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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마음의 평안

자전거를 타는 것은 행복의 지름길

 

 

자전거를 타는 것은 행복의 지름길

 

자전거 예찬

 

 

 

 

 

 

어린 시절 자전거를 타본 적이 있었지만 그후 지금까지는 자전거를 타 본 적은 없다. 학교 공부와 대학 입시에 시달리고, 사회로 나와서는 출세에 목메이고 신사 체면에 자전거를 탈 일이 없었다. 결혼하고 나서는 집이라도 장만해야겠다는 일념하에 돈벌이 삶에 시달리다보니 자전거를 타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90년 이후 먹고 살만한 시대가 되자 자가용이 가정마다 생필품으로 확산되고 복잡한 도시 생활에 자전거를 타겠다는 마음을 가진 적은 거의 없었다. 지방이나 교외로 나갈 경우에는 자가용을 이용하고 도시에서는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는게 편하였고 급하면 택시를 이용하는게 대부분의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삶을 살다보면 어느듯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가고 그동안 받은 삶의 스트레스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몸 구석 어디선가 암 덩어리가 자라고 있을 나이에 건강을 위해 산을 오르게 되었다. 새벽마다 산을 오르는게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닐진데 이제는 그것도 지루하여 자전거를 타고 시내 동네를 돌아보는게 어떨까 생각하여 자전거를 타 볼까하여 빌리는 곳은 없나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서초구청에서 방배, 사당역 등 몇 몇 지하철 역에서 대여해준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자전거 대여를 생각하고 방배역 대여소로 찿아갔다. 대여소 관리인은 8시가 넘어도 출근하지도 않았고 그나마 20분이나 늦게 출근한 사람이 원래 관리인이 아닌 임시로 대타를 기용하여 나온 젊은이였다. 안내도 불친절하고 공손하지도 않았고 갑자기 연락을 받고 나와서 무언가 기분이 나쁜 모습이었다. 자전거는 주중 1박2일만 가능하고 주말에는 금.토.일 사용후 월요일 날 반납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막상 자전거를 대여하려니 자전거 시건장치인 자물통이 부족하여 지급이 곤란하다고 하였다. 빌려간 사람들이 부수거나 반납을 하지 않아 고장난 것이 많고 지금은 남은게 없어 자전거는 대여가 가능하난 자물통은 본인이 구입하여 사용하란다. 결국 자물통을 따지다가 대여를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서 구청 담당자 아가씨에게 전화를 하여 이러한 대여소 문제점을 따지고 시정을 요구하였다. 구민들의 세금으로 비싼 돈을 들여 번듯하게 만들어 놓은 자전거 대여소가 분실.망실.고장.미반납 등 여러 문제를 사전 예상하고 대비책과 보완책을 강구하지 않고 양심 불량한 사람들만 원망하고 있다면 그것은 사전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전시행정이라는 것이다. 구민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정, 무대책과 무보완책, 관리부실, 불친절 등이 기분이 나빴다.

 

매일 자전거를 타야하는 나에게 주중 1박 2일만 사용 후 반납해야 하는 대여소의 자전거 대여는 여러가지로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며칠 고민하다가 결국 자전거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요즘 자전거는 외제를 포함하여 이름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종류도 많고 구입 금액도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다양하였다. 또 서울시 자전거 전용도로, 운행시 메너 및 주의사항, 도난방지대책,  자전거 동우회, 자전거 보급 정부 정책, 체험담 등을 두루 살펴보니 자전거 타는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친환경적인 자전거를 보급하기 위해 많이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메뚜기 같은 헬멧도 이상하였고 몸에  쫙 달라붙은 복장도 특이하였다. 결국 처음이라 가정에서 편하게 근거리를 다닐 수 있는 저렴한 일반용으로 구입하였으며 기본적인 안전장비를 갖추게 되었고 지금은 새벽마다 신나게 강남 일대를 달리고 있다. 

 

아침마다 우면산을 오르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제는 3년쯤 다니면서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두루 섭렵하다보니 재미도 없고 그리 큰 산이 아니라 같은 길을 반복하여 오르고 내리다보니 싫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등산겸 자전거를 타고 새벽에 서초동 일대를 돌아 볼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지난 달에 자전거를 구입했다. 새벽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서서 서울고를 지나 남부순환도로 쪽은 오르막 길이다. 바로 우면산을 오르기보다 오르막 길을 오르지 않고 서울고에서 신동아 아파트로 올라가면 방배역 쪽으로 내리막 길이며 내방역 방향으로는 평탄한 지역이다. 남부순환도로는 방배역 쪽으로 내려가는 신호등이 있는 곳이 서초동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다.

 

신동아 아파트에서 방배역쪽으로 내려가면 방배역-내방역-반포오거리-반포천-한강고수부지로 내려가거나,  반포오거리에서 반포-고속터미널-논현역-강남역-교대역-서울고 쪽으로 돌아올 수가 있으며, 내방역에서 삼호아파트-카페골목-이수역-서초카페거리-사당역-남부순환도로(오르막길)-우면산 등산 후-예술의 전당-남부터미멀-교대-서초역-서울고 방향으로 갈 수가 있다. 또 교대에서 강남역-논현역-반포역-고속터미널-반포오거리-내방역-방배역-신동아 아파트-서울고로 돌아 올 수가 있다.

 

새벽에 집을 나서서 서울고를 지나 신동아 아파트 고개길에 올라서면 그날 갈 방향을 정하고 달리면 내리막길이 전개된다. 우면산을 오르는 날이면 방배역-내방역-반포오거리-카페골목-총신대-방배경찰서-사당역-지하철공사를 지나면 날이 밝아온다. 남부순환도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서울시 교육연수원과 불교 방송국을 지나면  우면산 입구에 다다른다. 입구에 자전거를 묶어 두고 우면산을 오른다. 범바위 약수터에 올라 약수를 마시고 운동을 한 시간 정도 한 후에 내려오면 남부순환도로는 아침 출근 차량들이 붐빈다. 오늘은 사당 방향으로, 내일은 강남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그 상쾌한 기분이란 무어라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이다.

 

안전을 위하여 빽등과 발목등, 전조등, 핼멧, 장갑,등을 구비하였다.새벽길은 차량이 적으나 어둡기 때문에 안전등을 가급적 많이 구비하였다. 긴급 수리용 공구와 건전지, 수건, 음료수, 휴대폰을 지참하고 달리다가 자판기나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래기도 한다. 새벽길은 차량도 적고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 적당하다. 출발전에 반드시 타이어 펑크를 점검하고 전등 밧테리와 기타 지참 품목을 점검해야 한다. 새벽길에는 신문 배달하는 오토바이와 음주운전 차량에 유의하고 술취한 사람은 피해가야 한다. 휴대폰 DMB 라디오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달리는 새벽길은 나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즐거움과 희망을 주기 때문에 새벽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다.

 

지난번 천연가스버스 폭발 사고로 자전거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전거 전용도로에 대하여 문제점이 많은데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제대로 조성된 길이 아니다. 턱도 많고 장애물로 많으며 차량이 주차하는 등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다. 지자체에서는 홍보와 실적에만 치중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담당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려 본 공무원이 몇이나 될까? 자전거 보관소에 방치된 자전거 등 관리도 엉망이고 펑커나 바람넣는 펌프도 찿아보기 힘들다. 안전판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유사시 자전거를 수리할 수 있는 수리소도 찿기 힘들고 수리도 쉽지 않다. 펑커 등 고장난 자전거는 대리점까지 찿아 가야 하고 대리점에서 고장수리나 정비를 싫어한다. 새 자전거 팔기만 좋아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엉망이다. 비싼 자전거만 권장하고 각종 수리부속 가격도 만만치 않다. 중고 자전거를 구입.판매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전문 매장이나 전용 부품 판매점도 드물다. 또 자전거와 각종 용품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거품이 많다. 서민들이 저럼하게 구입이 가능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무상 정비.수리도 가능한 시스템이 곳곳에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 내년부터 자전거 등록제가 실시될 예정인 모양이다. 그리고 각종 자전거 사고에 대비하여 자전거 보험도 의무화하고 자전거 고유번호도 차체에 새겨야 할 것이며 등록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등록시 안전교육은 물론 자전거 면허증도 의무화하는 등 법적인 제도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새벽길은 우리들 삶에 어두운 주름을 많이 볼 수가 있는 시간이다. 흔어진 전단지, 길바닥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난무하고, 음식물을 토한 자리, 각종 술병, 안주, 음료수, 커피잔, 담배값,포장지,스티커,명함,몰래 내다버린 가구 등 생활쓰레기 등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고 술취한 체 땅바닥에 누워 잠자는 사람, 새벽까지 술먹는 사람들, 벤치의 노숙자, 새벽 청소부, 폐지 수집하시는 노인들, 신문 배달하는 사람, 새벽길을 달리는 택시기사들, 새벽 인력시장을 향하는 사람들, 술집과 모텔에서 밤을 지새우고 나오는 젊은 남여, 그리고 술기운에 비틀거리며 걷는 아가씨, 도시 고양이들의 천국,  흩어진 쓰레기 등 모두가 우리들 삶의 어두운 주름이며 상처가 아닐까?  자신과 가족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서, 넘쳐나는 젊음을 불태우기 위해, 고민과 고통의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모두가 새벽길을 걸어가는 그들의 어깨가 무척이나 무거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자전거는 우리들 인생과 비슷한 기계이며 매우 성실하고 정직한 기계다. 내가 힘쓰는 만큼 빨리 달릴수 있으며 힘든 오르막 길도 오를 수가 있다. 그래서 요즘은 새벽 등산과 병행하여 자전거 타기를 주로 하고 있는데 점점 자전거에 대한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자전거를 인생이며 삶이다.

힘들인 만큼 굴러가고 오르막길은 더많은 힘을 요구한다. 오르막을 오르면 정상에 도달하고 저 멀리 멋진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내려막길은 힘들이지 않고 쉽게 내려올 수 있다. 내가 노력한 만큼 올라가고 중도에 포기하면 다시 내려오게 된다. 사전 준비릃 하지 않으면 넘어져 다칠 수가 있어 위험하고 실패할 수 있다. 2인 이상 같이 타는 자전거도 잇지만 통상 자전거는 혼자서 탄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로 나 스스로 결정하고 미래를 향해 가는 길을 선택한다.  인생길을 잘못 선택하면 비포장도로에다 계속 오르막길만 오르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매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시대의 흐름과 미래를 제대로 잘 살피지 못하고 남들이 가는 길만 가면 남들보다 절대로 앞 설 수가 없다. 

 

자전거는 자연이며 환경이다.

자전거는 사람이 발명한 물건 가운데 자연에 가장 가까운 환경친화적인 운송수단이다. 연료도 필요없고 오로지 사람의 다리힘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 매연도 없으며 넓은 길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오솔길.소로길도 다닐 수가 있으며 작은 개울도 건널 수가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면 이 세상 어디던지 갈 수가 있다.

 

자전거는 사랑이며 우정이다.

자전거는 사랑하는 사람을 같이 태우고 가을날 코스모스가 가득핀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면 기쁨과 즐거움을 즐길 수 있다. 방학이면 친구들과 같이 하이킹을 즐기며 우정을 돈독히 할 수가 있다. 요즘은 자전거 동우회가 생겨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달리기도 한다. 서먹서먹한 서로의 마음을 열게 만들고 친구들과 서로 돕고 도우는 우정을 쌓으면서 친목을 도모할 수가 있다. 시골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 반가운 동반자가 되어 다리의 피곤을 들어줄 수도 있으며 '따르릉 따르릉' 소리에 누구나 길을 비켜주는 겸손함도 배울 수 있다. 

 

 

자전거는 믿음이며 신뢰이다.

자전거는 거짖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밟는 힘 만큼 달리며 오르막도 오를 수가 있다. 힘을 주지 않으면 자전거는 멈추어 서게 되고 오르막도 오를 수가 없다. 내가 사랑을 준 만큼 자전거는 나에게 보답을 해주며 내가 미움을 주는 만큼 나에게 반응은 차가워진다. 자전거는 정직하며 솔직하고 절대로 마음이 변하지를 않는다.

 

자전거는 건강이며 기쁨이다.

자전거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주는 첩경이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건강이 증진되고 다리의 탄력도 강화된다. 통상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다리에 힘이 빠지면 걷기가 힘들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다리가 돌덩이 처럼 변한다. 사람은 병약하면 만사가 귀찮고 움직이기 싫어진다. 열정도 없어지고 자신감도 상실된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자심감이 있으며 당당하고  즐거움이 넘쳐난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해지기에 항상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자전거는 낭만이며 즐거움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곳도 갈 수가 있으며 걸어 가기에 먼 거리도 쉽게 갈 수가 있다. 한적한 시골길이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다 보면 빰을 스치는 시골길 향기로운 바람에 즐거움과 기쁨이 넘친다. 도로 주변의 들풀들의 향기로움과 산들바람의 간지럼이 마음까지도 즐겁게 만든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꽃이 가득하게 핀 한적한 길을 같이 달리다 보면 사랑이 넘쳐나고 낭만이 따로 없으며 즐거움이 따로 없다. 

 

자전거는 윤리이며 도덕이다.

자전거는 거직이 없으며 정직하고 남을 속이지도 않는다. 방탕하지도 않으며 사치롭지도 않다. 남여노소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고 배우는데 돈이 들지도 않는다. 친자연적이고 친환경적이다. 넓은 주차장도 필요 없으며 고가의 다리도 필요없다. 또 근검절약하는 정신과 공짜가 없는 정신을 배양하게 해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비가 많듯이 자전거 길도 고개가 있다. 미리 고개길을 예견하고 힘을 비축하고 준비하듯이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 자전거는 인류를 위한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경제적이며 친서민적인 운송수단이다.

 

자전거는 경제이며 절약이다.

자전거는 적은 금액으로 장만이 가능하고 별도의 연료비는 없다. 자전거를 타면 건강해지기에 병원을 갈 필요도 없으며 공해를 유발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으로 대표적이다. 자전거는 넓은 길도 필요치 않으며 사람이 다니는 길이면 어디던지 갈 수가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갈필요도 없으며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길을 가다가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는 아무곳에나 주차가 가능하니 별도의 주차공간도 필요 없으며 주차비도 들지 않는다. 연료비도 들지 않고 주기적으로 기름칠만 해주면 수리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자전거와 인생

 

힘들인 만큼 굴러가고 페달 밟는 노력을 계속하는 한 쓰러지지 않는다. 게다가 낭만적이고 경제적이며 도덕적으로 정당한 기계다. 눈처럼 휘날리는 벚꽃 터널을 유유자적 지나며 바람과 꽃 향기를 맡을 수도 있고, 역광에 반짝이는 억새풀 언덕을 산들바람과 함께 오를 수도 있다. 낙엽 지는 오솔길을 연인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노닐 수도 있고 동양화 속의 물길 같은 섬진강 곱디고운 백사장을 바라보며 노을 속을 달리노라면 이곳이 신선의 세계인지 사람 사는 속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자전거는 사람의 땀 외에는 어떠한 연료도 필요로 하지 않으니 경제적인 기계요, 아무런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으니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도덕적인 기계이다. 길고 긴 오르막길에서 땀에 젖은 등판과 터질 듯한 심장과 허파를 느껴본 일이 있는가? 내 몸과 바퀴와 땅은 무아지경 속에서 하나가 되어 자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니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이란 얼마나 황홀하고 순수한 노력인가!.

 

여행이란 그 고장의 흙냄새와 햇볕과 바람을 쏘이면서, 그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체취와 삶의 방식 속으로 들어가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 문화를 발견하며 신기해하고, 나와 다름없는 인간의 품성들을 발견하며 즐거워하는 과정일진대 이를 위해서는 자전거만한 여행도구도 없을 것이다. 아날로그 기계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자전거야말로 타 지역 사람들의 생활을 스킨십으로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의 도구다.

 

그러나 자전거의 최대 장점은 유희의 도구이며 운동의 도구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이 필요한데 자전거만큼 인간의 유희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작물도 드물 것이다. 운동에서도 자전거는 탁월한 이점이 있다. 효율적인 유산소운동을 하면서도 다리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운동과 장난감으로서의 재미뿐만 아니다. 자전거를 타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높은 속도로 달릴 때의 성취감은 자전거의 유희와 운동기능에 보태어지는 또 하나의 덕목이다.

 

모든 예술에는 아름다움과 즐거움이라는 요소 외에 긴장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어 피아노 연주에도 긴장감이 없는 연주는 타자기 치는 소리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고 소설에서도 긴장감 없는 구성의 소설은 풀죽고 싱거운 나무새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도 마찬가지로 긴장감과 영혼이 없는 그림은 낙서에 준하는 창작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자전거가 참으로 예술적인 발명품이라 생각한다. 자전거 타기에는 예술의 모든 것이 있다. 자전거가 일정 속도에 다다르면 자동차 200~300㎞ 이상의 긴장감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즐거움으로 말하면 산책과 조깅의 지루함이나 심심한 맛이 없다. 테니스나 축구 같은 무리함도 없다. 누구나 자기 체력에 알맞게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의 아름다움은 무엇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어린 딸과 아들을 앞세우고 꽃밭 사이를 달리는 젊은 부부의 그림을 상상해도 좋고, 노을 진 강변을 나란히 달리는 노부부를 연상해도 좋다. 모두가 한 폭의 그림이 아니겠는가?

 

생활 속에서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료함만을 느끼는 사람은 자전거를 타보라. 삶에 흥미를 잃고 변화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자전거를 타보라. 매일매일 즐겁게만 살아도 짧은 인생에서 당신은 왜 그렇게 힘겹게 걷고 있는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볍게 자전거에 올라보자. 자전거는 당신의 굽이굽이 인생길을 달리는 즐거운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서혜경 피아니스트 /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