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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성큼, 어느듯 가을이......

성큼, 어느듯 가을이......

 


새벽 여명

 

계속 변이와 확산을 거듭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지구촌은 불안과 공포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권들이 쇠고기 파동, 천안함 사건, 세월호 사건 등으로 멍들었던 것처럼 현정권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지도가 추락하고 무능을 탓하는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원격 시스템이 발달하고 비대면 인간 관계가 새롭게 형성되어 가고 있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이 장기국면에 접어들수록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사람을 상대하는 업종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인간들이 서로 만나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각자의 격리된 위치에서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여 비대면으로 교류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세상이 변화한다면 다방면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게될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업종은 사양길을 가게 될 것이고, 비대면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로봇, 드론, 화상, 원격, AI, 배달업, 택배업, 동영상, 방호 장비, 소형화 등 사업 분야가 확대되고 점차 첨단화되어 갈 것이다. 이런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면 앞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도 따라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어떤 업종, 어떤 일에 주력할 것인지, 새로운 영역은 없는지, 리스크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는 업종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바꿀 것이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다면 본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찿겠지만 그래도 또다른 전염병 발생의 불안감에 그 한계는 제한적일 것이다. 그것은 지구촌이 오염되어 환경이 나빠질수록 언제 또다른 무서운 전염병이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량천 하류 한강 합수 지점

 

지난 여름 폭염에 지렁이들이 대규모로 죽음을 맞이했다. 폭염이 계속되자 지열이 높아져 땅 속에 있던 지렁이들이 더위를 피해 숨을 쉬기 위해 밖으로 나와서 자전거 도로로 기어나오는 바람에 대부분 산책하는 사람들이나 달리는 자전거에 깔려 대량 죽음을 맞이했다. 까치나 까마귀 등 새들이 별미로 지렁이를 맛나게 먹어 치우곤 했다. 지렁이들이 죽은 자리는 붉은 핏물이 들어 아스팔트가 검붉게 물들어졌다.

 

지렁이 뿐만 아니다. 고라니가 길가에 죽어 널부러져 있고,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철새, 길고양이, 버려진 반려견, 청살모 등 야생 동물들이 차에 깔려 죽은 경우가 많다. 마치 인간들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것처럼......  

 

 

왕숙천은 물론 북한강 자전거 도로 일대는 가을빛이 완연하다. 북한강 철교 근방 물의 정원 들판에는 가을 꽃들이 피고, 자전거 도로 군데 군데 밤나무 밤송이들이 점차 굵게 여물어 가고 있는 가을이 왔다. 

 

자전거 도로 옆에 자라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많은 장소에서 수많은 일군들이 제초 작업을 벌이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저런 인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형 전동차에 장착된 굴절식 제초 장비를 고안, 제작하여 인력과 병행하여 작업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지자체마다 일반 도로와 자전거 도로, 산책로, 건물 주위 등 제초 작업은 작업 구간도 많고 길며 해도해도 끝이 없는 작업량이기 때문이다. 인력으로는 작업하면서 드는 비용만 끝이 없고 효율도 낮다. 제초작업을 해도 일주일만 지나면 또다시 잡초는 무성하게 자란다. 넝쿨 식물들이 무서운 속도로 뻗어나가 나무를 덮어 말라죽게 만들고 도로로 뻗어나와 도로를 잠식하기 때문에 제초 작업을 하지 않으면 지나다니기도 힘들고 넝쿨에 걸려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구리/암사 대교 전경

 

어느날 구리/암사 대교 근방을 지나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멀리 한국의 바벨탑 같은 롯데 빌딩이 구름 속에 가렸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장관이다. 남쪽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고 구름은 북으로 비를 뿌리며 흘러가고 있었다. 고가 밑에서 비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주행을 했다.

 

비가 내리느 날에는 다리나 고가밑을 달리는 코스가 좋다. 호평동에서 금곡, 사릉역을 지나 왕숙천을 따라 내려가 점실, 잠수교 방향으로 가는 길은 곳곳에 다리가 지나가고 고가가 있어 비를 피하기가 좋고 여름에는 그늘이 많아 주행하기에도 좋다.

 

 

팔당 대교 근방 강변길

 

요즘 평일에는 호평동-퇴계원-왕숙천-구리/암사 대교-하남-팔당대교-팔당-운길산역 (북한강 철교)-새터-대성리-청평을 주행하거나, 바로 깔닥고개를 넘어 청평으로 가기도 한다. 또 호평동에서 바로 춘천역까지 주행하기도 한다. 약 70~80킬로미터 거리다. 공휴일에는 진접 방향으로 올라가 경복대학교-진목사거리-송우리-의정부-중량천-묵동천-화랑대-퇴계원-호평동 구간을 주로 주행한다. 약 100킬로미터.

 

평일코스를 주행하더보면 자전거족이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코로나가 지속되는 요즘은 평일인데도 자전거족이 더러 보인다. 강북쪽 자전거길의 깔딱고개와 강남쪽의 아이유고개는 오르기가 무척 힘든 고개길이다. 다리 근력이 약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대부분 포기하고 되돌아가는 고개길이기도 하다. 주행을 방해하는 사람을 걸러주는 곳이랄까. 물론 전기자전거나 전동보드는 올라가는 데 문제는 없다. 요즘은 젊은이들도 전기장치가 된 자전거나 전동보드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스피드를 느끼며 다른 사람을 추월하는 쾌감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죽어라 달리는 모양이다. 자기가 잘 달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멋들어진 복장으로 비호같이 달리면서 쾌감과 흥분 상태를 이룬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고 눈을 부릎뜨고 이를 악물고 달리는 사람들이 주변 경치를 즐길 여유는 별로 없을 것이다. 고가의 자전거와 복장을 하고 자만과 허영심, 사치에 빠져 스스로 즐거움을 느낀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위험하게 추월하고 달리는 모습을 보면 죽음읗 향해 달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남습지 가는 

 

이곳 자전거길은 상하 양방향 도로가 구분되어 있는데, 아래길은 서울, 잠실로 가는길, 위쪽 길은 하남 습지, 팔당으로 가는 길로 구분되어 있다. 지대가 높고 전망이 좋아 한강 전체가 보이고 습지도 보이고 강북 아파트 단지도 보인다. 아침이면 저 멀리 야산과 강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이제는 날씨가 차가워지면 물안개도 피어오를 것이다. 제일 위쪽 제방에는 주민들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군데군데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한강을 조망하기에 좋다. 


 

하남 습지 전경

 

 

 

 

 

이곳 쉼터에서 가까운 들판에 공수부대 낙하훈련장이 있다. 그날은 헬기를 타고 공수대원이 뛰어내리는 훈련 중인 모습이 보였다. 여러 명의 낙하병들이 연병장 크기의 들판에 모두가 정확하게 낙하하는 모습을 보니 낙하 베테랑 정도의 실력이라야 가능하다. 생도 시절 제1공수부대에서 공수훈련을 받을 때 주야 기본점프를 했는데, 행주산성 건너편 한강고수부지 들판에 낙하했던 기억이 난다. 무더운 여름날 무척 힘들고 고된 훈련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남 습지 쉼터 푸드 트럭

 

 

하남 습지 쉼터에는 토스트와 음료 등을 파는 푸드 트럭이 두 대 있는데, 한 대씩만 영업하는 이유를 주인에게 물어보았는데, 노란 트럭은 월~화요일, 빨간 트럭은 수~목요일 교대로 운영하고, 금.토.일요일은 두 대 모두 같이 운영한다고 한다. 부부가 같이 하는 빨간 트럭과 달리 노란 트럭은 아저씨 혼자서 일하는데 가족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벌이는 짭짤하다고 하니 다행이다. 

 

 

 

 

쉼터 푸드 트럭 모습

 

 

 

팔당 대교는 남북 입구에 모두 가파른 경사가 있어 자전거로 오르내리기가 무척 힘들다. 젊은이들이야 비호같이 오르내리지만 나 같은 나이든 사람이 오르내리기에는 좀 위험한 곳이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도 거세다. 북단 경사로는 서울 방향에서 오는 자전거와 충돌 위험도 많고 경사가 무척 급하여 브레이크를 잡으며 천천히 내려가지 않으면 고압선 철탑이 바로 앞에 서 있어 충돌 위험도 있다.

 

 

팔당대교 남단 전경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을 지나 팔당댐을 지나 북한강 철교 일대, 물의 정원을 지나 새터까지는 경치가 너무 좋다. 

 

9월 첯주 어느날 비가 온 후 팔당댐 수문을 열었다. 첯날에는 두 개 수문을 열었다가 다음날에는 다섯 개 수문을 열었다. 물론 한강 수계 댐 전체가 방류량을 판단하여 홍수통제소 통제하에 수문을 연다. 팔당댐 방류 장면은 장관을 이룬다. 홍수기 수문 전체를 열고 방류시 최대 방류량은 초당 5,000톤으로 기억된다.

 

 

팔당댐 전경

 

 

 

 

 

 

 



수문 2개 개방 모습

 

 








다음날 수문 다섯 개를 개방했다.

 

수문 5개 개방 모습

 



 

팔당댐 방류 광경

 

 

 

짙어가는 가을, 음악을 들으며 가을 정취를 구경하는 자전거 주행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