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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8

두바퀴인생 2022. 6. 15. 05:13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8

 

 

 

평내동 봉평 막국수. 막국수 전문집으로 막국수 맛도 좋고 편육은 바로 삶아낸 것으로 지금까지 가본 집 중에서 가장 정갈하게 최고의 정성으로 삶아낸 고기였다. 일부 닭갈비를 주메뉴로 하는 집이나 손님이 많은 집은 막국수나 편육을 미리 삶아 두어 일부 딱딱하거나 마른 경우가 많다.

 

요즘 더운 계절이라 자전거를 타면서 가는 곳마다 막국수 집을 찿아가서 먹곤하는데, 가격이나 맛이 천차만별이고 지역마다 다양한 음식이라 소개를 하고자 한다. 아래는 사전에서 인용한 글이다.

 

 

막국수

 

강원도에서 출발해 경기도 동부 등에서도 먹은 향토 음식인 한국의 국수 요리. 삶은 메밀면에 양념장, 잘게 썬 김치, 채 썬 오이, 삶은 달걀 등을 얹고 동치미 국물 혹은 육수를 자작자작하게 넣어 비벼먹는 것이 일반적이며 강원도, 그 중에서도 춘천 막국수, 봉평 막국수, 강릉 삼교리 막국수, 여주 천서리 막국수가 유명하다.

 

두 가지의 설이 있다.

1. 메밀을 껍질등을 거르지 않고 거칠게 갈아 면을 뽑은 것에서 비롯된 접두사 '막-'을 국수에 붙인 것이라는 설.
2.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바로 만들어서 냈다는 점에서 '바로 지금' 등의 뜻을 가진 부사 '막'과 국수가 합쳐진 파생어라는 설.

생생 정보통에서 나온 한 전통 막국숫집 주인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주문 들어오자마자 지금 막 만든 국수라는 의미에서 막국수라고 불렀다고 한다. 막국수, 막걸리막과자 등 음식명에 들어간 '막-'에 대하여 쓴 이병기(2017) 논문이 있는데, 여기서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의 의미의 '막' 쪽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있다. 비슷한 재료로 만든 냉면에 비하여 비교적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한편, 막국수는 화전민과 관련이 있다. 강원도에는 메밀을 많이 재배했는데 메밀은 척박한 땅, 쉽게 말해 식물이 자라는 양분을 주지 못하는 땅에서도 잘자라 화전을 3년~4년 해서 땅이 척박해지면 메밀 씨를 뿌리고 풍부한 메밀로 국수를 해먹은 것이다. 화전민들이 끼니를 때우려고 '마구' 뽑은 거친 국수였다. 막국수의 유래에 관하여 <춘천 백년사>에 자세한 내용이 나오는데 19세기 말 을미사변을 계기로 춘천 지역에서는 의병들이 일어났고 이들은 일본군을 피해 가족과 함께 깊은 산으로 들어가 화전을 일구고 조, 메밀, 콩으로 연명해야만 했다. 그들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로도 화전을 떠나지 않았고 수확한 메밀을 읍내로 들고 나와 팔기 시작하면서 춘천에 메밀을 이용한 막국수가 자리잡았다고 한다. 

 

과거 춘천 지방 농촌에서는 특별한 손님이 오면 맷돌에 메밀을 갈아 메밀 쌀을 만들고 디딜방아에 찧어 가루 낸 걸 국수를 뽑아 대접 했는데 6.25 이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국수를 만들어 팔던 게 대중화의 시초라는 것이다. 하지만 화전민이 많았던 춘천이 막국수의 원조가 아니라 그런 얘기가 있다는 정도다. 강원도는 화전민이 많아 다른 곳에서도 흔히 해먹던 음식이었고 1960년대 당시 정계의 거물인 정일권김종필 등이 춘천에 가면 꼭 막국수를 먹고 갔다고 해서 유명해진 거라는 설도 있다.

 

 

 

도농역 근방  'ㅇ' 막국수집 막국수. 닭갈비를 주메뉴로 하는 집의 막국수라 반찬은 김치 하나만 나오고 맛도 별로였다. 닭갈비를 주메뉴로 하는 집은 막국수가 부메뉴로 전문성이 없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역사

막국수라는 음식이 강원도 어디에서 처음 기원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1960~70년대에 춘천을 방문한 유명 정재계 인사들이 막국수를 꼭 한 그릇씩 사먹고 가면서 '막국수는 춘천'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고 국풍81에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막국수가 출품되면서 국민들도 막국수 하면 흔히 춘천을 떠올리게 되었다. 춘천에서도 춘천막국수 축제나 박물관, 체험관까지 운영하여 닭갈비와 함께 외지인에게 관광 상품으로 계속 밀어주고 있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막국수는 강원도 지방 사람들만 아는 음식이었다. 1980년대 중반 KBS에서 강원도 정선의 토속요리로 막국수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국수틀로 국수를 솥단지에 눌러 뽑고, 동치미 같은 것을 대충 말아 먹는 음식으로 나온다. 국수 면발도 메밀국수 면발보다 굵었다.

원래는 다소 기름진 닭고기 육수를 부어 먹다가 전국으로 유명세가 확장되면서 보편적인 동치미 육수로 바뀌었다. 실제로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치미 육수보다 닭고기 육수를 사용하는 막국숫집이 더 주류였으며, 이를 잊지 못하는 강원도 사람들도 많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지역마다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다. 먹는 사람에 따라서도 양념을 다르게 넣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어떤 집은 육수를 돼지 뼈를 끓여 쓰기도 하고 어떤 집은 닭고기 육수를 쓰고 어떤 집은 동치미 국물 등 집집마다 다르다.

 

막국수의 유래에 가장 충실한 것이 기본적인 들기름 막국수다. 메밀면을 삶아 찬물에 바로 헹구고 국산 들깨로 짜낸 들기름으로 무쳐  가루를 뿌린 뒤 나오는 막국수다. 들기름 막국수는 다른 막국수처럼 비비면 김가루가 눅눅해지기 때문에 위에서부터 조금씩 면가락을 맛보는 편이 좋다. 먹고 나서는 숭늉 방식으로 식기에 면수를 붓고 음용을 하면 들기름 막국수의 고소한 식법을 느낄 수 있다. 물&비빔 막국수보다는 비교적 덜 유명하지만 들기름 막국수도 충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며, 들기름 막국수만 찾는 사람도 많다.

 

타 지역과는 다르게 강원도 현지의 막국수는 비빔 막국수와 물 막국수를 구분하지 않는다. 국수와 육수가 같이 나와서 자기 취향대로 부어먹는다. 국물을 많이 부으면 물막, 적게 부으면 비막이 된다. 또한 강원도 음식답게 고명이나 양념장에 별로 잔재주를 부리지 않아 비교적 심심한 맛이다. 강원도가 산이 많아 기후가 서늘하고 워낙 산골 오지라 소금이나 양념 같은 것을 구하기도 힘들어서 그렇다.

 

경기도 가평군을 기점으로 막국수의 맛이 변한다. 가평을 기점으로 막국숫집들이 서울 쪽으로 갈수록 점점 더 새콤달콤한 냉면 맛에 가까워지고, 반대로 평창 쪽으로 갈수록 맛이 담백해진다. 다만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 이후 현지에서 찾는 사람보다 서울 쪽에서 찾아가는 사람이 늘다 보니 춘천 쪽에서도 서울 쪽 입맛에 가깝게 변화하는 막국숫집이 늘고 있다고 한다.

고성속초용인 수지에 있는 막국숫집들은 대부분 양념장이 없고 동치미 국물 본연의 맛을 내서 깔끔한 맛이다. 다만 동해안 쪽에 있는 막국수 가게들은 해안가 지방이다 보니 명태식해가 들어가는 집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양념장이 들어가게 된다.

강원도가 아닌 지역의 경우, 경기도 여주시의 천서리 막국수가 유명하다.

서울 막국수는 미리 동치미 육수를 부어 내는 물 막국수, 양념장을 듬뿍 끼얹고 육수는 취향에 따라 부어먹을 수 있도록 하는 비빔 막국수로 구별해서 내놓고 면발도 냉면 면발에 고명도 아삭아삭한 식감의 야채류가 많이 나오고, 육수도 새콤달콤하다. 국수 사리를 쟁반 가운데에 담고 주위에 잘게 썬 야채나 기타 고명을 둘러담는 쟁반막국수가 대표적인 서울식 막국수. 서울의 막국수는 물냉면과 어레인지 된 것이라고 하며, 새콤달콤한 냉면의 원조도 서울 지방이라고 한다. 냉면도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진 밍밍한 맛에 육수에서 나는 고기 누린내 때문에 싫어하는 아이들이 꽤 많았다. 지금의 새콤달콤한 막국수는 당시의 인스턴트 냉면 맛에 가깝다. 춘천 사람이 서울 막국수집을 방문하면 100이면 100 이건 냉면이지 막국수가 아니라고 한다.

 

면 

냉면의 면은 일반적으로 쫄깃하여 끊기 어려운 편이나, 막국수는 대체적으로 면이 부드러워 쉽게 끊어진다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인 막국수 가게에서는 강원도제주도 메밀을 주로 사용한다. 현재는 메밀가루와 전분가루를 혼합한 방식으로 반 냉면화가 되어 차이점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점은 명백히 남아있다.


메밀로 유명한 평창에서는 100% 메밀 가루 반죽으로 누른 순면 사리가 유명한데, 워낙 찰기가 없어서 젓가락으로 집으려면 뚝뚝 끊길 정도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이다.

원주시 금대리에도 메밀 100%로 만들어 파는 곳이 있다. 메밀로만 했기 때문에 막국수라고 하지 않고 메밀국수라고 하는데 흔히 메밀국수 하면 생각나는 메밀 소바와는 다르니 오해하지 말자. 양념 방식은 막국수 방식이다. 서울 입맛에 익숙한 사람이 먹으면 밍밍하고 싱겁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양념

마늘 양념, 간장 양념, 비빔 냉면 같은 새빨간 양념 등 다양하다.

막국수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막국수의 양념이 이미 다 넣어진 상태"와 "면과 기초적인 양념만 들어간 상태"다. 장단점을 따져보면 전자의 경우는 이미 양념이 다 된 상태로 나왔으니 그대로 비벼서 먹거나 간이 덜 됐다면 더 섞어서 먹으면 되지만, 직접 만들어서 먹는 재미가 떨어진다. 후자의 경우 내가 직접 양념을 넣어서 먹을 수 있기에 내 입맛에 딱 맞는 막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실수로 잘못 넣으면 맛을 망칠 수 있다.

보통 냉면집은 추가 양념이 식초와 겨자 정도까지만 주어지지만, 막국수는 식초와 겨자는 물론이고 설탕간장, 메밀 면수, 들기름 등 첨가할 것이 많아서 초보자 입장에선 당황스럽다.

 

열무김치나 배추김치, 겨자장, 돼지고기 편육 등을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면 삶은 물(면수)을 주는 곳은 어느 정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 볼 수 있다. 면수를 주는 이유는 자체적으로 면을 누르는 데다, 계속적으로 삶아 내간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 그러는 건 아니고 찬물만 주는 경우도 있으며, 다 먹고 나서 나갈 때가 돼서야 입구에서 커다란 보온통에 담긴 메밀 면수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다. 그 외에 다시다 국물 아니면 냉면 육수 데운 것을 주는 곳도 있다.

면 삶은 물을 처음 본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주전자를 내주길래 차인줄 알고 마셨다가 면 삶고 버리는 물을 왜 주냐고라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마셔보면 고소하고 메밀국물이라 딱히 몸에 나쁘지도 않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면수에 간장을 살짝 타서 마시기도 하는데 구수한 향에 묘하게 감칠맛이 추가돼서 계속 마시게 된다. 취향에 따라서 막국수에 차가운 육수 대신 뜨거운 면수를 부어서 먹기도 한다.

 

맛도 가격도 천차만별

막국수는 음식들 중에서도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인데 막국수 자체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보다는 사람들마다 가게들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가 심하다. 다른 음식들도 지역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지긴 하지만, 막국수는 지역별, 가게별 조리법과 맛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한 덕분에 젊은 층보다는 노년층에 입맛에 잘 맞는 편이며, 때문에 이제껏 맛보지 않은 본고장의 음식으로서의 환상을 품고 막국수를 먹어본 젊은이들은 곧잘 실망하는 편이기도 하다. 게다가 관광객들은 닭갈비집에서 닭갈비를 먹은 뒤 고깃집 냉면처럼 막국수를 입가심 겸 후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자극적이고 기름진 것을 먹은 후에 먹는 것이다보니 원래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한 막국수의 맛을 더욱 밍밍하고 맛없다고 느끼게 된다. 양념장이 듬쁙 담겨있는 사진을 보고 매우 강렬한 맛일 줄 알고 먹었다가 상상했던 맛과 너무 달라 실망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편.

특히 요즘은 관광의 발달로 강원도의 여러 관광지들에서 마구잡이로 늘어나고 있는 막국수 전문점들이 막국수가 국수만 메밀로 만든 비빔국수인 줄 아는지 정체불명의 음식들을 만들어내고 있기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물론, 맛집으로 분류되는 막국수집에서 먹을 경우엔 상황이 달라진다.

 

기타

춘천에 막국수를 먹으러 간다면 닭갈비와 막국수를 같이 하는 집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닭갈비와 막국수는 모두 춘천을 대표하는 먹거리지만, 재료나 조리 방법 측면에서 공통점이 없다. 한마디로 같이 파는 곳은 전문성 없이 관광객을 노린 집이라는 것. 그러나 막국수 전문점에서는 보통 부메뉴로 메밀전병이나 빈대떡수육을 판다.

닭갈비 맛집들은 접근성이 좋은 반면(골목이 형성되어 있거나, 먹자골목에 붙어있다) 막국수 맛집은 대부분이 도심에서 동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고, 서로 붙어 있질 않다. 그래서 아무 정보 없이 춘천에 놀러가서 전통적인 막국수를 먹으려고 하면 찿기 힘들기 때문에 사전 충분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정말 시골에 있는 집들은 자가용이 없으면 굉장히 가기 힘들다. 이래저래 춘천 막국수를 제대로 맛보려면 각오가 필요하다. 물론 시내 한복판에도 고집스럽게 진짜 막국수를 만들어 파는 식당 역시 많이 존재한다. 춘천에서 주민들도 자주 가는 꽤나 유명한 막국수 맛집들은 춘천 외곽 홍천 방향이나 소양강을 건너야 하는 곳들이 많다.

그러나 요즘은 막국수만 팔기엔 좀 어정쩡하다 싶었는지 막국수 맛집도 닭갈비를 추가해서 파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꿩고기 같은 좀 생소한 재료를 써서 차별화하는 편.

요즘에는 부산 등 남부지방에서도 막국수를 파는 가게를 종종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보편화되지는 않았다. 같은 메밀국수인 경남 의령군의 의령소바가 있기는 한데, 이것 같은 경우 쇠고기 육수에 뜨겁게 말아먹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다른 음식이라 보면 된다.

가게에서 보쌈이나 족발닭갈비를 시켜먹으면(특히 세트 메뉴로 시켜먹으면) 막국수가 딸려 나올 때가 많지만 족발집에서는 비빔면으로 거의 통일되어 있어 다른 곳의 막국수와 다소 다르다.

냉면 문서의 칡 냉면 파트에서도 언급하듯 원래 메밀가루는 하얀색 또는 담황색이지만 막국수하면 거뭇거뭇한 면을 떠올리는데, 이는 과거 제분 기술의 부족으로 껍질을 완벽히 제거하지 못해 할 수 없이 섞어 반죽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겨 현재처럼 완벽한 제분을 하는 시대에도 거뭇거뭇한 면이 진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태운 보릿가루를 섞거나, 메밀가루를 로스팅(roasting)한 걸 섞어 색을 낸다. 덕분에 이런 장난을 치지 않는 가게가 오히려 가짜를 판다고 항의를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