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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걸이꽃 2 본문
실걸이꽃 2

실걸이꽃
실걸이꽃은 주로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꽃으로 전설에 의하면 한 어부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다 영영 돌어오지 않자 해안가에서 바다에 몸을 던져 죽고 난 다음에 그 영혼이 환생하여 해안가에 자생한 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꽃밭을 지나가면 낚시 바늘같은 가시가 옷에 걸리면 뿌리가 뽑힐지언정 가시가 부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명 옷걸이꽃이라고도 한다.

사랑의 꽃이 피다.
기쁨의 겨울 방학이 끝나고 육사로 복귀했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헤연이와 편지를 주고 받았다. 이제 3학년이 되면 대학 입시 준비에 열중해야 할 시기였다.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도록 하라고 격려하며 일상다반사 주변 이야기와 서로의 미래에 대한 이상적인 이야기로 꿈과 희망을 갖자고 다짐했다.
나도 3학년에 올라가고 여름이 되자 전라도 동복으로 유격훈련을 떠났다. 아침 구보와 각종 장애물 코스를 매일 훈련하고 밧줄에 도르레를 타고 내려가다가 강물로 뛰어드는 하강 훈련도 실시했다. 매일 연속된 훈련으로 몸은 파김치가 되었고 밤이면 골아떨어지는데, 내무반에는 밤새도록 동료들의 신음 소리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였다. 모두가 장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미래에 자신에게 다가올 영광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견딜 수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러한 힘든 훈련을 이겨낸 원동력은 바로 혜연이가 보내준 편지였다. 휴식 시간에 나무 그늘에서 혼자 편지를 읽으면 모든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했다. 혜연이는 공부도 잘해서 학교내에서 선두 그룹에 들 정도로 영민한 고3년생이었다. 나는 미래에 펼쳐질 아름다운 상상을 하면서 혜연이가 내 생각과 사고에 젖어들도록 힘든 훈련을 받는 가운데 틈틈이 열심히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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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습지 벚꽃 전경

지난주에 찍은 하남 습지 벚꽃 전경이다. 매년 봄이면 이곳은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데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는 곳이다. 대성리 벚꽃 단지도 벚꽃이 만발하는데 그곳도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
벚꽃은 짧은 기간 만발하였다가 속절없이 떨어지는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카미카제 특공대처럼 초개같이 목숨을 던지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꽃이란다. 그런 벚꽃이 그 폭발적인 아름다움에 쉼취하여 이 땅에도 심었던 모양이다. 소나무 사이에 하얕게 피어난 벚꽃은 물론 단지를 이루어 군락을 이룬 벚꽃 모습은 장관이다.






팔당 초계국수

평소 팔당 삼거리를 항상 지나다니며서 초계국수집에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유튜브에도 초계국수를 먹는 모습도 모았다. 양도 많고 닭 가슴살도 얹어 주는데 가격에 12,000원이다.
지난주 모처럼 나도 초계국수를 먹었는데 너무나 큰 실망을 했다. 우선 살얼음 육수에 국수와 닭가슴살이 나왔는데 다른 아무런 고명은 없다. 양은 많으나 맛은 별로다, 다른 양념도 없고 대량으로 파는 집이라 정성이 전혀 들어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집에서 잔치국수를 만들어 먹은 편이 훨씬 맛이 났다고 생각된다. 이후 나는 초계국수를 다시는 먹지 않을 것이다.

팔당 삼거리 초계국수
행주산성 국수집

지난 주에는 자전거족들이 많이 간다는 행주산성 국수집을 찿아갔다.
행주산성 근방 자전거 도로에서 좌측으로 굴다리를 지나 들어가면 국수마을이 나타난다. 국수만 파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음식도 다양하다. 입구부터 차량들이 줄을 서서 들락거리는데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이 편하다.
들어가면서 보니 국수집이 여럿 보였지만 자전거 거치도 쉽고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을 찿아 들어갔다. 내가 들어갔던 국수집 국수맛은 한마디로 내 입에는 별로였다. 국수가 퉁퉁 불어있었고 육수맛도 별로였고 고명도 유부 몇 쪽각이 전부였다. 양은 많으나 맛이 없으니 얼른 먹고 나왔다. 팔당 삼거리 초계국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행락지나 자전거 도로 옆 음식은 앞으로 먹지 않기로 했다.

굴다리를 지나면 맨 먼저 나타나는 콩나물국밥 집이 있다. 건물을 낡았고 간판 글씨도 흐릿하다. 다른 가게도 같이 있는데 콩나물국밥 집 간판 글씨도 잘 보이지 않는다.
관광객이 많은 행락지는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 정성이 들어갈 수가 없다. 가격만 비싸고 대량으로 요리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대료도 비쌀 것이다.
요즘 제주도 관광객이 줄어드는 이유는 바가지 요금 때문이라고 한다. 인천 소래포구도 폭리 등 여러가지 문제로 붐비든 사람들이 줄어들어 공실이 늘고 장사기 안되어 가게를 닫는 곳도 많다고 한다. 모두가 자업자득이 아닐까 생각된다.


행주산성 국수

이곳 행주산성 국수마을은 국수, 돈까스, 콩나물국밥, 고기집, 어탕집, 카페 등이 혼란스럽게 들어서 있고 도로도 좁고 주차장도 좁다. 평일인데도 차량은 줄을 서서 들어오고 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오면 몰라도 대부분 차를 타고 이곳을 찿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래된 낡은 집이 대부분이고 고도 제한으로 대부분 단층 집으로 통제가 되는 곳인 모양이다. 건축 제한으로 건물을 새로 짓지도 못하고 도로도 좁은데 반면 찿아오는 사람과 차량은 많다. 장사가 잘되는 곳이니 장사하려는 사람들이 물려드는 것이다.

이곳은 무언가 대대적인 정비 작업이 필요해보인다. 식당, 주차장, 건물, 도로가 제멋대로 무질서하게 자리하고 있어 이곳을 찿아오는 사람들이 불편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재래시장이나 수산시장처럼 이런 곳도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여 유적지에 걸맞게 대대적인 개발작업이 절실해보인다.
행주대교 일대는 자유로와 교차하고 행주산성 유원지와 상충되어 건물과 도로가 사방으로 이어지는 관계로 이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정화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행주대교를 오르는 자전거길도 기존 도로에 막혀 구불구불 찿아가기도 힘들고 안내판도 거의 없다. 물어물어 가거나 앞서 가는 자전거족을 따라 가는 수밖에 없다.

마을에서 나가는 굴다리를 바로본 모습

우측으로 보이는 행주국수집
국수를 먹고 나와서 행주대교 진입로를 찿아갔다. 2년 전에 행주대교를 처음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국수집 동네는 지나쳤다. 앞서 가는 사람들을 따라 가다보니 행주대교를 오를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행주대교를 오르는 입구를 찿는데 한참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행주산성 주차장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다시 내려와서 이리저리 헤메다가 자전거 가게 앞에서 쉬고 있는 자전거족에게 물어보니 내가 들어갔던 쪽에 보이는 입구를 기르쳐주었다. 겨우 진입로를 찿아 행주대교에 오를 수가 있었고 강남으로 넘어와서 한강 자전거 도로를 타고 여의도, 잠실을 지나 구리/암사대교를 넘어 왕숙천-사능 자전거 가게를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주행거리는 총 135킬로미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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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태어나서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막바로 뛰어든 군인의 길이 이렇게 험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군대가 무엇인지, 훈련이 어떠한지를 전혀 모르고 입교한 것이다.
어린 시절 동네 앞 중앙선 기차를 타고 월남으로 떠나는 맹호부대와 청룡부대 장병들이 힘찬 군가를 부르면서 부산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나도 저런 군인이 되어 전장터로 떠나는 군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그때 자리매김했는지 모른다.
마을 뒷산 유명산에 오르면 영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내와 주남들판이 멀리 보인다. 장차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 지독한 가난을 물리치고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능선을 달리면서 꿈을 키운 셈이다.
멀리 영천역 건너편 탄약창에서 가끔 굉장한 폭발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불발탄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봄철이면 학교에 다녀와서 누나에게 어머니 행방을 물으니 죽림사에 봄놀이 가셨다고 했다. 나는 가방을 던져놓고 번개같이 뒷산을 올라 능선길을 따라 봉우리를 몇 개 넘으면 멀리서 풍악소리가 들리는데 어머님께서 봄놀이를 가신 죽림사라는 절이 있는 소나무 숲이었다.
그곳에 가면 동네 어른들이 대부분 모여 풍악놀이를 하면서 봄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나를 본 어머님께서 반가이 맞아주시고 나는 잔치국수를 몇 그릇이나 먹곤했던 기억이 난다. 해가 기울어지면 마을 사람들이 풍악을 올리면서 마을로 돌아가는데 나는 풍악대와 같이 춤을 추시며 가시는 어머니를 뒤따라 집으로 돌아온곤 했던 기억이 난다.
육사에 합격하면 먼저 2월 초에 임시로 입교하여 입교전 한 달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후에 3월 초에 입교식을 하게 된다. 기초군사훈련은 일반 병사들의 논산훈련소처럼 민간인에서 기본적인 군인을 만들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처럼 선배들의 혹독한 통제 속에 한달 동안 내무생활을 배우고 단결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착순, 단체 얼차려는 물론 당시는 구타도 많았다. 한겨울에 화랑연병장에서 눈이 내려 얼어붙은 잔디 위로 발가벗고 포복하는 얼차려도 받았다. 온몸이 얼어붙었지만 내무반에 들어오면 온몸이 후끈후끈하게 열기가 넘쳐나기도 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다 마치지 못학고 중도에 스스로 자퇴하는 동료도 여럿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3월 초 정식 입교식을 마친 후 중대별로 나누어 배치되면서 정식으로1학년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전 생도가 아침이면 점호를 받고 청소를 하고 식당으로 가서 아침 식사를 하게 된다. 식사 후 내무반으로 돌아오면 교수부로 학과 출장을 가게 된다. 모두 중대별로 대열을 이루어 군악 소리에 발을 맞추어 교수부로 가서 기초학문을 배우고 점차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이 원하는 전공에 따라 갈라진다. 통상 수요일 오후는 체력단련 시간, 저녁 식사 후 자유시간이 주어지지만 1,2 학년은 상급생에게 불려가는 얼차려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무점호 시간에는 각종 정리정돈 상태, 위생 및 청결 상태 등을 점검하는데 지적받은 생도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밤 늦도록 밖으로 불려나가 얼차려를 받았다.
모든 언행은 상급생들이 감시하는데 조금이라도 규정을 어기거나 태만, 불량한 태도, 욕설, 폭행, 사투리 사용 등 각종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서 개인별로 철저한 엄벌이 가해진다. 심지어 주말에 서울에 외출나갈 경우 멀리서 상급생이 지나가면서 유심히 지켜본다. 경례를 하지 않거나 아기를 안고 가거나, 보행 자세가 불량하거나, 생도 신분으로 밖에서도 지켜야할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귀대 점호 시간에 이런 방송이 나온다.
"오늘 몇 시경, 서울 명동 어느 지점에서 아기를 안고 지나간 2학년 생도는 지금 즉시 완전군장으로 0 중대 0 호실로 출두하라."
또는
"오늘 몇 시경, 뚝섬 유원지에서 모자를 벗고 다니면서 편의점으로 들어간 생도는 지금 즉시 완전군장으로 0 중대 0 호실로 즉시 출두하라" 이런 식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학년도 모를 수가 있다. 그래도 당시 그 시간대에 그 자리를 지나갔던 생도들은 모두 출두한다. 만약에 관련 생도가 출두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조사 후 당사자가 밝혀지면 양심을 속인 자로 명예롭지 못하다하여 심한 경우 퇴교 조치를 당하게 된다.
대부분 출두하는데 여러 명이 같이 나타날 경우가 있다. 그러면 관련자는 물론 같이 간 모든 생도가 같이 얼차려를 받고 돌아온다. 명예롭지 못한 자는 장교가 될 수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렇게 명예를 중시하며 4년 동안 철저한 훈련받은 생도들이 실제 장교로 임관하여 세월이 지나 고급 장교가 되면 그 중 일부는 누구보다도 더 돈을 밝히는 추악한 인간으로 변모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어 안타까웠다. 4년을 교육 받고 아무리 명예를 중시해도 인간이기에 물욕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과거 각군에서 장군 진급에 억 단위 돈을 써야 진급되었다는 역사가 있었다. 인간은 원래 자본주의 사회라 한 번 돈 맛을 보게 되면 본인은 모른척 해도 누구보다도 돈맛을 본 마누라가 더 설치기 마련이다.
여름이 되면 각 학년이 군사훈련을 약 한달간 받게 되는데, 1학년은 학교에서 제식훈련, 각개전투, 장애물 코스, 사격, 2학년은 부사관 학교 탐방, 장거리 행군, 독도법, 체력단련, 산악행군, 3학년은 유격훈련 3주, 병과학교 탐방 및 소개, 4학년은 공수훈련 4주, 타군 사관학교 방문 등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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