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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0 본문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0
경기 동남부 자전거 주행 7차
주행로
7차 주행로 : 마석역 - 86번 도로 - 차선로 - 해비치콜프장 - 고래산로 - 조안리 -북한강 철교 - 양수리 -부용리 목왕로 - 벗고개 터널 - 서종로 서후고개 - 문호리 - 양수리 -북한강 철교 - 조안리 - 송촌리 - 고래산로 - 86번 도로 - 수레로 고개 - 마석 - 호평동
지난 5월 9일 월요일, 제7차 경기 남동부 자전거 주행을 실시했다. 오늘은 양수리를 거쳐 마을 길과 산 길을 타고 새로운 길을 찿아 가다가 352번 도로를 만나 북한강변 쪽으로 내려가다가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 마을'을 탐방하기로 했다. 그래서 평소 마석에서 북한강 철교로 가는 지름길로 생각하던 길이 있었는데, 마석에서 바로 조안면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이었다.
평소 호평동에서 북한강 철교로 가려면 왕숙천을 경유 깔딱고개를 넘어 팔당 - 북한강 철교로 가던가, 아니면 마석을 경유 새터를 지나 금남리 조안면 - 북한강 철교로 가는 길 두 가지가 있는데, 마석에서 86번 도로러 타고 내려가 바로 조안면으로 넘어가면 북한강 철교가 나오는 길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이날은 그 길을 찿아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주행이 지금까지 주행 중 '최악의 날'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호평동에서 전철을 타고 마석역에 내려 베낭 뒤에 안전 부착물을 달고 자전거와 블랙박스, 전조등, 후미등 등을 점검 후 켜고, 휴대폰 오픈 라이드를 켠 다음에 장착하고 자전거를 점검한 다음에 출발했다. 물론 이 길도 초행길이다.
마석에서 출발하여 남서 방향으로 86번 도로를 찿아 가다가 찿지 못해 헤매다가 골프장 가는 길이 보이길레 그 길로 들어섰다. 그 길은 중간에 막혀 있어 우측으로 해비치 골프장으로 올라가야 했다. 그런데 이 도로의 경사도가 이만저만한 경사가 아니다. 최대 13% 경사도의 화악산 터널 고개보다 더 경사가 심한 고개길이다. 여기까지 와서 어차피 되돌아갈 수도 없다. 숨을 헐떡이며 페달링을 하여 겨우 정상에 도착하여 바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갔더니 조안면으로 넘어가는 고래산길이 나타났다. 잠시 정차, 지도를 검색해보니 이 길로 계속 넘어가면 조안면이 나타난다. 휴식을 취하고 정신을 차려 디시 출발했다. 해비치 골프장 길은 두번 다시 오르고 싶지 않은 고개길이다.
고래산길에 들어서니 또 고개가 나타났는데 이 고개를 먹치골(일명 머치, 새우젓 고개)라고 부른다. 그리 큰 경사는 아니었기에 무난히 넘었다. 고개를 넘으니 조안면 송촌리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내려가다가 반대편에 고개를 올라가는 자전거족 한 사람이 지나가는데, 내가 '화이팅'을 외치니 그 사람도 웃으면서 크게 '화이팅'을 외치며 화답한다. 그래, 저렇게 서로 화답하면 서로 힘도 나고 용기도 나는 법이다.
송촌리에서 45번 도로를 만나 편의점 뒤로 북한강 자전거길을 타고 물의 정원을 지나 북한강 철교를 경유, 양수리에 도착했다. 양수리 시내 사거리에서 좌회전, 다리를 건너 또 좌측으로 진입하여 목왕로를 따라 고개를 넘으면 황순원 소나기 마을이 나온다.
목왕리 도로를 따라 한참 올라가다보니 처음 마주한 고개는 벗고개. 고개 입구에서 지도를 검색하며 잠시 쉬고 있는데 한 젊은 여성과 외국인 남성이 지나가면서 고래고래 무슨 소리를 지르며 올라간다. 마치 정신병자같다. 또 한 젊은 남자가 로드를 타고 광속으로 인사도 없이 열심히 올라간다. 조금 있으니 또 한 젊은 남자가 마찬가지 인사도 없이 역시 광속으로 올라간다. 자전거도 좋아보이고 복장도 비싸보인다. 가진 게 좀 있는지 모두 저 잘난 멋에 사는 인간들이라 그냥 헛웃음이 나온다. 그때까지 나는 이 길이 동부 5고개 길인지 몰랐다.
그들 눈에 나같은 후진 촌부가 눈에 보일리가 있겠느냐마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그런 게 아니다. 이런 외진 곳에서 자전거족이 만나면 서로 인사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주는 법이다. 저 잘난 멋에만 젖어 사는 인간미가 없는 인간들이다.
별로 어렵지 않은 벗고개를 넘어 내려가면 소나기 마을이 나타난다. 그러나 난 바로 소나기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우측으로 산길을 타고 고개를 넘어 352번 도로까지 가보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고개가 바로 서후고개다. 길이 있기에 그리로 간 것이며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니 온 김에 탐방해보기로 한 것이다.
동부 5고개를 검색해보니, 이 벗고개와 다음 고개인 서후고개가 있는데 이 코스가 동부 5고개 코스였다. 아마 지나간 자전거족들이 모두 이 동부 5고개에 도전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벗고개나 서후고개 모두 동부 5고개에 속한다. 마치 내가 동부 5고개를 자연스럽게 찿아가게 되었고 넘게 된 것이다.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만 넘으면 동부 5고개는 모두 넘게 된다. 다음에는 마지막 남은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를 넘기로 했다.
벗고개에서 내려가다가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서능로를 타고 고개길로 향했는데 이 고개가 바로 서후고개다. 오르다온, 서후리숲 간판도 보인다. 오르다보니 서후고개도 만만치 않다. 화악산 터널 고개를 정복하고 그동안 쌓인 구력으로 이제는 어떤 경사의 고개도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고개 정상에 올라 벤치에 쉬면서 사진도 찍고 휴식을 취했다.
4개 고개를 오르느라 피로거 쩔은 모습이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출발,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가니 정배리 마을이 나타났다. 352번 도로를 만나 왼쪽 북한강 쪽으로 내려가면 소나기 마을이 나타난다. 그런데 오늘 4개의 고개를 넘고나니 너무 지친다. 그래서 소나기 마을은 다음에 방문하기로 하고 바로 문호리에 도착하여 북한강변 도로를 타고 양수리에 도착했다.
양수리 막국수
지난번 먹었던 막국수집에서 막국수를 먹고 다시 출발, 북한강 철교를 지나 조안면 송촌리에서 오전에 넘어왔던 고래산길로 다시 들어섰다. 오는 길을 확실히 알아두기 위해 다시 이 길로 마석까지 가보기로 했다. 고래산길 고개를 넘어니 마석으로 연결되는 86번 도로가 나타났다. 이 도로는 수레로로 교통량이 많다. 그래서 지나다니는 차량이 많기 때문에 바짝 긴장해야 했다. 86번 도로에서 우측으로 수레로를 타고 마석으로 향했다.
이 길에는 일반 차량은 물론 대형 덤프 트럭도 많이 다니고 있었다. 서서히 고개길이 나타났는데 이 고개가 수레로 고개이다. 경사가 심하고 급커브에다 노견은 엉망이다. 파이고 갈라지고 포장이 파손된 곳도 많다. 대형 차량이 많이 다니다보니 도로 상태도 좋지 않았다. 급경사에다 급커브, 대형 트럭이 오르내리니 긴장의 연속에다 도로 상태가 불량한 급경사 도로를 겨우 올라섰다. 이 고개가 이 정도로 힘들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다녀본 중에서 경사도나 도로 상태가 최악의 고개다. 정상에서 숨고르기를 한 다음에 다시 출발,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등어리에 진땀이 날 정도로 어려운 고개길을 겨우 내려왔다. 차량이 많고 질주하는 대형 차량을 피하면서 힘겹게 겨우 마석에 도착했다.
이미 4개 고개를 넘었고 지친 상태라 마지막 이 수레로 고개가 나에게는 무리였다. 오늘 6개 고개를 넘은 것이다. 이 길은 두번 다시 가지 않을 것이다. 역시 마석에서 북한강 철교로 가는 지름길도 앞으로 포기하기로 했다.
마석에서 천마산역을 지나 마치고개 터널을 경유 호평동으로 무시히 복귀했다. 이날은 과중한 주행에다 무리한 탓에 몸쌀이 날 정도여서 탕에 뜨거운 물을 받아 모처럼 온욕을 했다. 지도를 보니 동부 5고개 중에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가 설악에서 연결되기에 다음에는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 그리고 소나기 마을을 탐방하기로 했다.
다음에 8차 주행을 마치면 경기 동남부와 강원 춘천 서부 지역 도로 탐방은 대부분 마무리 될 것으로 생각된다. 블로그에 올린 주행에 포함되지 않은 주행도 여러번 있었는데, 새로운 길을 찿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대략 내가 넘은 고개가 12 ~ 15개 이상 되고 그래도 가보지 못하고 넘지 못한 고개와 이름도 없는 고개가 아직 여럿 남아 있다.
이렇게 경기 동남부와 강원 서부 일대의 도로를 탐방함으로서 지형도 익히고 더불어 동부 5고개도 넘게 되었고 경사도 심하지 않고 경치도 좋고 자전거로 주행하기도 좋은 길도 여럿 찿게 되어 나름대로 수확은 많았다고 생각된다.
평생 한번도 가보지 못할 지역을 탐방했으니 나로서는 신천지를 개척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고싶은 곳, 두번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을 알게되었고 천국같은 낙원을 발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어서 황순원 단편 '소나기'의 '소나기 마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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