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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겨울철 자전거 주행 풍경 3

겨울철 자전거 주행 풍경 3

 

 

 

 


뚝섬 한강 시민공원에서

 

 

새해 출발이 엇그제 같은 데 벌써 한 해를 다 보낸 마지막 달이다. 세월의 흐름은 물이 흘러가는 듯하고 같기도 하고 말없이 돌아가는 벽시계 바늘처럼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는 가장 공평한 것이 세월의 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역사와 문화는 퇴보해도 세월은 고장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이다. 

 

우주가 무수한 변화를 거듭하면서 발전되고 확장되어 나가듯이 국가나 사회,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도 변화를 거듭하면서 진화해왔고 멸종과 생성을 이어왔다. 이 추운 긴 겨울이 지나가고 이 땅에 봄이 오면 초목마다 새순이 돋아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것처럼 인간 사회도 이런 고통스런 날을 이겨내고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이어나갈 것이다.

 

지난 2년이 넘도록 코로나로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한마디로 '코로나 혁명'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우리 사회를 너무나 많이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격리하고 멀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에 비대면, 온라인, 영상, 재택 근무, 택배 및 물류 등은 확대되었으나, 자영업을 포함한 각종 공연, 연극, 영화, 각종 종교 모임, 각종 단체 모임, 각종 축제, 학교 대면 수업, 사설 학원, 동호회 모임, 강연, 접대, 식당, 유흥업 등을 비롯한 사람이 접촉하는 사업은 엄청난 매출 감소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이런 시대 변화에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하면 멸종한 동식물처럼 지구상에서 낙오자가 되거나 사라지기 쉽다. 

 

 

 

뚝섬 공원 조형물

 

뚝섬 한강 시민 공원에는 최근에 곳곳에 여려 조형물을 설치하여 사람들이 감상하게 만들어 놓았다. 강북 자전거 도로를 따라 설치된 인도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부지기 수다.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걷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쌓인 분노, 열등감, 억울함, 피해망상, 부러움, 답답함, 처절함, 슬픔, 괴로움, 현실 비관 등 엉어리진 암 덩어리를 지닌 채 걷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도 지나고 긴긴 겨울밤에 생각나는 것은 옛날에 밤중에 팔러다니던 찹쌀떡과 깨엿이 생각난다. 우리 동네는 읍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이었는데, 동네에는 두부를 만드는 집이 있었다. 누나 친구들은 저녁이면 우리 집에 모여서 놀았는데, 각자 가져온 쌀로 밥을 짓고 편을 갈라 화투를 쳐서 두부를 사오고, 일부는 김장 담근 집 김치를 훔쳐오는 것이었다. 이때는 남자와 여자가 짝지어 편을 짜서 진 팀이 김치를 훔쳐오는 것이다. 지금이야 그러지 못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들켜도 주인에게 훈계 방면 정도로 끝나던 시절이다. 따뜻한 흰 쌀밥에다 두부에 김치를 걸쳐 먹으면 겨울밤의 별미였다. 

 

어린 시절에는 학교 갔다 와서 밭에 일하는 어머니를 찿아가서 놀다가 해가 늬엇늬엇 넘어갈 때 쯤이면 집으로 가는데, 동네 구멍 가게를 지나면 엄마에게 왕눈깔 사탕이나 롤빵을 사달라고 조르던 시절, 그때는 배가 고파 밭에 가면 무우나 감자, 오이,토마토, 옥수수 등을 생으로 먹기도 하고, 감나무에서 떨어져 풀숲에서 삭은 감을 먹고, 산에 나무하러 가면 칡뿌리나 새로 자란 소나무 가지 속을 벗겨 먹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이 긴 겨울밤을 보내기 위해 찹쌀떡은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두부는 마트에서 사다가 김치를 걸쳐 먹어 보았다. 그러나 옛날 같은 맛은 나지 않는다.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최고의 진미요 맛을 가리지 않는다. 티비에 수많은 먹방이 방영되고 정력제, 기력 보강제 등을 광고하지만, 과도한 영양 섭취는 몸에 부작용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인간은 원래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인생을 소비하는 동물이기에 대부분은 그런 광고에 현혹되기 마련일 것이다.

 

 

 

찹쌀떡 도착!

 

 



 

 

 





 

내그림자

 

 

한강 자전거길 중간에 운동 기구가 있는 곳에서 운동을 마치고, 양지 쪽에서 자란 겨울쑥을 한 주먹 뜯었다. 집에 가져와서 새벽에 주전자에 넣고 끓이면 김이 나온다. 전기 난로를 피우는 건조한 거실에 쑥향기가 넘쳐난다. 얼굴도 쏘이고 팔과 다리도 쏘인다. 살균도 되고 향기도 좋다. 

 

커피를 타서 마시다 보면 커피가 금방 식어버린다. 그래서 보온을 할 예정으로 인터넷 에누리 닷컴을 검색했다. 커피 보온기를 살펴보니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중국산 커피 보온기를 주문했다. 1월 초에나 도착할 것이다.

 

겨울철 별미는 뭐니뭐니 해도 게일 것이다. 대게나 외국산 게는 너무 비싸 홍게를 별미로 쪄서 먹어보려고 주문했다. 날씨가 나빠 조업을 못하고 있다면서 다음 주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사정이 그러면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두 군데 주문했는데, 먼저 도착한 홍게를 소금물을 빼고 쪄서 아들집에 반을 보내고 나머지는 집에서 먹어보니 별미다. 사실 홍게는 대게와 비교가 되지 못한다. 크기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조금 큰 것으로 몇 마리 주문했는데, 다리살이 적어 금방 바닥이 났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홍게

 

미국에 있는 딸이 추어탕을 주문해서 보내주었다. 

 

이곳 호평동 마트에는 생선회를 파는데, 연어,광어, 도다리, 방어, 참치, 꼼장어, 병어회를 번갈아 가면서 판다. 한 접시에 10,000~15,000 원 정도이고 참치는 25,000 원 정도이다. 코로나 시대 횟집에 갈 필요도 없이 집에서 혼자 먹기에 편하다. 긴 긴 겨울밤 드라마나 동영상을 보며 소주와 회를 먹으며 겨울밤의 적적함과 시름을 달래는 데는 최고다. 

 

우리들에게 지금 희망은 무엇인가? 대선 후보들은 우리 사회의 엘리트일 것이다. 그들의 삶이 저 지경인데 일반인들의 삶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돈이면 다 되는 더러운 세상, 서울 강남 밤에 펼쳐지는 환락과 탐욕의 밤이 절정을 이루고, 모든 권력자와 가진자들이 자본의 단맛을 즐기고 있지만, 일반 서민들은 오늘도 살아가기에 애를 먹고 있다. 국민 모두가 최소한의 복지를 누리고 안전을 보장받으며 행복한 삶을 누릴 날은 언제 올 것인가? 

 

새벽에 티비를 커면 유럽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의 시원한 축구가 위안이 된다. 차범근, 박지성 선수에 이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축구 영웅이다. 골프, 양궁, 쇼트랙 등에 두각을 나타낸 수많은 인재들이 세계를 재패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 그들이 이룬 성과는 부모와 자신의 끊임없는 도전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또 연주, 노래, 춤, 영화, 드라마, 음식 등으로 한국의 문화를 세계 곳곳에 전파하고 방역 또한 세계의 모범 국가로 칭송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개인은 이렇게 우수한 재능을 발휘하여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지만, 정치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고,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불법과 탈법, 권력형 부조리, 권력과 자본의 야합, 국가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법조계, 교육계, 공직 사회는 부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평등과 공정은 사라지고 부를 쟁취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의 재물과 국민의 세금을 빼먹으려는 인간들이 부지기 수다. 정치권과 지도층은 이념과 사상으로 편을 갈라 싸움질에 여념이 없고, 시민 사회는 시대 정신을 구가할 정신적 지도자가 없고, 돈이라면 몸과 마음을 송두리채 던져버리는 천민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정조와 충절, 혈육, 가족 개념이 사라지고 양심, 배려, 나눔, 봉사, 희생이라는 이름도 사라진지 오래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사회적 자본이 쌓일 여지는 사라지고 모두가 편법과 불법으로 치부를 일삼는데만 골몰하고 이기적인 욕심만 넘쳐나는 시회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대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로또 복권인지도 모른다. 다른 아무런 희망이 없는 이 시절, 로또 복권만이 우리들의 진정한 또다른 다른 희망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