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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6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6

 

 

경기 남동부 내륙 자전거 주행 4차



 4차 주행로


 

지난 5월 2일 월요일, 4차 경기 남동부 내륙을 탐방 주행했다. 4차 주행의 이동로는 지난번 3차 주행과 마찬가지로 70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김유정로로 들어가지 않고 곧장 직진하여 덕만이 고개 터널을 지나 남춘천역을 목표로 주행하기로 했다.

 

3차 주행에서 주행로와 동일함으로 이미 이야기했다. 3차 주행에서 좌측으로 김유정로로 들어갔으나 이번 4차 주행에서는 바로 직진하여 덕만이 고개 터널을 넘었다. 길이가 좀 긴 덕만이 고개 터널을 지나면서 덕만이 고개라는 지명이 이상하여 무슨 전설이 있을 것 같아 자료를 찿아보았더니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덕만이 고개 전설

 

김유정의 소설에도 나오는 덕만이고개 

덕만이고개는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군자리에서 신동면 혈동리로 넘어가는 곳에 있는 고개로 해발 300여 m이다. 덕만이는 사람 이름으로 ‘덩만이’로도 표기하는데, 『춘천의 지명유래』에 “덩마니에서 동산면 군자리 두못골로 넘어가는 고개를 덩마니 고개라 한다. 김유정의 소설에도 “덩마니가 나온다.”고 정리된 것으로 보아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 고개로 보인다. 

 

관찰사의 하인 덕만이가 실종된 고개 

덕만이고개는 ‘덩마니고개’, ‘억만리고개’ 등으로도 불리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가 여럿 전한다. 먼저 마을의 몇몇 분들은 ‘고개에 덕만이라는 귀신이 있어서 그렇다’, ‘소복 입은 여자가 나타나 지나가는 사람을 홀리기 때문에 덕만이라고 한다’ 등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귀신과 관련없는 이야기도 여럿 있다. 먼저 관찰사와 그의 하인 덕만이의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지방을 통치하던 한 관찰사가 있었다. 하루는 일을 보기 위해 나섰다. 그 길에는 어김없이 덕만이라는 하인이 동행했다. 관찰사는 덕만이에게 자신이 들고 가던 짐을 맡기고 앞장서서 걸었다. 짐을 잔뜩 진 덕만이는 관찰사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관찰사는 고개를 여러 개 넘어 드디어 마을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관찰사와 동행한 덕만이가 보이지 않았다. 관찰사와 마을 사람들은 덕만이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결국 관찰사는 마을에서 일을 본 후 덕만이를 생각하며 관청으로 돌아왔다. 이후 덕만이의 생사는 알 수 없었고, 마을 사람들은 덕만이가 없어진 고개를 덕만이고개라 했다.” 

이와 관련하여 관찰사가 하도 못살게 굴어 덕만이가 도망을 쳤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황제를 막기 위해 이용한 억만리 고개

덕만이고개는 원래 억만리고개라 불렀다. 옛날에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가서 황제가 되었고, 그 황제의 시조묘가 춘천시 북산면 물로리에 있는 한천자무덤이라고 한다. 그 무덤과 관련된 억만리고개 전설도 있다. “옛날 우리나라 사신이 중국에 가서 중국의 황제를 만났다. 황제는 ‘조선의 가리산에 한천(한총)이라는 무덤이 있는데 그곳이 짐의 시조묘이다.’라고 얘길 했다. 그러자 사신이 기다렸다는 듯이 ‘알아보니까 거기 가본 사람이 없습니다. 거길 가려면 십년강(신연강)을 건너서 팔봉리를 지나서 구만리를 또 지나서 억만리고개를 넘어서 소양강 쪽으로 가야 하는데, 가다가 그만 지쳐서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본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중국의 황제는 자신의 시조묘를 찾는 것을 포기했다. 조선의 사신은 중국의 황제가 오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라서 꾀를 써서 못 오게 하려고 지명을 이용한 것이다. 이 유래로 인해서 억만이고개라 불렸다.”

 

지역민이 많이 다닌 덕만이고개

관찰사의 하인이 실종된 이야기와 중국 천자가 자신의 시조를 찾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진 않지만 재미있다. 겨우 300여 m 높이인 고개에 이렇게 여러 이야기가 붙는 것은 그 만큼 지역민들이 이 고개를 많이 이용하고 친근했기 때문이다. 지명은 필요에 위해 명명되므로, 이 한 곳의 지명에 이렇게 다양한 유래가 있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그 고개를 이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특이하고 재밌는 지명을 더 널리 알려서 지역의 자산으로 활용하였으면 좋겠다.

 

 

 

덕만이 고개는 경사가 그리 급하지는 않으나 길이가 길어 지구력이 요구되는 고개길이다. 덕만이 고개  터널을 지나 내려가는데 고개길 군데 군데 석재 공장, 레미콘 공장이 있어 도로에는 레미콘 차량, 덤프 차량이 많이 다녀 위험하다. 춘천이 가까워질수록 일반 차량도 늘어나고 모두 과속으로 질주하기에 주행에 조심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위험한 길이다. 시내로 접어들어 신호등을 만나고 건널목을 건너고 사람도 많아 시내 주행도 조심해야 한다. 어느듯 남춘천역에 도착했다. 

 

청춘 열차표를 끊으려는데 가장 빠른 출발 시간 열차에 자전거 좌석이 거의 매진되고 겨우 하나 남아있어 겨우 끊고 탔다. 그런데 열차를 탔는데 자전거 거치대에는 내 자전거 외에는 다른 자전거가 없다. 자전거 좌석에 가보니 일반인이 타고 있고 자전거 복장을 한 사람도 없다. 아! 일반인들이 빨리가려고 자전거 좌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전거 좌석표를 끊어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가는 경우로 생각된다. 그래서 자전거 좌석이 매진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전철 승무원을 만나니 자전거는 자전거 좌석을 끊어야 한다기에, '내가 자전거 좌석이 거의 매진되어 겨우 하나 남은 좌석표로 간신히 탔는데, 자전거 거치대에는 자전거가 없고 자전거 좌석에는 일반인이 앉아서 가는 바람에 자전거 좌석이 매진된 것처럼 좌석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일반석을 끊어 타는 경우가 있다'고 역무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그제서야 이해를 했다.  그러니 자전거 좌석표를 끊지 않았다고 너무 나무라지 말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