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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군중 심리

 

 

                           군중심리

            

            "군중에게 환상을 품게 만드는 자는 그들의 주인이 되며,

             군중을 각성시키려 드는 자는 그들의 희생양이 된다."

 

                                      ▲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시위 현장

 

최근 미 쇠고기 수입 협상 파문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10대의 젊은 초.중.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일어나기 시작한 �불집회의 불길이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청계천에서 시작된 집회가 지방까지 전파되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 고교생에 의해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까지 들먹이며 인터넷을 통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연예인들까지 가세하여 '청산가리 운운하면서' 교육과 먹거리에 대한 불만의 불이 타오르는 것을 우리는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작금의 사태들을 보면서 우리 정치권에서, 좀 더 현명하였더라면...,좀 더 솔직하였더라면..., 좀 더 말씀들을 가려서 했더라면..., 좀 더 오픈마인드를 가졌더라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였더라면..., 좀 더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도록 했더라면..., 좀 더 바닥에서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선택적 위험보다 비선택적인 위험에 대중들은 더욱 불안해 한다는 심리학적인 측면을 너무 무시한 안이한 사고와 행동이 국익을 앞서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했을 점이었다.

 

그러면 �불집회에 몰려드는 그들을 우리는 군중이라고 부른다면, 과연 그렇게 몰려드는 그들은 어떤 심리를 가진 집단인가? 그들이 가진 군중 심리란 무엇이며 왜 그들은 쉽게 모이고 또 쉽게 흩어지는 특성이 있는지, 그들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떤 감성과 도덕성,사상,사유,상상력,신념을 가진 집단일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또 이러한 집단에 반드시 등장하는 선동가, 이제는 가수 등 연예인들을 동원하여 놀이문화로 확대하면서 젊은 10대들을 자극하여 환호하게 만들고 또 그들 연예인들을 보고싶어 집회에 달려오는 감성적인 어린 청소년들까지 같은 동질의 군중으로 변질된다. 

 

그래서, 이들 군중심리를 이용하려는 선동가들, 즉 비겁한 정치 선동가를 포함한 재야 세력,진보 세력,시민 단체,학생들을 부추기는 일부 교권세력들이 다른 한편 노리는 것은 반정부 선동과 확산으로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는데 그들이 이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며, 빠른 수습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사태로도 발전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이러한 군중들이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변혁의 주도적인 역활을 담당하여 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그들 군중들이 추구하는 명제와 이상은 다르나 현대의 집단적인 의사 분출의 한 형태인 �불집회로 발전된 오늘의 그들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성적인 개인들이 모여 무의식의 집단으로 변질되는 군중심리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며 이에 참고 될 만한 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한다.

                                                                             -서초동-

 

 

                      

                                                                       붉은 악마 응원 모습

 

*지은이: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 1841-1931)

프랑스 중북부의 노장 르 로트루에서 등기소 직원의 아들로 태어난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 1841-1931)은 파리의과대학을 졸업 후 의사로 활동하였다. 1860년에서 1880년에 걸쳐 약 20년간 유럽,북아프리카,아시아 등지를 여행한 그는 다수의 여행기와 오리엔트 문명에 관한 인류학적 저술을 남겼으나, 1894년<민족 발달의 심리적 법칙들>의 출간을 계기로 비로소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듬해 발표한 <군중심리>는 다소의 모순적인 논리임에도 불구하고 단호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20세기 전반, 심리학 발달 및 미디어 사회학 연구의 밑거름이 된 이 책은 무의식에 관한 이론 및 기술에 대한 분석은 히틀러의 나치즘 및 스탈린 체제의 지배 방법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군중심리>는 르 봉의 가장 유명한 저작인 동시에 사회심리학의 고전으로서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스웨덴어, 폴란드어, 터키어, 아랍어, 일어 등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었다. 그 밖의 저서로는 <오리엔트 초기 문명>, <인간과 사회:그 기원과 역사>, < 아랍 문명>, <인도 문명>, <사회주의 심리학>, <프랑스 대혁명과 혁명의 실리학>, <교육 심리학>, <정치 심리학>, <여론과 신념> 등이 있다.

 

 

* 목차

 

1. 군중 정신

- 군중의 일반적인 특징

- 군중의 감정과 도덕성

- 군중의 사상 사유, 그리고 상상력

- 종교적 형태를 띤 군중의 신념

 

2. 군중의 신념과 여론

- 군중의 신념과 여론 형성의 간접적 요인들

- 여론 형성의 직접적 요인들

- 군중의 선동가와 설득 수단

- 군중의 신념과 여론의 가변성 한계

 

3.군중의 다양한 범주

- 군중의 분류

- 범죄자라 일컬어지는 군중

- 중죄재판소의 배심원들

- 유권자들

- 의회

 

 

* 머리말

 

한 민족의 구성원 모두에게 세습적으로 부여되는 공통적 특성들의 집합이 그 민족의 영혼을 형성한다. 그런데 다수의 군중들이 모여 군중을 이룰 때, 그들의 집합 자체에서 기인한 새로운 심리적 특성들이 나타나 민족성 위에 겹치는데, 때때로 이 특징들은 기존의 민족적 성격과 매우 다른 양상을 띤다.

 

조직된 군중은 한 민족의 생애에서 언제나 중대한 역활을 행사해왔지만, 그 어느 때도 오늘날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적은 없었다. 개인의 의식적 행위를 대체하는 군중의 무의식적 행동은 당대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이다.

 

나는 수많은 이론 및 교리 등을 멀리 한 채 오직 과학적 방법론만으로 군중이라는 난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것이야말로 몇 조각의 진리나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성을 열광케 하는 문제일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어떤 현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학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와 충돌할 수도 있는 이해관계 따위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내가 어떤 학파에도 소속되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학파에 소속된다는 것이 필연적으로 그 학파의 편견과 선입관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왜 이따금 내 연구에서 피상적으로 짐작되는 것과는 다른 결론들이 도출되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다. 예를들면,엘리트 집단까지 포함한 모든 군중이 정신적으로 지극히 열등한 존재임을 검토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중의 조직을 건드린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 등이다.

 

역사적 사건들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나는 인체의 구조만큼이나 북잡한 사회 구조를 갑자기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일은 절대 인간의 능력으로 해낼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자연은 과격하지만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은 아니다. 그렇기에 위대한 혁신에 대한 집착은 이론적으로 훌륭해 보일지는 몰라도, 한 나라의 국민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불길한 것이다.

 

국가의 영혼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면 개혁은 충분히 유용할 테이지만,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오직 시간뿐이다. 인간을 지배하는 사상,감정,관습 등은 우리 내부에 있는 것들이다. 법과 제도는 우리 영혼의 발로이며, 그 요구의 발로이다. 영혼의 소산인 법과 제도가 영혼을 바꿀 수는 없으리라.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철학자는 그것이 이론적 가치뿐 아니라 실천적인 가치 또한 지니고 있으며, 문명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오직 실천적 가치만이 진정한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는 논리에 의해 우선적으로 제시된 것처럼 보이는 결론들 앞에서 그들 무척 신중하게 만들 것이다.

 

그에게 이러한 조심성을 강조하는 동기들은 또 있다. 사회적 사건들은 너무나도 복잡하여 전체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없을 뿐 이나라 그들 간의 상호작용이 초래하는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가시적인 사회 현상들은 대개 인간이 해석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는 수많은 요인들이 그 뒤에 감춰져 있는 것이다. 인지 가능한 현상들이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하의 격동을 대양의 수면위에서 표출해내는 파도에 비유할 수 있다.

 

한편 군중의 행위 가운데는 다른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저질러지는 듯이 보이는 것들도 잇다. 옛날 사람들은 운명,자연,섭리라 불렀고, 지금 우리는 망자의 소리라 부르는 이 힘은 비록 그것의 기원을 알 수 없지만 그 위력만큼은 가벼이 여길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국가의 중심에 그것을 인도하는 잠재적 힘이 존재하는 듯하다.

 

예를 들어, 언어보다 더 복잡하고, 더 놀리적이며, 더 경이로운 것이 또 있는가? 이토록 섬세하며 훌륭하게 조직된 언어가 군중의 무의식적 영혼이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연유한단 말인가? 가장 뛰어난 학회, 가장 존경받는 문법학자도 언어를 지배하는 법칙들을 어렵사리 기록할 뿐 결코 그것을 창조할 수는 없으리라. 위대한 인간들의 천재적 사상들 조차도 과연 그들만의 업적이라고 확신할 수 잇을까?

 

물론 이러한 생각들이 언제난 고독한 지성에 의해 싹튼 것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이 관념들이 뿌리내린 깊은 충적층은 바로 군중의 영혼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었던가?

 

군중이 항상 무의식적임은 분명하지만, 바로 이러한 무의식이야말로 어쩌면 그들이 지닌 힘의 비결일지도 모른다. 인류에게 이성이란 너무나 새로운 것이며, 무의식의 법칙을 깨우쳐주기엔-더욱이 그것을 대체하기엔-너무나 불완전한 것이다. 우리의 모든 행위속에서 매우 거대한 영역을 관할하는 무의식은 여전히 미지의 힘으로 작용한다. 그에 비해 이성은 아주 적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그러므로 과학이 알 수 잇는 좁지만 확실한 사물의 한계 안에 머물고자 한다면, 그리고 모호한 추측과 헛된 가설속에서 헤매지 않기를 원한다면 그저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현상들만을 탐구해야 하며, 그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우리의 관측으로부터 도출된 결론은 대개 미숙한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잘 보이는 현상들 뒤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다른 현상들이 있고, 또 그 뒤에는 어쩌면 전혀 보이지 않는 현상들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5.18

 

 

 

 

4.19 시위

 

 * 옮긴이: 차예진,

연세대 인문학부 졸업, 파리 제3대학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 현 극단청우 소속 연극배우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난 의사이자 여행가이며 인류의 역사, 문명 및 민족의 발달에 관심을 기울인 독학자였던 귀스타브 르 봉은 1895년 <군중심리>를 내놓으면서 멸시와 경계의 마음을 담아 '군중의 시대'를 선언한다.

 

세상을 통치할 새로운 힘, 역사상 그 어느 권력자보다도 더 큰 위력을 지닐 '군중(foule)' 이라는 존재. 여기서 군중은 어쩌다 우연히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인간들의 무리가 아니다. 모종의 암시를 흡수한 후(현재는 인터넷을 통해 의사공유) 반복과 전염의 기제를 통해 그것을 공유하여 동일한 방향성을 지니게 된, 정신적으로 통일된 단일체가 바로 르 봉이 말하는 심리적 군중(foule psychologique)이다. 이는 개별 구성원의 개성 혹은 지적 능력의 총합과는 상관없는 전혀 새로운 유기체로서, 오직 집단적 본능과 무의식에 지배된다.

 

따라서 군중에 속한 개인은 원시인의 상태로 돌아가며, 비판적 사유나 이성적 판단으로부터 멀어진다 또한 다수에 속해있다는 사실은 그로 하여금 형언할 수 없는 든든함을 느끼게 하고, 여기에 대해진 익명성은 그를 책임의식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동시에 그에서 암시된 어떤 행동이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를 부여한다. 초보적 관념과 이미지가 불러일으키는 환상을 좇아 민감하게 반응하고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군중은, 자연히 지적으로는 개인보다 열등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우월한 힘을 발휘한다.

 

감정을 기반에 둔 행위에 있어서 도덕성의 극과 극을 오갈 수 있는 그들에겐 잔인한 학살도, 고결한 희생도 가능한 것이다. 이 책의 곳곳에서 저자는, 개인의 손익을 셈하거나 몸을 사리지 않고 모든 사회적 격변의 주체가 되었던 군중이야말로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었음을 거듭 환기시킨다.

 

르 봉은 군중을 논하면서 간과할 수 없는 점 중 하나는 선동가의 필 수 불가결성이다. 강력한 암시하에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된 군중을 앞에 두고, 선동가는 이미지와 말로써 그들을 동요시킨다. 군중을 사로잡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그들에게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자극적인 이미지와 어휘들을 적절히 선택하여 반복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사유하지 않는 군중를 논리적 주장으로 설득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선동가에게는 청중의 마음을 간파하여 수시로 알맞는 표현을 구사하면서 그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웅변술이 요구된다. 그런데, 이러한 말이나 이미지에 앞서 단번에 군중을 장악하는 힘이 있으니, 바로 개인의 위엄(prestige)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카리스마라고 일컫는 것으로서, 불가해할 만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특별한 노력 없이도 군중으로부터 경외감과 순종을 이끌어 낸다.

 

한편, 군중심리에 관한 최초의 연구서이며 사회심리학의 고전이라는 가치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결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저자 개인의 태생적 한계이기도 한 반빈중적 잣대에 치우친 분석들, 감정적인 표현들, 과학적 중립성이 결여된 견해들을 들 수 있다.

 

또한 무상의무교육을 통해 대중에게 학식이 보급되는 것을 비판하면서, 한 개인이 사회 및 체제와 자신이 처한 계급적 조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을 의무교육의 페단이라 한 점은 저자의 보수적 성향을 드러내는 예이다. 또 문학,과학,예술 등 문명의 제반 요소를 창조한 이들은 소수의 고매한 지성이었다고 하는 엘리트주의적, 귀족주의적 경향을 발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친앵글로색슨적인 태도에 입각하여 한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우월하다는 전제하에서 민족성을 분석하는 그의 편협한 관점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를 단순히 어떤 주의자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하나의 대상에 대하여 모순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이를테면 군중을 오직 파괴적인 능력만을 지녔을 뿐이라고 단언하면서도, 사회 진화와 문명 발달의 진정한 동인은 역시 군중이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것 등이다.  -중략-

 

'군중의 시대를 말하며 저자가 진정으로 경계했던 것은 군중의 힘, 그 자체가 아니라 점점 확장되어가는 그 세력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갈 '이상(id'eal)'의 소멸이야말로 자자가 우려했던 점이다. 문명의 기반이 될 만한 보편적 신념의 부재는 퇴락의 전조요, 테카당스의 징후임을 그는 지적했다. 그 어느때보다 비대하지만 역사의 발전을 견인하기에는 너무나 냉소적으로 변해버린 군중. 그리하여 실질적인 힘은 지니지 못한 채 혼돈속에 함몰되어 우연적이고 피상적인 여론에 휩쓸리고 마는 군중. 다소 비관작이긴 하지만, 이는 분명 우리 시대의 군중의 모습과 맞닿는 지적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중 매체의 발달과 보급, 인터넷의 확산, 소비의 증대 등 현대 사회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이러한 요소들은 언뜻 사회 구성원들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처럼 보이지만 흔히 개인을 더욱 고립시키는 기제로 작용하지 않던가. 실시간 통신이 자유로운 만큼 의사 소통 역시 활발해졌으나 빠르게 주고 받는 말들, 급속히 퍼지는 생각들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공유하는 것은 무엇일까?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 속에서 꿈을 잃어가는 군중은 이제 자본의 논리를 좇으며, 시나브로 다 같이 혼자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이상을 잃는 순간 민족은 영혼을 빼앗기며, 꿈이 사라지는 순간 문명은 물락하고 만다는 저자의 글귀는 그리하여 여전히 곰곰히 새겨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군중을 지적 능력이 결여된 존재로 치부하며 경멸조로 언급하는 저자를 두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탓하기 전에, 이미지와 지극적인 문구에 쉽게 경조되고 흥분되는 군중의 면모를 자각하면서 이 시대의 우리를 성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앞뒤가 맞지않는 거창한 공약에 현혹되고, 무엇보다도 카리스마를 내뿜는 후보자를 지지하게 된 것이 유권자의 심리라고 말하며 후보자의 언변을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을 음미하다보면, 화술과 이미지로 포장된 후보자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