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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봄을 기다리며......1

봄을 기다리며...... 1

 

 


북한강 자전거길 풍경

 

지난 1월 어느 겨울날 모처럼 청평으로 향했다. 며칠 전에 내린 잔설이 자전거 도로에는 아직 남아 있고 바람은 차다. 청명한 맑은 하늘과 짙은 푸른색 북한강 물이 어울려 청초함과 산뜻함을 한층 더해주는 겨울철 북한강 자전거길은 혼자 달리기에 너무나 운치나는 길이다. 아무런 걸거적거림도 없이 온갖 상상으로 가득찬 머리 속에는 오로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가득하다. 

 

혼탁하고 더러운 세상, 인간이 사는 곳이면 어디를 가나 쓰레기와 더러움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젊은 시절에는 몰랐다. 인간이 몸 밖으로 내뿜는 모든 것이 더러운 것이라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입으로 세 치 혀가 내밷는 말도 마찬가지로 위선과 가식, 거짓말로 가득차 있는 있다는 말이다.

 

대선판은 온갖 추문과 비방으로, 국민 세금으로 온천지를 금방 바꿀 것처럼 헛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세 치 혀를 날름거리며 웃음과 눈물과 거짓말로 국민을 선동하고 현혹시키고 있다. 자질도 부족하고 존경심도 우러나지 않는 인사들이 이 나라를 이끌겠다고 저마다 유권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그들 자신은 물론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려자와 가족들의 추문과 불법 행태를 보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해보인다. 

 

서로 부끄럼도 양심도 없이 맞불을 지르고 있는 모습은 상대를 깍아내려야 자신이 유리하다는 졸부같은 언행으로 이 나라 지도자가 되겠단다. 누가 되든 권력을 이용하여 세금 빼먹는 일에 몰두할 것이고 더불어 치맛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거기에 불법과 탈법도 난무할 것이고 무리들이 공공기관 자리를 놓고 서로 아귀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여권 대선 후보자 주변은 불법과 비리,탈법과 음모가 난무하여 악취가 날 정도이고 야권 대선 후보자는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여망을 향해 질주하고 있지만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마찬가지로 기생충처럼 달라붙어 자신들의 미래 사익 추구에 기대가 부풀어져 있을 것이다. 


 

 

북한강 물은 이 추운 겨울철에도 말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인간 세상이 더러움과 부패로 가득찬 세상이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역사의 시간이 흘러가듯이 강물도 소리없이 흘러가고 있다.

 

역사를 보면, 인간은 바르고 정직하게만 살아가도록 교육받고 자라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런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바르고 정직한 마음과 행동만으로는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인간은 지도자나 가진자가 되어 풍요로워지게 되면 용솟음치는 탐욕을 억누르지 못하고 피지배층과 갖지 못한 사람들을 부리며 천년만년이나 갈 것처럼 열심히 부귀영화를 추구하게 된다. 인간은 탐욕의 본성으로 가득찬 동물이기에 그 탐욕으로 인해 흥망성쇠가 되풀이 되는 것이 역사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있을 수도 없지만 그런 세상은 절대로 구현될 수 없는 것 또한 인간 세상인 듯하다. 피라미트 조직을 이루어 소수의 가진자와 권력자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바람직한 형태인지도 모른다. 계층간의 이동이 자유롭고 능력만 있으면 계층 이동이 가능한 사회를 역동적인 사회로 부른다. 그러나 계층간이 이동이 어렵거나 막힌 사회는 금방 부패하게 된다. 부패는 빈익빈 부익부를 낳고 결국 악성종기가 되어 나라 전체를 스스로 무너지게 만든다.

 

인류 역사에서 오래 지속된 나라는 사회적 역동성이 왕성하고 계층간의 이동이 원활하고 누구나 능력이 있으면 지배층으로 진입이 가능한 사회가 오랜 역사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도층이 무능하고 그 아랫것들이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고 불법과 탈법으로 비리와 부패가 만연하여 사회기강을 해치게 되면 그 나라는 빠른 속도로 망국의 길을 가게 된다.  

 

 

 

청평 시내 전경

 

최근 사설에서 인용한다.

 

"공금 유용 논란에 휩싸인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사퇴하면서 '친일 청산과 민족정기'를 강조했다. 광복 77주년을 맞이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친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여기서 궁금하다. 토착왜구 척결, 죽창가, 정의와 공정을 외치는 사람들이 구한말(舊韓末) 또는 일제 강점기에 살았더라면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을 했을까?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위해 운영해 온 카페 수익금으로 자기 옷 사 입고, 이발비 쓰고, 마사지 업소 들락거린 사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만들겠다"더니 법인카드로 자기 식구들 초밥·소고기·닭백숙 사 먹고, 공무원을 집사처럼 부린 사람이 독립운동가의 길을 갔을까?

자식 입시를 위해 가짜 인턴 증명서, 가짜 표창장을 만든 사람이 일제하에서도 죽창가를 불렀을까? 대통령의 오랜 지기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을 저지른 청와대 실세들, 이 사건 재판을 미루고 미루어 현 울산시장의 임기(2022년 6월)를 보장해 준 재판관, 실패한 부동산 정책 남발로 청년들을 벼락거지로 만든 자들, 방역 실패와 무능을 가리느라 돈을 풀어 5년 만에 나랏빚을 400조 원이나 늘린 자들,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등 제 할 일 하는 충신들을 난리를 쳐 쫓아낸 자들, 온갖 단체를 만들어 국고를 빼먹는 자들, 그들을 자기 선거용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세금을 퍼준 권력자, 권력을 이용해 자기 측근들에게 특혜를 주고, 그 피해를 국민 부담으로 돌린 자, 반(反)기업·반시장·반미반일 이념으로 나라를 좀먹는 자들….

이들이 구한말 무능한 정치인, 부패한 탐관오리들과 무엇이 다른가? 과연 이자들이 달 없는 밤, 보따리를 메고 독립운동을 위해 먼 길을 총총히 걸어갔을까? 바로 이자들이 나라를 망국으로 내몬 매국노이자, 친일파가 생겨나게 한 장본인 아닌가.

초등학생 시절, 학교 복도 벽에 임진왜란 '행주산성 전투도'가 걸려 있었다. 밀려오는 일본군에 맞서 싸우는 그림이었다. 그림을 보며 나도 저런 애국자가 되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총칼을 든 적의 정규군에 자기 백성이 도끼와 쇠스랑, 돌멩이로 맞서도록 만든 자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여자들이 앞치마로 돌을 담아 나르게 한 무능하고 부패한 자들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믈론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념과 자신의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선정을 이루려면 어떤 치세가 바람직할 것인가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나라의 지도층이 어떤 치세를 이루어가는 것인가에 따라 그 나라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에 유권자는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는 않아보인다. 

 

안동 김씨 가문이 장기간의 세도정치로 조선을 망국의 길로 가게 한 것처럼, 이 정권도 이념논리에 빠져 나라의 퇴보를 가져온 무능한 정권이 되고 말았다.

 

 






 

청평 가는 중간에 대성리가 있다. 대성리와 청평은 공기가 맑고 풍광이 아름다운 조용한 도시지만 발전이 더딘 전원 도시다. 대성리는 농토가 적고 북한강 일대에 조성된 유원지와 구운천을 따라 수동면 일대에 산재한 유원지가 유일한 재정 수입 원천이다. 

 

반면 청평은 북한강 지천 일대 조성된 유원지와 청평댐 일대, 그리고 조중천을 따라 현리까지 산재한 집단 휴양 시설과 모텔, 음식점, 민박집 등 유원지가 넓게 분포되어 있어 지자체 재정에 보탬이 되고 있다. 

 

상수원 상류 지역이라 개발이 제한되는 불리점도 많아 도시 재생 사업은 미미하다. 도로변을 따라 조성된 상가에는 고층 건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우뚝 솟이 있는 대형 건물은 대부분 모텔, 아파트, 집단 휴양 시설만이 산재하고 있다.  





가평 가는 방향

 

요즘 중량천과 한강을 주로 주행하는데, 태능입구역에서 토스트를 먹다보면 계속 울리며 지나가는 구급차 싸이렌 소리가 그칠 줄을 모른다. 또 중량천 좌우측 도로에도 구급차가 요란하게 싸이렌을 울리며 달리고 한강에 접어들어도 남북 도로에는 구급차 싸이렌 소리가 그칠 줄을 모른다.

 

안타까운 생명들이 위급한 상태라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코로나로 죽어가는 사람이 수천 명이 넘어가고 앞으로도 계속 유명을 달리할 사람들이 부지기 수일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에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산책하고 걷는 모습이 눈물겨울 정도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많고 뚱뚱한 사람, 휠체어를 타고 가는 사람, 지팡이를 집고 가는 사람도 많다.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목숨걸고 싸우다가 상처받고 부러진 마음과 몸을 이끌고 후송 병원으로 은퇴한 노병들이 아리수 강의 찬바람을 삼키며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며 마음 속 가득찬 삶의 분노를 삭히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다행히 사지가 멀쩡하고 자전거까지 타고 주행이 가능하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매일 눈을 뜨고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세끼 밥 먹으며 생명을 이어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손주들

 

봄에 새싹이 자라듯이 어느새 손주들이 이만큼 자랐다. 요즘은 방학이라 손주들이 자주 우리집에 몰려온다. 또 지난 설에는 차례를 지내면서 조상께 올리는 글에서 각자 성격과 행동거지,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자기들 이야기라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차례를 지내고 편을 갈라 윷놀이를 하는데 지면 울고 불고 야단이다. 금년에 초5, 3학년에 올라간다. 난 이들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내가 걱정한다고 해결돌 일은 아니지만, 이 험난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걱정스럽다. 가진 것이 없어 별 보탬이 되지도 못하는 나야 저 세상으로 가겠지만......

 

 

 

 

과자를 사 놓으면 수시로 골라 먹고, 고기가 있어야 밥맛이 난다고 하고, 황당한 수수께끼도 내고, 지도 찿기도 하고, 월말이면 용돈도 요구하고, 서로 싸우기도 한다. 또 철이 어느 정도 들었다고 말하는 게 가관이다. 한마디로 내 머리 위에서 논다. 시간만 나면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도 대견하다. 

 

부디 마음껏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고 소망하는 꿈을 반드시 이루기를 기대해본다. 

 

"너희들은 나처럼 가난한 길을 걷지 말라. 자본주이 사회에서는 돈이 최고다. 돈이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고 출세를 보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꿈도 보장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돈은 불행을 초래한다는 사실도 기억해라. 문제는 그 돈을 어떻게 하면 정당하게 합밥적으로 잘 벌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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