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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시대의 흐름

화이트칼라 '노마드족'을 아시나요?

 

 

화이트칼라 노마드족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7-08-09 15:12 기사원문보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디지털 기기로 무장, 전세계 방랑하며 일한다]

 

화이트칼라 노마드족을 아시나요? 노마드는 유랑자를 나타내는 라틴어다. 한마디로 첨단 디지털 제품으로 무장해 세계 각지를 떠돌아다니는 유랑객을 뜻한다.

 

앤서니 페이지(35, 사진)는 말레이시아의 작은 섬의 해안에 있다. 주변에는 무성한 대나무숲과 끝없이펼쳐진 푸른 바다 밖에 없다.

 주변의 많은 섬들도 모두 정글로 우거져있다.

 

밤이 되자 페이지는 그의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고 위성 연결을 통해 웹에 연결한다. 그는 "위성장치를 이용 어느 곳에 있던지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지는 벌써 1년째 전세계 여행을 즐기면서 틈틈히 인터넷을 연결해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런던에서 웹 개발자로 일했다. 하지만 그의 일자리가 인도로 아웃소싱 되면서 자유로운 방랑을 선택했다. 단조로운 일에 싫증을 느끼고 사람과 직업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선택한 것이다.

 

페이지는 멀리 떨어진 고객과 인터넷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전원이 있는 곳이나 인터넷 선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그의 작업실이다.

 

페이지는 "10년전만 하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일할 수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장벽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음성 통신, 이메일, 메신저, 비디오통신 등은 사무실에 있지 않아도 모든 업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기술의 발전은 페이지처럼 전세계 곳곳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 2.0은 최근들어 부유함을 갖춰 단순한 '방랑자'가 아닌 '화이트칼라 노마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길에서 지내는 삶은 페이지에게 자연스럽다. 그는 "나는 항상 여행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면서 "노트북 컴퓨터가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게 돼 더욱 자유로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몇개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사이트가 워킹노마드닷컴(WorkingNomad.com)이다. 이 사이트는 페이지와 같은 화이트컬러 노마드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1000명이 가입해 정보를 나누고 있다.

 

고객들도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캐나다와 알래스카에서 등산을 즐기는 사이먼 르팽은 보험 세일즈맨이다. 그는 "고객들과 대화할때, 고객들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산을 등반했는지가 관심사"라며 "그들은 이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화이트칼라 노마드 족이 될 수 있을까.

 

일단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지난 5년간 부인과 함께 전세계 60곳을 여행하며 일하고 있는 IT 컨설턴트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트라이브 인다는 "집을 정리하고 편도 비행편을 구입하는 것은 처음에는 매우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일단 떠나기를 마음먹었다면 현명하게 짐을 꾸려야 한다. 노트북은 반드시 필요하며, 전세계에서 통화 가능한 휴대폰도 있어야 한다.

 

길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다. 집이나 비싼 숙소가 필요하지도 않으며, 적은 비용으로도 여러 국가들을 돌아다닐 수 있다.

 

외로움을 이길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페이지는 "하지만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면서 "혼자 일하면서 매우 외롭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환기자 kenn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