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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541 : 조선의 역사 83 (성종실록 11) 본문
한국의 역사 541 : 조선의 역사 83 (성종실록 11)
제9대 성종실록(1457~1494년, 재위 1469년 11월 ~ 1494년 12월, 25년 1개월)
7. 활발한 문화 서적의 편찬(계속)
<동문선>
1478년 성종의 명으로 편찬된 우리 나라 역대의 시문선집으로 총 130권으로 되어 있는 방대한 문학 총서이다. 이 책은 목록만 해도 3권이나 되며 합본은 45책으로 되어 있다.
<동문선>의 편찬 작업에는 서거정이 중심이 되어 노사신, 강희맹, 양성지 등을 포함해 총 23명이 참여하였다. 동문선은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외에도 신용개 등에 의해 편찬된 것과 송상기 등에 의해 편찬된 것이 있는데, 이 세 가지 중 서거정의 것을 <정편 동문선>, 신용개의 것을 <속동문선>, 송상기의 것을 <신찬 동문선>이라고 구별지어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는 신라의 김인문, 설총, 최치원 등을 비롯, 고려를 거쳐 당대까지 약 5백 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작품 4,302편이 수록되어 있다.
서거정의 취사선택의 기준은 "사리가 순정하고 치교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우리의 시문이 삼국시대에서 시작되어 고려를 거쳐 자신이 살고 있는 당대에 이르러 극에 달했다고 쓰고 있으며, 역대에 빛나는 시문이 중국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특질을 가진 우리의 것임을 강조하고 이를 집대성하여 후세에 천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동문선>에는 오언율시, 칠언율시, 오언절구 등 총 55종의 문체를 사용하고 있어 중국 문선의 39종보다도 많으며, 뒤의 <속동문선>의 37종보다도 많다. 그 가운데 단 1편의 작품만으로 된 단락도 있는 것으로 봐서 당시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많은 작품을 수록하려 했음을 읽을 수 있다.
작가의 경우도 최치원 등의 신라 인물에서 이색, 권근 등 이 책의 편찬 시점에 그다지 머지 않은 시기의 인물들까지 차례로 싣고 있다. 이들 이외에 승려 29명과 저자를 밝히지 않은 작품을 포함하여 도합 5백여 명에 육박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그 중에 1편만 실린 작가가 220여 명에 이른다.
이 4,302편의 시문 가운데 시는 약 1천편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문장이다. 문장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조칙, 축문, 첩 등 의례성이 강한 문장이 1,130여 편인데, 특히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인 표전 한 분야만 460여 편에 이른다. 문장의 선택 방향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문선>은 지배층의 봉건적 상하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통치층의 권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전형적인 관료적 문학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도량문, 재사, 청사 등 도교와 불교 관계의 의례문을 195편이나 싣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지배층의 이념이 철저한 유교주의에 입각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작품의 선정 기준에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최충헌의 부자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시문이 많이 실려 있기도 하고, 또 승려의 비명이나 탑명, 불교의 교리를 설파한 원효의 불서 서문이 승려의 시 82편과 함께 실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동문선>은 철저히 지배층의 시문만을 망라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삼국시대 이래 조선 초기까지의 문학 자료를 나름대로 집대성하여 책 한 권에 실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우리의 문학 전통을 중국의 그것과 병행하여 독자적인 것으로 인식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신라, 고려시대의 기록과 도교, 불교 관계자료는 중요한 문화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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