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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1

마음이 가는 곳에, 두바퀴가 머무는 곳에 11

 

 

경기남동부 자전거 주행 8차 - 1

 




 

 

8차 주행로 : 대성리역 - 신청평대교 - 설악 입구 고개 정상 - 다락재 고개 - 명월리 명달고개 - 352번 도로 - 소나기 마을 - 북한강변길 - 신청평대교 - 청평역 - 호평동 

 

 

8차 주행은 동부 5고개 중 넘지 못한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를 넘어 북한강변으로 내려오다가 소나기 마을을 탐방하고 청평으로 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로 가기 위해 대성리역에서 내려 신청평대교를 넘어 설악면으로 가다가 설악면 직전 마지막 고개 정상에서 우측으로 다락재 고개로 빠지는 길을 지도에서 찿았다. 

 

통상 자전거족들이 주행하는 코스는 양수역에서 내려 벗고개와 서후고개를 넘고 명월리 명달고개와 다락재 고개를 넘어 설악에 도착하여 37번 도로를 타고 유명산 방향으로 가서 유명산 고개를 넘어 양평 방향으로 가서 중간에 다른 역이나 출발한 양수역에 도착하여 복귀하는 코스가 일반적인 하루 코스인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유명산 고개, 벗고개와 서후고개를 넘어보았고 다락재 고개와 명월리 명달고개는 설악에서 가는 방법을 구상했는데, 그 이유는 소나기 마을을 탐방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비록 동부 5고개를 별도로 나누어 넘었지만 동부 5고개를 모두 넘게 되고 소나기 마을까지 탐방하게 되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설악 입구 고개길


올라온 길


이 고개 정상에서 우측으로 다락재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된다.

 

 

 

대성리에서 설악 입구 고개까지는 앞에서 가는 길을 설명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락한다. 

 

설악 입구 고개 정상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다락재 고개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나는 다락재 고개길이 무척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는 길은 거의 평탄했고 1차선 시골 마을 길을 구불구불 가고 있었다. 다락재 고개로 가는 도중 다락재 분지에 마을이 산재해 있었는데 집들이 매우 아담하고 서구식으로 잘 지어져 있었다. 드문 드문 지어진 집과 잔디밭, 각종 농기구 창고, 텃밭, 낮은 울타리, 울타리에 심어진 철쭉 등 각종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 있다. 농지도 잘 개간되어 있고 공기도 좋고 풍경도 절경이다. 한마디로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

 

 

 

다락재 마을 전경






 

마을은 조용하고 인적도 드물다. 다니는 차량도 거의 보이지 않고 상점이나 마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 추측컨데, 대부분 설악이나 청평, 가평, 양평, 양수리로 나가서 생필품을 일주일치나 열흘이나 보름, 한달치 등 대량으로 구입해와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생활해야 할 것이다. 마을이 너무 조용하여 마치 절간들이 모여 있는 마을 같다. 

 

이런 외지고 적막한 곳에 산다면 과연 어떨까를 생각해본다. 그림같은 집에 살지만 병원, 약국, 마트 등이 없다면 멀리 나가서 사오지 않으면 이곳에서는 당장 구할 수가 없을 것이다. 병원, 약국, 주민센타 등 생활 편의 시설이 부족하고 미흡하다면 건강상 문제는 사람들이 무조건 큰 병원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 다반사다. 

 

나이든 어른들이 농사를 짓고 젊은이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어른을 돌볼 사람도 없고 병이 나면 수발들 사람이 있는 지도 궁금하다. 일부는 외로움과 적막함에 떨며 세월을 보내게 될 공산이 크다.









다락재 마을 전경


다락재 분지 마을 전경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이 많을 것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준비없는 귀촌,귀농은 불행을 초래하기 쉽다. 물론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준비없는 귀촌, 귀농을 하는 대부분은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가진것이 많다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내가 그  재물이라는 오물을 끌어앉고 있다는 것은 내 몸에서 구린내가 나고 썩을 우려가 많다는 것이다. 

 

부자 농부들처럼, 나이가 아직 중년 정도일 때, 귀농하여 성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지만 나이가 든 노후에 무턱대고 귀촌이나 귀농을 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많을 것이다. 홍천강 일대를 가다보면 집단으로 비슷한 집들이 모여 있는 아담한 촌락을 여럿 보게 되었다. 아마 조합원을 모집하여 집단 이주한 사람들일 것이다.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농촌에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오지라 차량이 없으면 이동이 어렵고 차량을 운전할 수 있을 때까지는 몰라도 나이가 들어 운전이 어려워질 경우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

 

나의 이런 걱정과 우려가 웃긴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자란 고향 땅이라면 몰라도 고향 땅이 아닌 외지에 가서 생활 여건이 어려운 곳에 산다는 것은 친구도 친척도 없이 나홀로 천국에서 그림같은 집에서 산다고 모두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락재 마을은 분지형 지형에 아담하게 만들어져 있다

 

 



 

다락재 고개길 안내판


동부 5고개 간판이 옆으로 풀숲에 쓰러져 있어 다시 세웠는데, 일부가 깨져있다. 괸리 소홀 추정

 

 






저 언덕을 지나면 다락재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내가 동부 5고개 간판을 손보는 사이에 한 중년 남자가 지나갔는데 아무런 인사도 없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소문난 동부 5고개 길에 이런 안내 간판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자전거족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자전거족들이 많이 다니면 음식점, 편의점 등 주변 상가는 매출이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안내 간판이 저런 꼴이니 지자체에서도 시들해진 모양이다. 또 주행 중간에 동부 5고개 코스라는 다른 안내 간판은 보지 못했다. 내가 반대편에서 와서 그런지 몰라도 간판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다락재 고개도 내리막길뿐이었다.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은 올라오기에는 좀 힘들어 보인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자전거족 한 사람이 힘들게 올라오기에  "화이팅!" 하고 외쳤더니 그 사람도 웃으면서 "화이팅!"을 외치는데 목소리는 힘이 들어 소리가 약하다.

 

설악에서 가는 다락재 고개는 내리막길뿐이어서 너무 싱거워서 쉽게 내려갔다. 내리막 마지막길에는 고속도로 굴다리가 나타났다. 굴다리를 지나면 명월리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