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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2011년 지난해를 돌아보며......

두바퀴인생 2012. 1. 2. 04:02

 

 

2011년 지난해를 돌아보며......

 

                                   새해 새벽 안개낀 한강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지난 한 해는 10개월동안 고려의 역사를 블로그에 올리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자식눔 장가도 보냈고 손주도 보았다. 지난 여름에는 폭우로 인해 우면산 산사태로 71명의 아까운 생명도 잃었고 남부순환도로 일대 주택과 방배, 내방 일대 저지대 주민들이 밀려 흘러내린 토사로 수난을 당하였다. 그 이후 우면산을 올랐더니 골짜기마다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심하게 드러나 복구 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었고 상단부 횡으로 연결된 등산로와 하단부 등산로가 모두 유실되었고 약수터도 대부분 쓸려내려가 버렸다. 아마 새해 해돋이를 보려 우면산으로 몰려들 등산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을 것이다. 그래서 난 금년에는 자전거를 타고 교대, 강남역을 돌아 도심을 달리다가 신반포아파트 근방에서 한강고수부지로 나가 새해 해돋이를 보기로 했다.

 

 

 

                                                                                 새해 새벽 강남 일대 풍경

 

어제 떠오른 태양이 오늘 다를 것은 없고 매일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나에게는 별다른 새로운 느낌은 없다. 지구가 생긴 이래 태양은 변함없이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따라 우리 눈에 다르게 떠오를 뿐이다. 새벽 여명을 보기 힘든 일반인들에게는 새해 해돋이가 많은 의미를 줄 것이다. 해돋이를 보면서 새해 소원도 빌면서 마음 속으로 위대한 우주의 구심점인 태양에게 기도를 하고 싶을 것이다. 해돋이를 보려 동해안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장사진을 이룬 것을 보면 사람들이 새해에는 기대하는 것들이 많은 모양이다. 글쎄다... 빈다고 다 이루어진다면 아니 빌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 그냥 바램이겠지......

 

요즘은 젊은이들도 길거리를 가다가 궁합도 보고 한다니 점쟁이가 굶어 죽을 일은 없는 모양이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의 미래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점을 보는 것일게다. 삶이 지난할 수록 사람들은 무언가에 기대고 싶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듣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에 유료로 꿈 해몽과 점을 보는 유명 홈페이지는 돈을 많이 번다니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보다 외부의 힘에 의해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어져 왔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작금에 취업의 어려움에 고생하느니 차라리 공부 좀하여 점집을 차리는 그런 방법이 어떨까? 좋은 점괴만 골라서 이야기하면 기분 좋아 할 것이며 만약 되면 다행이고 안 되도 경찰은 출동 안하고 쇠고랑 찰 일은 없으니까...... 

 

어쨌던 2011년 토기해는 이제 우리 생전에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소리없이 지나갔다.

 

                                                                      

 

                                                                              새해 어둠에 싸인 한강고수부지

 

 

신반포 아파트 단지를 통해 잠수교 방향으로 나갔다.  아직 어둠에 싸인 한강고수부지는 가로등만이 외롭게 켜져 있고 가끔 새벽 운동이나 새해 해돋이를 보러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안개가 많이 낀 날씨라 오늘 해돋이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많지 않는 곳에서 편하게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편의점에 들렀더니 주인이 밤새 잠을 설친 모양인지 하품을 하면서 잠에 취한 모습으로 인사는 커녕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었다. 컵라면을 하나 사서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렸다. 시간은 7시 20분을 넘기고 있었고 조금씩 동녘 하늘이 밝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컵라면을 먹고 자전거로 이동하면 잠수교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동하는 사람, 차량을 타고 나온 사람, 무리를 지어 고수부지를 찿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정장을 한 젊은 한 쌍이 새벽 해돋이를 보려 나왔는지 편의점에 들러 먹을 것을 사는 모습을 본다. 참 좋은 시절이라고 생각하고 부러움도 느껴본다. 미래를 같이 살아갈 짝을 만난 그들의 열정이 나에게도 언제 있었던지......

 

 

                                                                                       새해 새벽 잠수교 전경                                                              

 

컵라면을 서둘러 먹고 잠수교로 향했다. 잠수교 높은 곳에서 한강을 바라보니 안개가 자욱하다. 물오리 떼 가족이 물위를 열심히 이동하면서 물결이 일고 있다. 참 행복해 보이는 자연의 모습이다. 강북과 강남 강변 도로에는 이동하는 차량들로 새벽 한강변을 수놓고 있다. 갈매기가 외로이 한강위를 유유히 날고 있고 잠수교에도 해돋이를 보러 나온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

 

해돋이를 보려 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를 빠져 나갔다고 한다. 가족과 연인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도 남들이 가니 나도 빚내서라도 간다? 그 많은 비용은 폼잡는데 사용해도 아깝지 않다는 게 요즘의 젊은 세대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허영과 사치가 자신에게 가져다 줄 미래의  불행을 알고나 있는지 걱정스럽다.

 

서울 남산을 포함하여 전국 곳곳에는 해돋이를 보려 나온 사람들이 무수히 많을 것이다. 모두가 소망, 건강, 행복을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에게 기원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7시 50분을 지나도 안개속에서 얼굴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하늘은 점차 밝아오지만 태양은 보이지 않았다. 심술굳은 날씨가 새해 태양을 우리들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금년에 우리들에게 어떤 시련을 주려는지 그것도 걱정이 된다.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지도자를 다시 뽑는 선거가 있고 우리나라도 총선과 대선이 계획되어 있다. 북은 김정은 체제가 새로 들어섰고 그들의 체제 안정과 군부의 도발 의지가 유발된다면 그 변화를 감지하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북은 언제가지 버틸 것인가? 그들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분명히 발버둥을 칠 것인데, 우리는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도 걱정이다. 금년에 뽑힐 국회의원들과 대통령 등 새로운 국가 지도자들이 어떤 지혜로운 대외정책을 구사하고 내치를 안정시킬 것인지도 걱정이다.   

 

 

 

                                                                                        새벽 잠수교

 

지난해는 무던히도 다사다난했던 파란의 한 해였다. 지난해에 대해서 사설과 논평을 종합하여 살펴보자.

 

세계적으로는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변화의 불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독재정권을 줄줄이 잿더미로 만들었다. 30년 넘게 철권을 휘두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났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40년 절대독재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랍의 봄도 동토의 왕국 북한의 ‘냉동정권’을 녹여내진 못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함께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 체제는 한반도를 다시 한번 불확실성의 먹구름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올 한 해 우리 정치·경제·사회 어디를 둘러봐도 속 시원한 구석은 하나도 없다. 해머에 최루탄까지 나뒹구는 폭력국회의 참상은 외신의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고 저축은행의 부실사태는 서민의 피눈물을 뽑아냈다. 나라 구석구석이 썩지 않은 곳이 없고 나라 돈은 먼저 보는 눔이 임자요 가진자는 다욱 부를 축적하고 서민들은 더욱 주머니를 털리며 노예같은 삶을 살고 있다.

 

 

 

2011년 주요 사건 사고

 

2011년 한 해 역시 국민들을 놀라게 한 수많은 사건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굵직한 정치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내년에 있을 총선 및 대선정국의 시작점을 알렸다.

이 가운데 37년간 북한을 통치해왔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내외 정세에 큰 충격을 주며 남북관계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안철수 신드롬은 차기 대권구도의 판도를 바꾸며 ‘낡은 정치’를 혁신하고자 하는 국민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미 FTA의 비준에 따라, 내년 본격적인 발효를 앞둔 것도 경제적인 영향력과 정치적인 논란과 함께 올 한해를 장식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의 부실로 인한 영업정지 사태는 예금자들의 피해로 이어졌고, 끝없이 치솟은 전세가 상승은 가뜩이나 움츠려든 서민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21세기 산업을 한 단계 혁신시킨 거장 스티브 잡스의 사망은 전세계적인 추모 열기로 이어졌고, 애플과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은 한 해 동안 연일 이어지며 IT분야의 화제로 떠올랐다.

10대 뉴스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꼼수다’로 대표되는 SNS와 팟캐스트의 반향은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증명하는 사례로 평가됐다. 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 스마트폰 국내 2000만 가입자 돌파, 4세대 통신인 LTE의 본격화 역시 2011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사건이다.

경제투데이는 올 한해 정치, 경제와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10대 뉴스를 통해 뒤돌아본다.

 

 

김정일 사망, 37년 철권통치 마감

2012년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전해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은 국민들을 충격 속에 빠트렸다. 조선중앙통신은 12월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과로에 따른 심근경색으로 지난 17일 오전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74년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지목된 뒤, 37년 동안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해 왔고, 김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이후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라 북한 사회를 통치해 왔다.

후계자로는 아들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목됐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혁명 위업의 계승자’, ‘인민의 영도자’로 명시하며, 사실상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그러나 구세력 장악을 통한 권력승계 작업이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여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의 정세는 당분간 지정학적 위험이 존재할 전망이다. 향후 1~2년 동안의 대북관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무거운 숙제가 남은 셈이다.

한편, 김정일 사망을 이틀 동안 우리 정부가 몰랐다는 점에서 외교채널과 대북 정보력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사망 시점과 장소에 대한 논란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 FTA 비준안 통과, 내년 본격 발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4년4개월 만인 11월22일 국회를 통과, 내년 2~3월 전후로 공식 발효될 전망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7월1일 발효된 한·유럽연합(EU) FTA에 이어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1, 2위 경제권역인 EU, 미국과 동시에 FTA를 맺은 국가가 됐다.

한미 FTA로 인한 경제효과는 찬반이 엇갈린다. 자동차 등 주력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나 농·축·수산업 부문과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서비스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미 FTA는 2007년 6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 후 협상 개시부터 이번 비준까지 논란에 논란을 거듭했다.

야당은 한미 FTA의 비준을 놓고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나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불상사가 벌어진 끝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켜, 연말 정치권을 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었다.

 

대규모 해킹사태, 개인정보 유출 몸살

2011년 대한민국은 크고 작은 해킹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3·4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으로 시작한 사이버 보안사고는 최근 발생한 선관위 DDoS 공격 사건으로까지 이어져 올 한 해 내내 우리 사회 전 분야를 뛰어넘는 혼란을 야기 시켰다.

지난 4월 현대캐피탈은 해커의 공격을 받아 42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파장이 채 수그러들기도 전에 농협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사고 원인이 농협 IT본부 내부 협력업체 직원의 노트북 속 바이러스 감염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은행 전산망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7월에는 SK커뮤니케이션이 3500만명의 네이트 회원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일으켰고, 이어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회원 1320만명의 정보를 유출하는 사고가 터지면서 발생하면서 더 이상 유출될 개인정보조차 남아있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기업의 과도한 개인정보 저장이 도마에 오르게 됐고, 주민등록번호의 무용론까지 지적되기도 했다.

 

 

21세기의 다빈치, 스티브 잡스 사망

IT산업의 거장, 혁신의 아이콘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던 스티브 잡스가 향년 5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8월24일 건강상의 이유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애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던 가운데, 10월5일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의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잡스는 ‘애플2’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고, ‘아이폰’으로 포스트PC 시대로 진화시킨 장본인이다. 또 ‘아이튠즈’로 음악유통 시장을 바꿨고, ‘앱스토어’로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판매, 구입이 한데 어우러지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또 픽사를 통해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시작을 본격화시켰다.

팀 쿡 신임 애플 CEO는 애플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그는 "우리의 슬픔을 적절히 표현할 단어를 찾을 수 없다"며 "우리는 스티브가 사랑해왔던 일을 이어가 그에게 헌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잡스의 사망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고, 전세계적인 애도의 물결로 이어졌다.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는 그의 사망과 함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떠올랐고, 사망 전날 발표된 ‘아이폰4S’는 ‘새로움이 없는 제품’이라는 혹평에서 ‘잡스의 마지막 유작’으로 부상하며 인기를 반전시키기도 했다.

 

안철수 신드롬… 정치구도 대변혁 예고

올 하반기 최고 화제를 불러일으킨 인물은 단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그동안 정치권의 숱한 정치 러브콜을 거절했던 안철수 원장은 10·26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의사를 밝히며 기존 정치권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45%를 넘는 지지율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선택했고, 박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보유지분 37.1%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으로 또 한번 이슈를 만든다. 일각에서는 주식 기부가 정계 진출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안 원장은 대선 출마에 대해 답변을 유보한 상태다.

현재 안 원장은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까이 근접했던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뛰어넘는 지지도를 기록 중이다. 안 원장의 사회적 이슈는 올해보다는 대선이 실시되는 내년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실 저축은행 사태… 연이은 영업정지

올해 금융권을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은 부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7조원의 공공자금을 지원받으며 우후죽순 생겨난 저축은행은 부실의 늪과 각종 비리 등으로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1월 삼화저축은행으로 시작된 저축은행 사태는 2월 부산‧부산2·대전‧중앙부산‧전주‧보해·도민저축은행에까지 이어지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금융당국은 뒤늦은 7월, 85개 저축은행의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는 8월5일 경은저축은행과 9월18일 대형 저축은행인 토마토저축은행을 비롯한 제일·제일2·에이스·파랑새·프라임·대영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까지 이어졌다.

하반기 경영진단에서 가까스로 영업정지를 면했던 6개 저축은행의 적기시정조치 유예기간도 연말 만료 예정이고 건전성 문제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어서 내년에도 문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 글로벌 금융 ‘흔들’

올해 전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상승과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급락 등 변동성이 강한 장세를 연출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미국의 긍정적 경제지표와 연말 수요기대감, 그리고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해결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조금씩 안정화를 되찾고 있다.

시장을 압박해온 유로존 재정위기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시작됐다. 그리스의 경제규모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시장을 압박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조 성공여부에 시선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8일과 9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는 신 재정협약을 통해 유로안정화기구(ESM)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공동 운영 등 긍정적 방안들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향후 증시에 대한 방향성이 점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 침체에 최악의 전세난 이어져

지난해 가을 이사철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전세난은 ‘전세난민’, ‘반 전세’, ‘매매조건부 전세’ 등의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올 들어 더욱 심화됐다. 집값 하락 우려로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한 수요자들에 강남 이주수요까지 더해지며 전세시장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세가는 올 들어 11월까지 전국적으로 14.83% 올랐고, 특히 경기도는 서울에서 밀려난 세입자들로 인해 16.51%나 뛰었다. 또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전세아파트의 가격도 1억원대에서 2억원대로 옮겨졌다.

결국, 껑충 뛰어오른 전세가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오른 가격만큼 월세로 전환하는 반 전세 계약으로 돌아섰다. 또 일부는 월세이율보다는 저렴한 전세자금대출로 발길을 돌렸다. 올해 11월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역대 최대인 8조4731억원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비싼 전셋집마저 구하지 못한 채 월세 계약을 맺는 세입자들도 증가했다.

 

전력소비 폭주, 예고 없는 정전사태 빈발

올해 9·15 정전사태는 앞선 전력망 인프라를 갖췄다고 자부해 온 우리에게 커다란 실망과 걱정을 안긴 사건이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그동안 간과했던 취약점을 재검토하고 보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부는 현재 전력수급·에너지믹스·수요예측·비상대응과 관련된 모든 것을 원점부터 다시 짜고 있다. 특히 전력 수요관리제도는 현실성을 고려해 실행 가능한 방향으로 대폭 개선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전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전기는 무한한 자원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끼고 절약해야 하는 한정된 자원으로 생각을 전환시켰다.

잇단 정전사태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요금을 차등 부가하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와 같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촉발시킬 전망이다. 정부는 11월 '지능형전력망 구축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발효하고,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 그리고 실증사업을 통한 신규 서비스 가능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애플, 전세계적인 특허 공방전

IT업계의 가장 큰 화제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소송전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을 공급하는 최대 부품협력업체다. 그러나 아이폰의 위상을 위협하는 갤럭시 시리즈의 급격한 성장세에 결국 애플은 칼을 들이댔다.

애플은 4월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갤럭시 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자사의 기술과 유저 인터페이스 등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달인 4월 미국·한국·일본·독일 등 4개국에서 특허 소송을 내며 반격에 돌입했다. 이후 양사는 네덜란드·영국·프랑스·이탈리아·호주 등으로 지역을 확대하며, 전세계적으로 9개국, 2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IT업계들은 “가장 치열하고, 가장 괴이한 소송전”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어느 한 쪽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년 본안소송 심리가 각 국에서 진행되면서 추이에 따라 애플과 삼성전자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 영웅의 죽음

 

얼마 전에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이 타계했다. 우리 국민 가운데 간접적으로는 물론, 직접적으로도 박 회장에게 혜택을 입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1970년대에 포항제철이 세워져 철을 생산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중공업국가로 아시아 경제발전의 선두주자가 돼서 오늘날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될 수 없었고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초과할 수 없었을 테니, 극빈자들이 어떻게 정부 보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었겠는가? 포항제철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싸고 품질 좋은 철강제품을 모든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겠는가?

박태준은 모랫바람이 세찬 허허벌판 영일만에서 세계 3위의 제철소가 솟아오르게 하느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매일매일 진두지휘를 하다가 폐 속에 모래가 쌓여 폐 손상으로 인해 결국 타계했다. 그는 포항제철이 ‘선조들의 피값’인 대일(對日) 청구권자금으로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하면 전원이 ‘우향우’해서 동해 바다에 빠져 죽자고 호소했던 강철 같은 의지와 용광로 같은 애국심의 사나이였다. 그의 생애가 대의(大義)가 사라진 이 시대에 의욕상실증에 빠진 우리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결의를 불어넣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나라와 국민을 살리려는 집념과 의지로 혼신의 힘을 기울인 박태준을 비롯한 여러 유명·무명의 영웅들의 힘으로 우리는 경제 발전과 함께 사회·문화·의식수준도 고양됐고, 대학진학률이 86%에 이르렀다. 우리나라가 썩고 부패하기만 했다면 번영과 발전, 높은 교육과 인권 수준이 어떻게 이룩될 수 있었겠는가? 작금에 열병처럼 번지는 조롱과 패러디의 문화에도 일정한 순기능이 있겠지만, 오래 간다면 우리나라의 토대를 무차별 잠식하고 파괴할 것이 두렵다.

박 회장의 별세가, 이 나라를 세우고 가꾸는 데 수많은 사람이 몸바쳐 헌신했다는 것, 그리고 공장과 기업을 세우는 데도 지휘자가 ‘나는 사장이 아니라 전쟁터 소대장’이라는 자세로 전력투구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젊은 세대가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부 매체는 고 박 회장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고심하는 것 같고, 한 ‘진보’ 매체에서 발행하는 시사 주간지는 박 회장의 별세에 대해 단 한 줄의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아무리 반(反)영웅주의 시대, 오락적 가치나 패러디의 대상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관심도 안 갖는 시대라고 해도 모든 국민의 삶을 향상시킨 거인을 은폐, 매장하는 매체는 반국가적 매체가 아닐까?

 

  

 

올해의 인물들
<안철수>, <박원순>, <문재인>, 그리고 <나꼼수 4인방>은 올 한해 우리 사회에 큰 의미를 던져 준 인물들이다. 국민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와 진정성을 갖고 등장한 올해의 풍운아들이다. 또 국민이 새로운 누군가를 갈구하던 시점에서 기성 정치와 기성 언론의 허접함을 무너뜨리며 등장한 타이밍 또한 적절했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었기에 등장할 수 있었다는 것도 염두에 둘 일이다. 반대급부나 반사적 이익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러니 강풍(强風)은 오래 불지 않는다는 옛 말도 상기해둘만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더 이상 무슨 일인가를 벌이지 않는 레임덕 상황에서 이들은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해야 2012년 우리 사회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선 아이돌 가수 그룹의 <한류 열풍>이 인상적이었다. K-POP이 지구촌의 공용어가 된 것은 정말 자랑스럽다. 그런가하면 아이돌 그룹의 틈바구니에서 솔로로 돋보인 <아이유>도 가히 돌풍이라 부를만 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발벗고 나선 <김연아> 선수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연아 선수는 다음 올림픽 출전을 고민 중이고 2012년은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의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빛나는 금메달을 기대한다.

무엇보다 2011년에 빛난 특별한 인물은 <김미영 팀장님>. "김미영 팀장입니다"라는 깍듯한 인사말로 휴대폰 문자를 보내던 성실한 '국민 누나'를 잊지는 않으셨는지. 일주일에 몇 번 씩 수십만 명에게 깍듯한 인사와 함께 "돈 빌려 쓰시려면 연락주세요~!"라고 급전대출 안내광고를 보내던 김미영 팀장은 '스펨문자의 여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까지 얻었다. 개중에는 다정한 답까지 보내며 우정을 쌓으려던 남성들도 있다는 후문. 그러나 김미영 팀장은 인천과 부천에 불법 대부업체 사무실을 마련해 두고 암약한 30대 남성이었다.

<하메족> - 2011년에 신조어로 불거져 나온 우리의 이웃이다. '하우스메이트'의 준말이다. 흔히 대학생들이 월세를 아끼기 위해 찾던 룸메이트와 확대된 개념이라 하겠다. 거주비용을 아끼기 위해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 내지는 낯선 가족과 동거를 해야 하는 절박함이 사회에 번지고 있는 것. 우리 사회의 주거 현실이 '하우스 푸어'에서 '렌트 푸어', 다시 '묻지마 동거'로 하향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조어이다.

<소셜테이너> -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사람들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연예인.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빠르고 광범위해 각종 집회, 콘서트, 출판기념회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장훈 씨처럼 독도와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소셜테이너도 있고 정치적 색깔을 지닌 채 올해 급부상한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씨가 대표적인 인물. 소설가로 이외수 공지영 작가도 막강 트위터러 겸 소셜테이너 반열에 올랐다. 비교되는 개념으로 폴리테이너도 있다. 지지 정당과 지지 후보를 명확히 해 본격적인 정당정치에 나선 연예인이다. 가수 김흥국 씨가 대표적인 인물로 여권 쪽 폴리테이너로 분류되어 왔으나 올해는 야권 성향의 소셜테이너들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유탄에 맞아 1인 항의시위를 벌였다.

<용역> - 올해 유독 두드러졌던 직종이다.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 노동현장에도 등장하고 카페 마리처럼 재개발지구에도 나타나 무력을 행사하며 이슈가 됐다. 각목과 소화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차량돌진으로 노동자들을 일거에 쓰러뜨리기까지 했으나 경찰로부터 우대를 받은 공인된 무법자로 행세했다. 민영화 시대라더니 경찰은 뒤로 빠지고 독재시대 경찰의 노릇을 용역에게 맡겼다는 비난과 함께 이러다 청와대 경비도 민영화 해 용역에게 맡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CJ시큐리티는 노사분규 전문해결업체로 전국을 오가며 활약해 명성을 드높였다. 무허가 사설업체도 있고, 주먹 출신이나 어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어 물의를 빚었다. 정작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지조차 인식 못한 채 험한 현장에 던져진 피고용 용역직원들이 아니라 일을 맡긴 사람, 시킨 사람, 못 본 척 이런 부조리를 허용하는 당국이다. 새해에는 부적절한 현장에서 만나지 않기를.

그 밖에도 희망버스와 희망승용차로 부산 영도에 모였던 시민들, 수해 현장에서 땀 흘린 자원봉사 시민들. 모두 올해를 빛낸 우리 이웃이다.

한 해를 보내며 '별과 별 사이의 어둠을 보라'던 가르침을 떠올린다. 빛나는 별만이 아닌 별들을 품고 있는 깊은 어둠을 본질로 실체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역사를 읽어낼 수 있고 역사를 지탱하는 이 땅의 민중을 만날 수 있다. 올 한해 별이 된 사람도 좋고, 별을 품고 떠받쳐 온 어둠이었어도 좋다. 새해 더 빛나고 더 깊어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