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42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42

두바퀴인생 2022. 7. 31. 04:55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42

 

 

새터에서 북한강 철교 가는 길 5

 

자전거 도로 정비 봉사

 

 


북한강 전망대 고개 정상 부근

 

 

새터를 지나 금남리를 달려 북한강 전망대에 도착했다. 토요일이지만 이른 아침이라 자전거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북한강 전망대는 새터에서 북한강 구간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고개 정상이다. 북한강 철교 방향에서 올라오는 오르막 정상 부근에 아카시아 나무와 칡넝쿨이 자전거 도로 안으로 자라 위험한 장애물로 가로막고 있었다. 

 

난 자전거를 세워놓고 가져간 톱으로 아키시아 나무를 자르기 시작헸다. 길로 튀어나와 자란 잡풀도 제거했다. 그러는 사이 몇 명의 젊은 자전거족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무도 "수고하십니다!"하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인사를 받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다. 대부분 무감각하게 지나가는 것이 통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좀 든 부부가 올라오면서 "수고하십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난 고맙고 반가워  "네~~" 하고 답했다. 인간적인 품성이 제대로 베인 사람들이다. 나도 도로 작업을 하거나 잡초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들이 있으면 "수고하십니다!"하고 지나간다.

 

 

매일 아침에 이 길을 다니면서 한 시간 정도씩 나흘 간 이 일대 자전거 도로를 정비했다. 우선 눈에 보이는대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것부터 제거 작업을 지속했다. 나무를 제거하면서 느낀 점은 나무들도 치열한 햇빛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넝쿨식물이 나무를 타고 오르면 또다른 넝쿨식물이 그 넝쿨식물을 타고 오른다. 아래 쪽 작은 나무들은 큰 나무 그늘을 피해 길게 도로 쪽으로 가지를 뻗어 자란다. 큰 나무 아래 아카시아 나무는 햇빛을 받으려고 나무 줄기를 길게 줄기차게 자전거 도로 쪽으로 내뻗는다. 도로 난간마다 칡넝쿨이 나무를 타고 오르다가 난간을 타고 오른다. 식물들의 치열한 삶의 경쟁은 어쩌면 인간 사회보다 더 치열한 것 같다. 아카시아 나무는 가시도 크고 조금만 톱질하면 금방 뿌러진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자라기 때문에 여물지가 못하다.

 

아카시아 나무는 자생력과 생존력이 강해 뿌리만 살아 있어도 싹이 되살아난다. 또 확산 속도도 빠르고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씨가 떨어진 곳이라면 어디든지 쉽게 뿌리를 내리고 빨리 자란다. 실제 아카시아 나무의 용도는 아키시아꽃의 꿀을 채취하거나 울타리, 땔감으로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나무가 쉽게 속이 썩고 여물지 못하고 성장은 빠르나 바르게 자라지 못하고 기초가 약해 바람에 쉽게 넘어진다. 자전거 도로에 넘어진 나무는 키가 큰 아카시아 나무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각종 봉사활을 통해 느끼는 기쁨을 간과하기 쉽다. 남을 위해 아무런 댓가없이 하는 봉사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허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제거한 아카시아 나무

 

자전거 복장을 한 나를 보고 젊은이들이 나를 남양주시에서 나온 도로 정비하는 사람으로 오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요즘 젊은이들은 인성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고 예의와 메너는 실종된지 오래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라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모두 다 들어주고 해주니 남을 위한 배려나 메너,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대부분 되고 말았다. 자신만 알고 욕심만 채우고 공공심은 사라져버린 모래알 같은 인성들이 되버린 오늘의 현실, 밥상머리 교육이 거의 없는 현실이 아닌가. 배고픈 인자가 베인 부모들이 원하는대로 먹이다보니 비만형이 넘쳐나고 욕심만 분출되는 거리 모습이 아닌가.

 

1시간 정도 아카시아를 자르고 칡넝쿨을 제거했다. 다음날 24일 일요일에는 나머지 반을 정리했다. 오는 길 중간에 처진 나무 가지와 넝쿨을 제거했다. 다음날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북한강 전망대를 지나 물 위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고 쉼터가 있는 다리 위 길에 아카시아와 칡넝쿨을 제거했다. 4일 간에 걸쳐 크게 장애를 주는 아카시아와 낭쿨을 제거했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것으로 마무리 하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대략 마무리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나가는 자전거족이 여럿 있었지만 지난 토요일 나이든 부부 외에는 한 사람도 '수고한다'는 인사도 없이 지나갔다. 어떤 젊은 놈은 자전거가 지나간다고 소리치며 지나간다. 그래 너 잘났다. 인간성이 메마른 것인지 인간이 덜 된 것인지 나이 고하를 불문하고 남이 하는 일에 거의 관심도 없다. 자신만 잘났고 자기만족에 젖어 있는 인간이 대부분이다. 어떤 나이든 사람은 내가 '안녕하세요' 하고 작업을 하다가 쉬면서 인사를 해도 묵묵무답이다. 오르막 고개길이라 힘들었을 것이다. 인사를 받고 싶지도 않다. 

 

나는 이 자전거길이 좋아서 지나다니면서 우선 나 자신이 사고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에 작업을 완료한 다음에는 기쁨을 느끼기에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아키시아 나무와 뽕나무 등에는 흰색갈의 진딧물 같은 벌레가 잔뜩붙어 있다. 아카시아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톱날에 손가락이 찔려 상처도 났지만 보람을 느끼면서 자아만족을 한 셈이다. 어제는 찬마산역 근방 도로를 지나가는데 도로 바닥에 '더덤이가 긴 노린재' 곤충이 여러마리 죽어 있었다. 외래종인지 알 수 없으나 많이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살충재를 뿌렸는지 알 수 없으나 해충이라니 제거한 작업을 한 모양이다.

 

 

 

 



 

보슬비가 내려 나무 가지에 고여 있던 빗물이 쏟아져 옷은 거의 다 젖어버렸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돈을 준다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생각해도 미친짓이다. 그러나 이런 봉사를 통해서 내 스스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소득일 것이다.



 

미사대교 근방 쉼터에서 젖은 옷과 신발, 양말을 말리는 중이다. 


 


 

미시대교 근방 쉼터에서 따사로운 햇살에 옷을 말리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난다. 사람들은 스스로 기쁨을 느끼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오로지 권력과 재물을 추구하는 데 일생을 허비한다. 권력과 재물은 연예인의 인기와 같아서 결국은 거품처럼 사라지는 환상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의 욕구 5단계 중에서 최종단계인 자아실현과 자아만족을 얻는 방법은 이러한 남을 위한 소소한 봉사로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