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한국의 역사 383 : 고려의 역사 151 (제20대 신종실록 4)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한국의 역사 383 : 고려의 역사 151 (제20대 신종실록 4)

두바퀴인생 2011. 10. 8. 07:51

 

 

 

한국의 역사 383 : 고려의 역사 151 (제20대 신종실록 4)

 

 

제20대 신종실록

(1144~1204년, 재위 1197년 9월~1204년 1월, 6년 4개월)

 

2. 60년 장기집권의 기반을 닦은 최충헌

 

최충헌은 우봉 사람으로 상장군 최원호의 아들이며 초명은 란이다. 음서로 처음 벼슬에 올랐고 1174년에 발생한 조위총의 난 때 공을 세워 출세의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그 후 누차 승진하여 섭장군에 올랐다.

 

1196년에 녹사로 있던 그의 아우 최충수는 이의민의 아들 이지영이 자신의 집비둘기를 강탈해 간 것에 항의하다가 이지영과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사건 후 이지영에게 원한을 품은 최충수는 충헌을 찿아가 이지영과 이의민 일당을 제거하자고 제의한다. 동생의 이;러한 제의에 대해 최충헌은 처음에는 동생을 말렸지만 충수의 각오가 너무 확고하여 이의민 일당을 제거하기로 작정한다.

 

이의민을 제거하기로 결정한 최충헌은 동생 최충수, 외조카 박진재와 모의하여 거사계획을 마련한 뒤, 1196년 4월 무오일 이의민과 이지영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최충헌은 자신이 직접 이의민의 목을 베 저자에 효수하고 장군 백존유와 결탁한다.

 

최충헌은 이의민을 죽인 뒤 명종을 찿아가 이의민이 왕위를 노려 자신이 척결하였다고 보고하고 이경유, 최문청 등과 함께 이의민의 잔당들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그는 평장사 권절평, 손석, 상장군 길인 등이 거병을 도모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권절평의 아들 권준과 손석의 아들 손홍윤을 불러 술을 마셨다. 그리고 평소와 다름없이 담소를 즐기다가 그들이 빈틈을 보이자 수하들에게 눈짓으로 명령하여 살해하였다. 그 후 수하들을 각처로 파견하여 권절평, 손석, 권윤, 유삼상, 최혁윤 등을 죽였다.

 

이 소식을 들은 상장군 길인은 장군 유광, 박공습 등과 함께 거병을 결심하고 도성 내에 머물던 환관 및 금위군과 노비 1천여 명을 모아 최충헌에 대항한다. 이들은 최충헌이 군대를 이끌고 오자 궁문을 닫고 방비자세를 취하다가 백존유가 화공을 사용하려 하자 길인이 겁을 먹고 달아남으로써 싸움은 최충헌의 승리로 끝난다.

 

승세를 굳힌 최충헌은 곧 참지정사 이인성을 비롯한 36명의 관료들을 체포하여 인은관에 가두었다가 살해하였으며, 최광원, 두응룡 등의 무신들은 변방으로 귀양 보냈다.

 

이로써 정권을 장악한 최충헌은 명종에게 '봉사 10조'를 올려 국정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명종을 몰아내고 평양공 왕민을 왕으로 세워 왕권까지 완전히 장악한다. 이렇게 되자 국가의 모든 권력이 최씨 집안에 집중되었으며, 이후부터 최충헌과 최충수의 힘싸움이 전개되었다.

 

한편 최충수는 태자비를 쫓아내고 자신의 딸을 태자비로 세우려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최충헌은 즉시 최충수에게 달려가 그를 만류하며 꾸짖었다.

"지금은 우리 형제에게 일국의 세력이 집중되고 있으나 우리는 한미한 가문인데, 만약 딸을 태자비로 넗는다면 세상의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부부 사이의 정은 뿌리 깊은 법인데, 결혼한 지 오래되어 태자와 정이 깊은 태자비를 쫓아내는 일이 인정상 가능한 일이겠는가? 엣사람의 말에 앞수레가 전복되면 뒷수레가 경계한다고 했네. 이의방이 자신의 딸을 태자비로 삼고 나서 끝내 남의 손에 죽었지 않는가. 그런데 자네는 지금 그 전철을 밟으려 하는가?"

 

최충헌의 설득에 충수는 딸을 태자비로 넣는 것을 단념했다가 이내 마음을 바꾸고 그 일을 계속 추진하였다. 이 소문을 듣고 최충헌은 충수의 딸이 입궁하지 못하게 하라고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에 충수가 충헌의 수하들을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하였고, 이에 결국 최충헌은 박진재와 힘을 합쳐 충수를 치기로 하였다.

 

충헌이 자신을 제압하기 위해 군사를 몰고 온다는 소식을 들은 충수는 항복할 생각을 품었는데, 그의 수하들이 끝까지 싸우자고 하여 결국 개성의 도성 길거리는 최씨 형제들이 벌이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장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