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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새벽 32(고통받는 삶들을 위해......)

두바퀴인생 2011. 3. 26. 15:50

 

 

우면산의 새벽 32 (고통받는 삶들을 위해......)

 

 

                                                       우면산 범바위

어제 오후 찬비와 눈보라가 내리더니 시내는 대부분 녹아버렸으나 우면산 범바위에는 눈이 내렸다. 이제 봄을 시샘하는 추위는 더이상 오지 않았으면 한다. 생강나무도 꽃을 피울려고 고개를 내밀고 곧 활짝 필 전망이다. 대전을 갔다오고 굳은 날씨로 인해 며칠 자전거를 타지 못하다가 오늘 달려보니 아직도 찬바람은 여전하다. 장갑을 낀 손끝이 차가운 바람에 얼얼하다.

 

새벽 자전거 타기와 등산은 아무나 하기 힘든 운동일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결심을 하고도 실행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을 것이다. 새해 목표를 세우지만 그것을 실행하기가 매우 힘들다. 마음으로 단호한 결단을 하지만 실제 실행하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인간이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말이다. 주변 환경에 따라 인간은 변하기 마련이고 국가와 지역 풍습에 따라 생각과 사고,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들이 하는대로만 따라 하면 결코 창의적이며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래서 목표를 수립하되 목표를 이루고 난 다음에 따르는 자신에게 유리한 어떤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것이 있어야 한다. 목표에는 일생에 이루고자 하는 원대한 꿈이 있을 것이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중간 목표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간 목표도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달성하기 쉬운 것부터 나열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다이어트 10킬로 감량, 영어(일어,중국어 등)듣기 마스트, 역사 공부 중 한국사(중국사, 로마사, 일본사 등) 통달하기, 몸짱 만들기, 각선미 만들기, 얼굴 주름 없애기, 매일 새벽 등산하기, 매일 새벽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면서 등산하기, 운동하면서 돈 벌기 등등이 있을 것이다. 

 

                                                                                     생강나무꽃

 

처음에는 나도 다어어트 10킬로 감량, 영어 듣기 마스트, 역사 통달하기, 일주일에 책 5권 읽기, 새벽 등산하기를 목표로 시작하였다. 새벽 등산을 먼저 시작하였는데, 3년 전이다. 자전거는 작년에 시작하였다. 새벽 등산을 하면서 영어 듣기를 시작했다. 아리랑 방송을 듣다가 지금은 6시 이근철의 영어회화 시간을 듣는다. 틈틈이 서초구청의 홈페이지에 영어강좌를 듣기도 한다. 그리고 영어로 대화하는 외국 영화를 즐겨본다. 다어아트, 각선미, 얼굴 주름 펴기, 몸짱 만들기 등은 새벽 운동으로 자연적으로 달성이 된다. 새벽 운동을 하면 돈도 자연적으로 벌게 된다. 해봐라! 거짖말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개으름이다. 직장 핑계에다 매일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 친구들과 놀다가 늦잠자고, 이러한 비경제적이고 목표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은 어쩔 수가 없으며 그렇게 해서는 불가능하다. 각종 고시나 공시족, 취업 준비생도 마찬가지다. 책상에 종일 앉아서 공부한다고 효율이 오르는 게 아니다. 머리도 식힐겸 적당히 운동을 하고 새워를 한 다음 식사하면 식사맛도 좋아지고 머리도 상쾌해져 공부도 효율적으로 더 잘 될 것이다.

 

지금은 새벽 저전거 타기와 등산을 병행하면서 영어를 듣고 있다. 혹한이나 폭우, 그리고 굳은 날씨가 아니면 매일 자전거 타기와  등산을 병행하고 있다. 직장인도 아침 출근 시간을 이용하여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자출족'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주말도 좋다. 바쁘다면 주말이라도 열심히 하면 어느정도 가능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주말에 친구들과 모여 같이 등산하면 술을 먹거나 탈선하기 쉽다. 그리고 뭇지마 관광, 카페 등산, 각종 모임 등산 등 남여가 같이 가면 자연적으로 이성에게 빠지게 된다. 은근히 그런 기회를 기다리며 등산가지 말라! 그런 등산이나 산행은 시간과 돈만 낭비하게 된다. 운 나쁘면 가정이 박살나고 인생도 피멍든다. 나이든 여자들이 남자에게 접근하는 경우는 대부분 인간사랑이 아니라 돈사랑이다. 산전수전 다겪은 사람이 무슨 순수한 사랑인가! 육욕에 눈먼 아프리카 벌판의 동물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사랑은 반드시 불행으로 끝나게 되어 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최근 에세이집을 내고 세상을 뜨들썩하게 만든 신정아를 봐라!

 

그리고 몸짱만들기는 산에 올라가면 여러가지 운동기구가 있다. 모든 것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난 주말이면 고속터미널 영풍문고나 사당역 파스텔 빌딩 지하문고로 가서 책을 구입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면 좀 싸다. 사전에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제목과 저자를 기록하고 책방에 가서 컴퓨터로 책의 위치와 재고를 파악한 다음 그 위치로 찿아가서 책을 찿아 줄거리와 목차, 그리고 저자의 서문, 주요 내용, 에필로그, 후기 등을 읽어보고 필요한 내용이라면 무조건 산다. 신문의 광고나 유명인들의 추천사도 읽지만 그들의 과장된 추천말에 너무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유명인이 돈 받고 쓰는 추천이라 좀 과장된 점이 많다. 베스트 셀러나 신간만 찿지 말라. 엉터리 내용도 많다. 정말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어야 하며 한번 읽기로 끝나는게 아니라 내용이 괜찮은 책은 별도로 두 번 읽기를 권장한다. 한번 읽을 때와 두 번 읽을 때는 다르다. 책 내용이 더욱 가깝게 이해되고 저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고 회피히지 말라. 매일 조금씩 읽더라도 지속적으로 읽어야 한다. 주요 대목이나 내용에는 밑줄을 치고 요약 견출지를 달아 두면 다음에 참고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찿기에 좋다.

 

대하소설이나 장편소설 같은 경우 정말 재미있는 책을 화장실 못가고 밥도 먹지 않고 읽게 된다. '여명의 눈동자 10권', '목민심서 5권', '남부군', '한강', '토지' 등은  고전과 중세, 현대를 가리지 말고 한 번쯤은 읽어볼 책들이다. 그러나 통속적이고 재미위주의 책을 가급적 회피하라. 또 너무 편향적인 사고로 가득찬 사상서적은 읽기는 읽되 중립적인 사고를 견지하라. 종교 서적은 각 종교 서적을 골고루 읽어야 한다. 평향적인 종교 사상은 한 종교에게만 심취하고 타 종교를 무시하고 배타적인 성향이 되기 쉽다. 그리고 비판 서적도 많이 읽어라. 종합적인 사고가 정립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 관련 서적도 많이 읽어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혜안을 키울 수가 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책 내용을 블로그에 요약하여 올리거나 독후감을 쓰면 기억에 생생하게 남으면서 자신의 양식이 되어 좋다. 불로그를 남의 글로 퍼와서 도배만 하지말고 자신의 글을 올리는게 좋다. 블로그를 멋있게 만들고 꾸미려고 하지 말고 소박하되 진솔된 모습을 보여주어라.

 

결단을 하고 나면 핑계를 대지말고 무조건 실행을 해야 한다. 남들 눈치를 보지말라. 이미 년초에 목표를 세웠지만 이미 포기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은 포기하고 일부 사람만 단호하게 진행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인생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달라진다. 1년에 한가지씩 목표를 달성하거나 마스트 한다면 10년이면 10가지를 마스트 하게 된다. 20년이면 20가지이다. 20가지를 마스트 했다면 몸짱에다 특히 여자인 경우 각선미 늘씬 하고 주름도 없이 얼굴이 팽팽하면서 외국어도 5개국 이상 능숙능란하게 잘 구사한다면 이 사회에서 누가 그(그녀)를 따라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취업이 안될리가 없을 것이고 결혼을 못할리가 없을 것이며 상사로부터 그리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존재가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성공의 지름길을 가는 것이다.  

 

인간은 습관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태도가 바뀐다고 했다.태도가 바뀌면 인생관이 달라지고 인생관이 달라지면 자신의 인생과 운명이 달라진다고 한다. 

 

 

 

 

고속터미널 근방 맥도날도 가게에 도착했으나 지난번 자주 보이던 노부부와 강아지는 보이지 않았다.

 

가게 안에는 젊은 남여 두 사람만 무언가 열심히 먹고 있다. 햄버그가 몸에 얼마나 안 좋은지는 미국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도 피자, 햄버그 등 인스탄트 식품과 각종 외래식품에 이미 습관이 들어 버렸다. 비만이 늘어나고 성인병이 늘어나는 오늘의 현실을 서구문명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먹는게 삼대를 간다고 했던가? 우리는 배고픔의 인자를 가지고 자랐다고 생각된다. 배고팠던 그 시절에 무언가 배를 채우기 위해 땅에 떨어진 음식도 주워먹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배고픈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 어린 자식에게 무조건 많이 먹여야 한다는 부모들이 지금의 40~60대일 것이다. 그들은 어린시절 대부분 거지처럼 살았고 배고픔을 느끼며 봄이오면 산에 올라가 약초나 소나무 껍질을 벗겨먹던 시람들이었다. 왕눈깔사탕, 롤빵,국화빵이 그리운 세대들이다. 이제는 배를 채우고도 남아 입에 맛는 것만 골라먹은 시절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날씬해지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걱정하고 비만을 걱정하는 오늘날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맥도날도 가게 앞

 

혹시 노부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닐까? 텅빈 기둥에는 강아지가 없다. 그렇게 나를 반겨주던 강아지였는데...... 지난번 보기에 몸이 불편해 보이던  할아버지한테 무슨 변고가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며느리인지 딸인지 한 아주머니가 같이 차를 몰고 나와서 할머니와 같이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강아지를 데리고 새벽 산책을 나왔던 모양이었다. 강아지는 바깥 기둥에 묶여 있고 사람들은 가게 안에서 무언가 먹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고기 쪼각을 가져다 주면 꼬리를 치면서 반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노부부가 강아지 때문에 나왔는지 아니면 건강을 위해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아주머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새벽에 차를 끌고 노부부를 태우고 강아지도 태우고 산책을 나왔다는 점이다. 과연 돈이 없는 노부부라면 그렇게 대접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둥에는 강아지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는 노부모를 모시는 많은 효심이 깊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던 간에 나이든 부모를 모신다는 것은 최소한 인간의 양심이고 가정의 화평이다. 돈 없다고 천시하고 깔보며, 여행가서 내다 버리고, 술 먹고 폭행하고 구박하며, 달동네나 지하방에 혼자 내버려 두고 안부전화나 주기적인 방문도 없어 홀로 죽어가는 노인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굶주림을 참으며 거지처럼 살아오면서 공장, 공사판, 식당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금이야 옥이야 키운 자식들이 재벌, 판.검사, 의사, 정치인, 사장.회장이 되었다 한들 부모를 모시지 않거나 돌보지 않는다면 그리고 못된 며느리가 학대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못된 며느리들은 주로 이런 태도로 산다. 압구정동에서 비싼 머리하고, 백화점에서 고가옷과 패물 사고, 친구들과 찜질방 가고, 비싼 외국 레스토랑에서 입방아 찍고, 젊은 남자들이 들락거리는 술집에서 비싼 술 먹으며 즐기면서 귀족처럼 지내지만 막상 그런 며느리들이 부모들 모시는 태도는 별로일 것이다. 

 

또 돈많은 재벌 2세, 3세 망나니들은 조폭들과 어울려 주색잡기에 열중하고 외제차를 몰면서 폼 잡으면 겉만보고 접근하는 눈삔 연예인.가수. 모델.도우미 등 반반한 여자들을 농락하고 황제처럼 지내고 있는 것도 배가 아픈 판에 그들이 갖가지 불법 수단으로 기업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그런 사람이 대를 이어 기업주가 된다한들 인간이 그 모양인데 양심적이고 도적적으로 칭송받는 기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 권력층과 연계해야 하고  정치헌금을 제공하며 권력의 비호하에  각종 이권경쟁에서 이겨 독식한다면 페어플레이가 상실된 이 사회가 공정하고, 공평하며,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제품 원가를 숨기고 불법으로 비자금을 마련하여 정치권,법조계 등 권력층에 로비하여 먹이사슬을 만들고 자신들의 이권을 챙긴다면 이 사회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될 수 없으며 불법작인 승자독식의 사회가 되어 시간이 갈 수록 비리와 부패의 온상이 되어 가게 된다는 점이다.    

 

한편 현실은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된다면서 홀로 시골이나 달동네 지하 단칸방에서 홀로 사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다 추운 겨울날 생활고와 난방이 부실하여 굶어 죽거나 얼어죽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장수 국가인 지금 일본의 노인문제도 심각하고 한국의 노인문제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것만 아니고 자식이 희귀병에 걸리거나 중한 질병에 걸리거나 정신적.육체적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부모나 교통사고, 작업 중 사고, 폭행 등으로 거의 식물인간이 된 자식, 취업은 커녕 미혼에다 집안 골방이나 PC방, 카지노, 경마.경륜.경정장에서 마약중독, 게임중독, 도박중독 등으로 인해 재산을 다 날리고 거의 폐인이 다되어  부모나 가족의 속을 태우고 있는 인간들이 어디 한 둘인가? 그런 사람들로 인해 가족들의 불행이 초래하되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이런 자식이나 가족을 둔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안고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나 가족의 입장에서 자식을 식물인간에서 살려내고 인간답게 살아가게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돈도 많이 들고 쉽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인간 말종들을 개화시키고 구렁텅이에서 끌어내어 돌보아야 하나 경제력이 있는 경우는 몰라도 경제력이 없는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현실일 것이다.

 

전쟁터에도 끌려가지 않았고, 방사능 위험에 노출되지도 않았고, 몹쓸 질병에도 걸리지 않았고, 도박이나 마약,게임 중독에도 빠지지 않았고, 여러번의 사고에 죽을 고비를 몇 번 만났지만 그러한 사고에도 운 좋게 살아남아 지내온 과거. 그리고 오늘 건강하게 살고 있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얼마인지는 몰라도 미래를 살아갈 수 있게 된 자신, 지금 사지와 정신이 멀쩡하고 새벽마다 자전거라도 탈 수 있는 자신이 있게 해 준 조상님들의 은덕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의 노후는 어찌될 것인가? 난 노후에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본인 의사에 따른 죽음,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갑자기 다가온 죽음, 아니면 자연사... 그 중에서 자연사가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나 그렇게 될 경우에는 가족들에게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줄 경우가 많을 것이다.

 

91년 어느날 고향의 큰 누님이 모시던 80세가 넘은 어머님을 대려가라는 전화가 왔다. 폐병 몇 기라 했다. 병원과 약값에, 그릇을 달리쓰고 씻고 청소하고 격리하는데 너무나 힘들다며 자신이 도저히 더 돌 볼 수가 없다고 하였다. 난 주말에 급히 내려가 어머님을 모시고 경부고속도로를 올라오면서 금강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어머님과 같이 푸른 강을 한참 바라보았다. 서울 아들집으로 간다는 데 어머님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래,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수 밖에 없다. 누나들이 병드신 어머님을 모시지 못하겠다니 내가 모시는 수밖에......'  편안한 마을을 가지시도록 어머니를 위로해드리면서 서울 집으로 왔다. 당시 중학생이던 남매와 마누라가 모인 식탁에서 난 이렇게 말했다. "할머님이 병환 중이시거든, 기관지가 특히 안좋으시니 너무 가까이 접촉하지 말고 그릇, 옷가지 등 별도로 깨끗하게 자주 세탁하고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 하니 힘들게 하지 마라. 그리고 할머니를 항상 즐겁게 해드리도록 해라."

 

그로부터 2년 후, 난 멀리 타향 직장에서 어머님 사망 소식을 접하였다. 80세가 넘어 침해에 걸리신 어머님을 돌보느라 직장으로 타향에 있던 남편도 곁에 없이 장기간 고생했던 마누라에게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머님은 폐병도 호전되고 잘 지내시다가 드디어 침해가 온 것이다. 대소변을 못가리고, 밖에 나가시면 내가 드린 용돈을 줄줄 흘리시며 다니고, 내가 외박 나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집 바깥 골목길 조경석 위에 앉아 내가 올 것을 미리알고 골목 입구를 바라보셨다고 한다. 그래도 병원들락거리는 큰 병치레 없이 지내시다가  93년 여름 어느날 아침 갑자기 주무시다가 숨을 거두고 돌아가신 지 벌써 17년이 다 되어 간다. 화장을 한 후 당시 근무지 근방인 강원도 인제군 현리면 상남 오미재 고개 너머 내린천 건너편 양지바른 야산에 뼈가루를 뿌려드렸다. 돌아가신 어머님이 오늘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어쩐일인가? 살아 생전에 살기 바빠서 효도다운 효도 제대로 한 번 못해드린 게 한일 뿐이다.

 

"어머님 부디 극락왕생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