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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312 : 고려의 역사 80 (제7대 목종실록 3) 본문
한국의 역사 312 : 고려의 역사 80 (제7대 목종실록 3)
제7대 목종실록
(980~1009, 재위 997년 10월~1009년 2월, 11년 4개월)
1. 동성연애자 목종의 나약한 정치와 강조의 반란(계속)
강조가 왕명을 받고 서경을 출발하여 동주 용천역에 도착했을 때 내사주서 위종정과 안북도호장서기 최창이 찿아왓다. 그들은 왕의 병세가 악화되어 이미 위독한 상태이기 때문에 헌애왕후와 김치양이 왕명을 날조하여 북방의 군사권을 쥐고 있는 강조를 소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백성들 사이에선 왕이 김치양 일파에게 살해당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강조는 그들의 말을 사실로 믿고 다시 서경 본영으로 돌아왔다.
이 때 헌애왕후는 강조가 개경으로 돌아오면 자신들의 계획에 처질이 생긴다는 생각에 도중에서 그를 생포하기로 하고 군사를 배치하여 둔 상태였다.
그 사실은 곧 강조의 아버지에게 전해졌고, 그는 아들이 염려되어 급히 사람을 시켜 "왕이 이미 죽고 없으니 병사를 거느리고 왕서 국난을 평정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냇다.
아버지의 편지를 받아본 강조는 병력 5천을 인솔하고 개경으로 내려왔는데, 평주(평산)에 도착해서야 왕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강조는 병사를 이끌고 온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고, 결국 부하 장수들의 건의에 목종을 페립할 것을 결정했다.
목종을 페위하기로 결정한 강조는 사람을 시켜 왕이 잠시만 귀법사로 몸을 피했으면 한다는 내용의 서찰을 궁궐로 보냈다. 귀법사로 피해 있으면 김치양 일파를 제거한 다음에 데리려 가겠다는 뜻이었다.
강조는 그렇게 목종을 안심시킨 다음 군대를 몰아 왕성으로 진군했다. 병사들이 궁 안으로 밀려들자 목종은 폐위를 면하지 못할 것을 알고 스스로 모후와 함께 궁인들과 유충정을 데리고 법왕사로 몸을 피했다.
목종이 궁궐을 빠져나가자 강조는 목종을 폐위시키고 대량원군을 왕으로 세웠다. 그리고 김치양 부자와 유행간 등 7명을 죽이고 그 도당과 헌애왕후의 친속 이주정 등 30명을 귀양보냈다.
한편 법왕사로 몸을 피한 목종은 최항을 시켜 강조에게 말을 내어줄 것을 부탁했고, 이에 강조가 말 한 필을 보내주자 충주로 말을 몰았다.
하지만 강조는 뒷일을 염려하여 목종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사람을 시켜 사약을 먹도록 강요햇는데, 목종이 이를 거부하자 결국 강조의 수하들이 목종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처럼 꾸몄다.
목종은 결국 객지에서 비명황사하고 말았고, 목종이 죽자 강조의 수하들은 문짝으로 관을 삼아 시체를 보관하고 강조에게 보고하니, 강조는 적성현 창고에서 쌀을 내어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1009년 2월에 일어난 이 같은 강조의 역모사건으로 11년 4개월 동안의 목종시대는 끝나고 말았다. 또한 이 사건은 현종 즉위 후 거란이 고려를 침공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이 때 목종의 나이는 30세엿다.
이제현은 <고려사>에서 목종의 치세에 대해서 이렇게 평하고 있다.
"경부는 노나라 예법을 위반하였고, 불위는 진나라 화근을 빚어냈으며 제나라 환공은 자기 시체에 벌레가 생기도록 거두는 자가 없었고, 진시황은 모래톱에서 객사하였으니 이런 사람들이 어찌 만대의 치욕을 모면할 수 있겠는가? 목종은 이런 사람들의 실패를 교훈으로 하여 일의 시초부터 마땅한 방비를 하지 않았다가 결국 모자가 함께 화를 입고 왕실을 거의 망칠 뻔하엿던 것이다. 아아! 목종의 불행은 오히려 불행이 아니로다."
목종은 생을 마감한 뒤 한 달 후에 적성현 남쪽에서 화장되었으며 능호는 공릉이다.
목종은 선정왕후 유씨 이외에 다른 부인을 두지 않았으며, 소생은 없었다. 그가 소생이 없었던 것은 아마 남색을 즐겼기 때문일 것이다.
선정왕후 유씨는 태조의 아들 수명태자 소생 흥덕원군 왕규의 딸이다. 죽은 후에 목종 사당에 합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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