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마음이 가는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9 본문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9
새터에서 북한강 철교 가는 길 2
고가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비는 쉽사리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도로를 관리하는 남양주시 복장을 한 한 30대쯤으로 보이는 건장한 젊은이가 비를 피해 내가 있는 교각밑으로 다가왔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하고 젊은이가 인사를 하자,
"안녕하세요." 나도 인사를 했다. 자연히 두 사람이 고가 다리 아래서 비를 피하게 되었다. 비를 화재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기도 알고 출근했는데, 이렇게 비가 많아 온다면서 나를 보더니 '자전거 복장을 보니 대단하신 거 같다'면서 칭찬을 했다.
무인도에서 만난 두 사람처럼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가 다리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전거, 직장, 운동,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젊은이가 꽤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생각되었다.
북한강변을 따라 잘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
이 젊은이처럼 힘든 일도 마다않고 선택한다면 취업이 힘들리가 없을 것이다. 동남아 지역의 많은 젊은이들이 고기잡이 어선을 타거나 공사장에서 막노동으로 일하거나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거나 열악한 제조업 현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인데 우리 젊은이들은 그런 직종은 회피하고 편안하고 깨끗하고 힘들지 않은 일만 찿다보니 취업이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은 귀촌과 귀농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티비에 '부자 농부' 프로그램을 보면 다양한 작물로 특종 제품을 생산하여 부자 농부가 된 사람도 많다. 또 기존의 고구마, 감자, 대파, 옥수수, 각종 야채 등을 꾸준한 노력으로 공부하고 시험하여 대량의 우수 상품을 개발하여 부자 농부가 된 사람도 많다. 방송에서 '극한 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아도 힘들고 무겁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성공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부모들이 너무 편안하게 키워서 그런가, 아니면 가난한 시대에 자란 부모들이 자신이 걸어온 인생의 삶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좋고 쉬운 일만 원해서 그런 것인가. 아직도 '과거 급제'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장인, 기술자, 전문직에 대한 천시와 차별의 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되었던 조선, 여러 처첩을 거느리고 공염불에 불과한 경전을 읽으며 평생 무위도식하던 양반만을 위한 이씨 조선의 오랜 역사가 아직도 우리 뇌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 건너 풍경
자신은 남양주시 공원담당 직원이라고 했다. 근방에 관리 사무소가 있었다.
내가
"자전거 도로 제초 작업하는데 예산이 엄청들죠?"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엄청납니다. 그런데 남양주시에는 관리 파트가 도로 담당, 공원 담당, 일반 주거지 담당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은 공원 담당 파트에 근무한다."고 했다. 고가 교랑 아래가 바로 공원으로 만들어져 있고 관리 사무소도 위치하고 있었다.
"아, 그래요?"
"그런데 실례지만 한달 봉급은 대략 얼마나 받는가요?"하고 내가 물었다.
"봉급은 대략 200만 원 초반대쯤 됩니다."하고 답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취업도 어려운데 힘든 일을 하는 직장을 다니는 것이 대단해 보인다." 고 내가 격려해주었다.
강변 벤치에서
자신은 "조경에 관심이 많아 공원 파트에서 조경을 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곤 한다."고 했다.
"조경에 관심이 많고 일에 보람을 느낀다면 그 방향으로 자격증도 따고 나중에는 기술사 자격증을 따면 미래가 좋을 것이다." 라고 내가 조언해주었다.
그러자 그는 "안그래도 여러 장비 자격증도 따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는 취득했다"고 했다.
"요즘처럼 취업도 어려운데 힘든 일을 하는 직장을 선택한 점이 대단하다."고 했더니,
자신은 "조경하는 일이 좋아서 젊은 나이에 취업하게 되었다."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젊은이 대부분은 이런 힘든 일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청년은 조경에 관심도 많고 하는 일에도 긍정적인 시고를 가지고 있엇다.
자신은 조경 파트로 조경 사업을 하는데 남양주시는 각종 제한이 많아 일하기가 어렵지만 인천, 수원, 안양, 용인, 양평 쪽은 통제가 좀 느슨하여 일하기가 좋다고 했다. 한 예로 나무 한 그루 옮기더라도 남양주시는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아마 남양주시는 지역 대부분이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 그런 모양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그 젊은이는 연신 답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런 비오는 날이면 답배맛이 더 좋다. 나도 담배를 피우는 입장이라 이해를 했다.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니 비가 조금씩 약하게 내렸다. 내가 출발 준비를 하면서 서로 '수고하시라','조심하시라 '하면서 인사를 하고 그 젊은이와 혜어졌다. 난 북한강 철교 방향으로 다시 출발했다.
'시대의 흐름과 변화 > 생각의 쉼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41 (0) | 2022.07.29 |
---|---|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40 (0) | 2022.07.27 |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8 (0) | 2022.07.24 |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7 (0) | 2022.07.22 |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6 (0) | 2022.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