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가을의 막바지 길목에서... 본문
가을의 막바지 길목에서...
여름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이제는 붉은색으로 곱게 치장하고 만산홍엽을 이루던 가을산들이 하나 둘 붉디붉게 타오르고 층층암봉마다 불타는 모습들이 이제는 내리막길을 재촉하고 있는 듯하다.
사당역 주말 관광버스들...
사당역 일대 관광버스와 등산객들...
지난 주말에는 사당역을 포함하여 많은 곳에서 주말 단풍산행 차량들이 북적거렸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삼삼오오 등산복을 입고 아침 일찍 분주하게 나서서 출발 버스와 둉료를 찿느라 사당역 일대는 큰 혼잡을 이룰 정도였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 계절도 어느듯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한반도의 단풍은 오대산과 살악산의 산머리에서 시작되어 산 아래쪽으로 하루 약 40미터씩, 남쪽으로는 하루 25킬로미터씩 이동한다고 한다. 9월 하순부터 시작된 단풍은 11월 이달 상순이 되면 남해안 지방의 두륜산과 국토의 최남단 한라산까지 뻗게 된다. 대체로 내륙 지방이 해안 지방보다 10일 정도 빨리 물이드는 편이라고 한다.
우면산에도 단풍이 들었고 지난밤 바람에 흩날리면서 사방에 떨어져 있다. 단풍도 작년만큼 아름답게 물들지도 않았다. 금년 강풍으로 밤, 도토리 등 과실들도 채 익기도 전에 모두 떨어져 주울 밤도 없다. 채 영글기도 전에 모두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은 이토록 대지의 만물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모양이다.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힘들게 물들어 가는 낙엽을 보노라면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안개 자욱한 새벽 등산길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나 둘 물들어 가는 낙엽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인생도 또 같다. 악다구니를 스며 열심히 살아 왔고, 자식들의 장래를 위해 물불을 안 가리고 살아온게 아닌가? 남들보다 더 좋은 삶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났다는데, 요증은 개천에는 용은 커녕 미꾸라지도 나기 힘든 세상이 아닌가? 남보다 약삭 빨라야 하고 내것만 챙기고 남을 어떻게던지 속여 그눔의 주머니를 털어야 속이 시원한 세상이 아닌가? 외제차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눔을 보면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는 것은 무슨 심리인가? 입에서는 저절로 욕이 나오고 쪼그라진 빈지하 단칸방에 오골오골 살고 있는 자신의 처지와 비교할 때 올화가 치미는 것은 무엇인가? 은행 빚독촉장은 계속 날아오고 빌린 돈 갚으라는 협박 전화는 수시로 문자가 오지 않는가? 직장은 커녕 하루 알바도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보수는 쥐꼬리만큼이니 언제 결혼하고 집을 장만한단 말인가?
미래는 암담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세상이 아닌가? 이리저리 뜯기고 속고 강탈당해도 나를 도와 줄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는가? 잘 나가던 시절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 갔으며 인친척들은 다 어디 갔단 말인가?
퇴직 후 동창회나 향우회 몇 번 나갔다가 가진자들과 정치꾼들의 놀음에 꼴보기 싫어 나가지 않고 있지만 등록된 주소록을 보고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청첩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오고 회비,찬조금,후원금,부조금 연락은 얼굴도 모르지만 부지런히 날아오고 있지 않는가!
요즘은 알수 없는 전화번호 잘 못 받았다가 돈 뜯기는 세상이 아닌가! 고객정보가 누출되어 사방에서 각종 사채,부동산,게임,원조교제 홍보 메세지나 전화가 수시로 날아오지 않는가! 그래서 요즘은 사람들이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옛날에는 사람을 안다는게 인맥이요 힘이 되었건만, 이제는 짐이되고 있으니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차도 못들어오고 전화도 안되는 첩첩 산중으로 들어가 약초나 캐며 살고 싶은 마음이 아닌가!
우면산에는 지난번 폭우와 강풍 피해로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등산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정비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친화적이 아니라 돈들어가는 돈먹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비싼 목재와 재료를 사다가 정비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구청 담당관이 잘 알아서 하겠지만, 우면산에 쓰러진 수목들이 많다. 그런 나무들로 보수하면 어떨까? 등산로도 배수를 고려하여 경사를 주고 군데 군데 배수로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보기만 좋도록 만드는 모습이 내년에 다시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 갈 것이다.
서초구청은 우면산 트러스터 예산은 어떻게 쓰여졌는지? 공사 업자들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지는 않는지? 끓어진 등산로를 우선 복구해야 함에도 많은 돈을 들여 굳이 예산을 낭비하는 의중을 알 수가 없다.
멀쩡한 도로 노변 바닥을 바꾸고, 화단을 조성하고, 가로수를 바꾸고, 포장을 파헤치는 등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속내는 뻔하다. 이런 공사를 많이 해야 떡고물도 많이 떨어지기 마련이니까! 떡고물을 바라는 공직사회...... 눈먼 돈을 빼먹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고민하는 공무원...... 정약용 선생이 말하던 진정한 목민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단풍의 진행 상황은 9월 중순 이후의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9월과 10월의 기온에 따라 10일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첯 단풍이 들엇다고 할 때의 단풍은 산의 약 20% 가량이 단풍이 드는 것을 말한다. 산의 80% 이상이 물들었을 때가 단풍의 절정기다.
'컬러는 닥터'의 저자 '스에나가 타미오' 박사의 단풍 색깔 비밀은 다음과 같다.
빨간색 단풍
생리학적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혈액순환에 좋을 뿐 아니라 감각기관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드레날린의 방출을 자극해 일반적으로 우울증, 자살예방의 색으로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단 혈압이 높고, 심리적으로 흥분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가 있다.
주황색 단풍
빨강색과 노랑색의 중간색, 이유없이 처지고 의욕이 없을 때, 업무에 치여서 여유가 필요할 때 활력을 주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축제 분위기, 사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기쁘고 즐거우면서도 따뜻한 마음,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은 자세를 자극한다.
노란색 단풍
가장 밝고 빛나는 색으로 가볍고 명랑한 느낌을 주며, 낙천적인 기분을 만들어 준다. 특히 위와 장 등을 자극하여 소화작용을 돕는다. 심리적으로 긴장을 이완시키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갖게 하여 무기력증, 우울등에도 효과적이라 한다. 좌뇌를 자극하여 일과 공부와 같은 정신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단, 많이 불안하고 긴장감에 시달리는 등 예민한 상태에서는 역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단풍을 즐기려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산으로 달려가는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도 비와 강풍이 불어 낙엽들이 길바닥에 많이 떨어졌다. 청소부 아저씨들이 낙엽을 쓸고 치우느라 일거리가 무척 늘었다. 어쩌면 빨리 떨어져 버렸으면 하는 마음도 많을 것이다.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오늘부터 G20 세계 정상들이 모여 환율문제 등 지구촌의 어려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분주한 날이다. 국민들이 참여하여 자가용 이동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시민정신이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정의는 무엇인가?>의 저자 샌델 교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시민정신은 태도이다. 태도가 나쁜 것은 가정교육과 공교육에서 비롯되는바, 가정교육이 무너지고 공교육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이 나라가 시민정신을 얼마나 잘 나타내는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한국인들의 특징이 남들이 보면 잘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들이 보지 않을 때가 문제이다.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는 교태와 애교, 그리고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이 항상 그랬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게 아니다는 것이다.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에서 리포터들이 농촌과 해안가 어촌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그 고장의 먹거리와 특산물을 소개하는 프로가 있는데, 그 프로에 나오는 우리 농어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나같이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으나 실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텔레비젼에 나오니까, 그리고 지방을 홍보하니까 최대한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이 평소와 너무 다르다는 느낌이다.
붉은 악마들이 서울 광장에서 세계가 놀라울 정도로 우렁찬 함성과 다양하고 현란한 붉은 복장으로 응원전을 펼치고 간 자리는 오물투성이었다. 비난이 일자 나중엔 자발적으로 치우기는 했지만... 얼마전 부산에서 벌어진 불꽃축제의 뒷모습은 어땠는가? 해변가 백사장 온 천지가 오물투성이었다고 한다. 여름철 해운대를 포함한 해수욕장은 어떤가? 모래속에는 오물투성이로 청소부들이 치우기도 힘들 정도가 아닌가? 이래도 시민정신이 살아 있다고?
지금은 그래도 비교적 많아 향상되었지만, 공중화장실은 우리들의 모습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사당역 공중변소를 가보시라... 청소 아줌마가 열심히 치우지만 넘쳐나는 휴지통에 술병을 포함하여 갖가지 오물을 버리고 간 흔적이 우리들의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우면산 등산로도 마찬가지다. 등산로 주변에 버린 휴지, 과자껍질, 신문, 등산광고안내문 등이 군데군데 버려져 있는 모습은 어떤가?
도로변 골목길 할 것없이 사방에 버려진 오물은 우리들의 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쓰레기통을 없앤 서울시의 의도는 알 수 없으나 길거리는 사람들이 무작위로 버린 오물로 항상 지저분하다. 먹다버린 각종 음료수통, 휴지, 과자껍질, 홍보명함, 전단지, 담배껍질, 담배꽁초, 종이컵 등 오물이 넘쳐난다. 시민정신은 아직 우리들에겐 부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에는 아직 먼 길이 아닌가?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고 했던가? 지도층이 지저분하니 시민들도 지저분하기 마련인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 > 생각의 쉼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역사 70 : 백제의 역사 16 (제11대 비류왕) (0) | 2010.11.14 |
---|---|
한국의 역사 69 : 백제의 역사 15 (제10대 분서왕) (0) | 2010.11.13 |
한국의 역사 68 : 백제의 역사 14 (제9대 책계왕) (0) | 2010.11.12 |
한국의 역사 67 : 백제의 역사 13 (제8대 고이왕 2) (0) | 2010.11.11 |
한국의 역사 66 : 백제의 역사 12 (제8대 고이왕 1) (0) | 2010.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