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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봄 3 (대학 개혁의 험난한 길...)

두바퀴인생 2011. 4. 17. 13:57

 

 

우면산의 봄 3 (대학 개혁의 험난한 길...)

 

 

 

새벽의 공기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새벽의 바람은 봄의 향기를 머금고 빰끝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본격적인 봄이 온 모양이다. 그래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스치는 바람은 아직은 차가운 한기를 약간은 느낀다. 그래서 방풍 옷을 입고 달리다보면 약간의 땀이 솟아나기도 한다. 새벽길을 달리다가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 가로등 불빛에 개나리와 벗꽃이 만발한 모습이 눈부시게 화사하여 새댁같은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자전거로 강남을 지나 고속터미널 근방 휴식장소에 도착하여 피로한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며 새벽의 서울 하늘 스카이 라인이 동녁의 아침 태양에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보온통의 커피를 한 잔 마신다. 빌딩의 스카이 라인이 청초한 새벽 하늘과 경계를 이룬 모습은  만화나 동화에나 나올 법한 그림자로 선을 이루고 있다. 

 

밤......수많은 세월 동안 인류의 역사는 변함없이 밤을 보내고 새벽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왔다. 새벽은 하루의 시작이면서도 내일을 기약하고 오늘의 삶을 알리는 생명의 여명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밤을 보내면서 사랑과 배신, 삶과 죽음의 밀약을 음모하고 음주가무로 환락과 방탕의 시간을 밤의 어둠을 통해서 즐기곤 한다. 그리고 특히 인간들은 갖가지 방법과 수단으로 암컷을 유혹하고 눈먼 암컷들은 사랑과 돈이라는 재물에 탐닉하여 자신의 정신과 몸을 기꺼이 던지는 열정의 밤이기도 하다. 많은 동물들이 종족 번식을 위해 암컷과 교미를 하면서 짜릿한 쾌감에 느끼고 끝난 다음에는 항상 아쉬워하면서 매일 먹어도 배가 고픈 것처럼 또다시 그리워 하는 것 또한 조물주가 동물을 만들면서 만들어 놓은 기묘한 생리적인 현상이다. 포연이 솓아지는 전장터에서, 골목길에서, 차량속에서, 숲속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교미가 가능한 동물은 오로지 인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새벽은 지난 밤을 후회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편 승리의 쾌감을 느끼게도 만든다. 모든 변화는 새벽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모두가 잠든 새벽은 기습에도 용이하고 밤을 샌 보초들에게는 아침이 오기전 가장 지루하고 피곤한 시간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과학잡지로 유명한 네이처 지에 낸 논문에 대해서다. 국내 연구기관들이 낸 전체 논문의 수가 일본 도쿄대 한 곳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아시아권에서는 도쿄대가 1위이나 서울대는 10위, 카이스트는 11위라고 한다. 도쿄대는 세계 6위이며 MIT가 5위, 1위인 하버드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서울대를 나오면 사회적으로 인맥이 탄탄하여 출세길을 보장받는다는 사회이다. 누구나 서울대를 가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러나 바깥 세계에서 바라보는 서울대는 지방의 한 이름없는 대학 수준이라는 점이다. 지난 이야기지만 세간에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나쁜 사마리아인 들'을 쓴 영국 런던의 장하준 교수가 처음 서울대 임용에서 기존 교수들이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떨어져 영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이게 우리 대학의 현실이다.

 

세간에 학생들과 교수의 자살로 말이 많은 카이스트 대학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있다.  대학 개혁의 선봉이며 기수인 카이스트의 서 총장이 2006년 취임 이후 교수 정년보장 강화, 학부 전 과목 100% 영어로 강의, 학점 부진 학생 장학금 삭감 같은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여 왔다. 최근 학생 4명이 자살하였으나 학점과 관련하여 자살한 학생은 단지 1명 뿐이라 한다. 정치권과 대학가에서는 서 총장의 개핵을 엄두도 내지 못하면서 비난하기에 열중하고 있다. 서 총장의 개혁을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던 주변에서는  지금 카이스트 깍아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서 총장의 대학 개혁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 미래를 도외시한 표퓰리즘에 영합한 일부 정치권. 대학가 인사들과 소수의 학생.학부모들의 비난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학생 총회에서도 개혁에 대해서는 긍정하고 있으며 서 총장의 거취와 개혁 조치에 대한 입장 표명은 유보하고 잇는 상태이다. 또 대학은 개혁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개선.보완하고 지금까지 지속하던 개혁을 더욱 강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개혁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이스트는 100%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세계에서도 보기드문 명문대학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업을 소홀히 한다면 교육 받을 자격이 없다. 실력없는 어물쩡한 교수들도 무조건 도태시켜야 한다. 어쩌면 서 총장은 국민들의 세금이기에 더더욱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였는지도 모른다.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이 곡산 군수로 부임하는 날 지방 관아의 과중한 세금에 민중들이 참지 못하여 폭동을 일으킨 모양이다. 다산이 군수로 부임하는 날 초적의 우두머리가 앞을 가로막고 다산에게 과중한 세금에 대해서 항의하였다. 다산은 그를 관아로 데려가 전후 사정을 충분히 경청한 다음 그를 풀어주면서 용기있는 백성이라면서 상을 내렸다고 한다. 물론 그후 다산은 과중한 세금을 조사하여 잘못된 세금을 경감하였으며 선정을 베풀었음은 물론이다. 그의 치세원칙은 그기 쓴 '목민심서'에 잘 나와 있다. 

 

이처럼 개혁은 윗사람이 추진할 때 가장 강력하게 추진이 가능하다. 최근 카이스트 사태를 보면서 스스로 자위하는 부류들, 그리고 근방에도 가지 못하는 타 대학 총장과 재단의 오너들은 각성하고 스스로도 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