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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천국과 지옥이 병존하는 도시, 서울 탈출기 2

 

 

 

 

천국과 지옥이 병존하는 도시, 서울 탈출기 2



                                                             자본 권력을 상징하는 바벨탑, 잠실 롯데 신축 최고층 빌딩 모습

 



 

2. 위기와 기회의 땅 서울, 지옥과 천국의 공존

 

지방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시골을 떠나 서울로 몰려든다. 서울은 기회의 땅이면서도 위기가 상존하는 곳이다. 좋은 대학 진학, 좋은 직장 취업, 빠른 정보, 최신 유행, 한국 최고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평생을 같이할 좋은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도 서울이 좋다.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든 사람도 노숙자가 되어도 밥을 주는 곳이 있다. 길거리에서 좌판을 해도 유동인구가 많은 요지를 잘 골라 전을 펴면 하루 일당은 충분히 벌 수 있다.


일요일 새벽 서초역 옆 사랑의 교회나 큰 성당 출입구 앞에 노숙자 차림으로 앉아서 바가지 하나만 놓아두어도 하루 일당은 충분히 벌 수 있다. 교대역 근방에는 노래방이 많은 데 이혼녀나 독신녀들이 도우미로 많이 일을 한다. 손님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만 일을 하면 하루 저녁 10만 원 정도 벌이는 쉽다고 한다. 단 나이가 너무 많거나 비만하거나 못생기면 손님이 별로 찿지 않아 벌이가 어렵지만 나이도 젊고 몸매나 얼굴이 중간 이상이 되면 가능하다. 또 2차를 열심히 나가면 한 달 천 만원은 꺼뜬하게 벌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서울의 밤은 요지경이다. 그러나 지방은 지역이 좁아 금방 소문이 나서 이런 짓거리를 하지 못한다.

 

새벽 바람에 강남대로 인도에 수많이 휘날리던 전단지 내용을 보면 무모한 남자들의 생식기를 흥분시키는 00방, 00방 등 문구와 거의 나체나 다름없는 여자 사진과 전화번호가 인쇄된 전단지가 매일 무수하게 나붙었는데, 요즘은 거의 사라졌다.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의 지속적인 단속 결과다. 

 

아파트도 그렇지만 특히 빌라에 살면서 옆집에 누가 무슨 일을 하면서 사는지 거의 모른다. 복도나 엘리베이트, 계단에서 지나치면서 눈인사라도 하면 다행이다. 쓰레기 분리 배출 미실시는 물론 불법 폐기물 무단 배출, 계단 청소는 물론 주변 골목길 청소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눈이 오면 자기 차는 눈을 닦지만 골목길 눈을 치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길거리나 쉼터 등지에는 무수한 쓰레기가 밤새 사방에 버려져 있다. 밤새 도로변에 가구, 침대, 메트리스 등 불법폐기물을 몰래 갖다버리는 사람이 한 둘 아니다. 이면 도로나 한적한 공원, 심터 등 으슥한 주차장마다 차량 재털이를 비우고 휴지가 사방에 흩어져 있다. 아기 귀저기는 물론 생리대까지 버려져 있다. 양발, 속옷, 구두, 장갑 등 차 속에서 별의 별 짖을 다하고 쓰레기는 그냥 버린다. 남의 눈만 피하면 무슨 불법과 못된 짖을 하더라도 무관심한 것이 서울의 삶이다. 대부분 공동체 의식이 없고 자신만이 외롭게 살아가는 곳이 서울이다.

 

새벽에 양재역으로 가는 시내버스에는 빌딩 청소 업체나 건설현장으로 가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바로 지옥같은 삶, 노예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새벽길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보면 폐지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자주 보는 데, 캄캄한 어둠 속에서 몇 푼의 돈을 벌기 위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노예처럼 벌어도 세금과 공과금을 감당할 수도 없고 전세나 월세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적은 돈으로는 얻기 힘들다. 그래도 외제차를 몰아야 되고 최신 휴대폰을 들고 다녀야 하고, 능력있는 척, 유식한 척, 잘 난 척 해야 하고 동료들에게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 시골이나 지방에서 올라와 기거할 곳이 없는 사람들은 찜질방, 독서실에 기거하거나, 쪽방, 원룸을 얻어야 하고 비슷한 나이의 동료들이 같이 방을 얻어 공동생활을 영위한다. 그것도 어려우면 수도권 변두리에 방을 얻어 지옥철같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매일 이용해야 한다.

 

자식들은 출세해서 양귀비 같은 마누라를 만나 좋은 집에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부모의 노후를 걱정하는 자식들은 찿아보기도 힘들다. 남들 앞에서는 거드럼을 피우고 예쁜척하고 잘난척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불효자식이 대부분이다. 카메라 앞에서는 그토록 친절하고 공손하지만 평소에는 흉악한 얼굴로 이웃에게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난 토크 쇼를 잘 보지 않는다. 만들어진 시나리오에 따라 내면의 부도덕과 양심을 속이고 대중앞에서 잘난척 이야기하지만 대부분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끄러운 자화상들이 많다. 


이처럼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서울이 지옥이지만 그래도 폐지를 주워서라도 겨우 목에 풀칠은 가능하다. 생활이 아니라 한마디로 생존이다. 그러나 가진자들은 서울은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롬살롱에서 하룻밤에 수백, 수천  만원씩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해외 별장이나 국내 고급 별장에 유명 연예인이나 미모의 여자들을 불러 밤이 지새도록 파티를 벌이고 젊음을 불태울 수 있다. 외제차를 타고 길거리에 굉음을 울리며 미친듯이 질주하고 넓은 대궐같은 고급 빌라에 여우같은 아내와 가족들이 황제 가족처럼 살고 있다. 돈이 많으니 부인도 젊은 놈을 끼고 욕정을 풀수도 있고 그들끼리만 회원제로 만들어 몰래 남편에게 서러움 받은 분노의 욕정을 발산한다. 수백, 수천 만원하는 명품 보석에 옷에, 가방에, 구두를 걸치고 활보하고 자랑하며 상류층으로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돈만 주면 맞는 놈도 있고 사람도 죽여준다. 양귀비같은 미인들이 줄을 서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20대 젊은 여자들과 최고급 레쿨루스식 식사도 즐기곤 한다. 시내 호텔은 불륜의 장소이며 밀회의 장소이기도 하고 뇌물과 돈붕투가 은밀하게 오간다.

 

성분을 속이고 내용물을 줄이고 포장을 부풀리고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원산지를 속이고 하청업체에 갑질을 하며 납품 금액을 깍고 찬조를 강요하고 기술을 훔쳐가는 등 갖가지 갑질을 저지르며 이익을 추구했던 대기업 오너들이 어디 권력을 무서워하던가? 돈이면 자기 말 안듣는 공직자는 한순간에 날릴 수 있는 것이 또한 재벌이다. 한번 뒷돈을 받은 놈은 평생 목줄이 걸리게 된다. 약인지 독인지도 모르고 덥썩 받았다가는 평생 종처럼 살아야 하거나 불행을 당하게 된다. 준 놈이 반드시 소문을 내고 여의치 않으면 언론에 유포하고 공직자의 옷을 벗기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래서 변호사들이 대기업 오너 관련 재판에서 엄청난 뒷돈을 받고 판검사들에게 로비를 벌인다. 여기에는 반드시 중계 역활을 하는 브로커가 끼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재판 결과는 구형을 줄여주고 징역형을 줄여주게 된다. 그러나 일반 서민이 그런 상황이 되면 말할 것도 없이 쇠고랑을 차고 감방에 가야한다.

 

그런 돈을 쳐먹은 판검사들이 우굴거리는 곳이 바로 우리 법조계의 현실이다. 물론 일부에 불과하지만,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들, 즉 가진자들의 갑질이 잘 보여주고 있다. 직원을 개부리듯하고 불량 물건을 강매하고 폭리를 취한다. 이처럼 비양심적이고 시민공동체 의식이 부족한 그들이 가진 돈이 모두 불법적인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이다. 


나의 이야기가 부자들이나 가진자들이 보기에는 시답잖은 이야기지만, 가진자들이 갖지 못한 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배려하고 양보한다면 그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지만, 뿌리도 없고 진화도 거치지 않은 우리 사회는 천민자본주의에 빠져 인간성을 상실한 사회라고 보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절차와 순리에 의해 자본주의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해방 후 미국에 의해 이식된 자본주의가 정상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너무  빠른 경제발전으로 충효사상을 근간으로 한 유교 사회가 무너지면서 자본주의가 정착하였다. 지금 한국의 자본주의는 마치 촌놈이 로또 1등에 담첨되어 음주오락에 열중하듯이, 인간성을 파괴하고 가정과 사회를 붕괴시키며 국가 발전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천민자본주의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래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가진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에 간격이 커지면서 불신과 증오심이 깊어지고,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의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도덕과 양심, 배려심이 사라지고, 공공성에 대한 반발심과 파벌의식으로 나뉘어져 분열과 이기주의가 확산되어 사회적 통합이 어렵고 국가적인 결집력도 허물어지고 있다.


위로부터 청와대부터 아래로는 지자체 말단 관료 조직까지 썩지 않은 곳이 없고, 사기업, 법조계, 학계, 비영리단체, 사단법인, 조합, 아파트 관리 등 뇌물과 비리가 판을 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필두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지 느끼지 못한다면 정상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폭을 포함하여 그 지방 인사들이 정권의 권력을 이용하여 이권을 챙기기에 바쁘다. 권력을 가진자들은 권력을 이용하여 재물을 탐하고 재물을 가진자들은 더 많은 재물을 얻기 위해 권력에 빌붙어 뇌물을 제공하고 반대급부를 챙긴다. 각종 마피아들이 공기업을 비롯하여 사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 포진하여 국민들이 피땀흘려 낸 세금을 야금야금 빼먹고 있다. 가장 도덕적인 양심을 요구받고 있는 법조계도 최근의 사태를 보면 가진자들의 뇌물에 양심을 팔아먹고 있다는 것은 바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용어를 낳게 만든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방산, 군납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에서 별을 서너 개 이상 달면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가장 청렴하고 명예로워야 할 장군들이 뇌물에 눈이 멀어 적보다 더 반역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오로지 재물이 인간 등급의 척도가 되어 가정도 붕괴되어 가고 사회도 분열되어 가며 국가마져도 자본에 예속되어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