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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8

두바퀴인생 2022. 11. 13. 21:10

깊어가는 가을 8

청평 호반길을 달리다



청평 호반과 청평댐 전경

 

 

지난 10월 27일, 청평을 지나 가을의 정취를 즐기면서 달리다보니 드디어 가평역에 도착했다.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차량이 다니는 공도를 달리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베낭 뒤에 '감속감사!'라고 크게 쓴 문구를 넣어 만든 안전구호를 달고 출발하여 남이섬 방향으로 청평 호반길에 들어섰다. 

 

오랜 기간 잊었던 이 길을 다시 찿은 것은 청평 호반길의 가을 풍경을 즐감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달라진 모습도 보고 호젖한 청평 호반 길 쉼터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도 했다. 세월은 너무나 빠르다. 엇그제가 신년초 같은데 벌써 10월이 끝나가고 있다.

 

평일 아침이라 청평 호반길을 지나다니는 차량은 적으나 대부분 과속으로 달린다. 가평역에서 출발하기 전에 배낭 뒤에는 '감속감사!'라는 팻말을 달고 달린 탓인지 내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속도를 좀 낮추거나 나를 피하여 달리는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번에 이 길을 달릴 때에는 외제차들이 굉음을 내면서 과속으로 미친듯이 달리는 차량이 많았으나 오늘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진자 자식들이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달리는 것은 젊음과 재물이라는 것이 합쳐진 자만과 광기일 것이다.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다. 통곡 소리와 울음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한편으로 마음 속에는 분노가 샘솟듯 솟아오르고 있다. 

 

천암함 정병들이 서해 바다에서 순직하고, 세월호 침몰에 수많은 꽃다운 젊은 학생들이 차가운 바닷물에 수장되듯, 이태원 참사는 호기심 많고 순진하며 겁없고 즐거움에 환호하며 미래가 창창하던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 꽃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무능한 정부와 무책임한 공직자들이 자신의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소홀히 하는 바람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과 가슴조이는 고통을 누가 알리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뿐이다.

 

 

종교나 문화는 권력을 등에 업으면 빠르게 확산되기 마련이다. 고대 로마 시대에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이후 그리스도교는 로마의 지배 영역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로마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로마가 멸망한 이후 교황이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셰계는 중세 암흑시대를 맞아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종교적인 논리로 지배되고 이단에 대해서는 철저히 탄압했던 시대였다. 

 

마찬가지로 일제 군국주의의 야망을 무너뜨리고 태평양 전쟁을 승리로 마감한 미국은 한반도에 진주했다. 미군정 이후 미군을 따라 들어와 이땅에 뿌리 내리고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영미권 문화는 500년이나 지속되어 오던 조선의 유교 사회를 하나하나 무너뜨리면서 우리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생전 듯도 보지도 못하던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 '루돌프 사슴', '아기 예수 탄생', '성탄 전야', '크리스마스 파티', '꿀뚝타고 온다는 산타 할아버지와 선물',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 집안에 트리 만들기' 등은 물론 12월부터는 각종 케럴 송이 길거리에 울려퍼지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이런 모든 새로운 문화는 고대 동로마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로마 전역에 확산된 것처럼 기독교라는 미국의 종교가 미국의 힘을 타고 점령지인 한반도 남쪽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기독교라는 종교에 몰입되어 갔고 최근에는 우리 풍습과 역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헬로원'이라는 축재 행사에 빠져들었다.

 

 

할로윈 또는 헬러원은 모든 성인의 날인 10월 31일을 기념하여 행해지는 영미권의 전통 행사다. 이날에는 죽은 영혼이 되살아나며 정령이나 마녀 등이 출몰한다고 믿고 귀신들에게 육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유령이나 흡혈귀, 해골, 마녀, 괴물 등의 복장을 하고 축재를 즐긴다. 최근에는 한국의 이태원, 일본의 시부야, 도통보리 거리와 클럽에서 모든 성인의 날 앞 주말에 주요 거리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모이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원래 성인 (saint)를 뜻하는 영어 단어 hallow에 day를 붙여서 모든 '성인의 날' 즉, '만성절'을 hallow's day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행사의 유래는 기원전 500년대에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 풍속으로 알려진 '삼하인' (samhain) 신앙문화는 11월 1일을 새해로 맞이하는 신년일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들 켈트족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1년간 살아있는 사람의 몸속에서 머물렀다가 내세로 떠나간다고 믿었다. 이후 로마가 켈르족을 정복한 후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교황 보나파시오 4세가 11월 1일을 '모든 성자들의 날'(All Hallow Day)로 정하면서 켈트족의 풍속인 전야제를 통해 오늘날의 할로원(Halloween)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6.25전쟁 이후 이땅은 미군들이 곳곳에 주둔하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도 미군 통신 중대가 주둔했고 마을 근처 넓은 벌판에는 통신 보급 창고가 여러 채 세워져 있고 미군 보초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보초를 서고 있거나 군용차를 타고 지나가는 미군에게 "헬로우! 헬로우!" 하면서 소리치거나 뒤따라 가면 우리에게 쵸크렛을 던져주었다. 은박지에 싸인 검붉은 쵸크렛은 내 혀를 마비시켰고 오랜 시간 그 맛은 혀에 감돌았다. 전쟁 후 전후복구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에 막대한 군사원조를 제공해주었다.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회나 성당에서 개몽 영화를 상영하면서 우유가루를 나누어 주었고,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강냉이 가루로 만든 가래떡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그것으로 우리는 허기를 면했고 목숨을 부지했다. 온 몸에 종기가 나고 콧물은 줄줄 흘렀고 목욕을 여름철 강에 나가 목욕하는 것이 전부였다, 풀뿌리나 나무 껍질이나 열매를 따서 먹었고 밭에 가면 무우, 오이, 감자, 당근을 뽑아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그러나 이러한 불운한 시대를 보내고 있던 우리에게 행운이 찿아왔다. 운좋게도 한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로 가난을 물리치고 부국강병을 이루고자 노력한 결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개발에 성공하게 되었고, 그 결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끝에 이제는 모두가 풍요를 누리게 되자 미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몰려와 사회 전반에 침투하여 그들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들은 암암리에 북한의 위협을 확대 선전하면서 자신들의 노후 무기를 팔아먹었고 한국의 군비 증강은 철저히 통제하고 제한했다. 자신들이 아니면 한국은 존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을 심어주면서. 그래서 친미 정권을 강요했고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정권 전복은 물론 다양한 불법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의 각종 문화를 퍼뜨리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여 먹튀를 자행했다. 금융과 다단계 업계는 물론 기업합병.인수에 참여하여 먹튀를 반복했고 퇴폐적인 저속 문화를 확산시켰다. 그러자 조선의 유교 사회는 대거 물려드는 서양 문물에 속절없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서양 문물에 심취하면서 아무런 문제 의식이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마치 우리 역사에서 고려 시대 몽고 지배하의 고려 사회와 비슷하다. 몽고말을 쓰고 몽고풍의 옷을 입고 몽고 음식을 즐기며 몽고를 등에 업고 권세를 부리던 기철 같은 무리들이 고려 멸망에 앞장섰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미동맹이라는 명분 하에 이땅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북한의 침공을 억제하고 있다. 우리의 군사력만으로는 그들의 침공을 막을 수가 없다. 즉 전략 자산, 핵우산 등 미군이 있어야 북한의 침공을 막을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한국군의 군사력을 제한해 왔던 것이다. 다시말해 미국이 손을 놓는 순간 이땅은 과거 월남처럼 적화된다는 이야기다. 

 

미국 대학을 졸업해야 인정해주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인정하고 말마다 글마다 영어를 섞어야 유능해보이는 현실, 우리는 고려 사회가 몽고풍에 젖어들듯, 미국의 문화에 마약에 중독되듯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버린 걸레라도 고맙게 받아 빨아 쓰듯이 미국에 순종하며 살아가야 되는 현실이다.

 

 

 

 

청평호는 말없이 찬바람을 맞으며 출렁이고있다. 인간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 저 물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죽고 썩고 녹아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가을 만추의 쓸쓸함이 가득찬 청평호. 인생의 종막을 향해 가는 내가 언제까지 저 짙푸른 청평호를 바라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나의 미래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지만 부디 불행한 종말을 맞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올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낙엽들은 이제 겨울을 맞아 땅으로 떨어져 사라질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땅으로 돌아간다. 백 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살것처럼 악다구니를 쓰며 기를 쓰고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권세를, 재물을 더 얻어 영원히 부귀영화를 누릴것처럼. 그러나 모두가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빈손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쉼터에서 내가 음악을 들으며 쉬고 있으면 산책하며 지나가던 나이든 사람이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고 나무란다, 자전거길로 줄기를 뻗은 개나리 가지를 자르다보니 지나가던 나이든 사람이 개나리 나무를 뒤덮은 넝쿨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개나리는 내년에 꽃이 피기에 너무 자르지 말라고 한다. 또 커브길에 위험하여 빽빽한 나무 가지를 자르는데 지나가던 중년 아주머니가 쳐다보더니 여름철에 그늘이 있어야 한다면서 나무 가지를 너무 자르지 말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기준으로 세상사를 생각하기에 남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많다. 피부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종교와 사상, 이념이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경멸하거나 무시하거나 비난한다. 그만큼 인간은 자신의 사고에 갇혀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각양각색의 인간을 통합하는 데에는 권력과 재물이 유일하다. 그래서 인간은 권력과 재물을 향해 끝없이 질주하는지 모른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여여가 치열한 정쟁을 일삼고 있고, 야당 당수 이재명에 대한 대장동 비리 관련 검찰 수사는 점차 조여가고 있다. 국정조사는 숫적으로 우세한 야당의 요구대로 진행될 공산이 크고, 이재명의 검찰 수사는 방탄국회가 될 공산이 크다. 

 

한편 한미일 3국 정상들이 모여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미국이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을 것이나 핵확산을 금지를 핑계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한국과 일본의 목줄을 쥐기 위해서는 핵무장을 절대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한국과 일본도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핵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은의 불꽃놀이는 계속될 것이다. 3년치 북한 주민 식량 비용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이런 소모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하지 않을까. 북한도 과거 소련처럼 미국과 과도한 군비경쟁을 일삼다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이 미국이 아닐까. 노후된 미사일을 쏘아야 하는 그들이 꿈꾸는 것은 남한의 굴복과 적화지만 미국이 한국의 손을 놓지 않는한 그들의 희망은 무위에 그칠 것이다. 그래서 공들여 키운 귀한 딸을 내주듯, 노후 무기 구매 강매와 다국적 기업들에게 막대한 국익을 원하는대로 넘겨주더라도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 우리는 오늘도 트롯 노래 소리와 먹방에 노래부르며 마시고 먹고 즐기는데 열중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되고 있다.   

 

 

 

 

 가습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기 난로로 난방을 하다보니 실내가 건조해지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산 가습기를 구매했다. 좀 지난 모델이지만 저렴하여 구입했다. 물은 4리터 정도가 들어가고 하루 종일 24시간 가습이 가능하다. 성능은 그런대로 좋아보인다.

 

 

 


소형 무선 전기톱

 

 

자전거 도로 주변 안전을 위해 수목 절단 작업을 하다보니 소형 무선 전기톱이 필요했는데, 티비에서 광고하는 것을 보고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톱날 2개, 밧테리 2개 포함 4~5만원이다. 홈쇼핑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했다. 직경 10센티미터 정도 굵기의 나무는 금방 절단되고 성능도 매우 좋아보인다. 밧테리는 한 번 충전하면 30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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