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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7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7

 

 


미사대교 아래 보라색 꽃밭 

 

 

보라색

 

구리/암사대교를 지나 아이유 고개를 넘고 하남으로 향했다. 아카시아 꽃도 지고 신록이 점차 짙어가고 있다. 하남 쉼터 토스트는 아직도 4천 원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격을 올린 이후 한번도 찿아간 적이 없어서다. 그래도 지나가다보면 열심히 사먹고 있는 사람을 본다.

 

팔당대교는 오르막도 힘들지만 도로폭이 좁아 교행에 주의해야 한다. 난간 공사가 진행중이다. 신팔당대교 신축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새로 만드는 신팔당대교 공사시 자전거 도로를 어떻게 잘 구축할 것인지 궁금하다. 현재의 팔당대교 자전거 도로는 폭이 좁고 교행하기도 위험한 도로다. 양측 오르막 경사도 심하고 노면 상태도 불량하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는 주행시 몸이 휘청일 때가 많다.  

 

 

 

팔당대교를 넘어 서울 방향으로 한참을 달리다보면 미사대교가 나타난다. 미사대교 아래에 도착하니 보라색 꽃밭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자전거족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소나기 마을에서 보라색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죽음을 암시한다고 했지만 작가는 아무말이 없었다. 내 생각에는 비평가들이 과도한 추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죽음을 의미한다는 뜻은 멍들거나 죽은 사람의 입술이나 피부색이 보라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상상하여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라나 미사대교 아래 펼쳐진 보라색 꽃밭은 아름답기만 하다. 아련하게 피어오른 보라색 꽃밭은 무한한 환상을 심어주었고 자유와 비상의 모습으로 나에게는 비쳐진다. 

 

 

 







 

 

 

깔딱고개에 도달하니 오르막길이 아득하다. 그래도 화악산 터널 고개를 올랐던 기개로 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밧테리는 4단으로 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끌바하는 사람을 추월하여 순순히 잘 올라간다. 옛날에는 이 길이 그렇게 가파르고 힘들게 생각되어 오르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게 무사히 올랐다. 이제는 자심감이 붙었다.

 

고개 정상을 넘어 내리막길을 달려 조심조심 내려왔다. 그런데 갑자기 체인이 헛돌아간다. 모터가 열을 받아서 그런가? 내려서 체인을 돌려보았지만 그래도 헛돌고 있다. 아니면 무슨 문제인지 알 수가 없어 당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사능까지 끌바하여 갈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급히 전화로 사능 사장님께 전화를 했다. 

 

"사장님, 깔딱고개를 넘어 왔는데 체인이 헛도는데 모터가 열받아서 그런가봐요."

" 체인이 벗겨져서 그런지 모르니 체인을 살펴보세요"

 

내 눈에는 벗겨진 체인이 보이지 않았다. 내 짧은 생각에 열받은 모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인간의 편견과 선입관이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그제서야 살펴보니 체인이 이상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체인이 옆으로 볏겨져 헛돌고 있었다. 선입관에 빠진 내 눈에는 벗겨진 체인이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돌려서 체인을 다시 크랭크에 끼웠다. 그제서야 제대로 굴러간다. 체인이 또 벗겨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사능 점포까지 겨우 도착했다.

 

사장님께서 보시더니 임시로 체인 이탈 방지 장치를 달았다. 그래도 집으로 오는 동안 체인이 또 벗겨진다. 다음날 다시 가서 장시간 기다리면서 다른 손님의 영업을 방해하지 않는 시간에 체인 이탈 방지를 떼어내고 다시 다른 장치를 부착하는 등 몇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작업했다. 오랜 시간 고심한 사장님 덕분에 겨우 방지 장치를 부착했다. 부속을 짜르고 용접하고 부착하는 등 땀흘리며 고생하시는 사장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날 이후 체인이 벗겨지는 현상은 사라졌다. 사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