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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경제] 한국이 3년 이내에 D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휴대전화에서 한 단계 진보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표준에 따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데릭 리도(사진) 아이서플라이 회장은 29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D램 생산 주도권을 향후 3년 이내에 다른 외국 경쟁사에게 내줄 위기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생산 수량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47%로 중국과 대만을 합친 31%보다 16% 높다. 리도 회장은 “2008년에는 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35%로 오르고 한국은 46%로 떨어질 것”이라며 “2010년이면 대만과 중국의 D램 생산능력이 한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리도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IT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보다 많은 벤처캐피털과 투자자본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도 벤처캐피털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IT 경쟁력 저하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반대로 대만은 쉽게 조달한 자본을 바탕으로 쉽게 기업을 만들어 역동적으로 일하고 업계 리더를 따라잡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리도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과 LG필립스LCD가 협력키로 했지만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협력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협력할 경우 세계 곳곳에서 반독점 쟁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다 두 업체는 적대적 관계였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도 회장은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간의 협력관계에 대해 “8세대 라인을 활용할 경우 42인치 LCD를 만드는 것이 PDP로 같은 크기를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낮기 때문에 LCD 업체와 PDP 업체 간의 제휴는 없을 것”이라며 “PDP는 초대형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로 오얀페라(사진) 노키아 최고기술경영자(CTO) 겸 책임부사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휴대전화 업체들이 전 세계 표준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얀페라 부사장은 “한국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그런 아이디어들이 시험되는 시장”이라며 “그러나 이런 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한국시장에 머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한국이 세계 표준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2배에 가까운데 이는 세계 표준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얀페라 부사장은 노키아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것에 대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세계 표준과 달랐기 때문에 발판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며 “한국이 계속 세계 표준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이중으로 연구 개발비를 써야하기 때문에 다시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와의 경쟁에 대해 “웹 2.0 기반의 휴대전화 시장을 창출하는 측면에서 삼성, LG는 경쟁사라기보다 협력사, 제휴사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노키아의 S60 플랫폼을 삼성과 LG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