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한국의 역사 540 : 조선의 역사 82 (성종실록 10)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한국의 역사 540 : 조선의 역사 82 (성종실록 10)

두바퀴인생 2012. 3. 30. 09:43

 

 

 

한국의 역사 540 : 조선의 역사 82 (성종실록 10)

 

                                                               

   

         

 

                                                         

 

                            

                                                                                       

제9대 성종실록(1457~1494년, 재위 1469년 11월 ~ 1494년 12월, 25년 1개월)

 

 

7. 활발한 문화 서적의 편찬(계속)

 

 

<동국통감>

 

이 책은 성종의 명에 따라 서거정 등이 신라 초부터 고려 말까지의 역사를 편찬한 사서로 총 56권 28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편찬 사업은 1458년 세조에 의해 시작되어 1476년 성종 대에 와서 비로소 고대사 부분이 완성되었다. 이 고대사 부분은 <삼국사절요> 라는 이름으로 따로 간행되었다. 이후 1484년에 고려사를 완성해 <동국통감>으로 합본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현재 남아 있지 않고 1485년에 성종과 사림 세력이 중심이 되어 개찬한 <동국통감>만이 남아 있다.

 

이 책의 편찬 사업에 대한 세조의 원래 의도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권근의 <동국사략>으로 대표되는 고대사 관련 사서에 탈락된 것이 많아 보완하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삼국사절요>는 세조 때 이미 골격이 형성된 고대사 부분을 다시 손질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삼국사절요>는 원래 신숙주가 거의 완성하였으나 그가 미처 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죽자, 노사신을 비롯한 서거정, 이파, 김계창, 최숙정 등이 완성시킨 것이다. 그 명칭으로 보아 <고려사절요>와 연결시키려 했던 것으로 짐작되며, 이 속에는 <삼국사기>에서 누락된 많은 설화와 전설을 <삼국유사>, <수이전>, <동국이상국집> 등에서 채록하고 <동국사략>의 시론을 수록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세조가 중점을 두었던 상고사류들을 참고 자료에서 제외시킨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삼국사절요>는 세조 때 골격이 잡힌 것이지만 세조가 의도하던 역사책과는 성격이 다른 책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전의 사서들이 신라 중심의 서술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삼국을 대등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동국통감>은 편년체로 되어 있으며, 단군조선에서 삼한까지 외기, 삼국의 건국으로부터 신라 문무왕 9년 669년까지를 삼국기, 669년에서 고려 태조 18년 935년까지를 신라기, 그 이후부터 1392년까지를 고려기로 편찬하고 있다.

 

삼국 이전을 외기로 처리한 것은 자료가 부족해 체계적인 왕조사를 서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신라기를 독립시킨 것은 신라통일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삼국이 대등하다는 균적론을 내세워 어느 한 나라를 정통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은 권근의 <동국사략>이 신라를 정통으로 내세운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또한 왕의 연대 표기도 <동국사략>에서는 '유년칭원법'을 쓰고 있지만 여기서는 '즉위년칭원법'을 쓰고 있다.

 

그러나 <동국통감>의 사론이 지나치게 성리학적 관점에서 치우쳐 있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중국에 사대한 행적이 있으면  칭송되는 반면에 대항했거나 사대를 소홀히 한 행적이 있으면 철저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불교, 도교, 민간신앙 등을 이단으로 배척하는 사론이 심해졌다.

 

또한 기자조선과 그 후계가 마한, 신라 등의 역사적 위치를 높이고, 반면에 단군조선, 고구려, 백제, 발해,고려의 위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나친 유교적, 사대적 역사관은 낭만적이고 신화적인 역사관을 받아들여 조선사를 재구성하려 했던 세조의 의도를 매몰시키고 말았다. 이에 반해 신숙주 주도하에 친진된 <동국통감>의 편자들이 훈신이었던 것으로 미루어 지나친 명분론에 입각한 사서는 아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성종과 사림 세력에 의해 개찬되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1485년판 <동국통감>은 엄격한 유교적 명분론에 입각하여 준엄한 표폄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이는 세조 및 그를 보좌하던 훈신들을 공격하는 의미로 해석되며, 조선 초기에 추진되었던 부국강병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사림 세력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역활을 했을 것이며, 그것은 곧 훈신의 압력을 벗어나 왕권을 강화하려는 성종의 왕권 신장에도 이용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동국통감>의 기초는 훈신들이 확립한 것이므로 비록 여기에 명분론 중심의 사론이 가해졌다 해도 이 책은 훈신과 사림, 그리고 성종의 합작품인 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때까지 조정 세력의 대립적인 양상으로 역사관이 하나로 모아지지 못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동국통감>은 조선 초기의 역사 서술의 완성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서에서 권(卷)과 책(冊)이란?

흔히 고서를 분류할때의 권(卷)이란 주로 고서(古書)에서 책을 내용에 따라 구분하는 단위이며, 책(冊)이란 끈으로 제본된 하나의 묶음을 1책이라 부른 관행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면,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는 신라본기(本紀) 12권, 고구려본기 10권, 백제본기 6권, 지(志) 9권, 연표 3권, 열전(列傳) 10권 등 모두 50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서의 경우도 총 66권이 모여서 성서라는 책을 이룬다. 구약 신약을 분리해서 이야기한다면 총66권 2책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권수가 책수 보다 많은 경우는 한 책에 여러권이 들어있다는 이야기고, 권수가 책수 보다 적은 것은 제본된 권이 두책 이상이 한 권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