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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가을 10 : 몰염치한 역사를 가진 민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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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가을 10 : 몰염치한 역사를 가진 민족

두바퀴인생 2015. 11. 7. 09:53

 

 

강남의 가을 10 : 몰염치한 역사를 가진 민족

 

 

                                                                         반포천 주변 산책로 쉼터

 

주말인데 비가 내린다. 월요일까지 계속될 거라 한다. 새벽 운동은 잠시 참기로 하고 늦잠도 푹 자고 일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우리 민족은 몰염치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이씨 조선 500년 동안 점철되어 온 몰염치가 우리 정신과 육체에 녹아 이기적인 유전자로 진화하여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 우리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증상이다. 외형위주의 형식주의, 특권의식, 강자에 빌붙어 목숨과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사고, 이념과 사상으로 편가르기, 학연,지연,혈연으로 뭉쳐 세력화하려는 파벌의식, 출세주의와 관료주의, 약자에게 군림하며 등쳐먹는 수탈의식 등이 팽배한 민족이다.

 

몽고 지배하에서는 몽고인이 되려 했고, 명,청나라 지배하에서는 철저한 사대로 일관했으며 학벌과 지역으로 나누어 당쟁을 일삼았다. 일제가 식민지배를 하는 동안 친일파가 되었고, 해방 후 좌우익으로 갈라져 서로 이념과 사상을 달리하여 편이 갈리었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서로 죽고 죽이는 동족상잔의 피를 흘렸고 반세기가 넘게 남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국제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고 남북간의 위기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한반도 점령 야욕은 미일동맹을 핑계로 계속 진화되고 있고 중국의 패권주의와 강대국 등장에 미국이 패권경쟁을 부채질 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생존을 모색해야 하지만 안보.외교 전략이 지혜가 없고 인재도 없다. 미국의 국부 빼가기에  아무런 말도 못하는 종속국이 되었고 안보를 의지하며 목숨을 구걸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미국의 배신의 역사에서 보듯이 한반도는 그들의 국익에 별도움이 되지 않는 지역으로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대부분은 배신으로 일관해왔다. 제너럴 셔먼호 사건과 신미양요에서 조선 정벌에 실패하자 조선은 별로 가치가 없는 지역으로 포기하고 일본과 카스라-테프트 밀약을 맺고 미국은 필리핀을, 일본은 조선을 차지하기로 약속하고 일본이 조선을 강점하는 데 국제적인 지지를 보낸 나라다. 태평양 전쟁이 일본군의 무조건 항복으로 종료되자 일본 본토를 독차지할 욕심으로 소련이 대일전에 참전한 그 보상으로 한반도 북쪽을 내주었다. 그래서 한반도는 두동강 나고 말았는데, 남쪽에는 미국 태평양 방어선의  전초기지로 인식하여 대한민국을 성립시켜 한반도 유일한 합법정부로 만들었다. 미군정은 신속한 통치의 안정화를 기하기 의해 친일파를 재등용하였고 이승만은 그들을 중용함으로써 민족정기를 무너지게 하는 결정적인 역활을 하였다.

북한의 침공으로 발발한 6.25 전쟁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파병된 유엔군을 포함한 미군의 많은 희생에 대해서 감사하고 막대한 원조를 제공하여 초토화된 이 땅의 백성들에게 우유, 옥수수 가루, 밀가루 등을 제공하여 굶주림을 면하게 해준 면에서도 깊은 감사를 보낸다. 나 자신도 그런 원조 물자를 먹고 자랐으니까. 그러나 한반도가 두 동강 나지 않았다면 그런 전쟁도 없었을 것이고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은 물론 미국을 포함한 이국의 젊은이들이 무수히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휴전 후 반세기 동안 한국은 한 지도자의 강력한 일념으로 경제개발을 이룬 결과 '한강의 기적'으로 다시 일어섰고 오늘의 풍요를 즐기는 초석을 다진 지도자다. 용병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월남전에 파병하여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희생되었고,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여 외화벌이에 젊은 세월을 다 보냈다. 그 희생의 댓가로 경제발전을 이루는데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자주국방과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던 지도자가 갑자기 암살당했고, 비핵화선언을 종용하여 그들의 핵우산 아래서 안보와 국방을 의지하고 있으니 무엇이 자주국가이고 자주국방인가? 안보와 국방을 미국에 의존하는 한 우리는 절대로 자주국가가 아니다. 주한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공짜가 아니다. 년간 주둔군 비용에 1조 원이 넘는 혈세를 투자하고 있다. 원자력 협정, 미사일 사거리 통제, 최신 군사기술 제공 거부, 핵물질 재사용 통제, 한미행정협정 등 각종 불평등 조약을 감수하고 폐기 직전의 노후 무기를 대량으로 구입해야 하고 최신 무기 도입에는 불평등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으로 도입해야 하는 등 과거 6.25 전쟁에서 받은 그들의 희생보다 다 많은 비용을 지금까지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등에 업은 다국적 기업들의 국부 빼가기와 기업 사냥꾼들이 몰려들어 공기업을 민영화시키도록 강요하고 이런 국내 기업 사냥으로 막대한 국부를 빼가도 한마디 항변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한국이다.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에 대한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많은 희생으로 오늘날의 경제부국을 이루는데 미국이 일조했으니 이제는 미국 대중 포위전략과 아시아 정책기조에 적극적으로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등 말이 많은 모양이다. 최근 중국과 밀월관계를 의식하여 빈정거리는 모양이다. 미일밀월이 갑자기 증가한 것은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서 한미일 공조로 대중국 포위망을 전개하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한일간에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는 모른척 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 역사왜곡 문제, 독도 문제,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지역 진입의 타당성에 대한 일본의 노골적인 발언도 모른척 하고 있다.  모든 문제가 그들에 의해 저질러진 결과라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미사일 한 방이면 한국 사회는 지옥을 방불케 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유사시 국가적 위기가 도래하면 가진자와 지도층은 모두가 제 살길을 찿아 조국을 떠나려고 공항으로 몰려들 것이고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서민들은 현해탄 보트 피플이 되어 거친 파도에 목숨을 잃을 지 모른다. 정치는 후진이요 경제는 거품이요 국방과 안보는 허세만 무리고 내부적으로는 부패와 비리로 썩어 들어가 거의 식물국방이 되었다. 이런 가운데 오늘날 우리 사회도 몰염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우리들 몸 속에 녹아있는 몰염치라는 이기적 유전자가 우리들 뇌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식인이 쓴 글을 가감하여 소개한다.

 

 

몰염치한 역사를 가진 민족

 

이씨 조선은 원천적으로 부도덕성을 가지고 태어난 왕조이다. 고려 왕조를 무력으로 멸망시키고 새로운 나라를 세웠기 때문이다.

 

만약 최영의 주장대로 이성계가 요동정벌을 단행하였더라면 어땠을까? 당시 요동은 원나라가 북원으로 물러나고 힘의 공백지대나 마찬가지였다. 이성계의 5만 고려군은 쉽게 만주를 점령하였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 원나라를 몰아내고 중원을 차지한 떠오르는 명과 요동 땅 소유권을 두고 원나라가 지배하던 땅이라며 나중에 명이 반환을 요구하였을 것이고 이에 고려가 끝까지 불복한다면 고명전쟁은 벌어졌을 것이다.

 

고려가 명과의 전쟁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국 명에게 항복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랬다면 고려가 멸망하고 결국 한반도는 명의 지방정권으로 명나라에 통합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이성계의 회군은 어쩌면 무척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도 모른다. 조선을 개창한 후 이성계는 명에 절대사대로 납짝 엎드렸다. 명에서는 불손한 생각을 하던 고려를 멸망시키고 명에 납짝 엎드리는 이성계가 무척 기특하였을 것이다. 이성계의 이러한 태도로 인해 한반도가 명에 졈령당하지 않고 왕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명의 속국이 되어 하루가 멀다하고 명황제가 있는 서쪽을 향해 문후를 여쭈고 수시로 재사를 올리고 때마다 사신과 많은 조공품을 보내면서 나라 이름을 하사받고 세자와 왕위 등극까지 일일이 명의 승인을 요구하였다. 이렇게 했으니 조선이 기특하였을 것이고 조선은 양반사대부들이 마음 놓고 백성을 수탈하면서 대를 이어 부귀영화를 누렸다.

 

이성계의 업보이던가. 아들 이방원이 1, 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수많은 창업 공신을 도륙내고 자신이 정해준 세자마저 참살하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형제들을 죽였다. 또 이성계의 손자인 세종은 아버지 태종 이방원이 다져 놓은 탄탄한 왕권을 바탕으로 조선 최고의 문화통치를 이루었으나 자식 교육은 실패했다. 아들 수양대군은 조카 단종과 수많은 충신을 도륙내고 왕위를 찬탈했으며 세조 이후 조선은 세조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들이 왕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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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그는 조선의 몰염치를 제도화한 임금이다. 사학자 이덕일이 쓴 '조선 왕을 말하다'라는 책에 보면 세조에 의한 제도 개악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명분 없는 정변으로 조카를 쫓아내고 집권한 수양대군은 정권을 보전하기 위해 소위 공신들에게 거의 무한의 특권을 주는 망국의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악랄한 제도는 세조의 후손으로 이어진 조선의 왕들이 개혁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양반계급이 갖가지 방법으로 백성을 수탈하는 더 나쁜 관습으로 진화해갔던 것이다.

 

또 제도와 나라의 경영을 보면 조선을 나라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워 보인다. 양반이라는 힘 있고, 가진 것이 많고, 나아가 많이 배우기까지 한 집단은 병역과 조세의 부담을 거부했으며 왕이라는 사람들은 정권의 유지에만 모든 마음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양반들의 몰염치를 제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조선의 몰염치의 근원을 7대 왕 세조에게서 찾는 학자들이 있는데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없으나 한편으로는 매우 타당해 보인다.

 

대한민국에 태어나 사는 현대의 한국인들은 어쩔 수 없이 조선이 망하고 일제의 식민지 지배나 6·25전쟁, 그리고 군사독재와 같은 아픈 기억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산다. 지금 그것이 현대를 사는 대부분 한국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일어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들은 지금을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후손들의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역사의 경로의존성이라고 하는 것 같다.

왜 우리가 일제의 강점을 겪었으며 동족끼리 전쟁을 하고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적지 않은 피를 흘렸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과 해설이 있다. 나아가 이 사건들의 원인과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유형으로 치부해 설명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를 보면 모든 질곡의 핵심에는 힘 있는 사람들, 가진 사람들, 그리고 많이 배운 사람들의 몰염치가 있다. 그것도 몰염치가 역사적으로 제도화됐다고나 할까.

조선이 일본에 침탈당한 것을 두고 억울해 하는 사람이 많다. 당시 일본과 조선의 국력 격차는 유럽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침탈할 때의 경우와 같이 크지 않았다는 사실을 접하고 나면 그와 같은 억울함은 더할 것이다. 경제사학자 앵거스 매디슨의 추정에 따르면 합병 다음 해인 1911년 조선의 인구는 일본 인구의 25%, 조선의 1인당 GDP는 일본의 60% 정도였다. 바른 제도가 서 있었고 경영만 잘 되고 있었다면 조선은 일본에 병합당할 만큼 후진적인 국가가 아니었다.

한 나라가 멸망한 원인을 가까운 과거에서 찾아야 할 수밖에 없겠으나 물러나 바라보면 먼 과거에 그 씨앗이 있었음은 역사에서 비일비재하다. 이 창명한 아침 어두운 우리의 과거를 거론하는 것은 세조 시대의 공신들이 추구했던 바와 같은 몰염치를 지금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 때문이다. 선량하고 어렵게 사는 수많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집단들이 벌이는 권력과 정치 놀음, 돈 놀음, 그리고 지식 놀음을 접하다 보면 세조의 시대가 그리 먼 과거만이 아니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모든 몰염치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때문에 후안무치가 되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제도를 보면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이대로 둬서는 안 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의 모든 분야에서 바른 제도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효율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덕이 바로 서 있는 것도 아니다. 힘 있는 사람들의 편의에 의해, 가진 사람들의 금력에 의해, 그리고 많이 배운 사람들의 곡학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제도의 혁신 없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기약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