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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시대의 흐름

홀푸즈마켓의 공정경쟁, 그리고 전세가 폭등, 치솟는 고물가

 

 

홀푸즈마켓의 공정경쟁, 그리고 전세가 폭등, 치솟는 고물가

 

홀푸즈마켓의 공정경쟁 

미국의 유기농전문 슈퍼마켓 '홀푸즈마켓(Whole Foods Market)'의 경우 때로는 각박한 경쟁이 오히려 '일할 맛'을 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홀푸즈마켓은 팀 간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팀 성과가 직원의 연봉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4주마다 한 번씩 팀당 노동시간에 따른 이윤을 측정해 다음 달 보너스로 책정한다. 게다가 모든 직원들의 급여 및 보너스를 공개함으로써 경쟁심을 자극한다. 다른 팀보다 연봉을 적게 받았다고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재고관리, 홍보방법, 제품 가격까지 팀이 스스로 결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팀원들은 가장 질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들여와 좋은 가격으로 파는 것에 사활을 건다. 철저하게 시장성의 논리가 지배하는 것이다. 직원 채용에서도 똑같다. 홀푸즈마켓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해당 팀에서 4주 동안 수습기간을 거쳐야 한다.

4주간의 수습이 끝나면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지 여부를 팀 동료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찬성표가 3분의 2 이상 나왔을 경우에만 통과할 수 있다. 신입사원과 같이 일할 사람들이 그를 직접 평가하고 뽑는 방식이다. 무능력하거나 게으른 사람을 고용하면 그만큼 팀의 보너스가 줄어들 위험을 떠안아야 하므로 평가는 아주 객관적으로 이뤄진다.

어떤가? 너무 각박하다고 생각되는가? 동료애는 커녕 처절한 경쟁만이 난무하는 불행한 직장이라 여겨지는가? 아니, 정반대다. 홀푸즈마켓은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명단에 10년 넘게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직원만족도도 동종업계에서 최고다. 기업실적은? 1980년 미국 오스틴에 처음 세워진 이 슈퍼마켓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 18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도 연간 60억달러가 넘는다. 이윤은 월마트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매출성장률은 업계 평균의 3배가 넘는다.

비결은 하나다. 자율 경쟁 시장에서 직원들이 재량권을 가지고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뜻 각박하다 싶지만 평가기준이 일관되고 공정하니 불만은 없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공정한 사회' 담론이 요즘은 잠잠해진 듯하다. 공무원 사회의 고위직 자녀 특채 파문으로 논의 자체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도 각종 뒷거래와 온정주의가 판치는 게 우리 사회다. '공정'은 더 활발한 토론을 통해 꼭 구현돼야 할 주제다. 그렇다면 그 논의의 시초를 홀푸즈마켓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누구나 자유롭게 경쟁하는 사회, 그래서 더 풍요로워 지는 사회. 하지만 그 바탕에는 모두가 인정하는 공정함이 기반이 돼있는 사회 말이다.

 

 

전세가 폭등

 

용인.남양주 등 수도권을 포함하여 지방까지 전세가가 매매가격의 40%를 웃돌고 최대 60~70%까지 오른 곳도 있다. 전세가 폭등은 부동산 경기의 침체 여파로 내년이 더 걱정이라 한다.금년 주택 입주물량은 23만 944가구로 내년에는 9만 7110가구로 급감하며, 2012년에는 6만 8124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이라 한다.

 

특히 수도권은 금년 13만 8106가구, 내년이 5만 7175가구, 2012년에는 5만 1127가구로 6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또 재개발.재건축과 맛물리면서 거주민들의 이주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화딜 전망이다.

 

정부는 주택건설이 인.허가-준공-입주까지 2~3년이 걸리는데도 미분양 물량 해소에만 주력하여 왔으며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수급 불균형이다.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재개발.재건축 시기를 조절하여야 하며 1~2인용 중.하층 도시 거주민들 이용 가능한 저렴한 주거공간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고물가 고리를 끊지 못하는 나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4.1% 올라 1년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8월 2.6%, 9월 3.6%에 이어 상승률이 껑충 뛴 것이다.

물론 이런 큰 폭의 상승률은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 동월보다 50% 가까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가히 '밥상 물가 대란'이라고 할 수 있다. 무와 배추 값은 8월부터 폭염, 잦은 비와 태풍으로 흉작을 기록한 데다 당국이 일찍 수입 시기를 잡지 못해 공급부족으로 2배 이상 값이 뛰었다. 채소류 가격은 계절을 타는 점에서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낮아지겠지만 3%대 초중반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상승률이 고착되면서 인플레가 본격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인플레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외국보다 비합리적으로 높은 국내 물가를 눌러야 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세계 24개국의 생활필수품 52개 제품의 소비자물가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12개 제품의 가격이 세계 상위 5위권에 들었다. 한국에서 ㎏당 호주산 수입 쇠고기(4만2775원)는 중국, 일본, 대만 다음으로 높고 수입 분유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쌌다. 칠레산 와인 가격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번째였다. 더욱이 세계에서 손꼽는 휴대전화 생산국인 한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 값이 93만원으로 중국, 브라질, 스페인 다음으로 비싼 것은 놀라운 일이다.

중간 판매업자와 수입업자가 폭리를 취하지 않으면 국내 가격이 이렇게 높을 수가 없다. 국내외 가격차가 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닐 텐데 지속되는 것은 담합이 있었거나 당국이 눈감아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을 바로잡지 않고 물가관리를 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앞으로도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누구나 인플레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기대인플레는 자기가 취급하는 상품의 마진율을 높이려 해서 사회 전반에 인플레를 확산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게 된다. 더욱이 지금은 은행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에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 여차하면 부동산 등 실물에 돈이 몰려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부작용을 미리 막으려면 금리를 적정수준으로 올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