다른 핏줄을 무시하는 언행은 밴드를 탈퇴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족간에 밴드를 하다가 중단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강 건너편 남쪽에도 많은 집들이 들어서 있다. 사람들은 강변에 집을 짓고 살고 싶어한다. 한강변 아파트 집값이 비씬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강을 바라보는 경치는 장엄함과 고요함, 그리고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는 재미이며 이는 고층 아파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부가 창가에 앉아 야경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면 흥취가 더오를 것이다. 강위를 날아가는 드론처럼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일 것이고 내적인 흥분 호르몬도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친밀감도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보기싫거나 미운 사람과 같이 앉을 리도 없지만 좋은 강변 집에서 부부가 여러기지 삶의 갈등으로 매일 싸움을 하거나 잠만 자거나 집을 나가는 모습도 종종 티비를 통해 본다. 그런 사람에게 좋은 경치가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황제들은 시민들의 즐길거리와 볼거리로 전차경주나 검투사 시합, 모의 해상 전투 등을 수시로 열었다. 로마 제국의 전역에서 속주를 책임진 로마 총독들은 속주마다 속주민을 위해 이런 경기를 주관했다. 만약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삶의 스트레스와 불만이 증가하여 사회적 문제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즐길거리를 찿아가서 먹고 마시고 사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새터를 넘어 가다보면 경춘 국도와 45번 도로, 서울~양양 고속도로 종점인 미사 대교 위에는 연휴를 맞아 춘천, 동해안 등지로 산과 바다, 단풍을 찿아가는 차량들로 초만원이다. 3년 동안 코로나로 갇혀 지내던 국민들이 이제 코로나가 해제되자 모두 미친듯이 행락지를 찿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즐길거리와 불거리를 찿아 평생을 헤매이는 지도 모른다.
오늘날에도 각종 스포츠 시합이나 영화, 연극, 음악 공연, 종교 등을 통해 국민들은 삶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믿음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한편으로 음식점, 술집, 매춘 등을 암암리에 장려하거나 방치하고 있는 이유도 고대부터 이런 업종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줄기차게 성장해온 업종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미아리, 588 등 대부분의 사창가는 개발을 빌미로 사라졌지만 매춘은 정조 개념이 사라져가는 지금에는 암암리에 주택가 속으로 침투하여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손흥민의 축구 경기에 몰입하여 미치고 야구, 배구, 농구, 골프장을 찿아 응원하며 흥분하여 발광하는 사람들을 티비를 통해서 본다. 이것은 고대 로마 시대의 시민들이 대경기장에서 벌이는 전차 경주나 콜로세움에서 벌이는 검투사 시합장에서 열광하며 흥분하는 모습과 동일하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선양하기 위해 만든 유명한 영화 <벤허>에서 벌어지는 전차경주나 고대 로마의 코모두스 황제 시대에 실존 인물인 막시무스 장군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글래디에이트>에서 우리는 고대 로마인들이 검투사 시합에서 열광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나도 청소년 어린 시절에 영화 <벤허>를 보았는데, 당시 고대 로마 시대의 전차경주 장면은 후대인들에게 처음 소개된 장면으로 모두가 전차경주의 짜릿한 장면에 감동되어 그 장면으로 인해 영화 <벤허>는 더욱 인기몰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나라꼴은 뒤죽박죽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국회는 제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정쟁으로 변혁의 시대와 위기의 시대에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고대 로마 시대 대(大)카토가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을 몰락시킨 아프리카 누스로 불리며 추앙받던 로마 제국의 영웅인 스키피오 장군을 정쟁으로 몰락시킨 것을 보면 정치는 자신과 정치적 이상을 달리하는 사람을 정적을 삼아 이성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보다 더한 악인으로 몰아 몰락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키피오 아프리카 누스 장군은 정치에서 물러나 별장에 칩거하다가 한니발 장군이 마찬가지로 정쟁으로 반대파의 밀고로 로마에서 조사팀이 오게 되자 카르타고 조국을 떠나 오리엔트로 도망가서 로마 타도의 재기를 도모하다가 실패하고 일단의 로마군이 추격하여 오자 비티니아 속주로 숨어들어 은거하다가 결국 독약을 마시고 숨을 거둔 해에 스키피오 장군도 같은해에 숨을 거두었다. 희대의 두 영웅은 이렇게 모두 정쟁으로 몰락하였고 같은 해에 같이 하늘 나라로 가면서 가는 도중 주막집에서 같이 만나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인생무상의 회한을 풀면서 술잔을 기울였는지 모른다.
우리 정치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경제하고 타협하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 몰락시키는 데만 몰입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정치 현실이다. 같은 법을 두고 여야가 다른 시각차를 보이는 것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서로 자신과 무리들의 이득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나라를 멸망시킨 사색당파 정쟁에서 한발도 진보하지 못하고 있는 후진국형 정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