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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2월 (봄비같은 승리 소식...) 본문
우면산의 2월 (봄비같은 승리 소식...)
새순
봄비같은 승리 소식에...
연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승리 소식에 전세계 언론과 한국의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 나라의 정부나 정치권이 무능과 갈등 속에 혼돈을 거듭하고 있으나, 이 땅의 젊은이들은 척박한 정치.사회풍토속에서도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자라나는 세대가 생각할 때
기성세대의 부패와 무능력,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최고가 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노력하였는지도 모른다. 태능 스케이트장 하나로 이 나라의 빙상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가 탄생하였다는 것은 기적이다. 눈밭에서 일년내내 생활하며스키를 타고 얼음위에서 놀며 자라는 북구의 나라들이 강세를 보여왔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이같은 기적은 세계인들이 놀라고 있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은 국제대회 우승보다 국가대표 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작년 4월 태릉국제빙상장에서 열린 2009-2010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도 그랬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나란히 남녀 3관왕에 올랐던 간판스타 안현수와 진선유도 탈락했고, 2009 동계유니버시아드 3관왕 이승훈도 1500m에서 1등으로 들어오다 5m 남기고 넘어지고 말았다.
석달을 방황하던 그에게 새 길을 열어준 이가 한국체대 전모 교수다.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으로 네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를 일궈낸 전 교수는 그동안 파벌조성으로 말이 많았으나 선수발굴에는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승훈에게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을 권했다. 이승훈이 초등학교 때까지 스피드스케이팅을 했고 지구력이 좋다는 걸 잘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이승훈은 이미 중학교 때 폐활량이 황영조와 비슷했다고 한다.
주변에선 "지금 바꾼다고 대표가 되겠느냐"며 말렸다. 이승훈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은 한여름 뙤약빛 이래서 불암산을 오르내리며 엄청난 땀을 흘렸고, 이승훈은 석달 만에 나선 대표선발전 5000m에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지상훈련을 합쳐 매일 8~9시간, 하루 스케이팅 거리만 5만m에 이르는 지옥훈련을 하면서 그의 진화(進化)에 가속도가 붙었다. 가족, 코치들의 열정어린 지도와 지원, 전용 경기장 하나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열악한 못한 환경에서 이를 악물고 노력하여 오늘의 쾌거를 이루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고 앞으로도 그들의 기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면에서 성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들을 이을 훌륭한 선수를 발굴하고 환경을 개선시키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면 우리 젊은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은 물론 선수촌 환경을 개선시키고, 우수한 선수 발굴과 양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수 관리와 지원, 결과에 대한 충분한 포상 등에 정치권이나 관련 협회, 연맹, 학교,학부모들이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들의 승리는 우연한 승리가 아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눈물어린 노력과 땀을 흘린 결과이다.
살아가기 힘든 한국민들에게 이들의 승리 소식은 답답한 우리들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해주는 청량제 같은 역활을 해주기 때문에 더더욱 이들의 승리 소식이 반가운지도 모른다. 남은 쇼트트랙 경기와 김연아의 최종 우승 소식을 기대해 본다.
새벽숲
빙상 불모지에서 기적이...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한국 축구팀이 16강을 올라가자 전국적으로 응원의 열기가 고조되더니 8강을 오르자 전국이 응원 열기로 뜨거워 졌듯이, 24일 아침 이승훈의 금메달 소식과 오후 김연아의 최고 점수 소식에 전국이 동계올림픽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 결과이며 빙상의 불모지 이 땅의 젊은이들이 기적을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날까지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 9개 종목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해 전통의 빙속 최강국 네덜란드(금 3, 은 1, 동 2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놀라운 결과를 연출했다.
이런 성적은 4년 전 토리노 대회 때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한국은 분단 이후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부터 참가했지만 이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따낸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윤만이 남자 1,000m 은메달, 토리노 대회 때 이강석이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였고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90년 가까이 신체적으로 유리한 유럽 선수들의 아성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던 종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밴쿠버올림픽에서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21.한국체대)가 최단거리인 남녀 500m를 석권한 데 이어 이승훈이 5,000m 은메달에 이어 `빙판의 마라톤'인 10,000m까지 석권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승훈의 값진 승리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한 지 7개월에 불과한 이승훈의 성장세는 코칭스태프조차 믿지 못하고 있다. 이날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12분대에 진입하며 종전 올림픽 기록(12분58초92)까지 0.37초나 앞당겼다.
10,000m 출전이 세번째에 불과한 이승훈은 지난 달 자신이 세웠던 한국기록(13분21초04)을 무려 21초49나 단축시키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 과연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초미의 관심이다. 통통 튀는 신세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스피드 삼총사'는 이미 한국 빙상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독일을 5대 강국으로 꼽는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이 나라들이 따낸 메달 수는 노르웨이 79개, 네덜란드 75개, 러시아(옛 소련 포함) 68개, 독일(옛 동독 포함) 66개, 미국 63개 순이다. 단거리와 여자부는 독일, 러시아, 미국이 강했고 장거리는 네덜란드와 노르웨이가 독보적이었다. 동계올림픽 빙속에서 5개 이상의 메달을 따낸 스타들도 모두 이들 5개 나라 선수 뿐이었다. 그동안 단 두 개의 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와 맞먹는 성적을 냈고 미국, 러시아, 독일, 노르웨이를 완전히 압도했다.
국가별 종합순위에서 1위를 달리는 미국도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금 1, 은 1, 동 1개에 그쳐 한국에 훨씬 못 미친다. '여제'라고 생각했던 예니 볼프가 이상화에게 패해 충격에 빠진 독일도 은메달 2개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는 은 1, 동 1개, 노르웨이는 동메달 1개에 불과하다. 일본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와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선전해 12개의 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에는 은 1, 동 1개에 만족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남녀 단거리인 500m를 동반 제패하며 새 역사를 썼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대회 이후 50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남자 최단거리인 500m와 최장거리인 10,000m를 같은 나라 선수가 동시에 석권한 것도 1984년 사라예보 대회 이후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사라예보 대회 때 옛 소련은 세르게이 포키체프(500m)와 이고르 말코프(10,000m)가 금메달을 따냈다. 10,000m는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토리노 대회까지 3회 연속 네덜란드 선수들이 휩쓸어왔다. 이승훈의 질주는 네덜란드의 장거리 아성까지 보란 듯이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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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쁠수가" (로이터=연합뉴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
스피드스케이팅 10,0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22.한국체대)이 오랜 기간 빙속계를 지배해 온 '장거리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체격이 큰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종목에서 이승훈은 타고난 심폐지구력을 앞세워 아시아인 최초로 단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5,0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훈은 장거리 아시아 첫 메달리스트라는 빛나는 이정표를 먼저 세웠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 대회부터 10,000m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2006년까지 19차례 대회(1928년 생모리츠 대회에서는 빙질이 나빠 취소)에서 유럽 선수들은 17차례나 금메달을 가져갔다. 1924년부터 시작된 5,000m에서도 17차례나 금메달을 따낸 유럽은 아시아 대륙이 메달을 따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86년이 지난 밴쿠버에서 이승훈이 모든 금기를 다 깼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밖에 안 된 초보 선수가, 그것도 장거리 선수로는 비교적 작은 키(177㎝)에도 불구하고 거구의 유럽 선수들을 모조리 꺾고 올림픽 신기록(12분58초55)으로 우승, 아시안 파워를 세계에 알렸다. 10,000m에 도전한 지 세 번 만에 이룬 쾌거라 세계는 더욱 놀라고 있다. 이승훈은 지난해 선발전과 지난 1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0,000m를 뛰었고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마침내 혜성처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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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승훈의 황금질주 (밴쿠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역주하고 있다. 2010.2.24 mtkht@yna.co.kr |
"이승훈의 10,000m에서 딴 금메달은 모태범(21)과 이상화(21.한국체대)가 500m에서 딴 금메달보다 훨씬 값지며 그만큼 장거리는 아시아인이 넘기 힘든 벽이었다. 장거리는 키 183㎝ 이상 190㎝에 육박하는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다리가 길기에 한번 빙면을 지칠 때 많이 뻗어나가고 속도가 붙으면 더욱 빨리 뻗어간다. 다리가 짧은 아시아 선수가 극복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체격이 큰 선수는 체력 소모가 많다. 대신 나는 몸이 작아 체력 소모는 많지 않았다. 유럽 선수들의 공기 저항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으며 그간 장거리에서 성패를 가른 결정적인 원인은 동ㆍ서양 선수의 신체 구조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승훈이 원초적인 성공 원인은 뭘까.
"쇼트트랙에서 엄청난 훈련을 치르면서 길러진 체력이 빙속 장거리에서 원래 지닌 근ㆍ지구력과 합해져 실력의 급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으며, 한번 빙면을 지칠 때 뻗어가는 거리는 유럽 선수에 뒤지나 이승훈의 스피드가 원체 좋았기에 이를 상쇄했다는 지적도 곁들여졌다. 실제 이승훈은 이날 400m를 33초89에 주파, 올림픽 기록(34초42)보다 빠르게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그러다 7,600m 랩타임부터 올림픽 기록에 0.52초 뒤지기 시작했고 9,600m에서는 0.63초나 밀렸다. 하지만 이승훈은 마지막 400m를 앞두고 기적적인 스퍼트를 펼쳐 7년 묵은 올림픽 기록을 0.37초나 앞당겼다. 지구력과 스피드가 결합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관규 감독은 이승훈의 타고난 지구력을 염두에 두고 400m를 꾸준히 30초6~7대로만 뛴다면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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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 리스트-이승훈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한국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이승훈(21.한국체대)이 깜짝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bjbin@yna.co.kr |
400m를 4바퀴씩 1,600m를 전력으로 달리고 휴식을 취하는 세트 훈련으로 대회를 준비해 온 이승훈은 이날 3,000m부터 질주가 둔해졌고 6,000m에서는 랩타임이 31초대로 떨어져 걱정을 주기도 했으나 후반 동작을 크게 하고 보폭을 넓히는 주법으로 막판 극적인 스퍼트를 일궈냈다. 초반 엄청난 스피드로 기록을 줄여놨기에 중반 체력이 약간 떨어져도 흔들리지 않았고 체력을 비축한 종반 레이스에서 다시 무서운 스피드를 냈다. 빙질이 좋지 않았고 같이 뛴 선수의 기량이 워낙 떨어져 홀로 고독한 레이스를 펼쳐야 했지만 이승훈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놀라운 심폐지구력을 발판삼아 마지막 땅 한 방울까지 모두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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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승훈, 스피드 1만미터 올림픽 신기록 작성 (밴쿠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 후 환호하고 있다. 2010.2.24 mtkht@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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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한바퀴 차이! (밴쿠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기뻐하고 있는 반면 한바퀴나 뒤처진 네덜란드의 키예프트가 옆에서 경기를 계속하고 있다. 2010.2.24 mtkht@yna.co.kr |
장거리 '절대강자' 크라머는 역시 강했다. 초반 레이스를 신중하게 펼치며 이승훈과 기록을 줄여나간 크라머는 엄청난 스피드로 2,400m부터 이승훈을 0.15초 앞섰다.
이후부터 계속 이승훈과 기록을 줄이던 크라머는 막판 8,000m 지점부터 이승훈과 6초 이상 차이를 벌렸다. 이 대로라면 크라머의 금메달과 이승훈의 은메달이 확실한 순간이었다.
이때 말 그대로 기적이 연출됐다. 갑자기 경기장 전광판에서 크라머가 코스를 바꾸는 장면을 연속해서 보여줬다.
관중석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벤치에서 크라머의 경기를 지켜보던 이승훈과 김관규 감독은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크라머의 실격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크라머도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코스를 잘못 바꾼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듯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네덜란드 코칭스태프 역시 울상을 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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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스피드스케이팅 남 10,000m 크라머 실격상황(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이승훈(21.한국체대)이 12분58초55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놀라운 레이스를 펼쳐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5,000m에서 금메달을 땄던 크라머는 이승훈보다 빠른 4초 이상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코스를 잘못 타 실격 처리됐다. kmtoil@yna.co.kr |
마침내 전광판의 이승훈 이름 옆에 우승을 알리는 '1'이 쓰였고, 이승훈은 대형 태극기를 흔들면서 링크 주변을 돌았다. 크라머의 실격으로 말을 잊었던 네덜란드 응원단도 '아시아 챔피언'에게 큰 박수를 보내줬다.
현장을 지켜본 외신 기자들도 단거리 종목을 모두 휩쓸고 유럽의 자존심인 장거리 종목마저 한국의 메달 기적이 연달아 이어지자 "대단한 기록이다. 놀랍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연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세계 신기록
김연아(20.고려대)가 24일(한국시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8.50점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자 AP, AFP 등 주요 외신들은 결과를 예상했다는 듯 차분한 어조로 김연아의 경기 소식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넷판 메인화면에 김연아가 플라잉 싯스핀 기술을 펼치는 장면을 올려놓고 "부담은 문제없었다"는 제목을 달았다.
도요타 청문회를 제쳐놓고 온통 피겨 소식을 가득 채운 일본 언론은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20)가 실수없이 연기를 마친 데 크게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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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가 세계로 타전한 김연아 연기 모습 |
◇김연아가 라이벌을 압도했다 = AFP통신은 "본드걸 김(연아)이 라이벌들을 가볍게 제압했다"는 제목으로 김연아가 아사다,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안도 미키(일본)에 앞서 1위에 오른 사실을 전했다.
AFP는 김연아가 엄청난 부담감과 압박을 받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트리플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면서 퍼시픽 콜리세움 은반 위를 부드럽게 활주했다며 절정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AP는 김연아가 큰 리드를 잡았다면서 최대 라이벌 아사다의 73.78점에 4.72점이나 앞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AP는 김연아가 1988년 카타리나 비트 이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 라이벌들을 녹아웃시켰다면서 "월드챔피언이 월드베스트 점수를 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는 '기록을 깬 연기'라고 평가했고 독일 DPA는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유리한 입지에 섰다고 전망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하루 5개의 금메달이 쏟아졌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김연아가 몽땅 가져갔다며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쏠린 관심을 반영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연아는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부담을 느꼈겠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인터넷판에서 "김연아가 압박감을 조절했고 더불어 라이벌 아사다도 요리했다"고 썼다.
◇아사다는 완벽했지만 2위였다 = 아사다의 금메달 확률이 80%에 달한다며 법석을 떤 일본 언론은 선수 한 명이 연기를 펼칠 때마다 인터넷 문자중계를 내보내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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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김연아 - 아사다 마오 경기결과 비교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김연아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4.70점에 예술점수 33.80점을 합쳐 78.50점으로 바로 직전 연기를 펼친 아사다 마오(일본.73.78점)을 4.72점 차로 앞서면서 1위로 올라섰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쇼트프로그램 경기결과 각 부문별 점수 비교. bjbin@yna.co.kr |
닛칸스포츠 인터넷판은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성공시킨 아사다가 완벽했지만 연아에 뒤진 2등급이었다"는 제목을 뽑았다가 전체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자 "아사다 2위, 안도 4위..김연아 1위"로 점잖게 바꿨다.
산케이스포츠는 "아사다의 실수 없는 연기에 한숨 돌렸다"고 썼지만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고도 김연아에 뒤진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요미우리신문과 스포츠호치도 "트리플 악셀 성공에도 연아가 1위"라는 제목을 달았다.
야후재팬에 올라온 지지통신 기사에는 "여왕의 자신감이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지지통신은 "007 테마가 흘러나오면서 김연아가 몸을 풀고 빙판 위로 미끄러지자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라며 "눈앞에서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을 지켜봤지만 여왕은 확고한 자신감을 과시했다"며 김연아의 우위를 인정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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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김연아 쇼트프로그램 경기 결과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을 받아내 며 1위에 올라 한국인 사상 첫 피겨 올림픽 금메달에 한걸음 다가섰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경기 내용 및 점수. bjbin@yna.co.kr |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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