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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봄 13 (연예인의 사생활)

두바퀴인생 2011. 4. 30. 04:10

 

 

우면산의 봄 13 (연예인의 사생활)

 

 

 

 

 

가수와 탈랜트, 연예인......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오래 숨겨왔던 결혼과 이혼 이야기가 알려지자 세상이 들끓었다. 뒤늦게 알려진, 까맣게 몰랐던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니 이해가 가기도, 안 가기도 한다. 그들이 연예인이 아니라면 결혼을 했든, 이혼을 했든 남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자신들의 사생활을 둘러싼 논란이 해당 연예인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거북하고 견디기 힘든 일일 것이다. 왜 우리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그리 관심을 쏟을까?

‘사생활’로 번역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의 라틴어 어원은 ‘분리, 박탈’이다. 사생활이란 다른 사람의 눈에서 벗어나 혼자 있고 싶은 욕구다. 이러한 욕구를 우리는 높은 담장, 현관문, 창을 가리는 커튼을 통해 지켜낸다. 밖에 나갈 때도 어떤 사람은 색안경이나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차창에는 짙은 필름을 부착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애를 쓴다. 보통사람도 이러하니 연예인의 경우는 신비주의라고 평을 받을 만큼 자신의 모습과 자신에 대한 정보를 감추지 않으면 사생활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릴 것이다.

연예인들은 이렇게 사생활을 감추려 하는데 대중은 왜 지나칠 정도로 알아내고자 할까? 대리만족을 위한 면이 있다. 연예인이 누리는 화려한 사생활을 듣고 보면 자신이 못 이룬 꿈이 어느 정도 충족된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어려서 젖을 빨면서 입을 통해 누렸던 포만감을 어른이 되어서는 눈이나 귀를 통해 채우고자 한다. 연예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에서 듣거나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보면서 만족감을 얻는다. 그러니 비밀 결혼이나 이혼같이 진작 알았어야 할 소식을 감춘 연예인들에게 우리는 마치 좋은 먹잇감을 빼앗긴 짐승처럼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자아가 약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소식들로 자아를 충전시킨다. 그때 충전용으로 쓰는 연예인의 사생활이 완전히 노출된 것이라면 효율이 떨어진다. 금지된 것이나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매달려야 성과가 크다. 그런 매달림에는 공격성이 숨어 있다. 그러니 네티즌들의 리플에 공격적인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대중의 눈에서 벗어나고 싶은 연예인의 욕구는 그를 샅샅이 살펴보고 싶은 대중의 욕구와 충돌한다. 남의 시선을 피하고 싶은 욕구도 본능적이지만 들여다보는 호기심도 타고난 것이다. 호기심이 있어야 안전을 지키고, 영양을 섭취하며, 학습을 할 수 있다. 호기심을 어디까지 충족시키도록 허용할 것인지는 정하기 어렵다. 나라에 따라, 문화에 따라 허용하는 범위와 깊이가 다르다.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호기심은 너그럽게 받아들여졌다. 갓 결혼한 신랑·신부가 첫날밤을 치르는 방의 문풍지에 구멍을 내도 그리 탓하지 않았다. 연예인의 사생활 노출에는 전략적인 면도 있다. 인기를 끌 목적으로 사생활을 감추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한다. 결혼하면 인기가 떨어지니 감출 수밖에 없다. 반면에 대중의 관심이 멀어져 가는 것에 초조해지면 감추어 오던 것을 일부러 노출시켜 새로운 관심을 끌기도 한다.

인간이 아무리 사회적 동물이라고 해도 혼자 있을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늘 누군가의 눈에 노출되어 있다면 스트레스가 막대하고 생존이 위협을 받는다.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논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것은 가해자가 언젠가는 피해자로, 피해자가 언젠가는 가해자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지금 가해자 또는 편안한 방관자의 위치에 있다고 해서 안심하면 절대 안 된다. 합리적인 수준의 사회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도언|서울대 교수·정신분석>

 

 

 


 


 

신동립의 잡기노트<234>

슈퍼스타 서태지와 늦깎이 벼락스타 이지아는 팬덤을 무너뜨렸다. 이성을 잃은 채 광기를 번득이는 절대 팬들의 무조건적 충성 쯤은 유효하겠다.

살인마는 정신병질자(사이코패스)다. 정신병자(사이코틱)와는 다르다. 법적으로는 미친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안다. 이성적이고 똑똑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매력마저 발산한다. 멀쩡해 보이니 한층 위험하다. 사이코패스의 쾌활함은 위장수단일 뿐이다. 사이코패스는 사랑하거나 타인을 돌볼 줄 모른다. 미안한 감정을 품지도 못한다. 나의 욕망이나 이익을 얻는 대상이 남이다. 몹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사기 성향이 짙다.

 





신데렐라의 구두는 유리구두가 아니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 아니다. ♂과 ♀은 성기의 모습에서 유래하지 않았다. 아담과 이브가 먹은 금단의 열매는 사과가 아니다…. (신데렐라는 다람쥐의 모피·vair로 만든 구두를 신었다. 프랑스어 번역 과정에서 유리·verre로 오역됐다) 영화 중간에 콜라광고를 끼워넣으면 콜라 매출이 는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유의 잠재의식 광고는 전혀 효과가 없다. 이상, 상식의 오류들이다.

가수 서태지는 총각, 탤런트 이지아는 처녀라는 상식은 상식이 아니었다. 비밀유지와 보안의 달인 커플이다. 어디 국정원이나 상하이 총영사관 같은 데서 특채함 직하다.

사람의 얼굴에서 동물의 형상을 파악, 해당인의 성질과 미래 따위를 유추하는 것이 물형상법이다. 서태지의 물형관상은 오소리다. 오소리가 복잡한 굴을 파고 생활하듯 서태지도 주로 숨어 지낸다. 오소리는 보통 14년 정도 산다. 서태지의 결혼사실이 14년 만에 드러났다. 동시에 ‘살아있는 전설’로서의 수명도 14년에서 멈췄다.

‘밀리언 달러 티켓’의 저자는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를 50명도 더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지혜, 습관, 원칙의 공통분모를 8가지로 정리했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열정을 품고 성공을 갈구한다,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영역을 확대하라, 거짓말과 운은 성공을 만들지 않는다, 목표를 설정하라, 힘든 일을 즐겨라, 끈기를 가져라, 실패를 예상하라. 현 시점 서태지와 이지아에게 권할 만한 말들이 여럿 보인다.

사과는 가해자의 몫인 경우가 많다. 대개 피해자보다 상위계층이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 묵살하면 그만이기는 하다. 단, 존경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위는 조롱거리일 따름이다. 정신의학자 에어런 라자레이는 “인간의 상호관계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행위 중 하나는 사과를 주고받는 것이다. 사과는 창피함과 불만을 치유하고 복수욕구를 제거하며 감정이 상한 이들의 용서를 구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사과는 4개 과정으로 이뤄진다. 잘못 인정-해명-후회·수치심·겸허·진심 등을 포함한 다양한 태도와 행동거지-보상이다. 이들 단계를 거쳐 성공한 사과는 피해 당사자의 심리적 욕구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한다. 가해자의 심적 고통을 목격하면, 위안이 된다. 가해자의 잘못 수긍에서 끝난다면 완성된 사과는 못된다. 후회와 더불어 절제·진심·정직의 전달, 해명, 보상이 필수다.

가해자가 자기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지속적 헌신이 사과다. 누가 잘났고 옳은지 따지는 것이 아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특별한 방법이다. 종교, 사법적 시스템에도 이미 변형된 형태로 녹아있다. 사과를 구성하는 정직, 관대, 겸손, 헌신, 용기는 예외없이 미덕이다.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