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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8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8

 

경기 동남부 자전거 주행 6차-1

 





 

6차 주행로 : 대성리역 - 신청평대교 - 설악 - 37번 도로 - 유명산 고개 - 중미산 천문대 - 352번 도로 - 소나기 마을 입구 - 문호리 - 북한강변로 - 양수리 - 북한강 철교 - 물의 정원 - 조안리 - 금남리 - 새터 - 마석 - 호평동

 

 

지난 5월 6일 금요일에  제6차 주행을 실시했다. 6차 주행로 선정은 대성리역에서 북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가다가 신청평대교를 지나 설악으로 들어가서 남쪽 방향으로 37번 도로를 타고 유명산 고개를 넘어 양평을 경유 양수리로 돌아오거나 바로 북한강변으로 빠져 나와서 양수리를 거쳐 북한강 철교-운길산역-물의 정원- 조안명과 금남리를 거쳐 새터 - 마석 - 호평동으로 돌아오는 길을 가보기로 했다. 미지의 지역을 탐방하고 경치도 구경하고 도로 상태도 보고 즐기면서 앞으로 편한 마음으로 주행이 가능한 주행로인지를 살피는 것이다.

 

난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길이 동부 5고개 중 일부인 것을 몰랐다. 대성리에서 신청평대교를 지나 다리끝 공터에서 주행 준비를 했다. 베낭 뒤에 간판을 달고 휴대폰에 오픈 라이드를 켜서 핸들에 부착하고 헬멧 전조등, 블랙박스, 자전거 핸들에 별도 블랙박스 등 도합 2개를 장착하고 후사경도 맞추고, 뒷 후미등도 강한 빛을 내는 라이트도 켜고 복장과 자전거를 점검한 다음 원기차게 출발했다. 

 

이 37번 도로는 설악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비교적 많은 2차선 도로이고 노견이 거의 없는 도로라 주행에 집중하여 조심하면서 주행해야 한다. 뒤에 오는 차를 보면서 앞 도로 상태를 살피고 전방에 오는 차도 살펴야 한다. 대형차가 다가올 경우에는 가급적 도로곁으로 피하거나 정차하고 차량이 없을 때는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가급적 빨리 이 도로를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노견에는 대피 공간도 거의 없고 가게나 음식점 등 건물에 붙어 있는 주차 공간뿐이다. 청평 호반 쪽에는 펜션, 카페와 찿집, 식당, 캠핑장, 민박집, 리조트, 수상 스키장, 모텔과 호텔, 별장 등이 호반을 따라 산재해있고 평일이지만 차량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설악에 거의 다다르기 직전에 마지막 큰 고개가 있는데 고개 이름이 솔고개다. 정상에 올라 쉬지도 않고 바로 내려갔는데 경사가 급하니 금방 설악 입구 사거리에 도착했다. 직진하면 지난번 내가 넘어온 녹미재 고개길로 연결되고 좌회전 하면 신축 터널과 가평 대교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37번 도로로 양평 가는 길이다. 버스 승차장 옆에서 정차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음료도 마시고 지도를 검색했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그냥 37번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유명산 고개길에 다다른다는 결론이었다.

 

설악 사거리는 차량이 많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차량으로 사람도 많고 지나가는 차량도 많은 편이다. 사거리에는 각종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설악 주민의 숙원 사업이던 가평대교와 터널이 개통되면서 설악면이 생기를 찿은 것 같아 보인다. 

 

동부 5고개를 주행하는 자전거족들이 설악에 도착하여 소비하는 금액만 해도 많을 것이다. 특히 동호회 회원들이 무리를 지어 찿을 경우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많은 인원이 갈 때는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주인은 그런 동우회 회장이나 총무한테 고마울 것이다.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검은 거래는 알 수 없으나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먹고나면 대변으로 배출되어버리기 때문에 뒷탈이 거의 없는 편이다. 

 

군대로 치면 각급 부대의 병참 대장이 납품 품목 중에 시중 가격이 갑자기 올라 비쌀 경우 메뉴를 조정하여 칼로리가 비슷한 다른 메뉴로 바꾸어 지휘관 결재를 받고, 가격이 오른 품목은 시중으로 돌려 차액에 대해서는 납품업자인 농.축.수협 담당자와 뒷거래를 하여 재물을 챙기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건축물을 짓고 감사를 받는 공병 병과의 경우에는 눈에 보이는 건물이 남아 있고 감사하면 반드시 부실 시공의 문제가 나타난다. 그래서 공사 중 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뒷돈을 챙긴 공병 장교는 대부분 처벌을 많이 받았다.

 

37번 도로는 거의 평탄하게 뻗어 있고 주변은 온통 시골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조그만한 고개길에서 한 젊은이가 로드를 타고 올라가고 있어 내가 "화이팅!" 하고 소리치자 나를 쳐다보더니 빙그래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로 꾸벅  인사를 한다. 자세와 태도가 바람작힌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좀 가다가 이번에는 3명 정도가 가고 있어 마찬가지로 내가 "화이팅!"을 외쳤지만 듣지 못했는지 쳐더보지도 않고 아무런 반응도 없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인격과 품성이 왜 중요한가는 이런 모습에서 드러난다. 상대가 격려나 칭찬을 하면 감사할 줄 아는 사람과 반응도 없고 무관심한 사람과의 차이점이다.

 

 

골프장 간판?


37번 도로를 가다가 잠시 쉬는데 이 간판이 무슨 간판인지 모르겠다. 골프장이나 식당, 펜션 같아 보인다. 난 알고 싶지도 않고 아는 사람만 찿아가겠지.

 

 

 

 

 

한참을 가다가 도로변 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내가 보지 못한 사이에 한 젊은이가 로드를 타고 신속하게 지나간다. 이런 외지에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라도 하면 좋으련만......옛날에 대성리 근방에서 한 여성이 교차하면서 "안녕하세요!" 하고 갑자기 인사를 하고 지나가던 생각이 난다. 나도 엉겁결에 "화이팅!" 하고 외쳤지만. 고개 길을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막 길을 내려가는 사람이 힘들게 오르막 길을 올라가는 사람에게 격려와 용기를 북돋우어 주기 위한 것이다. 

 

남향 방향 야산에는 택지 조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골이지만 집은 서구식으로 아담하게 잘 지어져 있다. 길은 조금씩 오르막과 내리막 길이 반복되다가 유명산이 가까위지자 점차 오르막길로 변했다. 한마디로 이런 시골은 외진 곳으로 발전이 더딘 곳이다. 이제는 차량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기에 이런 시골에도 서서히 귀농.귀촌 바람이 불어 개발 바람이 불고 있는 듯하다. 

 

또 가는 고개마다 외진 곳마다 골프장이 산재해있다. 산 고지 부근에 경사가 급한 도로를 만들고 골프장을 만든 곳이 많다. 골프장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돈벌이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 골짜기는 농약으로 뒤범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골프채를 버렸지만, 골프에 얽힌 사연은 무수히 많이 들었다. 골프 회원권, 캐디 관련 추문, 사기 골프, 내기 골프, 골프 메너, 골프 약속, 속임수, 귀가 중 교통 사고, 캐디 부상, 과욕과 욕심, 골프의 원리, 슬라이스, 훅, 퍼팅 손잡이 고무 깍기, 그늘집, 연못 익사 사고, 이동 차량 전복 사고 등등. 

 

점차 유명산 고개 정상이 가까워 지고 있었다. 오르내리막이 반복되어 지구력이 요구되는 경사로로 거리가 길다. 앞에 두 남자와 한 여성이 가고 있었는데 여성이 뒤쳐지자 한 남자가 뒤를 밀어주며 달리고 있었다. 무척 힘들어 보이길레 지나가면서 "화이팅!"을 외쳤다. 그러나 멀뚱히 쳐다보면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 내가 앞서 가는데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보았던 세 사람이 광속으로 나를 추월하여 지나간다. 아무런 말도 없이......싸가지가 없고 메너가 꽝이다. 지나가면서 "먼저 갑니다!"하고 지나가면 어디 덧나나? 그들은 저멀리 아득하게 지옥으로 달려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