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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초여름 3 : 새벽을 여는 역동적인 삶

 

 

 

강남의 초여름 3 : 새벽을 여는 역동적인 삶

 

 

 

                                                               서울 강남 테헤란로 새벽 전경(삼성전자 본사 맞은 편)

 

 

 

내 블로그에는 하루 방문객이 얼마되지도 않지만 사실 파워 블로그가 될까봐도 걱정이다. 파워 블로그의 거짖과 비리가 낱낱이 폭로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에 파워 블로그들이 이용되면서 블로그의 진실성이 회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모두가 생각이 다른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순수함과 진실성을 상실하면 그것은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품 홍보나 거짓 광고를 올리지도 않지만 그런 유혹도 철저하게 배척하지 않으면 블로그 고유한 순수성이 오염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모두에게 공감을 줄 수는 없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의 생각에 공감해 달라고는 하지 않는다. 나 개인의 의견이 비록 방문자와 다르겠지만 시대의 흐름과 역사를 통해서 오늘 우리들이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나라를 남겨주고 갈 것인지를 역사를 통해서 우리들이 이성을 찿아 갈 길을 찿자는 생각에서 만든 블로그이기도 하다.

 

 

                                                                     비내리는 새벽길. 고속터미널 근방 뉴 코아 앞

 

그리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면 일주일 이상 사전에 준비하여 올려야 하고 오탈자를 고치고 시간이 되어서 올리고, 다음날 다시 오탈자를 검토하고 댓글에 답장을 올리고 한다. 일요일에 올리는 나의 신변잡기는  돌아가는 세상과 나 자신이 얼마나 공존할 것인지를 살피고 고루하고 보수적인 편협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나의 생각과 사고를 응축하여 올리는 글이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 올리는 신변잡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일주일 전부터 이번 일요일에는 무슨  내용을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작금의 세상과 관련된 글이라야 생동감이 있기에 뉴스와 사설, 컬럼을 열심히 일고 참조할 만한 글은 복사해 두었다가 글 작성시 참고로 한다. 사실 신변잡기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나는 마누라, 자식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나의 블로그는 며느리와 딸, 아들이 들어와서 나의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사고를 느끼고 있다. 젊은 그들에게 직접 말하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나의 생각을 나타냄으로써 나를 이해하고 나의 바램을 알아주고 그들 가정생활을 통해 어떠한 어려움도 서로 참고 격려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가도록 스스로를 다잡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천둥과 번개, 폭우를 동반한 소나기가 30분 정도 내렸다.

 

 

새벽에 올려야 하는 글이 있기에 새벽에 일어나고 글을 올리고 나면 새벽 자전거 타기를 나간다. 퇴직 후 정신과 육체가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군대와 이 사회에 대한 분노로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이런저런 일자리도 거치면서 이 세상이 어떤 것인가를 알게 되었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바보처럼 살아왔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싶어 무언가 관심을 가지고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무언가 즐거움을 느낄 것이 없는가 하고 생각하다가, 우선 책을 읽기로 했다.

 

사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읽기를 싫어한다. 지금도 많은 한국 사람들이 1년에 한 두권 읽으면 다행일 것이다. 나도 책읽기를 싫어했다. 책읽기를 너무나 등한시 했고 읽을 생각도 못했다. 긴 글이나 두꺼운 책을 보면 먼저 현기증이 났다. 신문도 큰 글씨만 대충 보고 짧은 글이나 얇은 책만 겨우 읽다가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고 두꺼운 장편소설은 제일 싫어했다. 그러다가 현역 시절 강원도 오지에서 근무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장편소설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다. '여명의 눈동자' 전 10권을 포함하여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너무나 재미가 있어 밥먹은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열심히 읽었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점차 책이 주는 무한한 지식과 진리, 간접 경험 등이 가득찬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다.

 

 

 

                                                                          반포천과 이수교차로 고가도로

 

 

사실 그동안 책을 멀리하고 그저 현실에 급급하여 즐기고 마시고 말초적인 쾌락에 만족하면서 살아왔고 그럭저럭 임기응변식으로 직장 생활을 했고 남이 하는대로 따라서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머리는 텅비었고 생각은 짧았고 제대로 아는 것이 없이 큰소리만 쳤다. 이런저런 책을 읽다가 보니 내 스스로가 지난 세월 동안 얼마나 무지하고 무식한 놈인지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은 다른 서점으로 바뀌었지만, 강남 고속터미널에 있는 영풍문고에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라면 무조건 샀다. 일주일에 두 권 정도 독파하고 읽을 만한 책을 골라 블로그에 읽은 책에 대해서 요약하여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2년 가까이 그렇게 하다보니 내 방에는 책이 가득하다. 독수리 타법으로 새벽마다 올리는 글은 시간도 많이 걸렸고 오탈자는 물론 엉터리 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역사책에 관심을 갖고 역사책 위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역사에 대해서 서서히 눈이 뜨이기 시작한 것이다.

 

 

 

                               두루미가 반포천에서 가장자리 풀속을 발로 휘저으며 고기를 찿아내서 먹이사냥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두루미들이 입소문을 듣고 몰려들었다. 비가 내리고 난 반포천 흙탕물에서 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닥치는대로 책을 구입해서 이런 저런 책을 읽다가 소개할 만한 좋은 책은 요약하여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글을 올리고 나면 또 잠을 잤다. 그러다가 무료하게 늦잠을 자느니 새벽 운동을 하길 결심하고, 처음에는 동네를 산책하다가 집 뒷쪽에 있는 몽마르뜨 공원길을 걷다가 남부순환도로 국립국악원 뒷산인  우면산을 오르기로 했다.

 

우면산에는 새벽에 주요 등산로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 걷기에 편리하다. 라디오와 후라쉬도 준비하고 베낭에 1.8리터짜리 물통을 4개씩 넣고 약수터에서 생수를 떠다 날랐다. 이렇게 사계절을 매일 새벽  우면산을 3~4년 오르내렸다. 봄이면 진달래, 벚꽃이 만발하고 개나리, 철쭉 등 각종 봄꽃들이 만발하면 사진도 찍고 여름이면 약수터나 전망 좋은 바위 위에서 땀을 식히며 풍경을 찍고 가을이면 곱게 물들은 단풍을 찍고 겨울이면 눈내리는 우면산을 찍었다. 우면산은 큰 산도 아닌 산이기에 몇 년을 다니다 보니 어지간한 코스는 다 다닌 것 같아 점차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비가 온 뒤에는 한강에서 물고기들이 올라온다. 비가 올 때 오수를 버리는 반포천에 그래서 물고기가 많다

 

 

그러다 몇 년전 어느 여름날 우면산에 엄청난 산사태가 나고 말았다. 산사태는 남부순환도로를 넘어 아파트 지역까지 덮쳐 여러 명이 죽기도 했고 피해도 엄청났다. 그래서 등산로가 대부분 무너지고 폐쇄되는 바람에 이참에 새벽 우면산 오르기를 포기하고 제일 허름한 값싼 자전거를 한 대 사서 새벽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나면 새벽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다. 큰비나 눈이 내리지 않으면 매일 나가는 새벽 자전거는 벌써 5년이 넘어가고 있다. 약 두시간 정도 타는 데, 잠원 아파트 새벽 시장에서 신선한 야채, 과일, 어물  등  시장도 보고 내방역 근방 24시간 마트에서 각 종 생필품도 구입하여 오기도 한다. 그래서 내 자전거는 앞뒤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난 자전거를 탈 때 각종 안전장구를 철저하게 준비하여 타는데 헬멧, 보호대, 비상용 공구, 앞뒤 바퀴에 휠 조명, 안전등 3개, 경고등 1개, 보온 음료수통, 우산, 비닐카바 등은 물론 복장과 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라디오 볼륨을 높이고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면서 탄다. 속도는 저속으로, 황단보도는 반드시 좌우를 살피고, 급하게 건너지 않고, 차를 추월하지 않고, 사람을 피하고, 차량을 피한다. 가급적 도로를 피하고 인도를 이용하거나 뒷골목 이면도로를 이용한다. 코스도 다양하게 선정하여 매일 다르게 다니고 고속터미널 경남아파트 쉼터에서는 잠시 쉬면서 내장 운동을 실시하는데 툭 튀어나온 운동기구 손잡이에 배, 옆구리, 등어리 등 각부위를 50번 이상씩 문지르고 충격을 주면서 자극을 준다. 내장에 붙거나 잔류하고 있는 각종 기름기와 찌꺼기가 모두 흘러내려가도록 30분 정도 운동하고 허리돌리기를 200회 이상 하고 다시 출발한다.

 

 

                         두루미는 인간과 달리 다른 두루미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근처에는 가지 않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이 건강이 예전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벽 자전거 타기는 내가 매일 산삼 한 뿌리씩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새벽길을 다니면서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또 새벽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즐거움이 넘치고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사방에 버려진 술병과 쓰레기를 보면서 서민들의 분노를 느끼고, 새벽까지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길바닥에 잠이 든 민초를 보면서 그들 삶의 고달픔을 생각하게 만든다. 새벽길에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달픈 자본주의 사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난 그들에게 번쩍이는 경광등 불빛으로 현실을 일깨우고 역동적인 삶의 전도사처람 힘차게 패달을 밟으며 달린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부이며 발전의 핵심 지역인 강남 서초, 교대, 강남, 논현, 신사, 잠원, 반포, 고속터미널, 이수, 사당, 내방, 방배역을 돌면서 국민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네온싸인 번쩍이는 먹자골목의 밤샘 문화를 체감한다. 노래방, 카페, 클럽, 음식점, 주점, 통닭집, 포장마차 등이 즐비한 먹자골목에서 비틀거리는 젊음, 사회에 대한 분노, 욕정의 밤, 매춘과 쾌락, 이성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새벽 거리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고생하는 청소차와 환경미화원, 도로에 물을 뿌리고 청소하는 청소차량,  특히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량은 옆을 지나가면 엄청난 악취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환경미화원은 차량 뒤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가거나 달리면서 열심히 수거한다. 대통령을 포한한 모든 정치인, 국회의원, 장차관  청와대 수석, 법조계, 검.경찰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반드시 최소한 며칠간씩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량을 타고 청소하는 과정을 의무적으로 경험토록 했으면 한다. 아마 온몸에 악취가 일주일 이상은 갈 것이다. 그래도 많은 보수에 싫다 소리 못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열심히 뛰어가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이 존경스럽다. 보수는 두 배로 올려주면 어떨까?

 

 

 

                                     고대 로마시대 스파르타쿠스 노예 반란군이 눈내리는 산중에서 도피생활 모습,

                                     그들은 자유를 찿아 투쟁하다가 모두 목숨을 잃었다.

                                     우리도 우리들 자신의 자유, 평등, 인권, 정의가 살아숨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우리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억압, 불평등, 탄압, 불의에 대하여 투쟁해야 할 것이다.

 

 

또 건물/빌딩 청소용역업체 아줌마들이 새벽 버스에서 구름처럼 내려 여러 건물과 빌딩 숲속으로 사라진다. 새벽 버스에 가득한 양제동 인력시장을 가는 사람들, 대리운전기사의 삶, 환락가의 새벽, 쉼터에 널부러진 삶의 흔적들, 노숙자, 술취한 사람, 밤새 순찰근무 중인 경찰, 그리고 경비업체 직원, 밤샘 근무에 고달픈 파출소, 편의점 직원들, 폐지줍는 노인들, 소형 트럭을 가지고 다니면서 폐지와 재활용을 수거하는 사람들, 신문 배달원, 야구르트 아줌마, 도로보수공사 하는 업체 직원, 통신선 고장 수리 업체 직원, 대리운전 기사, 서로 팔을 잡고 하얗게 밤을 지샌 연인들, 건물 경비아저씨, 인분수거차, 교대하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 24시간 마트 직원, 맥도날드 가게 직원, 새벽 야채 및 부식구입 차량들,  백화점에 상품 운반 대형 트럭 운전사, 새벽에 도로보수 공사 현장 노동자들, 택시/버스 기사들, 공항버스 기사 등등 수많은 삶이 분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새벽은 나에게 생동감을 주었고 오늘도 새벽 여명을 보며 살아 있슴에 감사하고 지나는 꽃이나 나무들의 사계절을 음미히고 골목 고양이와 까치, 비둘기, 박새들과 아침 인사를 하면서 삶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이처럼 새벽을 여는 역동적인 삶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수도 서울의 서민들의 삶이며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새벽길 길바닥에 나딩구는 각종 삶의 파편들이 어지러이 늘려 있는 새벽의 서울 거리는 그 버려진 파편들의 의미를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이시대 서민들의 고통을 실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