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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욕심에 대하여

우면산의 봄 15 (피겨여제의 눈물)

 

 

 

 

 

 

우면산의 봄 15 (피겨여제의 눈물)

 

세계 빙상계의 여제 김연아의 눈물이 쏟아졌다. 모스코바에서 울려퍼진 아리랑 음율에 맞춘 그녀의 연기는 일품이었지만 몇가지 부족한 실수로 인하여 우승 자리를 일본의 선수에게 내주고 말았다.  누군가 그랬다, 박수칠때 떠나라고...... 영원한 최고는 없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사람은 항상 내리막길을 생각하고 은퇴 후 덕을 베풀면 국민ㄷ르의 존경을 받게 되어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서도 독설을 쏟아내며 자신이 최고엿다는 식으로 후임자를 비난하는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세계 빙상계의 여제다운 그녀의 화려한 은퇴가 기대된다. 국민들의 가슴속에 영원
히 남으려면 적당한 시기를 선택하여 조용히 은퇴하는 것은 어떨까? 결과론적이지만 이번 준우승의 모든 것은 자만에서 출발하였고 그로 인해 추락은 이내 찿아온 것이다. 물론 발군의 기본 실력이 있었기에 준우승이라도 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그동안 광고 수입 등 돈도 많이 벌었고 국가의 자랑이었으며 세계인들에게 피겨 여제이며 한국이 피겨 왕국이라는 찬사를 받게 만든 그녀의 엄청난 국위 선양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수많은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외교활동을 펴고 있지만 누가 그녀만큼 국위를 선양했을까? 중국 파견 외교관들처럼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국가를 망신시킨 외교관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말이다.

 

어려운 시기에 국위를 선양한 점이나 젊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키워줄 수 있었던 그녀의 발자취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그동안 불협화음도 좀 잇었지만 유명세에 따르는 세금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러는 사이 이 땅에는 밤새 봄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트리플 플립 점프를 놓친 데다 가산점을 많이 챙기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피겨 여제를 만들기 위해서 그녀의 모친은 엄청난 투자를 한 것도 사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피겨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 비싼 옷값, 피겨 신발, 코치 비용, 수강료 등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였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김연아의 소속사 횡포에 많이도 시달렸을 것이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자 그녀의 어머니가 별도로 회사를 차려 그녀를 독립시켰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최고가 되면 주변에 그 유명세를 타고 밀려드는 재물을 가로채는 인간들이 부지기 수 일 것이다.

 

 

길섶에서

‘잔인한 4월’이 갔다. 4·27재보선에서 한국의 젊은 정치, 미래정치를 위해 당선 안 되길 바란 이가 금배지를 달고, 김연아 선수는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아닌 안도 미키에게 피겨의 여왕 자리를 내줬다. 그 정치인의 상대 후보가 투표도 하기 전에 마치 당선된 ‘척’을 하고 있더라는 이야기를 현지 유권자들에게서 들었었다. 그때 이미 이런 결과를 예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적중했다.

 

김연아 선수는 시합 전에 광고 문제가 불거졌다. 하도 많은 광고에 출연해 젊은 친구가 경기보다 광고에 맛을 들인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 심판들은 냉혹했다. ‘오마쥬 투 코리아(Hommage to Korea)’는 한국인을 흠뻑 젖도록 감동시킬 수 있었지만 세계를 감동시키지는 못했다. 한국은 여전히 분단국가다. 나는 그 정치인이 1년 임기의 국회의원일지라도 말을 앞세우지 않고 몸으로 실천하길 바란다.

 

김연아 선수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보여주는 조국에 대한 ‘존경’보다는, 여왕의 자리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다시 보여줄 뜨거운 도전 그 자체가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에 대한 ‘오마쥬’가 될 것이다. 5월이다. 당도하신 ‘계절의 여왕’ 앞에서 무덤덤해진다. 패티 킴의 노래에 ‘4월이 가면’이 있다. 가사 중에 이 구절. ‘사월이 가면 떠나야할 그 사람/오월이 오면 울어야 할 사람.’ 세월이 유행가 같아 참괴하다.

시인ㆍ경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