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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우면산의 봄 19 (비오는 날의 수채화... 2)

두바퀴인생 2011. 5. 5. 21:15

 

 

 

우면산의 봄 19 (비오는 날의 수채화... 2)

 

 

 

 

                                                                               저멀리 청소하시는 아줌마가 보인다.

 

아주머니와 젊은 사람이 환경미화원을 지원하게 된 동기는 알 수 없으나 취업도 어렵고 생계도 힘드는 현실이라 환경미화원을 지원하엿을 것이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되엇을 것이다. 큰 쓰레기 봉투를 번쩍번쩍 들고서 청소차를 따라 가면서 연신 갖다 넣어야 하는 고된 일이다. 한 골목이면 끝나는게 아니라 일정한 지역을 담당하여 골목마다 모든 쓰레기를 치워야 하니 약골들이 하기에는 힘든 일 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차량운전자가 최고의 보직이고 뒤에 타고 따라가면서 쓰레기 봉투를 연신 싣어야 하는 사람은 고역의 힘든 노동이 될 것이다. 지난 번에는 환경미화원 모집에 어느 박사 출신도 환경미화원에 지원하여 뉴스에 난 적도 있으니 말이다......힘들고 험한 일을 하는지라 물론 봉급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 생각되지만, 그러나 힘들지만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사회가 그들을 이런 직업에 내몰았고 그들이 나이와 능력, 전문성에 걸맞게 미래를 꿈꾸며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정상적인 사회적 여건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누구는 하룻밤 술값으로 수백만원씩 뿌리면서 젊은 여자들과 어울려 마음껏 향략을 즐기는 반면 대부분의 서민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지본주의 사회의 현상이니 어쩔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 똑같이 일정 재산을 나누어주고 출발한다 해도 결국에는 사람마다 재태크 수단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돈을 버는 사람과 벌지 못하는 사람이 나누어지고 부의 불균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는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현재 근본적인 문제는 부와 가난이 세습된다는 점이며 양극화의 심화는 불평등과 불공정을 초래하며 비리와 부패를 양산하고 권력과 자본이 밀착하여 전권을 행사하면서 자본을 독식하는 사회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노력으로 인한 사유재산은 인정하되 치부하는 방법과 환경을 정부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양극화를 조정하며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골고루 안정된 민생이 되도록 하는 역활이 중요할 것이다.

 

 

                                                          음식물 쓰레게 수거차량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서초 카페골목 입구에 도착하여 쉼터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마침 아줌마가 앞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어 용기를 내어 커피 한 잔 하시겠냐고 말을 걸었다. 지난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치우더니만 오늘은 이리저리 뛰면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너무나 열심하 하는 모습이 대단하여 커피를 한잔 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커피 한 잔하시겠느냐고 했더니 그녀는 사양하면서 하던 청소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래도 난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일하는 곳으로 가서 커피를 한 잔 드렸다. 그러자 그제서야 고맙다며 커피를 받아 마셨다. 그런사이 난 몇 마디 질문을 하면서 말을 걸었다. 나이는 60이 넘어 보이는데, 내용인즉 20년째 청소일을 한다고 했다. 지금은 자녀들은 다 컸고 집은 왕십리에 거주하며 처음에는 한강고수부지에서  일했는데, 10여 년전에 서초구로 다시 배치되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하였다. 자전거는 시건장치를 안 해놓는 바람에 지난번에 누가 가져가 버렸다고 하였다. 난 너무 열심히 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커피 한 잔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구청에서 각 자전거 보관대에 장기간 방치되어 있는 자전거는 수거해 가는데, 그 수거한 자전거를 한 대를 받을 수 있는지 구청 청소과 윗분에게 알아보시라고 했다. 

 

 

                                                                 폐지 수집하는 독거 노인들의 리야카

 

한편 난 다음날 서초구청에 몇 가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민원을 제기하였다. 우면산 등산로 보수.보강문제와 임시 가교설치, 쓰러진 수목 절단 정리 문제, 남부순환도로 불교 방송국에서 사당역 방향으로 산 하단부와 배수로에 방치된 각종 쓰레기를 치워줍시사하고...그리고 청소아줌마에 대해서도 만나게 된 상황을 설명하고 그분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  이러한 아줌마인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그래서 구청에서 수거한 자전거 중 한 대 지원할 수 없느냐고 했다. 너무나 성실하게 일하시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며 요즘 자전거를 분실하여 혼자서 이리저리 뛰면서 청소를 하더라. 그래서 구청에서 수거해 가는 자전거 한 대 가능하면 지원해 줄 수 있느냐? 또 시간이 허락되면 한번 불러서 격려하고 칭찬해주면서 가능하면 포상도 해주었으면 한다.... 등등.

 

그러자 다음날 구청 담당관에게서 답변 전화가 왔다. 요즘은 민원을 제기하면 즉각 통상 여성 담당관이 전화가 오는데, 부드럽게 응대하기 위해서 민원인의 민원에 대해서 상담하면서 친절하게 해명하거나 답변을 해준다. 그래서 옛날보다는 많이 발전한 모습이다. 그런데 오늘은 자전거 관련 남자 담당관이 전화가 왔다. 그 담당관의 이야기는 수거한 자전거는 모두 서울시로 보낸다고 했다. 그래서 수거한 자전거를 구청에서는 임의로 손을 댈 수 없다고 하였고, 일 년에 한 번씩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지원하는 경우는 있으나 구청에서 임의대로 환경미화원에게 지원은 불가하다고 하였다. 답변이 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예상대로 불가였다. 그렇게 말하는 당당자는 새벽에 한번이라도 이곳에 나와 보았는지 의문이 간다.

 

지나가던 주민이 칭찬하면 귀감사례로라도 선정하여 구청장에게 보고하여 성금을 거둬서라도 지원해주는 게 진정한 목민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안일무사주의로 몸보신에 주력하며 봉급과 연금이나 생각하는 주인정신이 없는 공무원들이 많다. 그러한 공무원은 과감하게 가려내어 속아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번 서울시에서 추진하다가 공무원들의 반발이 심하여 지금은 유명무실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백성이 감동받을 수 있는 태도와 자세가 공직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수 백 번씩 읽고 목민의 정신과 자세에 대해서 신임 공무원들에게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노인들이 수거한 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