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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겨울 5 : 동토의 삶과 봄

 

 

강남의 겨울 5 : 동토의 삶과 봄

 

                                                 누에다리 전경

블로그에 일제 강압36년사도 서서히 종막을 향해 가고 있다. 일제 군국주의자들이 대동아공영권을 외치며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조선과 만주를 식민지로 이용.수탈하면서 거대한 군사력을 갖추고 무소불위의 힘을 뻗치고 있던 시절, 우리 민족은 동토처럼 암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일본을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당한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과연 대단한 나라였다.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만큼 군사력이 증강되었고 만주사변, 중일전쟁을 수행하면서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하여 미국의 태평양함대를 격멸시키려 했다. 당시 일제의 제로센 전투기는 미군의 전투기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전투기였고 어뢰를 포한한 무기도 성능이 우수했다. 특히 항공모함 수도 미군에 앞질러 더 많았고 포병의 포술은 뛰어나 필리핀 바탄반도 작전에서 효율적인 포술로 미군진지를 강타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 말레이 반도 작전에서는 연합군 비행기를 사전에 대부분 파괴하고 영국 전함 2척을 항공기로 공격하여 침몰시키는 등 엄청난 전과를 올렸고 영국은 경악하였다. 또 밀림에서는 전차가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여 전차를 준비하지 않은 영연방군에 대해서 일본군은 가벼운 15통 정도의 소형 전차를 이용한 공격, 자전거 부대를 이용한 신속한 공격, 우회포위전술 등을 구사하여 영연방군을 여지없이 붕괴시키는 작전을 전개하였다.

 

당시 조선은 이미 심각한 병이 들어잇던 상태로 그냥 주워먹었고 만주는 국민당과 군벌들의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쉽게 점령이 가능하였으며 중국 본토 공격은 국공내전을 치루느라 정신이 없던 사이 중국군을 쉽게 밀어내면서 내륙으로 진공할 수 있었다. 동남아 지역은 영.프.미국 등 강대국들의 식민지 지역으로 병력 수에 비해 무장이 약하고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오합지졸들이 대부분이었고 항공기.포병 등 강력한 전력을 구비한 일본군은 쉽게 진격이 가능하였다.

 

당시 일본의 일찍부터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면에서 동양에서 가장 빠른 선진화를 이룬 나라였다. 일본 대기업의 중공업 능력은 항공모함을 만들 수 있었고 강력한 어뢰, 그리고 우수한 제로센 전투기를 생산할 정도로 막강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는 그 승리에 고무되어 무서운 속도로 군사력이 증강되었고 군인천하가 되었다. 이렇게 군국주의로 치닫는 가운데 식민지 확보가 우선이었고 군사력은 그에 따라 더욱 증강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일제가 한반도에 공장을 짖고 댐을 만들고 토지조사를 벌인 것은 그들의 전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였지 한반도의 경제적 부흥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물론 고루한 조선이 스스로 근대화를 이루었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은 사실이지만 일제가 우리의 근대화를 이루는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도 항공모함, 전투기를 만들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제는 이미 1940년대에 이미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선진국이었음은 부정할 수는 없다.

 

일제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져들고 말았는데 전장의 확장이었다. 동남아 권역, 필리핀, 대만 중국 해안, 만주, 조선, 주변 제도서를 확보하고 미국과 협상을 벌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일제는 무리하게도 버마전선, 화와이 침공, 산호해 해전, 미드웨이 해전을 벌이면서 확전을 벌이다가 결국 구렁텅이로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확전을 시도한 결과 미드웨이 해전 패배, 보급도 없이 무리한 작전을 전개한 버마 임팔작전의 실패, 필리핀 레이테 해전 패배, 오끼나와를 포함한 제도서 작전의 실패 등을 치루면서 패망의 길을 가게 되었던 것이다.

 

일제가 중일전쟁의 수렁에 점차 빠져들고 있을 때, 미국은 일제에 대해서 각종 경제제제를 가하게 되었고 일제는 부족한 전쟁물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천연자원이 풍부한 필리핀, 말레이, 싱기포르 등 동남아 지역를 침공하게 된다. 영.불.미국령이 산재한 동남아 지역은 영국군이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방어전력을 편성하고 있었으나 일본 공군기의 공격으로 영국 전함 두 척이 허무하게 침몰하는 것을 계기로 일제는 말레이 반도를 침공하여 신속한 공격으로 싱가포르까지 점령하게 된다. 영국군과 인도군, 호주군, 프랑스군 등 연합군은 일제의 침공에 허무하게 방어선이 무너지고 싱기포르 점령시 퍼시벌 장군을 포함한 영연방 10만 명에 가까운 군대가 일제에 항복하면서 식민지 대부분을 내주게 된다.

 

한편 일제는 미국의 태평양 함대를 기습.격멸시키기 위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하여 정박중이던 함대 대부분을 침몰시키고 필리핀을 침공하여 맥아더의 미군을 일방적으로 밀어내면서 미군의 최후 저항거점인 바탄반도까지 점령하고 미군의 항복을 받아낸다. 맥아더는 웬라이트 장군을 방어사령관으로 남겨두고 바탄반도를 탈출 도망치게 되고 후일을 기약한다.

 

이로써 일제는 중국 중동부 해안지역, 동남아시아 지역, 필리핀 지역, 그리고 전략적인 주요 주변 도서 등을 확보하고 연합군의 중국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버마전선의 임팔작전을 무리하게 구상한다. 또 한편 남태평양의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을 공략하기 위해 제해권과 방어거점을 확보하기 위해서 산호해 일대 주요 거점을 확보하려 했다. 한편 미군은 일본 잠수함이 미국 서부해안에 접근하여 미군 정유소를 공격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놀란 미국은 일본 본토를 공격하는 보복작전을 구상하였는데 바로 돌리틀 공습이었다. 그래서 일제는 돌리틀 공습으로 일본 본토가 공습을 당하지 경악하였는데, 일본 근해까지 접근한 미군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미군 경폭격기가 일본 본토를 폭격하고 중국의 비행장에 착륙한 사건이었다. 그래서 비록 피해는 경미하였으나 일본 본토가 미군 항공기의 공습을 받았다는 사실에 당시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는 어떻게해서던지 미군 항공모함을 유인하여 격멸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바로 산호해 해전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다.

 

일제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는 진주만 공격시 미군의 항공모함을 격침시키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 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한 전략가로 미국의 군수산업 능력과 미국의 전력을 잘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항모를 격멸하지 못해 당한 치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물론 일제 군부의 압력도 상당하였다. 그래서 산호해 작전에서 미군이 함공모함을 보내기를 기대하였고 야마모토는 그곳에서 미군의 항공모함을 격멸시키려 했다. 당시 미군은 일본군의 암호문을 일부 해독하고 있었는데, 산호해 일대로 진출하려는 일본 함대의 이동 목표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군도 함모가 포함된 2개의 기동함대를 구성하여 파견하였다. 거함거포 시대를 지나 항공모함이 해전의 주요 전력이 되었고 해전의 양상은 서로 적함이 보이지 않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찰을 통해 적함대를 먼저 발견하면 공격거리 안에서 함재기를 발진시켜 적함을 공격하는 해상 항공전 시대가 도래한 것이었다.

 

결국 산호해 해전에서 서로 공방전을 벌인 결과 미군은 항모 요크타운이 대파되고 항모 랙싱톤이 침몰하는 비운을 겪게 된다. 반면 일제는 소형 항공모함 1척이 침몰되고 다른 두 항공모함이 대파 및 중파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일제가 전술적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했으나 차후 벌어진 미드위에 해전에서 일제는 두 항모가 정비중이라 참가하지 못했고 미군 항모 요크타운은 급히 정비하여 미드위에 해전에 참가하여 일제 항공모함을 대부분 격멸시키는 대전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국 미드웨이 해전 결과 재해권이 미군측으로 넘어감으로써 미군이 반격의 여건을 마련하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사회, 동토의 사회

 

동요가 비판받는 나라

 


동요 ‘아빠 힘내세요’가 유해가요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양성평등을 저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려내서 불이익을 주려는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닌 아이들을 교육할 때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연구일 뿐”이라고 4일 해명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건국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수행한 ‘양성평등 관점에서의 영유아 아동용 문화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아빠 힘내세요가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사례 1008건에 포함됐다”며 “엄마는 집안에서 가사 노동을 하고 아빠는 밖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고정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성평등 저해 수준을 ‘매우 심각’으로 판단했다.

사라지는 피아노.미술 학원

동네마다 흔하던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 전국에 1만 6천 곳이었던 피아노 학원은 열에 한곳이 문을 닫았고 또 미술학원은 4년째 20% 가까이 폐업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우리 아이들이 입시준비에 그만큼 빨리 내몰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전인교육'을 강조하던 1990년대 동네 피아노 학원과 미술학원은 아이들로 넘쳐났지만, 하지만, 요즘엔 방학에도 피아노와 미술을 배우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

운영이 안 되니까 다 지금은 문 닫고 다른 악기나 미술학원도 마찬가지여서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는 매물로 나온 예능 학원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준비에 들어가는 학부모가 늘어나면서 예능 관련 사교육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으며 반면 영어나 수학, 논술 등 주요 입시 과목 학원엔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2009년 7천700개였던 영어 학원의 경우 지난해 1만 곳을 넘어섰다고 한다.

오피스텔 탈세의 온상

서울 지역에서 전월세 매물로 나온 오피스텔 가운데 전입신고가 가능한 경우는 전체의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주인이 임대수익에 따른 세금과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추징당하지 않기 위해 세입자의 주거용 전입신고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대란 여파로 급팽창하고 있는 오피스텔 전월세 시장이 탈세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무원이 개인정보 빼내 사업

고용노동부 5급 공무원 최모 씨는 정부 전산망에서 빼낸 정보를 이용해 국가 지원금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나 그제 구속됐다. 최 씨는 전직 동료와 가족, 친지 등과 공모해 세금 빼먹는 회사를 따로 차렸다. 고용 창출과 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지원금이 많은데도 상당수 기업체들이 몰라서 신청을 못하는 점을 노렸다. 고용정보 시스템에서 알아낸 정보로 지원금을 대신 신청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개인과 기업 정보 800만 건을 임의로 조회하고 12만 건을 빼내는 불법을 저질렀다.

최 씨가 만든 회사 5개를 통해 정부로부터 타낸 ‘신규 고용 촉진 장려금’ 등의 지원금은 190억 원에 이른다. 공무원이 해당자를 찾아내 지원금을 타도록 도와주기는커녕 수수료를 챙기는 장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챙긴 돈이 58억 원에 이르는데도 고용부는 까맣게 몰랐다. 정부가 기업과 근로자 지원을 위해 만든 제도를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부패한 공무원의 배를 불린 셈이다. 정부의 다른 지원금도 ‘눈먼 돈’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지 철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금융 후진국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거액 대출사기 사건이 불거져 금융권이 난장판이다. KT의 자회사 KT ENS(옛 KT네트웍스)의 납품 협력업체들이 KT ENS의 부장급 직원과 짜고 실제 거래는 없이 장부상 거짓 매출채권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담보로 NH농협ㆍ하나ㆍKB국민 등 3개 은행과 BS 등 10개 저축은행으로부터 수년간 거액의 대출을 받아온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이번 대출사기의 규모는 잔액 기준으로 3000억여원에 이르며, 그동안 상환된 부분까지 더하면 총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7000억원대의 사기어음을 유통시킨 1982년 이철희ㆍ장영자 사건, 직원에 의한 5000억원대 허위 지급보증 등이 적발된 2010년 경남은행 금융사고에 버금가는 대형 금융사기 사건이다.

역대 최악의 AI 피해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이 20일째를 넘어서면서 매몰 되는 가금류의 수도 28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2006년 AI 발생 당시 매몰된 가금류 수에 육박하는 수치인데, 역대 최악의 AI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수성가 부자

자수성가(自手成家)한 1세대 기업인들의 삶은 감동을 준다. 어려운 여건을 뚫고 한국 굴지의 대기업을 일궈낸 삼성의 이병철, 현대의 정주영, LG의 구인회 창업자 같은 ‘기업 영웅’의 신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빛난다.

미국의 미디어그룹 블룸버그가 발표한 올해 세계 200대 부자(富者) 순위를 보면 자기 힘으로 재산을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가 139명(69.5%)인 반면,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형 부자는 61명(30.5%)에 그쳤다. 1위를 차지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비롯해 상위 10명 가운데 9명이 자수성가 부자다. 도전과 혁신의 풍토가 강한 미국이 7명이고 멕시코 스페인 스웨덴 국적이 각각 한 명이다.

200위 안에 들어간 한국 기업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08위)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194위) 등 두 명에 그쳤다. 중국은 6명이었고 일본은 3명이었다. 중국과 일본 기업인은 모두 자수성가형인 반면 한국 기업인은 상속형으로 분류됐다. 국내 상장기업 보유주식 평가액이 1조 원을 넘는 16명 중에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제외한 15명이 재벌가문 2, 3세이거나 그 배우자라는 점도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한다.

간병인 필요없는 병원

간병인도 보호자도 필요없는 이른바 포괄간호서비스를 하는 병원이 전국으로 확대된다고 한다. 잘 정착되면 부담 큰 간병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자리 잡기까지 주어진 과제가 많아 보인다. 건강보험공단 산하의 일산병원은 환자 수발부터 전문 간호까지 간호사가 도맡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산병원은 간호인력 72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환자나 따로 고용한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데다 간병비를 별도로 내지도 않아 이용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렇게 지난해 7월부터 전국 병원 13곳에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이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들의 삶과 관계없이 봄은 찿아 올 것이다.

지난주 화요일 입춘이 지났다. 우리들의 삶은 동토이나 인간의 삶과는 관계없이 계절의 봄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김없이 이 땅을 찿아오고 있다. 그러나 입춘이지만 맹추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어 꽃샘추위로 치부하기에는 아직 이른 모양이다.

 

설연휴 후유증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주는 모두에게 힘든 한 주가 되었을 것이다. 추위로 자전거도 타지 못하고 늦잠을 자려해도 습관이 변해서 새벽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다. 명절을 지내면서 즐거운 일보다 피곤하고 불쾌한 일이 많았다면 굳이 명절을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일은 의미가 없다. 명절이 가족의 정을 확인하는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 형식적이고 사심이 앞선 만남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즐겁지 못하고 불행스런 모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사실 어떤 가정은 후유증이 심해 가정 붕괴의 불행한 일을 겪고 있을 것이며 냉전의 기운이 장기간 감돌지 모른다. 또 이룬 것 없이 나이가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과 주름과 백발이 점차 늘어간다는 점과 세월은 멈추지 않고 쉬임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점이 우리들의 마음을 슬프게 하고 있다.

 

고구려가 내분으로 망할 때도,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공격을 받고 공주성에서 항복할 때도, 견훤이 자신이 세운 후백제의 멸망을 보고 이름모를 산사에서 숨을 거둘 때도, 왕건이 자력으로 민족 통합국가인 고려를 세우고 마지막 임종을 앞두고 충복 박술희 장군에게 "인생은 이렇게 덧없는 것이라네"하면서 숨을 거둘 때도, 서슬퍼런 칼부림이 난무하던 무신정권 80년동안 그 때도, 몽고치하 100여 년 동안 그 때도, 고려가 이성계의 친위쿠테타로 망할 때도, 정도전이 신권우위의 새로운 이씨 왕조의 이상국가를 설계할 때도 봄은 어김없이 이 땅을 찿아왔다.

 

인간사의 흥망성쇠에 관계없이 지구는 자전하고 공전하며 우주가 태어난 그때부터 봄이라는 선물을 인간 세상에 보내주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고 나라가 망해도, 백성이 노예처럼 살며 수탈당하고 유랑민이 되거나 거지처럼 살아도, 봄은 어김없이 이 땅을 찿아왔다.

 

출세한다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람 누구에게나 성공이라는 인생의 정점은 대략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이 전부다. 잘나가던 사람도, 권세를 마음껏 부리던 사람도,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리던 사람도 이러한 전성기를 지나면 대게 현역에서 물러나 열정과 의지가 사라지고 병들고 힘이 없어 노후를 보내면서 죽음을 기다린다.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던 유명했던 사람의 이름이 들리지 않을 때는 이미 고인이 되었거나 노년이 되어 칩거하고 있거나 중병에 걸려 중환자실에 누워 있을 확률이 높다. 

 

눈에 불을 켜고 사기를 치고 거짓말로 속이고 갈취하고 빼앗고 승진에 목을 메고 치솟는 인기에 추락을 모르고 날뛰던 사람도, 이쁘다고 주변의 시선을 받으며 휘날리던 그 젊음의 아름다움도 다 이침 이슬이나 지나가는 바람이나 안개처럼 사라지고 흉물스런 주름진 얼굴에 찌든 삶의 자국이 가득한 추한 얼굴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수만 병사를 호령하던 장수도, 수천 수만의 지지자들 환호속에 선거 승리를 자축하며 거드럼 피우며 권력을 잡고 마음껏 휘두르던 정치인도, 평생 가난을 모르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호의호식하며 남의 이목을 피해 별장에서 해외에서 여러 애첩을 거느리고 궁궐같은 대저택에 고급외제차를 굴리며 살던 기업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들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봄은 또다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