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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6

두바퀴인생 2022. 7. 20. 05:45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36

 

 

팔당 : 팔당호, 팔당댐, 팔당대교, 팔당역 3

 




멀리 팔당대교가 보인다

 

 

난 요즘은 호평동에서 마석을 경유 새터에서 금남리-조안면-물의 정원-북한강 철교-팔당-깔딱고개-왕숙천-사능을 돌아오거나, 아니면 팔당에서 팔당대교를 넘어 하남-잠실-잠수교-뚝섬-구리한강시민공원-왕숙천-사능을 돌아오는 길이나, 아니면 잠실에서 잠실철교를 지나 구리한강시민공원-왕숙천-사능으로 돌아오는 길을 주행하고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 사람도 적고 차량도 적고 달리기에도 좋다. 휴일에도 주행을 하는데 나는 반대 주행을 하는 셈이다. 광기에 가득찬 모습으로 미친듯이 달리며 몰려오는 자전거족을 보면서 나는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면서 달린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쉼터에서 간식도 먹고 경치를 구경하고 인생의 시름을 달래기도 한다. 

 

내가 권력과 재물이 높아지고 많아졌다면 분명히 부귀영화를 누리며 주지육림에 빠졌을 것이다. 꿈 속에서 8선녀를 거느리고 살았다는 <구운몽>의 주인공처럼 살았다면 아마 지금쯤에는 그동안 소모한 기력이 모두 쇠진되어 병상에 누웠거나 식물인간이 되었거나 땅 속으로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현직에 있을 때 술과 담배, 각종 가정사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퇴직할 때 쯤에는 내장이 기능을 상실할 본격적인 시기였다. 그래서 백수도 잠시, 지루한 나날이 계속되자 무언가 활기를 찿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좋지 않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새벽마다 물통 4개를 베낭에 넣고 약수를 떠나르기 위해 서초동 집에서 가까운 우면산을 올랐다. 4시면 기상하여 준비를 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우면산을 오른 것이다.

 

처음에는 500계단을 오르는데 숨을 헐떡이며 쉬어가기를 수 차례, 약수터에서 악수를 한바가지 마시고 약수를 통에 담아 베낭에 넣고 우면산 등산로와 사람이 다니지 않는 산길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비를 맞고 눈밭을 헤치며 다녔다. 그러기를 수 년이 지나자 어느 여름날 며칠 동안 폭우가 쏟아지면서 우면산에 대규모 산사태가 났는데, 남부순환도로가 차단되고 인근 아파트까지 흙더미가 쓸려내려와서 사람도 여럿 다치고 죽었다. 그러자 우면산의 등산로와 약수터가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등산은 포기하고 자전거를 사서 새벽 시내 주행을 위주로 타기 시작했는데 십수 년이 지나고 그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멀쩡한 사지에 감사하고 새벽 여명을 바라보며 생동감 넘치는 하루를 시작하는 것에 감사한다. 그동안 건강은 많이 회복되어 건강검진 종합검사를 하면 대부분 정상이다. 오늘도 생동감 넘치는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수많은 절경을 구경하며 자전거를 탈 수 있음에도 감사한다. 

 

 

어저께는 하남을 돌아 잠수교를 지나고 중랑천에서 강동대교 아래가 침수되어 있을 것 같아 태능입구역 방향으로 올라가 화랑대 앞을 경유 퇴계원으로 가다 별내를 지나게 되었다. 별내에서 막국수를 먹으려고 지도 검색 후 별내역 근방 막국수집을 찿아갔는데 이곳은 상가가 비슷비슷하여 몇 바퀴 돌다가 겨우 찿았다. 막국수 맛은 그런대로 좋았고 편육도 반접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별내 방태 막국수

 

 

진건의 소담 막국수집은 찿아가는 길은 역주행이고 다소 험하여 자주 가지 못하지만, 금곡의 막국수집은 집으로 가는 길 중간이라 그동안 자주 가는 편이었다. 금곡집은 곱배기가 있어 나는 곱배기를 시켜 먹는다. 그러나 이곳 벌내 막국수집은 가게가 정갈하고 편육도 반 접시 먹을 수 있지만 막국수 곱배기가 없다. 다음에는 곱배기를 부탁해보아야 겠다. 

 

간판 이름이 '방태 막국수'집인데, 아마 강원도 현리에 있는 방태산에서 이름을 따온 모양이다. 방태산은 지세가 험하여 6.25 전쟁 당시 아군 3군단의 후방 보급과 철수로의 유일한 길목인 오미재 고개를 소규모 중공군이 야간에 은밀히 침투하여 고개를 차단하자 군단은 수차례 공격을 했으나 험한 지형으로 실패하자 중공군에게 완전히 포위된 것으로 생각하고 군단 전체에 공황이 일어나면서 무기와 장비를 모두 버리고 장병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일부는 내린천 흐르는 물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는 길인줄 알고 인제 쪽으로 가다가 중공군에게 사살되거나 모두 포로로 잡히고, 일부는 남쪽으로 가는 길을 찿아 험준한 방태산을 밤새 헤메다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와서 포로로 잡히는 등 아군이 거의 전멸을 당한 치욕적인 전사가 있는 곳이다. 후일담의 의하면 '0'군단장은 군단이 지리멸렬하자 병사 복장으로 갈아입고 후방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종전 후 그 군단장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정부의 고관대작을 거치면서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리며 잘 살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나라는 웃기는 나라다.

 




 건너편 강변 풍경

 

 

요즘은 장마철이라 가는 곳마다 침수되어 가는 길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덕소 일대 저지대 진흙탕 길, 팔당대교 근방 하천 건너는 곳 차단, 강동대교 북단 아래 저지대 침수, 중랑천과 왕숙천 저자대 침수 등으로 자전거길이 차단되는 경우가 많다. 

 

덕소 일대 저지대 진흙탕길은 지자체에서 가장 먼저 치우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하루만 지나면 금방 치운다. 팔당대교 근방 하남 하천 차단은 윗쪽으로 우화 가능한 길이 있어 차단해도 우회가 가능하다. 강동대교 하단 침수 지역은 물이 빠지면 진흙과 쓰레기가 쌓여 모두 치워야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오래된 우회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내리면 통행이 가능하다. 이곳도 지자체에서 빨리 치우려고 노력하는 곳이지만 한강물이 빠져야 가능하기에 한강 수위에 따라 통상 2~3일은 걸린다. 

 

사치스런  생각인지는 몰라도 자전거길에 전광판을 만들어 현재 시간 통행이 불가한 곳을 표시하여 주요 길목 곳곳에 설치하여 자전거족들이 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오늘 팔당대교를 지나 하남으로 오는 길에 반대편에서 오던 어떤 자전거족이 나를 새운다. 

 

"팔당대교 가는데 도로 상태가 어떤가요?"하고 물었다.  

 

"하천이 차단되어 있는데 우회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우회로가 있느냐?"고 물었다.

 

"윗쪽으로 올라가면 교량으로 우회로가 있다"고 내가 우회로로 돌아왔기에 이야기 해주었다.

 

그런데 헤어지는데도 고맙다는 말도 없는 싸가지도 없는 인간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싸가지 없는 인간이 부지기 수다. 메너와 예의, 태도가 인간의 가치를 죄우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인간이다. 

 

어제는 잠시 육아 전문 방송를 보게 되었는데, 문제아의 행동이 유전적으로 타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는 성격에 따라 폭력적, 산만형, 집착형, 파괴형, 갑질형, 폭발형, 참지 못하는 인내심 부족 등 이러한 성격과 행동은 모두 부모의 유전자를 타고 난다고 하니 유전자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잔인한 살인, 공공기물 파손, 무차별 폭행과 욕설, 쓰레기 투기, 술먹고 시비, 사기, 강절도, 강간, 성폭행 등 강력 범죄도 유전적인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방송에서 아들의 행동을 보며 눈물 흘리는 애비도 어릴 때 똑 같은 유형의 행동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인간 관계에서 메너와 예의, 태도는 교육을 통해서 변화는 가능하지만 마음 속에 도서리고 있는 유전적인 나쁜 성향은 버릴 수가 없는 것이기에 언제 재현될 지 모른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