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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마음의 평안

강남의 겨울 3 : 그해 겨울, 목련이 그리워지는 계절

 

 

 

강남의 겨울 3 : 그해 겨울, 목련이 그리워지는 계절......

 

 

 

                                                                                               새벽 여명

 

새해도 벌써 보름이 흘쩍 지나갔다. 누구도 기다리지 않고 매정하게 지나가는 세월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공평하기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누구나 늙지 않고 오래 살기를 원하지만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도 나왔지만 인간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도 하고 미래로 빨리 가 보고 싶어도 하지만 세월은 그것을 허용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과학기술로 과거나 미래로 인간이 시간이동하는 기술은 아직 미지의 분야이다. 만약 시간이동이 가능한 기술이 나온다면 이 세상은 혼란이 극에 달할 것이며 지구 자체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도 변조되고 달라질 것이며 역사 자체가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실상을 현재로 생각한다. 모세가 기적을 행하였듯이 말로만 듣고는 인정하지 않던 사람도 눈으로 보게 되면 인정하는 것처럼 사람의 눈은 필림없는 사진기와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잔상이 오래 남아 있지는 못한다. 과거는 눈의 잔상이 기억에 저장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희미해지면서 흐려지고 잊어버리게 된다. 강한 충격과 인상을 준 잔상은 비교적 오래 가지만 대부분은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억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두고 동영상을 촬영해 두지만 후일 그것을 보는 것은 지금 우리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과 진배없을 것이다. 바로 허상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 지나가면 사람에게는 지나간 모든 삶이 모두 허상이 된다.

 

역사나 마찬가지로 과거는 시간과 세월의 발자국에 불과하고 그 흔적은 점차 희미해지고 아련하게 머리 속에 잔상만 남아 있게 되며 점차 풍진세파에 파묻히고 세월이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사람이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 미련과 아쉬움, 그리고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추억이 있기 마련이고 아름다운 추억은 다시 그리워지는 법이다. 특히 첯사랑에 대한 추억, 이루지 못한 사랑, 짝사랑 등은 사춘기 겪는 사람에게 누구나 강하게 남아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에 치이고 농락당하고 억울하고 미워질 때 그리고 현실의 삶이 고달플 때는 더더욱 때묻지 않고 순수하고 평화롭던 아름다운 과거가 그리워지는 법이다.

    

 

                                                                                        새벽 하늘

 

 

사람의 눈에 보이는 현실의 실상도 결국은 허상이 되는 것처럼, 인간의 육신도 허상이요 모든 세상 만물이 허상이다. 최고의 미인, 최고의 권력자, 최고의 재산가, 돈이 넘치고 고급저택에 외제차에 비싼 옷과 가방에 보석을 휘두르고 다니는 것 자체도 모두 허상이다. 인간의 육신은 화장터에 가보면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미인도 장애인도 못생긴 얼굴도 다 소용없다. 한 줌의 가루로 변하는 것이 인간의 육신이다. 혼백이 살아 있다 하지만 누구도 혼백을 본 것도 아니다. 또 설사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도 허상이다.

 

하느님도 허상이요 부귀영화도 허상이다. 우리는 본인을 포함하여 모두 세포로 구성된 몸이며 지구상의 각종 원소로 구성된 물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즐거움과 쾌락을 느낀다는 것은 동물적인 생식본능에 불과하다.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입고 자는 것이 모두 동물과 다를바가 없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동물에 비해 지능이 뛰어나 힘이 센 동물을 물리칠 수 있는 각종 무기 등 도구를 개발하여 제압, 통제하게 되었고 글과 말을 개발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해 지면서 지능을 공유하여 확산함으로써 집단을 이루어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였고 질서와 규율을 정하여 더불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집단생활에 중요한 것은 더불어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사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인간은 지능과 지식, 성격과 품성, 지역 환경의 차이로 인해 어떤 집단은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지도자의 지혜로운 지도 아래 부지런히 농사지어 한겨울에 대비하는 등 식량을 모으고 재물을 증식해 갔으나 어떤 집단은 무능한 지도자를 만나 질서가 없고 게으르고 나태하여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하여 식량이 부족하게 되자 한겨울을 나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궁리한 끝에 부자집단을 공격하여 재물을 약탈하고 포로를 잡아 노예로 부리면서 호의호식하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서로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집단 간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전쟁의 시작이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밝아오는 아침 하늘

 

 

우리는 국토도 좁고 인구도 적고 힘도 약한 약소국이다. 그래서 역사를 보아도 반드시 강자에게 붙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고구려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동북아 강자로 군림했다. 백제는 왜를 끌여들여 수명을 유지했지만 나당연합군에게 결국 멸망당하고 말았다. 신라는 힘이 약하니 당나라를 끌여들여 백제를 멸망시키고 고구려가 멸망하는 데 기여했다. 또 당나라가 지배하려 하지 스스로 당군을 물리치고 한반도 반쪽통일을 이루었다.

 

천년사직의 신라가 무능과 부패로 망해가는 도중 궁예. 견훤 등이 일어나 후삼국시대가 전개되었고 최후의 승자는 왕건이었다. 그가 세운 고려는 스스로 거란족의 침공을 물리치고 국체를 유지해 나갔다. 평화기가 계속되자 무신들이 천대받기 시작하였고 문신들이 우대받는 시대가 되었다. 무능한 왕이 방탕에 빠지고 문신들이 무신을 천대하자 무신들이 난을 일으켜 정권을 잡고 80년 동안 죽이고 죽는 무신정권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새로운 강자 몽고가 나타나 고려를 여러차례 침공했으나 강화도로 천도까지 하면서 끈질기게 저항했다. 결국 무신정권이 붕괴되면서 몽고에 항복하자 그후 100여 년 동안 몽고지배가 지속되었다. 몽고의 부마국이 되자 몽고는 고려왕을 마음대로 바꿔치기 하고 수많은 공물을 요구해 고려는 지칠대로 지치다가 몽고가 새로운 명나라에 의해 북으로 쫓겨가자 공민왕이 개혁의 고삐를 당겼으나 미완에 그치고 말았고 그가 죽자 이성계의 친위쿠테타로 최영과 정몽주가 피를 뿌리고 쓰러지자 나라는 도적질 당하고 말았다.

 

조선 500년은 중국 명나라에 철저히 사대하면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왜적의 침공으로 임진왜란 발발하자 나라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꺼져가던 중 이순신, 의병 등 수많은 충신들과 명군의 지원으로 겨우 목숨을 유지했다. 그러나 개혁은 커녕 명맥을 유지한 조선은 양반사대부들의 천국이 되었고 그들끼리 죽고 죽이는 권력다툼 속에 백성들은 수탈당하고 노예처럼 살아야 했던 지난한 세월이 계속되었다.

 

명나라가 기울어갈 때 50만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여진족의 청나라가 만주에서 발흥하여 침공해 왔다. 이괄의 난으로 구멍이 난 서북방어군은 남쪽에서 보충된 병력은 오합지졸이요 산성에 틀어박혀 나오지를 않았다. 청군은 들판을 달려 바람처럼 한양으로 내려와서 인조가 도망친 남한산성을 포위하자 40일 동안 버티던 인조는 식량이 떨어져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삼전도에서 치욕적인 항복을 하고 겨우 목숨과 왕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조선은 청나라의 속국이 되었다. 소현세자를 포함하여 50만이 넘는 조선인 포로들이 끌려갔다.

 

숙종, 영.정조 시대 탕평과 개혁의 고삐를 당겼으나 그것도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그 후 왕권이 허약해지자 외척들이 준동하면서 풍양 조씨, 안동 김씨들의 세상이 되고 말았다. 매관매직을 포함 부패와 비리가 만연하였고 수탈과 탐학이 극에 달하였다. 백성들은 유랑민이 되고 산도적이 되었다. 홍경래가 일어났으나 타다 말았고 동학이 횟불을 칫겨들었으나 일본군을 끌어들여 무자비한 토벌로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마지막 장을 장식할 사람들이 나타났으니 바로 고종, 민비와 흥선이 청나라와 일제를 서로 끌어들여 권력 싸움질을 하다가 둘 다 같이 나라를 말아먹었고 갑오개혁의 고삐를 당겼으나 불발에 그치고 말았고 친일파의 득세로 고종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제에 나라가 합병 당하고 말았다.

 

중국은 그래도 조선에 대해서 국체를 유지하면서 체면을 지켜주었으나 일제는 송두리체 나라를 삼켜버렸다. 그래서 36년 간이라는 식민통치는 우리 민족이 고난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역사를 만들고 말았다.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되고, 한국전쟁이 일어나 다시 먼지만 남은 가운데 휴전이 되었다.  남북이 서로 원수처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겨우 반세기를 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제3공화국의 경제부흥으로 지금은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세계 무역대국이요 인터넷 강국이요 한류 문화 수출국이요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일군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가 내부적으로 신체의 말기암처럼 심각하게 병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닭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떤 논객이 말하기를 지금 이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극구 부인하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정치는 후진성이지만 경제와 문화가 기적적인 성공으로 세계 최고의 강국이 되었고 국운융성의 기회가 찿아온 것이라 대변하였다.

 

그러나 동북아 주변 불안한 국제정세와 우리들의 처한 안보.국방의 빈약한 전력 현실, 국민 의식과 개혁 수준, 지도층의 낮은 청렴도, 높은 부패지수와 갈등지수, 정경유착과 정치적인 후진성, 집단이기주의에 몰입되어 있는 국민정서, 소통부재와 이념갈등, 사회적 부의 편중성으로 인한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 등 사회전반적인 부정적인 요소를 바라볼 때 그리 미래가 밝아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전에 이미 말한 것처럼 이어도를 지키는 것도 힘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제주해군기지가 빨리 완공되어야 하며 지금까지 북쪽으로만 치중하던 안보의 중심이 한반도 남쪽으로도 확장되어야 하며 동쪽으로는 독도, 서쪽으로는 중국의 거센 해양세력을 감당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제주공군기지도 그래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그것이 이루지려면 얼마나 많은 논쟁과 갈등이 나타날지 걱정이 되는 나라 현실이다. 그것은 다시 똑같은 고난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주둔군방위비의 적정 사용여부에 대해서도 국정 감사 등 방안을 제시했지만 겨우 감사 수준 정도로 낙착된 모양이다. 그들이 이 땅에 주둔하면서 공짜로 주둔하는 게 아닐진데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반드시 철저한 감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안보를 의지하고 있기에 약소국인 우리에게 과연 얼마나 성실하게 사용내역을 보여 불 것인가도 한미동맹의 신뢰에 영향을 줄 것이다.

 

 

 

 

 

그해 겨울, 목련이 기다려지는 계절

 

내일이 대한(大寒)이고 다음주에는 설이다. 설이 지나면 1월이 지나가고 2월 이후부터는 날씨가 큰 이변이 없는 한 서서히 봄을 기다리는 게절이 된다. 목련꽃은 겨울 내내 잔설을 맞으면서도 꽃망울을 맺은채 봄을 기다리며 나뭇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 성질급한 꽃이다. 날씨가 풀리면 금방 화사한 꽃잎을 내밀고 탐스럽게 꽃망울을 터뜨린다. 바람이 불면 꽃잎이 흩어지면서 사방으로 떨어진다.

 

추억은 허상이라 했다. 지나간 추억 속에 목련꽃처럼 화사했던 이루지못한 사랑을 누구나 그리워하는 계절이다. 만사를 잊고 지나간 세월의 화사했던 시간을 되새기는 것도 삶의 활력이 될 것이다.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즘 새벽길에 목련을 무심코 바라보면서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학 명 : Magnolia kobus Dc.

영 명 : kobus Magnolia. Thabers Magnolia

한 명 : 목 련

 

  

    

목련의 꽃말은 사모, 아쉬운 사랑, 못다피운 사랑, 은햬, 존경, 자연애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목련을 제일 먼저 볼수 있는 곳은 단연 제주이며 제주 한라산 올라가는 길에 목련꽃 숲길이 있다. 목련은 늑겨울 일찍 꽃망울이 맺혀 있다가 전설도 맞으며 봄을 기다린다. 제주에서는 빠르면 3월 말쯤부터 볼수 있으나 내륙에는 보통 4월에 꽃을 피우고 만발하며, 5월 까지 지속된다.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 10m 내외이며 가지는 굵고 많이 갈라져 있다. 잎눈에는 털이 없으나 꽃눈의 포(苞)에는 털이 밀생하고, 잎은 넓은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으로 끝이 급히 뾰족해지고 앞면에 털이 없으며 뒷면은 털이 없거나 잔털이 약간 있다.

  
잎자루는 길이 1∼2cm. 꽃은 4월 중순부터 잎이 나기 전에 피는데, 지름 10cm 정도이고 꽃잎은 6∼9개이며 긴 타원형으로 백색이지만 기부는 연한 홍색이고 향기가 있습니다. 3개의 꽃받침 조각은 선형으로 꽃잎보다 짧으며 일찍 떨어진다. 수술은 30∼40개이고, 꽃밥과 수술대 뒷면은 적색, 열매는 5∼7cm로 곧거나 구부러지고 종자는 타원형이며 외피가 적색이며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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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목련

 

흰색으로 탐스럽게 피는 꽃이 크고 향기도 좋아서 예로부터 사람들에 널리 사랑 받아왔다. 그래서 목련은 이름도 아주 많은데, 옥처럼 깨끗하고 소중한 나무라고 "옥수", 옥 같은 꽃에 난초 같은 향기가 있다고 "옥란", 난초같은 나무라고 "목란",  나무에 피는 크고 탐스런 연꽃이라고 "목련", 꽃봉오리가 모두 북쪽을 향했다고 "북향화",  꽃봉오리가 붓끝을 닮았다고 "목필" 등으로 불린다.

 

겨울이 오면 잎눈과 꽃눈이 정말 잘 다음어진 붓끝처럼 돋아나는데 특이하게도 잎눈에는 털이 없는데 꽃눈에는 황금색 털이 덮혀 있다. 물론 끄트머리는 북쪽으로 살짝 굽어 있다.목련과에 속하는 나무들은 모두 크고 탐스런 꽃을 자랑하는데 목련, 함박꽃나무, 백목련, 자목련, 자주목련, 일보목련, 태산목 등이 있다. 그 대부분은 외국이 원산지이고 목련과 함박꽃나무만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맥경화에는 목련꽃봉우리 2 ~ 3g 또는 뿌리 4 ~ 5g을 1회분으로 하루 2 ~ 3회씩 1주일 정도 복용하면 효험이 있으며,  축농증에는 목련꽃망울(신이화), 갈근 각 20g, 세신 6g을 달여 하루 2번씩 한 잔씩 마시면 좋다.

 

목련에 얽힌 전설은 아래와 같다.

 

먼 옛날 , 하늘나라에는 재색을 겸비한 공주가 살고 있었다. 얼굴이 백옥 같고, 재주가 많고, 게다가 마음씨까지 고운 공주를 수많은 귀공자들이 짝사랑하였다. 아버지 옥황상제는 그 중에서 한 청년을 골라 공주의 배필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주는 왠일인지 북쪽 바다의 신 만을 연모하는 것이었다. 바다의 신은 용모는 빼어났지만 성질이 포악스러웠다. 옥황상제는 그런 바다의 신과의 결혼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공주는 아버지가 그러면 그럴수록 그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몰래 궁궐을 빠져 나와서 물어 물어 북쪽 나라로 향했다. 고생고생하며 찾아간 북쪽 바다는 몹시 추웠다. 그래도 바다의 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시 용기가 솟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다의 신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었고 이에 너무나 실망한 공주는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도, 바다의 신 없이 살아갈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공주는 얼음장 같은 검푸른 바닷물에 몸을 던져 버리고 말았다. 공주를 가엾게 여긴 바다의 신은 그녀의 시신을 건져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다. 그리고 죽은 공주의 넋을 위로하고 명복을 빌어 주는 뜻에서, 자기의 아내를 독약을 먹여 죽게 한 후 공주의 무덤 옆에 나란히 묻어 주었다.

 

하늘나라에서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옥황상제는 공주가 너무나 가여워서 한동안 시름없이 지내다가, 불쌍하고 가엾은 두 여인의 무덤에 꽃이 피어나게 하였다. 공주의 무덤에는 백목련이, 바다의 신의 아내의 무덤에는 자목련이 피어났다. 백목련은 지금도 얼굴을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공주의 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공주의 꽃'이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