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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가을 11 : 인간의 이기심과 마음속의 천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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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가을 11 : 인간의 이기심과 마음속의 천국

두바퀴인생 2011. 9. 29. 15:33

 

 

 

 

우면산의 가을 11 : 인간의 이기심과 마음속의 천국

 

 

 

                                                                                새벽 여명, 내방역 근방

 

최근 남자의 자격에서 청춘 합창단이 방영되었고 1박 2일의 시청자 투어가 방영된 것을 보면서 카메라 앞에선 사람들의 언행과 태도를 보고 천국은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들은 모두 시청율도 높고 인기있는 방송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수많은 신청자들을 제치고 선발된 사람들로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이지만 그렇게 예의 바르고 다정다감한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더불어 사는 태도로 일관하였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그래서 전국민이 보는 방송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하였을 것이고 그래서  천사같은 마음을 나타내게 만들었고, 누구에게나 공손하고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깍듯이 예의 바르며, 아침에는 문안 인사를 가는 등 어른을 공경할 줄도 알고, 옆 사람에게는 그렇게 다정하게 친밀감을 표시하고, 어떤한 경우에도 화는 내는 일은 없다. 어린이를 돌보고 노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모습, 무슨 문제던지 먼저 어른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서로 협조하며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들이 양보하는 모습, 누군가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 한 사람이 눈물을 보이면 모두가 같이 슬퍼하며 울어주고 격려하며 가족보다도 더 자상하게 위로는 모습이 모두 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런데 현실 생활에서는 왜 그렇게 하면서 살지 못할까? 그것은 사람은 서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짧은 기간 방송을 통해서 전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그런 태도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이처럼 우리들 마음속에 천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이 보지 않는 가정이나 혼자 있을 때, 마음속에는 이글거리는 탐욕이 긇어오르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출세하기 위해서,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좋은 집과 옷, 차 등 더 많은 재물을 갖기 위해서 상관과 친구를 배신하고 이웃을 멸시하며 잘 된 사람을 욕하며 설득보다 폭력을 사용하고 남을 이용하고 속이고 사기치며 상대를 멸시하고 부하를 억누르며 권력에 아부하고 뇌물을 갖다 바치며 권력자에게 빌붙어 탐욕을 채우려 안간힘을 쓰는게 또한 인간이다. 그래서 마음속에는 천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삶은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다. 또한 천국이 멀리 있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죽어서 천국 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모습

 

청춘합창단이  합창대회에서 결국 은상까지 받았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교도소, 훈련소 등 두 번이나 공연을 통해 실전 연습을 거쳤고 폴포츠를 만나 용기도 북돋우었다. 서울시립합창단원 출신인 꿀포츠의 우렁찬 목소리는 그가 속세를 떠나 경북의 깊은 산골에서 양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속에 쓰리게 와 닫는다. 그런 그가 왜 깊은 살골로 가서 양봉을 하며 살고 있을까? 

 

난 가끔 사계절 꽃을 따라 전국을 돌아다니며 꿀을 생산하는 양봉업을 하는 사람을 동경해 보기도 한다. 또 타이탄 트럭에 만은 생필품을 싣고 깊은 산골 꼴짜기 외진 마을마다 곳곳을 찿아다니며 여러가지 물건을 파는 풍물장수를 동경해 보기도 한다. 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산골  깊은 계곡에 교량 공사나 터널 공사를 하는 공사 현장 소장도 꿈꾸기도 해 본다. 전국을 다니며 경치 좋은 곳을 찿아다니며 텐트를 치고 생활하면서 야생화도 구경하고 열매도 따고 산나물도 채집하면서 계곡에서 떨채로 가재, 메기, 꺽지, 피라미 등 각종 물고기도 잡고 개울에서 다슬기도 주어 다슬기 국도 끓어 먹고 어항을 놓아 고기를 잡아 매운탕도 끓어 먹고, 봄이면 지천에 널린 야생화를 구경하고 진달래를 따 먹고 여름이면 맑은 골짜기 물에 멱도 감고 소나기가 온 뒤 물기 머금은 산딸기도 따먹고 수박 참외밭 원두막에서 긴긴 이야기를 나누며 여름밤의 별을 세며 밤을 지새우고, 가을이면 밤, 도토리를 줍고 벼, 수수, 옥수수, 콩, 감자, 배추, 무우를 수확하고 겨울이면 외딴 산골 집에 들어가서 화롯불을 피워놓고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밤을 구워먹었던 옛 생각을 해보고, 긴긴 겨울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창가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면서 장문의 글을 쓰는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꿀포츠, 그는 자유로움을 선택하였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두 프로그램을 보면서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동물이고 동물은 이기적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기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은 이기적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남들은 모두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간은 이중적이며 표리부동하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이기심을 잘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속 마음은 이기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이다. 또 인간은 서로 관계를 설정하여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 자손 만대에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을 살아가고 싶어한다. 그래서 더 많은 부를 누리기 위해 서로의 이익을 더 챙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겨야 했고 제압해야만 자신의 이득을 챙길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인간은 더불어 살면서 이러한 갈등관계가 지속되어 왔다. 인간들 모두에게 똑같은 부를 나누어주더라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부를 증식시키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부를 탕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되는데, 바로 부를 탕진한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부를 갖기 위해서 가진자에 대한 투쟁을 일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것은 전쟁으로 인류의 역사를 이어왔고 힘이 없는 약소국 국민들은 강대국에 수탈당하면서 노예처럼 살아가야 했던 것이다. 

 

나라에서 모두에게 똑같은 부를 풍족하게 나누어준다면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재원이 문제일 것이다. 예를 들어 석유가 많이 생산되어 막대한 부를 향유하고 있는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의 여러 나라들은 정부 재정이 풍족하므로 복지 혜택이 많다. 그래서 부에 대한 절실함이 우리들 만큼은 열악하지는 않을 것이다.  

 

 

 

                      

                                                                                    1박 2일 시청자 투어 장면들

 

 

아래 게임 이론은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다. 아래 글을 보면 인간은 상대가 배반을 하든 협력을 하든 배반을 하는게 더 이익이다는 이론이다.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그래서 우리는 동시에 배반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나에 대한 이익이 협력보다 배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그것은 모두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다. 사교육이나 부동산, 주식이 그렇다. 남들이 하는데 나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상대방의 행동 즉, 배반에 하릴없이 당하는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인간들인 우리들의 유전자가 이기적인 유전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이기심

 

그래도 인간은 이기적인데…. “인간이 이기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지난번 글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한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게 사실이다. 또한 생물학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이 동물인 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인간은 본성상 이기적일 것 같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당신은 이기적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예”라고 대답한다(스스로에게 질문하시기 바란다). 여기에 중요한 열쇠가 숨어 있다.


앞으로도 자주 등장할 간단한 게임 하나를 소개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지라도 조금만 익숙해지면 아주 유용한 게임이니 잠깐만 집중하시기 바란다.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쉬가 논문을 제출하자 지도교수는 “자네가 지금 뭘 했는지 아는가? 150년 된 경제학을 모조리 부정하고 있다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진짜로 그랬을까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개인은 자신만의 이윤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개인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결국은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 즉 공익의 증진에 기여하게 된다”는 아마도 경제학에서 제일 많이 인용되었을 아담 스미스의 통찰이 부정됐다는 것이다. 바로 ‘죄수의 딜레마’라고 하는 게임이다.

보수를 나타내는 각 칸의 첫 번째 숫자가 경기자 I(나)의 보수이고 두 번째 숫자가 경기자II(상대방)의 보수이며 C는 협력, D는 배반을 나타낸다. 내가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각 칸의 앞 숫자를 비교해서 더 큰 쪽을 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보수가 (D,C)=4 > (C,C)=3 >(D,D)=2 > (C,D)=1의 순서라면 언제나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된다. 상대방이 협력(C)를 선택했을 경우 내 보수는 C=3, D=4이므로 D를 선택할 것이고, 또 상대반이 배반(D)를 선택한 경우에도 내 보수는 C=1, D=2이므로 역시 D를 택해야 한다. 즉 상대가 배반을 하든, 또는 협력을 하든 나는 배반을 하는 게 이익이다.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므로 우리는 동시에 배반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일부러 꾸며낸 숫자 예처럼 보일 테지만 우리 주위에 이런 상황은 널려 있다. 나의 보수 크기가 협력보다 배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면 그것은 모두 죄수의 딜레마게임이다. 혹시 내가 그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싶을 때, 자문해봐야 할 리트머스 시험지는 이렇다. “남이 다 하면 나도 따라 할 수밖에 없다”(공포), 그리고 “남이 다 안 하는 경우 나만 하면 ‘대박’이다”(탐욕). 이 두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바로 사교육이 그렇다. 그리고 부동산(주식)에 대한 우리 태도도 비슷하다. 남들이 다 과외시키는데 우리 애만 마냥 놔둘 수 없고, 남들이 다 빚내서 집사는데 나만 유유자적, 안빈낙도 하다간 영원히 셋방살이 신세일 거 같다면 우리는 죄수의 딜레마 함정에 빠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글 첫머리에 한 질문의 답이 있다. 남들 대부분이 이기적이라고 대답한 분들은 바로 위 표의 오른쪽 상황을 맞고 있다. 즉 상대방의 배신에 하릴없이 당하는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모두 그렇게 행동한다면? 각자는 이기적이지 않은데 그런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는 이기로 가득찬 상황이 오는 것이다.

정태인<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