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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우면산의 여름 14 : 6.25, 우리들의 슬픔, 어느 노병의 쓸쓸한 죽음...

 

 

우면산의 여름 15 : 어느 노병의 쓸쓸한 죽음...

 

 

 

                                                           고속터미널 사거리 근방 빌딩앞 조형탑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날파리와 모기까지 창문 틈새로 날아든다. 모기향을 피우고 약을 치지만 작은 날파리는 쓰레기를 빨리 버리지 않으면 쓰레기 통에서 자생적으로 생겨 나온다. 벌레퇴치 약을 창문 주변과 욕실, 화장실, 다용도실에 치고 방충망도 보수했다. 그래도 모기는 출입문으 여닫는 순간에 복도 천장이나 벽에 붙어 있다가 사람이 들어올 때 같이 들어온다.

 

집 앞 창문가 나무가 20년이나 자라서 키가 높아 바람이 심하게 불면 앞 집 담장을 넘어뜨리겠다며 앞 집 경비 아저씨가 나무를 묶거나 짤라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고민끝에 작업하시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경비는 약 18만원이면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빌라 각 소유주/입주자들에게 공고를 하고 메세지도 보냈다. 여차여차하여 수목을 절단해야겠으니 비용은 각 세대당 3만원씩이며 다른 의견이 없으시면  다음주 수목 절단 예정이며 수목 절던 후 어느어느 구좌로 입금해 달라고 했다. 각 세대 출입문에도 붙이고 현관에도 공고를 했다. 그러자 한 사람에게서 좋다고 답변이 왔고 다른 사람은 아루런 이야기가 없어 지난 주말 수목절단을 실시했다.

 

                                  

                                                                           아저씨가 수목 절단을 위해 사다리를 올라가고 있다.

 

 

마침 옆 집에 조경작업을 전문으로 하시는 아저씨가 거주하고 있어 부탁을 했다. 아저씨는 톱 하나를 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더니 안전벨트도 없이 가지를 하나하나 자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나무 상층부를 잘랐다. 한꺼번에 자르면 나무가 떨어지면서 전선이나 창문을 파손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30년 노하우가 달랐다. 나무가 건물 지붕보다 더 높이 자란 나무이다. 총 다섯 그루. 앞 집에서 경비 아저씨도 나와서 도움을 주었고 자른 나무는 빌라 뒷편에 정리하여 쌓아두었다. 나무를 버리려면 또 돈이 든다고 했다. 그런데 가지를 톱 하나로 자르는 아저씨는 팔힘도 좋아보여 "대단하시다"고 했더니 우쭐해하셨다. "사장님! 사모님이 무슨 산삼이나 보약을 매일 주시나보죠? 정말 대단하십니다! " 그러자 "헤헤헤~~ " 하시며 웃으셨다. 칭찬에는 고래도 춤춘다는데......

 

말인즉 30년 나무 짜른 구력이라 했다. 사람은 근육을 한 쪽만 사용하면 그 부분의 근육이 발달하여 다른 사람에 비해 지구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이삿짐을 나르는 사람도 보면 대형 냉장고를 혼자서 꺼뜬하게 메고 게단을 올라가는 것으로 본 적이 있고, 3층에 보수 작업을 할 때 시멘벽돌을 한짐 가득지고 꺼뜬하게 올라가는 아저씨도 보았다.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괴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수목 절단 작업 중 

 

김국방이 국회답변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소형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들은 이미 노동.대포동 미사일 발사 시험과 개발을 했고 핵무기도 이미 개발한 것으로 판단된다. 어제는 서해상에서 지대공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고 한다. 아군 전투기를 격추시키기 위해 개발한 무기로 러시아와 중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개량시킨 미사일로 판단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가 심각한 모양이다. 국가 신용등급이 CCC 등급으로 추락하였고 포플리즘의 늪에 빠져 파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는 복지정책을 과다하게 펼치다가 불러온 재앙이라고 하니 우리나라도 걱정이다.  우리는 가계부채가 801조 4000억원, GDP 대비 86%이다. OECD 국가 평균 77%에 비하여서도 높다. 또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 중 이자만 갚아나가는게 80%,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95%라고 한다.

 

또 요즘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포플리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재정 염출 방안, 효율성, 경제성은 따지지도 않고 주민들의 입맛에만 들도록 마구 공약을 남발하고 여론에 편승하여 무상급식.보육.의료 등 무상 시리즈를 부르짖고 있다. 이것은 그리스를 보더리도 망국병으로 치닫는 지름길임을 그들은 모르는가? 

 

  

                                                                                수목 절단 후 모습 

 

 

지난 10년간 한.중.일의 여정은 여실히 등급이 구분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경제성장을 보면 지난 10년 평균 중국은 10.1%, 한국은 4.2%, 일본은 0.8%를 기록했다. 지도자의 통치기간은 중국이 10~20년, 한국이 5~8년, 일본이 2~4년에 불과하고 정책추진은 중국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추진이 가능하고 한국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지우고 새로 출발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으며 일본은 혼란과 무기력이 지배하는 양상이다. 이것은 정치체제에 따라 정책의 지속성, 안정성, 계획성, 추진력이 말해주는 것으로 각국 간에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중국이 일본의 GDP를 추월하고 향후 미국까지도 추월할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는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 국영기업의 허실, 빈곤의 편차로 심화되는 양극화, 자본귀족의 탄생과 권력간의 갈등, 소유와 국영간의 갈등, 실업문제, 농촌문제, 소수민족 갈등과 분리 독립문제, 대량 자원소모와 식량부족 문제, 지적 재산권 분쟁, 무역마찰, 주변국과의 갈등, 국제적인 활동의 이중성, 인권문제, 내면적인 부실 등을 얼마나 극복하고 개선해 나가느냐에 달렸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도 어느듯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우리들의 불행은 남에 의해서 당하기 전에 이미 우리들 스스로 자초한다고 생각된다. 조선의 환란과 망국은 이씨 왕조를 비롯한 사대부 유교사회의 정체성의 결과로 공리공론에 빠져 허례허식에 치중한 사회, 신분제의 병폐,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의 부족, 지혜롭지 못한 정치체제, 권력다툼과 부패 등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해방도 자력이 아닌 외세의 힘으로 해방되었으며 분단돤 반도에서 두 개의 사생아 정권이 태어나면서 또 다른 불행은 태동되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류가 유럽을 휩쓸고 무역수지가 좋아지고 기업이 수출이 늘어나서 매출이 성장해도 소용없는 것이 나라꼴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파리의 한국문화원은 아파트 반지하 건물에 수도관은 물이 줄줄 새는 곳에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프랑수 대사들이 국위를 선양한다고 거드럼 피우며 파리에서 포도주 마시며 외교관 행세를 했는지 몰라도 문화원 하나 번듯하게 일본이나 다른 나라처럼 만들어 놓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이것이 우리 정치와 외교의 현주소일 것이다.

 

국토부 직원 17명이 4대강 업체들로부터 제주도에서 향응 접대를 받은 게 들통난 모양이다. 사실인지 몰라도 그렇다면 막가는 나라다. 국토부 부동산 담당 한 과장은 거액의 뇌물을 챙겼다고 한다.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국토부는 5,773명의 직원을 거느린 공룡 집단이며 31개 산하단체를 거느리고 있다.  

 

판교신도시 사업자들의 무사안일한 일처리로 주민복지시설재원 1천억원이 낭비될 지경에 처했다고 한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중 1.84킬로미터를 북쪽으로 약 110미터 이전할 예정이라한다. 이유는 도로주변 30여 미터 떨어진 아파트에 소음이 극심하여 집단민원이 제기되어 결정한 일이라한다. 최초 계획시 모두가 주먹구구식이고 사전 치밀하지 못한 도시 개발과 도로 건설로 세금만 낭비하는 우스운 꼴이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일 것이다.  

 

호국은 강요하고 보훈은 뒷전인 나라에서 한 노병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엉어리진 가슴 속은 영원히 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6.25, 우리들의 슬픔, 어느 노병의 쓸쓸한 죽음...

 

60년이 흘러간 지금 거울에 비쳐지는 내 모습은 죽음을 목전에 둔 한 늙은이에 불과하다. 참으로 질긴 목숨이다. 총알이 비켜갔고 포탄이 피해 갔다. 죽을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 그날이 또 왔다. 유월이….

청춘과 패기, 그리고 하나 뿐인 목숨을 버렸다. 대한민국, 조국을 위해. 그렇게 외치던 전우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벌써 60년이 흘렀다. 160㎝도 안 되는 작은 키에, 맨손으로 혹은 육탄으로 적군을 물리쳤다.

이제 전우도, 친구도 다 사라지고 없다. 내 조국! 내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피 묻은 태극기….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은 노병들. 정부는 우리에게 6·25 참전 국가유공자라며 매달 12만 원을 주고 있다. 그것만이 현재의 내 유일한 생명줄이 됐다.

살이 찢겨 나가고 사지가 잘려 나가는 전쟁터에서 난 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싸웠던가? 아니면 나 자신 죽음과 아픔의 고통이 두려워 싸워야만 했던가? 간간히 소식을 전해오던, 그렇게 용맹했던 옛 전우가 외롭게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는 가고 싶어도 못 가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했다.

이제는 하고픈 말도 없거니와 말할 힘조차 없다. 수 십년 한결같이 정부를 향해 외쳤건만 돌아온 건 공허한 메아리 뿐이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전우들은 이제 병 들거나 곧 죽을 것이다. 그러나 후손들은 기억해야 한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의 참상과 북한의 천인공노할 잔악성을….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 이를 위해 곧 각 기념식장에서는 6·25 참전 유공자를 기릴 것이다. 그러나 과연 국가와 정부는 무엇으로 우리들에게 보답하며 무엇을 또 잊지 못한다는 것인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전쟁의 상처에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6·25참전 노병의 아픔을 그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6·25 전쟁의 영웅들은 세월의 아픔 속에서 모든 것을 묻은 채 쓸쓸하게 떠나고 있다. 원망만을 가득 안은 채로.

6·25 참전 유공자들이여여! 여러분이야말로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영웅이었다.

김순도·부산 강서구 재향군인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