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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2

두바퀴인생 2022. 5. 29. 03:20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2

 

 

경기남동부 자전거 주행 8차 - 2

 




 

 

8차 주행로 : 대성리역 - 신청평대교 - 설악 입구 고개 정상 - 다락재 고개 - 명월리 명달고개 - 352번 도로 - 소나기 마을 - 북한강변길 - 신청평대교 - 청평역 - 호평동 

 

 

다락재를 내려와서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니 명월리 마을 길이 나타났다. 명월리 마을은 길게 계곡과 도로를 따라 형성되어 있는 마을로 집들이 도로변이나 숲 속에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인지 아니면 서울이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별장인지 구분이 안간다. 인기척도 없고 사람도 없다. 가다가 도로변 큰 느티나무가 있는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쓰레기를 치우러 나오셨다. 이곳을 지나면서 사람을 본 것은 처음이다.

 

 다락재에서 명월리로 가는 길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오면 명월리로 가는 길이다.

명월리로 가는 길

 

 

기존의 촌락 집들을 개량한 집도 있지만 귀농이나 귀촌을 한 사람이 지은 별장같은 새집도 많아 보인다. 다락재 마을이나 명월리 마을은 지표고가 높고 깊은 산속에 위치한 마을이고 주변 진입로는 모두 큰 고개길이다. 강이나 하천도 없고 기차길도 없이 오로지 차량으로만 드나들 수 있는 도로만 있는 오지 마을이다. 

 

반면 한강과 중앙선을 따라 형성된 덕소, 팔당, 남한강과 중앙선을 따라 형성된 도시들인 양수리, 국수, 양평, 용문, 여주, 충주, 단양, 제천 등 도시들, 북한강과 경춘선을 따라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춘천, 화천 등의 도시들이 모두 번성한 것은 우선 양호한 교통망과 큰 강이 가까이 흐르는 지역으로 진입로에는 큰 고개가 없는 지역들이다. 이런 지역들이 전원주택 지역으로 선호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아마 땅값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는 지역들일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햇빛이 잘 들고 땅이 기름지며 교통이 좋아야 하고 물이 가까이 흘러야 한다. 교통이 좋다는 이야기는 사람의 몸 속에 피가 잘 흐르는 것과 같다. 피가 잘 흐르는 사람이 건강하듯이 물류 흐름이 번성해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윤택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고대 로마는 로마 가도를 제국 곳곳에 건설했는데, 사람의 몸에 핏줄처럼 전체 8만 킬로미터 이상 건설하여 물류의 흐름을 강화했다. 또 강이 가까이 흘러야 한다는 것은 인간들이 사는 곳은 항상 물이 필요하고 생활에서 나오는 각종 오폐수가 항상 넘쳐나는 곳이기에 물이 가까이 있어야 그 오물을 씻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전기나 가스가 들어오지 않으면 집안에 대소변을 싸고 치울 수 없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집안에는 지독한 오물 냄새가 진동하는 집안에서 사람이 살 수 없듯이. 30층~50층에 사는 사람들은 전기나 가스가 차단되면 오지에 사는 사람들처럼 주변에 높은 고개길이 있어 눈비가 내리면 교통이 차단되는 것과 같다. 엘리베이트가 작동되지 않으면 매일 30~50층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명월리 입구 마을 전경


도로는 한적하고 조용하다, 다니는 차량도 거의 없다.

 




울타리에는 철쭉과 단풍 나무가 잘 어우러져 피어 있다.

 

 

집주인이 무척 성실하게 주변 조경을 만든 집으로 생각된다. 한마디로 그림같은 집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나같은 사람도 감탄하듯이 주인의 정성이 눈이 선하다. 평소 동화에나 나오는 그림같은 집을 무척 동경했던 사람인 모양이다. 마치 여자들이 자존감을 대표하는 자신의 외모를 열심히 가꾸듯이......

 

그러나 그 속내는 아무도 모른다. 그 내면을 파고들어 알고나면 인간의 감탄과 존경심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환상에 항상 매료되기 때문에 그 진정한 내면을 불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지만 남들이 하면 자기도 하는 타인지향형 인간이 대부분이다. 대통령 부인이 입거나 들고 나오는 옷이나 가방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권력과 미모에 빠진 속물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남들이 동부 5고개를 가니 나도 간다는 것은 주관이 없는 보통 인간에 불과하다. 

 

남들이 사니 나도 사야 하고, 남들이 입으니 나도 입어야 하고, 남들이 먹으니 나도 먹어야 하고, 남들이 열광하니 나도 열광하고, 남들이 어디를 가니 나도 가야하고, 남들이 캠핑을 가니 나도 가야하고, 남들이 믿으니 나도 믿고 싶은 것이 보통 인간들이다. 먹방을 보고 벌떼같이 몰려가고, 무슨 축제를 한다니 불나방처럼 나도 가고, 가수 콘서트나 배우 싸인회에 도시락 싸들고 찿아다니고, 밤을 새워 연예인 집이나 회사 근처에서 얼굴 보기를 기다리고, 각종 경기장에서 선수나 팀을 미친듯이 응원하고, 남들이 마라톤을 달리니 나도 달리는 것 등이 보통 인간의 모습이다. 이런 어리석은 인간들은 주관도 없고 창의성도 없이 남들을 따라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피나는 노력 끝에 이룬 기적같은 모습을 본 순간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은 그 기적을 행한 대상에게 따르고 복종하고픈 마음이 불길처럼 일게 된다. 대단한 기록을 세운 한국민의 영웅 손흥민 선수를 보듯이 말이다.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는 수많은 사이비 종교 집단 교주들의 삶을 보면 대부분 성폭행범, 재물갈취범, 사기꾼에 불과하다. 그러나 환상에 젖어 광신도로 변한 신도들에게는 이성이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에 교주의 비행이 눈에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이 어리석은 보통 인간들이 저지르는 행태다.

 

 

 


도로변에 아담하게 지어진 그림같은 집



텃밭도 가꾸고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 전경 

 

 

명달리 마을을 지나다가 큰 느티나무 아래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마침 남자 자전거족 세 사람이 지나가길레 내가 "화이팅!"을 외쳤다. 첯째와 둘째는 힐껏 쳐다보면서 그냥 지나가고 마지막 셋째 사람이 "화이팅!"이라며 화답한다. 

 

저들도 남들이 동부 5고개를 가니 달려온 모양이다. 벗고개와 서후고개, 명달고개를 넘어왔지만 아직 생기가 넘쳐나는 젊은 나이들인지라 광속으로 달려간다. 기록을 세우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달리는 지도 모른다. 나차람 산천을 구경하며 달리는 게 아니다. 유튜브에는 동부 5고개를 몇 시간 몇 분 안에 주파했다고 자랑하는 동영상도 올린 놈도 보았다. 인간은 자신을 뽐내고 자랑하는 것을 먹고 사는 지도 모른다.

 

 


도로변에도 그림같은 집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석축 옹벽 공사를 거창하게 했다

 


멀리 숲 속에 지어진 집

 


한 할머니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쉼터 자리

 


큰 느티나무 아래 잘 만들어진 쉼터에서 휴식

 


나 때문에 고생이 많은 나의 애마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명월리 마을을 거의 다 지나자 명달고개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명달고개도 마찬가지로 다락재처럼 오르막은 없이 바로 내리막길이다. 명달고개도 구불구불 경사를 내려오니 금새 352번 도로에 도착했다. 반대편에서 올라오기에는 좀 힘들 것이지만 설악에서 가는 다락재와 명달고개는 계속 내리막길뿐이다. 마치 고개를 넘지 않은 듯 산책하는 것 같다. 그만큼 다락재 마을이 높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다락재 고개를 내려와서 명달 마을이 있고 그 명달 마을에서 한참 내려와야 352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두 마을이 모두 고지대에 있는데 다락재 마을이 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352번 도로를 따라 북한강 쪽으로 계속 내려가다가 '소나기 마을' 입구에 도착하여 안내 간판을 보니 약 1.6킬로미터 들어가면 '소나기 마을'이라는 안내 간판이 보인다. '소나기 마을'로 방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