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혁신과 폐기...

 

혁신과 폐기에 대하여...

 

 

 

 포지셔닝 트랩에 걸린 한국

 

1.모방을 추구해온 한국 기업들...

한국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부터 시작된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으로 수출지향적 공업화 정책, 재벌 중심의 경제성장, 외자 의존 자본축적, 성장 우선의 개발정책으로 요약된다.60-70년대의 화학산업 및 건설,70-80년대의 에너지, 전자, 전기 업종, 80-90년대의 카드,캐피털 등의 금융 서비스 등 국가가 전략적으로 선정한 산업에 재벌기업이 예외 없이 참여해 온 사실은 정부의 정책에 편성해 온 국내기업의 사업전략을 잘 보여준다.

 

그러면 당시 한국기업의 혁신전략은 무엇이었을까?

 

한국기업은 해외로 부터 원천기술과 핵심부품 소재를 도입하여 제품 상용화 기술을 축적하고 범용부품과 소재 등을  조립해 제품을 생산했다. 따라서 전략의 초점은 생산설비의 증가 및 근대화, 비용 절감 그리고 품질 개선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기업들은 선진기업의 원천기술을 도입하여 개량하고 상업화하는 능력, 값싼 노동력 등 비용우위를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게됐다. 한국 경제 성장기의 기업 혁신전략은 정부 정책에 기초한 사업 영역의 설정과 모방 전략으로 특정지을 수 있다.

 

한국기업들은 선진국 기업의 원천기술을 도입하여 모방제품의 상용화와 제조 기술에서 수준급의 역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원천기술 확보에 소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휴대폰 산업을 예로 들면 WTO의 통신시장 개방 압력에 1997년 당시 500여만명에 불과하던 가입자가 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공짜폰이 출시되면서 1997-2000년 3년사이에 2200만명의 폭발적인 가입자를 유치하게 된다. 2002년에는 9,200만 대에 불과하던 휴대폰 출고량도 2005년에는 1억 8,300만 대로 성장하여 세계 3위의 휴대폰 생산국이 되었다. 하지만 2005년 휴대폰 제조사가 해외에 지불한 CDMA 원천기술 로열티 액수는 연간 5,000억원에 달했다. 원천기술과 더불어 새로운 제품 개발을 뒷받침하는 핵심소재 및 부품 개발 역량마져 육성되지 않은 현실은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을 창조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2년 9.7%에서 2005년 11.7%를 점유하였으나 재료와 장비.부품 국산회 비율은 2002년 재료 64.7%, 장비.부품 15.1%에서 2005년 재료 50.5%, 장비.부품 18.9%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 고위험 장기투자를 가로막는 위험회피 성향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위험회피 성향은 기업의 자금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금융권의 대출 자금이 위험성이 높은 기업대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대출에 집중되면서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줄여 왔으며, 기업도 부채비율을 지속적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자금수요를 줄여왔다.한국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비중은 1998년 32,2%에서 2005년 56.5%로 확대되었으나 기업대출은 63.3%에서 42.4%로 줄었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22%에서 111%로 급격히 줄었다. 기업에 대한 은행의 자금 공급이 줄어들고 기업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제성장율과 설비투자 증가율에서 볼 수 있는데 미국은 3.2% 성장에 설비투자증가율은 4.8%, 영국은 2.4% 성장에 4.5%, 일본도 3.4% 성장에 8.8% 늘어났으나 한국은 4.5% 성장에 설비투자는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술개발을 위한 주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도 선진국에 비해 부진하다.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업종별 국내 대표기업과 해당 분야 다우존스 상위 기업의 연구개발 집약도(연구개발비/매출액)를 비교한 결과 국내 대표기업들은 글로벌 선도기업이 4.1% 비해 연구.개발 투자액 비율이

3.3%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지향적이고 위험성이 높은 성격을 띠고 있는 하이테크놀로지 업종의 투자는 더욱 부진하다. 전체 산업을 하이테크(High Tech)와 로테크(Low Tech)로 구분해 보았을 때 기술 수준이 높은 산업일수록 선진국보다 연구개발 집약도가 크게 떨어져 있다.

 

3. 미국과 일본은 부럽고 중국은 두렵다.

모방선호와 위험회피 성향으로 인한 혁신투자의 부족은 한국 경제 도약에 한계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이 혁신을 위해 좀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후발국의 도약과 선진국의 견제에 막혀 가격갱쟁력과 비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지는 '포지서닝 트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동안 '요소주도형' 양적 성장을 통해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BRICs 국가들이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난 20여 년간 연평균 두자랏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경쟁력을 이미 추월했거나 그 격차를 현저히 줄여 나가고 있다.그래서 한국의 기업들은 이러한 가격요소 경쟁력의 한계로 세계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경공업 제품군은 이미 90년대에 중국에 넘겨 주었으며 경쟁우위인 IT 산업 경쟁력 역시 2004년 2.16년이던 중국과의 격차가 2006년 평균 1.7년으로 좁혀졌으며 대부분의 첨단 제품 기술격차도 2년 이내로 줄었다.

 

세계 시장 점유면에서도 한국은 90년대 3% 미만에 정체되어 있으나 중국은 1998년에 3%를 넘어섰으며 2005년에는 7%를 넘었다.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의 경쟁력 하락은 점유율 기준 세계 1위 품목도 1999년 91개 품목을 정점으로 계속 내려가서 2004년에는 59개 품목으로 줄었으며 한국의 브랜드 가치 순위도 2002년 9위에서 2005년 13위로 떨어�으나 중국은 8위로 상승했다.

 

한국이 세계 경쟁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포지서닝 트랩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창조보다 모방을 선호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커지면서 혁신전략이 없는 유지 위주의 전략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 저급한 기술,품질,가격,서비스로 글로벌 경쟁은 어렵다. 특히 휴대폰 판매정책과 사용요금정책에서 정부에서 글로벌 경쟁을 할 수 없는 현재의 문제점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은 우물안 개구리 같은 생각과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동통신사간 기기호환성 제한,다기능 고가의 복합제품 양산, 충전기 상이,통신사별 기기 프로그램 '록' 허용,고객불만 처리 부실,후불요금과금방식 등으로 기업과 정부가 통신시장 보호라는 명분으로 국민들을 불편,부당,불만,무시,과소비,과지출을 종용할 뿐만 아니라 고객감동 마케팅은 허울뿐인 구호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이동통신 요금정책을 정부와 업체가 단합하여 통계수치를 눈속여 왔으며 후불유통구조상 요금을 내릴수가 없다면 선불제로 변경토록 정책적인 조치가 이루어 져야 하나, 도덕성을 상실한 기업과 공직자,책임지지 않으려는 행정, 정부의 이동통신 정책은 대기업으로 성장한 이동통신 기업들과 단합하여 국민들의 주머니만 털려는 안이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이는 정유업계에 대한 정부의 미온정책도 마찬가지이며 내수시장에서 국민들만 봉으로 생각하는 사고는 결국 국민들의 불만은 그대로 그 기업의 혁신을 도왜시한 결과 사양길이며 내리막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내 내수시장은 동네 골목길이다. 동네 골목길 깡패가 글로벌 깡패를 이길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이제부터라도 선진국 기업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성찰과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혁신을 위한 용기있는 폐기('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통찰'에서)

 

'피터 드러커'는 최근의 저서 '마지막 통찰'에서 혁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지론을 펴고 있다.

 

"내일은 기회이다. 만약 당신이 혁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기업이 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은 어제의 세계로부터 해방되어 내일을 창조할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 모든 것을 다 버릴 수는 없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당신은 무정부 상태에 빠질 것이다."

 

"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혁신 방식이 제품개발과 브랜드 파워의 확대와 같은 것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핵심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혁신의 신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영업이나 기업은 서서히 도태될 것이다.

 

'마지막 통찰'에서 'GE'의 혁신전략을 살펴보자

1917년 이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 명단에 등재되는 단 세곳의 회사는 '듀폰','P&G'와 더불어 'GE'가 포함되어 있다. 'GE'는 혁신적인 기업이고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GE'는 '지멘스'와 주로 비교되는데 두 기업 모두 탁월성을 바탕으로 창업되었으며 엄청난 글로벌 기술 복합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기업 모두 내부에서 성장한 경영자를 중시하였으며 최고 경영자의 교체율이 매우 낮다. 하지만 두 기업의 차이점은 재빨리 재창조하는 'GE'의 민첩성에 비해, '지멘스'의 느린 대응이 대조를 이룬다. 그 결과, '지멘스'는 광범위한 과학적 능력을 구비했지만 'GE'가 이룬 성공을 아직까지 한 번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1995년에서 2005년까지 GE는 지멘스 보다 두 배나 빠르게 성장하였고 이익은 거의 3배나 되었다.

 

GE는 창업자이며 발명가인 '토마스 에디슨'에 의하여 창업되었으며 그는 혁신가이기도 하였다. 에디슨은 자신의 고객들인 전선업자들과 발전기 제조업자들에게 필요한 기간 시설을 설계하여 전기산업을 창조하는데 까지 진출했다.1893년 공황을 맞아 중앙발전소가 더 이상 필요한 원재료를 구입할 수 없게 되자 거의 도산할 지경에 이르게 된다. GE는 회사의 전략을 완전히 바꾸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혁신의 초점을 맞추었다. 에디슨은 훌륭한 발명가 였으나 훌륭한 경영자는 아니었다. 대주주 'J.P.모건'은 에디슨 사장을 퇴출시켰다. '모건'은 다음 경영자로 '제랄드 스위프'를 선택하였으며 GE는 최근의 경영자 '젝 웰치'에 이르기 까지 혁신으로 점철되었다. '스워프'는 1922-1940년까지,그리고 1942-1945년까지 GE의 사장으로 GE를 혁신해 왔다. '잭 웰치'는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간 GE의 경영자로 글로벌 기업의 선두자리를 유지하는데 회사 조직과 기업문화를 완전히 재창조 하였다. '젝 웰치'의 전략 중심은 "폐기를 통한 혁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개조하는 경영이었다. 그는 어떤 사업도 1위 또는 2위를 해야만 하고, 만약 그렇치 않으면 그 사업은 구조조정하거나, 매각하거나, 패쇄했다.그는 GE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화기 시작했다. 저성장 산업에서는 재빨리 손을 빼고, GE의 높은 주가를이용하여 금융 서비스와 미디어 사업 등 고성장 사업을 매수했다. 그는 사내의 관료주의를 몰아내고 경영계층을 9개층에서 4개층으로 축소했다. 그 과정에서 1981년부터 1998년 사이 전체 직원 40만 4000명 중 24만개의 일자리를 줄여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종업원들은 6시그마 품질관리,고객만족 피드백 시스템,경계없는 기업문화 확산,종업원 교육과 개발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 전략을 추구했다. 매년 종업원에 대한 평가를 한 후 최하위 10%와 GE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퇴출시켰으며, 반면에 우수한 성과자는 두둑한 스톡옵션과 승진,그리고 다른 분야의 도전적인 업무에 배치했다. 이를 그는 "활력곡선" 또는 "강제순위법"이라 했다. 

 

2001년 '밴 제프 이멜트'가 잭 웰치의 뒤를 이어 회장이 되었을때 90년대의 고도성장기와는 다른 기업환경과 시장상황은 저성장과 엄청난 빠른 변화의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멜트는 5%의 성장률을 8%로 끌어 올렸으며 이익률도 10%를 달성하였고 주가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멜트의 의 기업철학은 시장과 기업의 혁신은 더 나은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는 건강관리, 흥행사업, 인프라, 에너지,에코이미지네이션(Ecoimagination:환경보호제품) 등과 같은 급성장하는 사업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2005년 개도국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2015년까지 60%까지 예상하고 있으며 2003년 이멜트는 " 지금부터 10년 후까지 우리회사 이익의 90%는 중국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회사 제품의 80%는 중국에서 팔릴 것이다." 즉 GE의 계획은 '개도국을 위한 종합 백화점'이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GE조직은 완전히 재조정되었으며 프로세스 중심의 혁신 사고를 마케팅 중심의 혁신 사고로 변혁하기 위하여 교육에도 치중하고 있다. 고객과 혁신에 열정을 갖고 위험을 부담할 의지가 있는 지도자를 추구하고 있다.순환근무를 지양하고 한 곳에서 전문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상상력 혁신'이라는 '혁신 프로세스'를 시작하였는데 각 사업별 책임자에게 최소한 1억 달러의 추가적인 성장을 창출하면서 새로운 고객 또는 새로운 지역에 진출시킬 잠재력을 가진 사업들을 매년 적어도 세 개 정도는 제안토록 요구하고 있다. 현재 50억 달러를 투자하여 진행 중인 혁신 프로젝트들의 80%는 2007년 250억 달러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E는 이미 2005년에 목표로 잡은 8% 성장을 달성했다. 한편 GE 분리 문제도 검토되고 있으며 그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변화를 기회로 간주하는 이멜트 회장의 혁신 경영은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